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돼지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6
오드리 우드 지음, 돈 우드 그림 / 보림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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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그림책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만
외국의 그림책들 중에는 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마더구스들을 바탕으로 하여 만든 그림책들이 제법 있습니다.
심스 태백의 그림책들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습니다.
"This little pig went to market" 라는 마더구스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아기의 손가락을 통통한 꼬마돼지에 비유하다니....
생각만 해도 즐거운 상상입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제가 둘째를 낳던 그날의 기억입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태변을 먹기까지 해서 온몸에 양수와 각종 오물로 더러워져 있던 그 아기를 숨을 쉴 수 있도록 의료처치를 해주고 얼굴만 가볍게 수건으로 닦으시더니만 탯줄도 자르지 않은 채 제 가슴에 안겨주셨습니다.
첫애를 제왕절개로 낳았던지라 그렇게 막 제 속에서 태어난 아기를 안아보지 못했던 저로서는 참 놀랍고 고마운 선물이었지요.

세상이 낯선지라 힘차게 울어대는 그 아기를 가슴에 안고 있으니 의사선생님께서는 젖도 물려보라고 하시고 태교할 적에 들려주던 노래도 들려주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가만가만 아기를 달래는데 참...사람의 심리가 묘~~한 것이 아기의 얼굴을 확인한 후에 꼭 쥐고 있는 그 아기의 손가락을 살그머니 펴가면서 이쪽에 다섯개, 저쪽에 다섯개가 모두 맞는지....그걸 세어보고 있더란 말입니다.
손가락을 다 세고나서는 발가락도 다 세어보았었지요...^^

혼자서 회복실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하하..내가 왜 그랬을꼬...싶으니 저혼자 괜시리 민망해지더이다.

그후로도 젖을 물리면서 꼭 그 작은 손아귀에 제 손가락을 밀어넣어 그걸 잡게 만듭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전 아기들의 손을 보면서 이런저런 상념이 많아집니다.
그 여리디여리던 손가락...너무나 작은데도 그 속에 완벽하게 자리잡은 손톱의 앙징맞음이라니...
아기들의 손은 언제나 제게 경탄의 대상이고 숭배의 대상이랍니다.

그래서 서양의 엄마들도 아이에게 그 노래를 들려주었나 봅니다.
그 작은 손가락을 하나씩 하나씩 펴고 접어가면서 눈을 맞추어가면서 노래를 불러주었겠지요.
이 돼지는 시장에 가고 이 돼지는 집에 있고 이 돼지는 가진 것 없다.....라구요.
물론 여기에는 "손이 밖으로 빠져나온 뇌"이기에 자극을 해주어야 한다는 교육적 의도가 암암리에 있었는지도 모르지만요 ^^

나한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첫 문장을 읽으면 아이는 언제나 자신의 두 손을 활짝 폅니다. 내 손가락에 사는 돼지들도 어서 나와라~~부르듯이요.
뚱뚱이 꼬마 돼지, 똑똑한 꼬마 돼지, 장다리 꼬마 돼지, 까불이 꼬마 돼지, 꼬맹이 꼬마 돼지...
두 손이 짝을 이루듯 손가락 위의 꼬마돼지들도 둘씩 짝을 이루는데 서로 특징은 갖지만 제각각 성격은 다르지요.
첫번째 뚱뚱이 꼬마 돼지만 해도 오른손의 돼지는 바구니 하나 가득 싸온 과일들을 먹어대기에 바쁘거든요.
오른손은 똑똑한 꼬마 돼지는 그야말로 책벌레이구요. 다른 친구들이 신나게 놀고 장난치고 목욕하는 그 순간까지도 독서에 여념이 없거든요 ^^

신나게 신나게 놀던 꼬마돼지들이 이제 나란히 나란히 줄을 맞춰 잘자라는 뽀뽀를 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의 손가락들도 얌전히 뽀뽀를 하고 있습니다.
어서 오른쪽의 꼬맹이 꼬마 돼지를 올려달라고..그래야 꼬맹이 꼬마돼지들도 뽀뽀를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엄마를 보채면서 말이죠 ^^

편안히 꼬마 돼지들도 잠이 든 제 아이의 손을 가만가만 만지면서 노래를 불러줍니다.
"이 돼지는 장으로 가고 이 돼지는 집에 있네...."

글의 양은 참 작아요.
하지만 그림을 보면서 여기다 여기, 하하하 이것 좀 봐! 이렇게 그림을 보다 보면 시간이 언제 저리 되었지? 늘 신기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인쇄상태가 아주~~~만족할 정도는 되지 못해요.
그래서 다소 칙칙해보이지요. 색감의 미묘한 차이가 빚어내는 아쉬움은 말입니다.  에이..뭐 이정도를 가지고...하면서도... 하면서도 달래지지 않네요.


게다가 요즘 책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비용이 많이 들어서인지 최근에 새로 나오는 책들은 종이가 굉장히 얇아졌습니다.
종이값이 많이 상승한 탓이겠지요.
인쇄기술의 탓도 있겠지만 이런 종이의 질에 따라서도 그림의 질도 달라보이니 그게 아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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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6-2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첫애때는 일요일 새벽인지라...좀 서툰 의사가 받았습니다.
그래서 뭐랄까...좀 덜 즐겼다고 해야할까요..
둘째때는...유도분만했는데....이 아이가 나와서도 제가 가슴에 안고 있으니...
울지도 않는거 있지요?
선생님이 만지면 울고요...
하..희한하네...참...4주를 버티더니...엄마마음을 잘아나보다고...


참 신기한게요..첫애때는 뭣모르고 낳았고, 둘째때는....기대도 많이 되고...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저도 일단은 손,발을 먼저 보아지더군요.
그럴 수 밖에 없지요..제일 많이 쓰고, 제일 많이 보게 될 것이니까요.

그나저나...잔잔합니다....
리뷰를 못쓴다구욧^^

2004-06-25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overyb 2004-06-2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진짜 우리 정민이 많이 봤답니다.. 18개월 무렵엔 최 정점이었다 싶네요..
어찌나 좋아하는지.. 그림도 이쁘고..

미설 2004-07-0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아들도 열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도 한눈에 반했구요, 제이와이 북스에서 나온 영어노래도 참 재미있답니다. 그리고 영어책의 화사한 색감은 진짜 좋은데...

밀키웨이 2004-07-04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아기들이 참 이 책 좋아하죠?
그런데 어찌 보면 그림이 좀 기기묘묘한 듯 해서 싫어하시는 분도 있는 듯 해요.
그게 아주아주 미묘한 색감 차이가 책의 가치를 결정하는 거 같아요.

제이와이의 영어노래,울 수아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미설님/ 처음 뵙네요.반갑습니다 ^^
 
축구 선수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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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를 좋아하는 앤서니 브라운이 탄생시킨 또하나의 주인공 윌리.
윌리는 덩치가 크고 씩씩해보이는 고릴라들 틈에서 눈치를 보는 그런 소심하고 왜소한 아이입니다.

축구를 좋아해서 매주 열심히 축구연습을 하러 가지만 아무도 윌리에게는 패스를 해주지 않아 한번도 시합에 나가지 못했죠.
윌리 생각엔 열심히 뛰고 쫓아다니고 악착같이 달라붙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윌리의 생각일 뿐 축구연습을 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윌리는 저만치 떨어져 자신감없는 표정으로 서있을 뿐입니다.

이런 윌리의 성격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윌리는 셔츠의 제일 위까지 단추를 채워서 입고 절대로 보도블럭의 금을 밟지 않으며 매일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하는 일의 순서를 똑같이 지킵니다. 아침에는 그 반대로 하고 말이죠.
윌리가 양치질 하는 장면을 보면 정확히 4분간 하기 위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한답니다 ^^
또 머리는 가운데로 딱 반을 갈라 얼마나 정성스럽게 빗었는지...^^

보도블럭의 금을 밟지 않는다니....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가 단박에 떠오르더군요.
잭 니컬슨이 연기했던 그 강박증 작가아저씨 이야기.
보도블럭의 금을 절대로 밟으면 안되고 식당에서도 꼭 같은 자리에 앉아야 하고 길을 걸어갈 때나 언제나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으려 뒤뚱대고 늘 자신만의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던 그 멜빈 말여요.

아직까지 전 이런 강박증을 가진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지만...아니 누구에게나 강박증은 있겠죠.
다만 그것이 다른 이들의 눈에 잘 띄지 않게 꼭꼭 여며져 있을 뿐이지 않을까..싶네요.

어느날 우연처럼 만나게 된 낯선인물.
그는 윌리에게 낡은 축구화를 선물합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끝내 이야기되지 않아요, 다만 아빠가 입었던 옷과 똑같았다는 윌리의 기억을 이야기해주고 또 그 인물이 뿌옇게 환영처럼 보이는 설정으로 음....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겨줄 뿐이지요.

윌리는 그 낡은 축구화를 가져다가 새것처럼 보일 때까지 닦고 또 닦아요.
그리고 다음 축구연습에 들어가기 전 그 축구화를 신는 윌리의 얼굴엔 지긋한 미소가 어려있습니다.
물론 그 옆에서 바라다보는 동료의 웃음은 뭐..그런 거 가지고...가소로와하는 듯한 웃음이지만 말예요.
그날 윌리에게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지요. 축구화의 마법 덕분이라고 윌리는 생각하지요.
여기까지 하고 이야기가 맺어졌더라도 환타지물로 재미있었겠지만 아직 아니죠 ^^

앤서니 브라운은 열일곱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추억하기를
"고릴라를 닮은 나의 아버지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건강한 육체를 지닌 점잖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했어요.
이 말 그대로 아마도 그의 아버지는 자상하고 부드러운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아버지는 아니었을 거 같지만 - [고릴라], [돼지책] [행복한 미술관]에 나오는 그런 아버지처럼  - 그래도 정신적으로 아주 든든한 버팀목이지 않았나 싶어요.
소심하고 나약한 윌리에게 나타나 마법처럼 축구화를 건네준다든가 [윌리와 휴]에서처럼 어느날 나타난 든든한 친구 휴 제이프처럼 말예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이야기 구조에도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그림보는 맛이 아닐까 싶어요.
그림 구석구석 숨겨놓은 갖가지 숨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축구를 좋아하는 윌리이기에 축구공의 이미지가 곳곳에 숨어있고 윌리를 자상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달님의 이미지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또 축구경기에 빼놓을 수 없는 심판은 어디에 숨어있을까요?
시합을 앞두고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윌리의 표정은 유명한 뭉크의 절규를 닮았어요.
일명 스크림형상이라고도 하죠. 호호호

한창 자아가 싹트는 시기의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엄마와 함께 읽으면 일단 흥미진진한 축구이야기이기 때문에 재미있을 거예요. 또 구석구석 그림 찾아내는 재미도 있구요.
비록 입 밖으로 확실하게 내어놓지는 않겠지만 아이의 마음 속에 나도 윌리처럼 자신이 없을 때가 있는데...그치만...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아들 호야의 경우...뭐가 제일 재미있었냐고 물으니까...윌리에게 축구화를 빌려준 친구가 누구냐고 그러네요. 낯선 사람이 준  그 축구화가 아니라 나중에 시합장에 나갔을 때 빌려준 축구화가 있거든요. 다 고릴라인데 어떻게 신발이 맞냐고......ㅠㅠ

아...정말 이 녀석은 왜 중심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늘 이렇게 엉뚱한 이야기만 하는지...^^;;;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윌리의 백넘버를 보시면 그 번호가 11번이잖아요?

이게 또 재미있는 건데 지금이야 많이 그런 기존관념이 깨어지긴 했지만 전통적인 축구선수들의 백넘버를 보면요, 엔트리가 11명이므로 골키퍼에서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차례로 번호를 매겼었어요.
그래서 골키퍼는 1번, 수비는 2번~ 5번, 미드필더는 6번~8번, 윙 플레이어와 스트라이커는 9번~11번.

그러니까 최전방 공격수로서 화려한 골을 많이 넣는 주공격수들은 9번 10번 11번인거죠.
축구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펠레가 10번의 백넘버를 달음으로써 10번은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최고의 번호로 꼽히고 있죠. 최근에 10번을 단 가장 유명한 선수는 바로 프랑스의 아트사커의 대명사 지네딘 지단.
이번 유로2004에서 지단의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정말 그 백넘버를 기억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9번 같은 경우 제일 유명한 선수가 바로 브라질의 호나우도이죠.
11번 역시 스트라이커의 백넘버로 널리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선 이회택, 차범근, 서정원 선수가 11번을 달았답니다.

이상 그림책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이지만 놓치기 아까운 그런 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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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6-2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의 절규

 

책이 있으신 분들, 한번 보세요 ^^    정말 그렇죠?


반딧불,, 2004-06-20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리뷰를 안읽고 보니..
뜬금없는 그림을 왜 올렸을꼬..했다는^^;;

밀키웨이 2004-06-2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팁 넣어서 조금 추가했어요 ^^

1004ajo 2004-06-2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고 싶은 책인데... 잘 보았네요.

sayonara 2004-06-2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릴 때에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참 좋았을텐데.. 이번 리뷰는 책을 꼭 사고싶게 만드시는군요. 전 아이도 없고 아직 결혼조차 안했는데 말입니다.

2004-06-25 0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6-25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길어서...하하...맘 잡고 읽어야 겠습니다..아님 책을 아직 못 본 관계로 책을 먼저 보더가요...

밀키웨이 2004-06-25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길죠?
서점에 올리는 리뷰라기보다는....ㅠㅠ
어딘가 올려지는 소개글 같은...ㅠㅠ
저의 한계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4-08-06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책 전문가 같아요, 님은... 저도 이 책을 서점에서 아이에게 '두 번'이나 읽어줬건만
님만큼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런데 정말 그림책에서 많은 걸 배우는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엔...

밀키웨이 2004-08-06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이 생각한 게 아니라 억지로 쥐어 짜낸다니깐요...ㅠㅠ
 
나비동화 - 꿈을 잃은 도시에 무지개처럼 나타난 나비 이야기
지오콘다 벨리 지음,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임정희 옮김 / 화니북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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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돌포...

나비를 보았어.
그 부드럽게 팔랑거리는 날개짓의 아름다움을 보았어.
지치지 않고 계속 될 것만 같은 그 부드러움을 보노라니 시간이 나와는 별개의 공간으로 물러나 버린 것만 같았어.
어떤 이는 그랬지.
나비보고 춤춘다고 하지 말라고.
나비는 살기 위해 기를 쓰고 날개짓을 하는 건데 그걸 가지고 춤을 춘다라고 말하는 건 인간들의 이기적인 시각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나비의 날개짓은 필사의 생존본능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로돌포.
그것이 필사의 생존본능일지라도... 그것이 나비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에게 아름다움을 주고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나비에게는 기쁨이 아닐까?

나비를 보았어.
그 자디잘게 부셔지는 빛의 향연을 보았어.
그 연약한 날개위에 그려진 그 기가 막힌 아름다움..
감히 그림으로 그려내기도 버거운 그 아름다움을 보았지.

그것이 실재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면 더 아름다왔겠지만
그냥 박물관 유리 너머에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왔어.

나비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나비의 색깔이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어.

네가 원하는 것이 이런 거였지?
더 많은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 말이야.

이 행복을 주기 위해 겪었던 갈등과 어려움..막막함을 보면서 말이지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네가....
시행착오과정에서 만들어낸 무수한 다른 창조물들까지도 함께...
모두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개처럼 걱정일랑 접어두고 그냥 인생을 즐기면 되지...라고 살아온 거 같아. 정말로 내게 있어서 아름다운 인생이란 잔디 위에 누워있거나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거나 가끔 산책하는 일이었어.

하지만 너는 내게 말했지.
다른 이들이 꿈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는다고 해도 그 꿈을 포기하지 말고
아름다움과 조화가 세상에 보여지고 주어질 때 그것들을 상상만 하는 것만으로도 각자의 마음 속에 행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이야.

로돌포
네 말이 맞았어.
나는 오늘 나비를 보면서 행복했어.
정말 행복했어.

그래서 네가 참 고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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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이 2004-06-18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고 마리아도 잘 읽었어요. 이책도 좋을 것 같군요..요즘 동화가 참 좋더라구요..

치유 2006-05-09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밀키웨이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일찍 일어난 아침 - 어린이 디자인하우스 Picture Books 001
라이마 글 그림, 심봉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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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빛의 황금색 표지가 참 인상적이예요.
표지를 잘 보세요, 아침이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만화처럼 풍선말을 하고 있는 이 돼지는 누구일까요?

표지를 넘기면 아직 파란 어둠 속에 잠겨있는 마을이 나타납니다.
아직은 어슴푸레해서 길에는 아직 인적이 드무네요.
그런데 벌써 부지런히 셔터문을 올리는 팬더아저씨도 계시고 경찰차도 보이고 운동하는 소아저씨도 보여요. 그런데 한쪽구석에 있는 코끼리는?
아하! 코끼리 미끄럼틀이군요.
와...표지에서만 벌써 볼 것이 무궁무진하네요.

오늘 아침, 난 아주아주 일찍 일어났어요.

아직 눈꺼풀이 다 올라가지도 못한 꼬마돼지.
침대발치에다가 머리를 놓고 자는 오빠돼지, 침대에다가도 사이좋게 결혼사진을 붙여놓은 엄마아빠돼지 모두다 쿨쿨 아직도 잠을 자고 있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벌써 일어나셨네요.

이제 할머니와 함께 집을 나섰어요.
여기서 다시 앞장으로 꼭 다시 되돌아가는 우리 아이들...^^;;;
"엄마, 이 집이 어디 있지?"

아직은 잘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다음 장에 가면 어느 집인지 알 수 있답니다 ^^
어느 집일까요? 이것이 첫번째 이 책의 돌발퀴즈입니다 ^^

모두들 쿨쿨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여기서 두번째 돌발퀴즈!
잠을 안 잤을지도 모르는 동물은 누구일까요?

일인칭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이 조그만 아기돼지라는 건 분명한데 도무지 이름이 뭔지 알수가 없네요, 갸웃갸웃 할 때 돌발퀴즈 세번째!
이 아기돼지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부릉부릉 버스를 타고시장이 있는 곳으로 왔어요. 여기는 바닷가마을이네요.
저기 해가 떠오르는 바다가 보이고 갈매기가 날아다녀요.

북적북적 시끌시끌한 시장에는 벌써 사람(^^ 동물이라고 해야겠죠?)들이 많아요.
앗! 그런데 저것은???  띠융띠융@@@ 눈길을 끄는 뭔가가 있어요.
“보라**, 뚜*, 나*, *~~”가 힌트입니다
돌발퀴즈 네번째! 과연 어떤 것이 어디에 있을까요?

이제 꽃집에 왔어요. 꽃집의 주인은 또 고모시네요, 가족들 직업이 참 다양하게 나오고 친척관계가 계속 등장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
나중에는 더 많은 친척들이 나와요.
이 책 다 읽으신 후에 아이와 함께 이렇게 가계도(家系圖)를 그려보셔도 참 좋을 거 같아요.
나는 어떤 가족구성원을 가졌는지를 알게 되면 자연히 나의 위치도 알게 되고 또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름을 절대 말해드릴 수 없습니다^^)과 같이 나는 가족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거예요.
이왕 가계도를 그리신다면 그때 가족들의 직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면 진짜 좋겠죠?

아..여기서 마지막 돌발퀴즈!
이글의 저자인 라이마씨가 그림책 안에 살짝 숨어있어요.
어디 있을까~~~~요?
힌트를 드린다면....라이마씨는 사람입니다 ^^
어렵다구요? 힌트를 더 드릴까요?
그럼 두번째 힌트. 바닷가마을에 있습니다 (쿄쿄쿄...어려우실걸요? 바닷가마을에 동물들이 북적북적 ...ㅋㅋㅋ)

돌발퀴즈를 다 맞추시는 분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제공되

 


지 않습니다 ^^;;;

아, 그런데 왜 자기 전에 읽어주면 안되냐구요?
하도 볼거리도 많고 찾을 것도 많아서 이 책 한번 보려면 적어도 30분이상 잡아야 합니다.
그러니 자기전에 이거 볼려고 하다간...큰일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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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2004-06-13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또 재미있는 책 소개해주셧네요..아..군침돕니다.
http://www.openkid.co.kr/final_book_info.asp?sku=2003007041000029&svrt=00
이 리뷰 보신분들 내용 보고싶으시죠?^^

반딧불,, 2004-06-1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제가 두 분 덕에 못 삽니다..
돈도 없다니까요!!!

loveryb 2004-06-14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사고 싶습니다.. 사야지요~~
벗뜨 그러나.. 적어놓고만 있습니다^^

정말 요즘은 적어놓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아 이렇게 살책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좋은소개 고마워요 밀키님..

밀키웨이 2004-06-1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김씨님 ^^
한가지 질문이...^^
104호 맞죠?
주소 적어놓은 것을 울 작은 차력사가 찢어버려서 말입니다.

loveryb 2004-06-14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이님.. 절대로 104호 아닙니다..
왜이러십니껴...
남편이랑 같은 성씨라 시댁분위기가 느껴지는건가요?^^

저요즘 적어놓는 재미로 사니께.. 절대로 이 즐거움을 감하지 마소서^^
 
까마귀네 빵집
가코 사토시 글 그림,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 고슴도치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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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마리 아기 까마귀가 태어나서 정신이 없어진 까마귀빵집의 아저씨 아줌마.
그러다보니 자연히 빵집에 손님은 줄고...
맨날 맨날 팔다 남은 딱딱한 빵이나 반쯤 탄 빵만 먹는 아기까마귀들의 친구들은 또 그게 맛있다고 하고
그래서 빵집 가족들은 아기까마귀들을 위한 간식빵을 만듭니다.
그걸 맛본 아기 까마귀들은 모두 만족을 하고 그래서 내일 또 오겠다고 하고 그래서...그래서...낄낄낄...우하하하로 이어지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이야기의 구조는 참 단순한데 이 이야기가 힘을 갖는 이유는
초콜릿, 토마토, 레몬, 흰떡이라는 네마리 아기까마귀들의 이름이며 엄청나게 많은 빵들의 이름과 같은 재미난 언어유희
읽는 사람의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깔스러운 입말체문장,
동글동글이하고 귀여운 그림들에다가
글과 그림의 깔끔한 구성
거기에다가 점점 확대되어 가는 엉뚱한 소동 등이 읽어주는 사람에게나 듣고 있는 아이에게나 긴박감을 늦추지 않고 부리나케 휙 하고 읽어줄 수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몇개인지 세어보지도 못한 그 많은 빵들의 이름을 일일히 다 손으로 짚어가며 불러보고
소방차, 구급대, 경찰기동대들이 잘 따라오는지 임무 체크해주어야 하고
꼬부랑 할머니, 산할아버지, 아기업은 새댁과 커피잔 든 아주머니 등등 그 많은 까마귀들을 또 일일히 다 찾아내야만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해줍니다.
한마디로 그림을 보면서 낄낄낄..여기 있다! 가 연발되는 그런 그림책이지요.

우리가 어릴 때 전설의 고향과 같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통해 뇌리에 콕 박아버린 까마귀에 대한 어두운 느낌 대신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 [까마귀네 빵집]이나 [까마귀의 소원](마루벌)과 같은 그림책 때문에 까마귀가 아주 친숙하고 재미나고 귀여운 동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물에 대해 이렇게 다른 이미지를 갖게 해주는 것이 그림책의 역할이기도 하다면 일단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해주어서 참 좋지요?

이 책 보고 나면 진짜로 빵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져요.
저만 그런 줄 알고 침을 꼴깍꼴깍 삼키고 있었는데 아이들도 책장을 덮는 순간 외칩니다.
"엄마~ 여기 공룡빵 하나 추가요!"

그러니까 이 책을 읽으시려면 말이죠.
꼭 빵집에 미리 다녀오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큰일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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