박수칠 때 떠나라 (dts)
장진 감독, 차승원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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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범인이 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영화가 끝나버린다면 그야말로 추리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가 않다. 그게 어떤건지, 자세히 알 길이 없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도 멍하니 있었지만...

어떻게 보면 이 엔딩이 좀 더 깊이 있는 영화, 고로 관객으로 하여금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게끔 하고, 또 하나를 더 덧붙이자면 여운의 효과까지도 노렸던게 아닐까 싶다. 역으로 생각하면 영화를 깔끔하게 만들지 못하고 산만하고 너저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나는 솔직히 말하면 후자에 약간 치우쳐진 입장이다. 극 중 차승원의 존재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좀 더 친절히 보여주었더라면 이렇게 골치가 아프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영화 자체는 길지만, 영화 내용속의 시간은 아주 더디게 흘러가기 때문에, 차승원의 스타일은 일정하다. 훤칠한 키에 블랙수트가 어찌나 멋있던지... 검사로서의 오만한 모습은 조금 거부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과학수사로서의 오점을 남기고, 결국은 현실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영화이기에, 과학과 영적인면이 함께 나타나는 특이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끝에 이르러서는 누구나 다소 허무해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영화가 범인을 찾고 그대로 끝이 난다면 그것 또한 너무 깔끔해서 어딘가 부족한 엔딩이지도 않을까 싶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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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굿 컴퍼니
폴 웨이츠 감독, 데니스 퀘이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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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의 가장으로 두 딸과 갓 임신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스포츠 아메리카'의 이사 댄 포먼은 어느날 갑작스런 회사의 합병으로 스물여섯의 신출내기 카터 듀리아에 의해 강등되어버린다. 회사의 합병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카터 듀리아는 댄 포먼을 해고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오른팔이 되어 달라고 하고, 둘은 가까워진다.

7개월만에 이혼을 한 카터 듀리아. 비록 젊은 나이에 오르기 힘든 자리까지 고속승진 했지만, 그는 댄 포먼의 가정을 보고 부러워한다. 그리고 그의 집에 놀러갔다가 만나게 된 알렉스와 조금씩 가까워지고 둘은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댄 포먼에게 둘의 사이가 발각되고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 댄 포먼 (데니스 퀘이드) 



↗ 알렉스 포먼 (스칼렛 요한슨)과 카터 듀리아 (토퍼 그레이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미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따뜻한 감동이 함께 하지만 그 이면에는 냉정한 현실의 씁쓸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댄 포먼'을 보며 그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아버지가 많이 생각났기 때문이 아닐까? 맏이가 대학생이고, 이제 갓 쉰이 된 그와 실제 나의 아버지와는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 자기의 조카뻘 되는 자의 밑에서 일 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처음에 영화 소개를 보고 알렉스와 카터와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로맨틱 코미디에 초점이 맞춰진 소개여서 그렇게 알고 봤는데, 실제로 알렉스역의 스칼렛 요한슨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는다. 혹 그녀를 보고 싶어 영화를 굳이 찾아본 이라면 아마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약간의 실망감이 훈훈한 감동으로 자리매김되어 또 다른 좋은 느낌을 간직할 수 있었다. 비록 알렉스와 카터의 헤어짐으로 마무리 된 영화가 보통의 다른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해피엔딩을 가져다주어 개인적으로 역시나 현실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CSI에서만 볼 수 있었던 캐서린 역의 마그 헬겐버거를 볼 수 있어서 무지무지 반가웠고, 그녀를 다른 작품에서 보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또 말끔한 토퍼 그레이스보다 비록 나이는 좀 들었지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해 낸 데니스 퀘이드가 정말 멋있었다. (역시 나이가 들어도 키가 크니 어떤 옷을 입어도 멋있어 보일 수 밖에).

DVD는 총 두 장으로 되어 있는데, 인터뷰도 꼼꼼하게 잘 되어 있어서 좋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배경음악도 차마 끌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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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한정판 - [할인행사]
닉 카사베츠 감독, 리안 고슬링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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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위대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다 보고 나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복받치는 감정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스포일러 경고]

노아는 카니발에서 앨리에게 첫눈에 반한다. 바로 그녀에게 자기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처음에는 무심했던 앨리. 하지만 그럼에도 노아의 끝없는 노력에 앨리는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둘은 늘 붙어다니며 열정적인 사랑을 하지만, 목공일을 하는 노아에 비해 앨리는 대학 준비를 하고 있는 부잣집 외동딸이다. 당연히 앨리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고, 그 반대에도 둘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결국 앨리의 부모는 앨리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게 된다.

앨리가 떠나기 전, 노아와의 큰 다툼이 있었지만 앨리는 단지 노아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는걸 이해하고 그를 찾아온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엇갈렸고, 아주 오랜 세월동안 만나지 못하게 된다. 그럼에도 둘은 서로를 잊지 못했고, 노아는 앨리를 생각하며 꿈에 그리던 저택을 사서 그녀를 위해 새로 보수를 한다.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준비하던 앨리는 우연히 신문에서 저택 앞에서 사진을 찍은 노아의 기사를 보고 그를 찾아간다.

오랜 세월의 빈틈이 있어서일까... 처음엔 서먹했지만 이내 다시 열정적인 사랑을 하게 되고, 결국에 앨리는 오랜 갈등끝에 노아에게로 돌아온다.

앨리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노트북에 써 놓았고, 훗날 자기가 기억을 흐릴 때 쯤 남편에게 읽어달라고 표지에 써 놓는다. 오랜 시간이 흘러, 앨리가 치매에 걸리고, 기억을 못하게 되자 노아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이 책을 읽어주고, 그녀의 기억이 되돌아오게끔 노력한다. 그런 노아의 노력에 하늘도 탄복했는지, 가끔씩 앨리의 기억이 돌아오긴 하지만, 그것도 이내 잠시일 뿐이고 다시 다른 사람으로 돌아가는 그녀를 볼 때면 노아는 가슴이 미어진다. 그렇지만, 이 둘의 사랑이 노아를 견디게 하고, 둘은 같은 날, 같은 시간 손을 꼭 붙잡고 함께 하늘나라로 간다.




잊을 수 없는 젊은 날의 풋풋한 첫사랑. 정말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 누구나 그렇다고 진리인마냥 여겨지는 통념이지만, 이 영화는 그런 통념을 깨버린다. 첫사랑이기에, 그것도 안타깝게 헤어진 첫사랑이기에 거기에다 둘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서로를 잊지 않기에 이들의 재회는 더욱 애절하다.

정말 사랑이라는 것은 영원할 수 없는걸까? 세월이 지나면 서로에 대해 싫증이 나게 마련일텐데, 노아의 끊임없는 앨리에 대한 애틋함이 누구라도 눈물 짓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 엄청난 감동은 쉬이 사라지지가 않는다. 사랑의 경건함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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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8-05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다시 보고 싶어요..

미미달 2006-08-0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적이죠?
 
당신이 그녀라면(1disc) - [할인행사]
커티스 핸슨 감독, 카메론 디아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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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Her Shoes. 한국판 영화 제목은「당신이 그녀라면」. 하지만 한국판 제목보다 원판 제목이 더 기억에 남는건,  로즈 벽장의 빼곡한 구두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스포일러 경고]

여기 180도 너무나도 다른 자매가 있다. 로즈와 메기. 언니인 로즈는 자기 미모를 가꾸는것 보다는 일에서의 성취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삶을 살고, 변호사로서 탄탄대로를 달린다. 하지만 그에 비해 동생인 메기는 백조생활을 하면서도 절대 취직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그런 메기는 항상 문란한 생활을 하며 오로지 돈만 있으면 남자들과 놀고, 미모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동생이 술에 취하면 허구헌날 밤늦게 데릴러 와서 집에 재우는 것도 이골이 난 로즈.

하지만 로즈는 메기가 단지 동생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성을 내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러던 어느날 로즈는 그녀의 집으로 찾아온 애인인 직장상사와 메기와의 깊은 관계(?)를 목격하게 되고, 로즈는 동생을 내쫓아 버린다. 바로 언니의 집에서 쫓겨나버린 메기가 간 곳은 바로  할머니댁. 아버지가 이때까지 감추어둔 양로원에서 지내고 계신 할머니의 오랜 크리스마스 카드를 우연히 보게 되고 그녀가 집을 나와 떠오른 곳이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이다.

20년만에 손녀를 보게 된 할머니는 속으로는 기뻤지만, 손녀가 죽은 자기의 딸처럼 철부지인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손녀이기 때문에 챙겨주는 것도 많고,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런 할머니가 메기와 로즈가 다툰걸 알게 되고, 메기 몰래 로즈에게 편지를 써서 집으로 오게 한다. 집으로 찾아온 로즈와 메기는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고, 서로 화해를 하게 된다. 그리고 곧 로즈는 메기에 대한 걱정때문에 헤어졌던 남자친구를 주변 사람들의 힘으로 다시 만나 결혼하게 된다. 



↗ 언니와 동생. 너무나도 다른 스타일이다.

내가 이 영화를 예전부터 눈여겨 본 이유는 이 자매가 나와 내 동생과 너무나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가꾸는데에 별로 흥미가 없는 나에 비해서, 동생은 메기처럼 가꾸는걸 좋아라하고, 철도 없다. 그래서 부모님 생각은 하지 않고, 늘 옷사고 화장품 사는데 쓰려고 돈을 달라고 한다. 한번씩 너무하다 싶을땐 어찌나 화가 나는지,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비단 우리 자매만 이런게 아니구나라는 강한 충격(?)에 정말 정말 꼭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언니인 로즈가 동생에 비해서는 별로 안 예쁘지만, 난 로즈가 더 사랑스러웠다. 같은 언니로서의 공감때문일까? 벽장 속에 가득 진열된 구두를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신어보며 몸매가 뚱뚱해서 입고 싶은 옷은 못 입지만 신발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신어보고 거울을 보며 만족한다는 그녀가 어쩌면 더없이 사랑스럽지 않은가?

영화를 보는 내내, 카메론 디아즈의 각선미와 거의 벗고 다니다시피 하는 옷 스타일에 욕이 나오기보다는 메기 역할에 더없이 잘 소화해낼수 있는 배우였다고 생각된다.

세상의 모든 나같은 자매들이 이 영화를 보면 함께 웃으며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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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옥상 (2disc)
이석훈 감독, 봉태규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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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옥상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목부터가 독특하다. 개봉 당시엔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보기엔 아깝겠다는 예상을 했었고, 그 예상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수준이 낮은건 아니다. 생각보다 무지 웃겼고, 내용도 참신했다.

[스포일러 경고]

억세게 운도 없고, 전학을 다니는 학교마다 왕따생활을 하고 있는 '남궁달'. 그가 몇 번째 전학다니는 학교인지도 모르는 학교에 또 전학을 온다. 전학 오는 첫날 급우들에게 성은 남궁이요 이름은 달이므로 궁달이라고 불러주지 말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는 그에게 급우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또 다시 왕따 생활을 할 것 같은 예감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달은 예전에 소속되어있었던 왕따클럽 (일명 왕클)의 멤버였던 연성을 만나게 된다. 연성은 언제 왕따클럽 멤버였나는 둥,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하고 있어서 달은 그에게 그 방법을 묻게 된다. 집요한 추궁과 협박끝에 연성이 털어 놓는 학교라는 공간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덩치만 크고 만만해보이는 애에게 다가가 힘을 과시하면 그 뒤엔 학교 생활이 순조로울 거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달은 당장 자기가 좋아하는 반장에게 찝적되는 한 무리에게 다가가 큰 소리를 쳤고, 그 무리의 짱인 강재구에게 이 말을 듣게 된다. "방과후 옥상으로 와"

억세게 운이 없는 달. 하필 그 학교의 짱에게 걸려들였고, 연성과 함께 방과 후 옥상으로 가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지만 다 꽝이다. 하지만 예전학교에서 자기를 괴롭힌 짱이 달을 찾아옴으로써 상황은 역전이 되고 만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순한 양으로 바뀐 짱이 잘못을 뉘우치는 의미에서 달에게 자기를 쳐라고 말하자, 달이 망설인 끝에 주먹을 날린다. 그 때, 바로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은 한 한생으로 인해 학교에선 달에 대한 소문이 파다해지고, 재구 패거리들은 달을 찾아와 자기 패거리에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다. 달은 처음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이내 달에게 쓰레기같다는 연성의 말을 듣고는 방과 후 옥상에서 재구와 붙게 된다.



↗ 달이 첫눈에 반한 반장

웃으면서 영화를 보고 있지만, 그 웃음에 씁쓸함이 묻어나는 이유는 무얼까? 학교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연성의 말이 적잖은 충격이었기 때문일까? 여학교는 그런게 심하지는 않지만, 남녀공학 시절 보았던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틀린 말이라는 생각에서다. 또 남궁달이 왕따를 당해서 몇 번씩이나 전학을 다니고,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장면, 심지어 어머니께서 아침에 십만원짜리 수표를 주며 애들이 돈 달라고 하면 맞지 말고 그냥 순순히 내주라는 장면에서는 웃음만 나올 수는 없었다.

실제 '왕따'라는 집단 따돌림이 얼마나 심각한 것이며 이를 당하는 학생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영화에서 왕따 이미지를 희화화하는면에서는 조금 거부감이 느껴진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이런 거부감이 금새 완화될 수 있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그래서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닌 보는 이들에게 시사하는게 강한 알찬 코미디 영화라고 본다.

이 영화에 연성 역으로 나오는 김태현이라는 배우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천호진 집의 가정부였다는 사실에 엄청 충격을 받았다. 난 그룹 노라조의 조빈이랑 넘 비슷해서 혹시 조빈이 아닐까 생각해서 검색해봤는데, 이런 뜻밖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다니.... 허걱.



↗ 마연성. 노라조의 조빈과 너무 흡사하지 않은가?

'방과후 옥상'. 감동과 웃음이 있는 괜찮은 코미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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