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너의 미피와 야노쉬 원화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인사동 향기가 참~~~ 좋더군요.
이게 얼마만이냐...하면서 걸었더랬습니다.
지나가면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념품들을 이것 저것 샀더니만 제법 지갑이 가벼워졌습니다.
인사 아트 센터 4층에서 열리는 미피와 야노쉬 원화전에 올라가보니 입구에 저렇게 책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일어도 있고 독일어도 있고 영어도 있고 당연히 한글도 있고...^^
거기다가 사진 왼쪽에 보시면 커다란 미피 인형이 보이시죠? 그 앞으로 따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더군요.
아주 작은 생각의 차이이지만 얼마나 좋던지...
원화를 감상하는 사람들은 자유로이 감상하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은 가운데 놓여있는 동그란 꽃방석에 앉아서 실컷 책을 읽어 줄 수 있구요. 태즐북이던가? 하는 퍼즐책이 있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그거 가지고 한참을 놀았습니다. 이거 따로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구만...싶어 계속 군침을 삼키고 왔죠.
미피 책은 아가월드에서 전집으로 묶은 바람에 거금을 주지 않는 이상 단행본 열댓권을 제외하고는 많이 보기가 힘들어요. 전집이 아니면 얼마나 좋을까요? 애들이 참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사진도 마음껏 찍을 수 있게끔 해놓아서 아이들과 기념이 될만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다른 전시회는 보통 사진 촬영을 금하는지라 몰래몰래 ^^;;; 찍느라 참 그랬는데 말입니다. 거기다 그림들도 큼직큼직하고 좋았답니다.
(이 사진들은 친구가 찍은 것을 빌려왔지요 ^^ 고마와요, 무이도인님)
미피전시회쪽은 친숙한 캐릭터인지라 사람들이 많은데 오른쪽 야노쉬 전시실은 상대적으로 한산~~했습니다.
저하고 호야는 참 좋아하는 책들인데...많은 사람들에게 채 알려지지 못한 채 절판된 책들의 주인공들인지라 어찌나 아쉽던지...
인사 아트 센터의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 있어서 엘리베이터 내부까지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예술적(?)으로 되어있지요.당연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다 보이구요.
바로 이 엘리베이터에서 사고가 난 겁니다....ㅠㅠ
작은 차력사 수아가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것을 쳐다보느라 유리에 고개를 쳐박고 들여다 보고 있었죠.
그러다가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리는데도 채 손을 뗄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그대로 끼어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빼냈는데 손가락 허물이 다 벗겨지고...시퍼렇게 멍이 들었어요.
아트센터 바로 앞에 약국이 있어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러 갔는데 약사아저씨께서 혹시나 애들은 손가락 뼈사이에 있는 생장점을 다쳤을지도 모르니 월요일에 꼭 큰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라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다쳤을 때보다 가슴이 더 울렁울렁거리는게...
묘한 게 말이죠.
제가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를 눌렀을 때 3층에서 내려가고 있더군요.
그래서 내려가는 계단도 곡선으로 구불구불하니 바깥쪽이 훤히 보이게 되어 있는 그런 조형적인 계단이기도 한지라 그냥 계단으로 구경삼아 내려갈까? 젊으나 젊은 것이 이리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는 것도 좀 그렇다..생각하고 있다가 핸드폰이 울리는 바람에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었지요.
그래서 더 애가 거기 그러고 있는 것도 미처 알아채지 못했기도 했으니 참..제 부주의가 끝이 없습니다.
많이 놀라고 힘들었는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때가 7시 거의 다 되어서인데 지금까지 그냥 내리 자고 있어요.
지도 놀라기도 한데다가 그전부터 엘리베이터에 손 대지 마라, 다친다 소리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되니 잘못했다 싶은 두려움인지 차마 큰소리로 울지도 못하는 걸 저는 화장실에서 피를 닦아내며 그러니까 왜 엄마말을 안 들어? 엉덩이 두들기고 소리 지르고....ㅠㅠ 덩달아 큰애한테까지 엄마가 엘리베이터 앞에 바싹 붙어있지 말랬지? 네가 그러고 있으니까 애기도 따라 하잖아 소리 버럭버럭 지르고...그랬네요.
에휴.......
그러고 보니 오늘따라 나갈 때 입혀준 옷이 마음에 안든다고 울고 불고...안간다고 떼를 쓰는 것을 억지로 달래서 갔었지요. 다른 날 같으면 성질이 개떡같은 밀키...안가! 관둬! 그러면서 주저앉았을 것을 오늘은 왜그렇게 꾹꾹 참아가면서 데리고 나갔었는지... 별별 생각이 다 드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