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있다. 학생과 교사가 있다. 문제가 많다. 여학생 하나는 몸을 판다. 그 학생을 적발한 교사는 그 약점을 물고 늘어진다. 남학생 하나는 동성애자이다. 동성애 대상이 학교 교사다. 왕따와 폭력은 기본. 이런 다방면의 문제점을 가진 학교의 구성원들의 겉모습은 평화로울 뿐이다.

 

하스미 세이지는 이 문제 많은 학교에서 영어교사다. 학생들에게 인기 많고 교사로서 평판도 좋다. 하지만 이 남자 사이코 패스. 그것도 학교 안의 모든 악을 능가하는 지독한 사이코 패스다.

 

악의 교전이라는 소설은 이런 사회악들의 퍼레이드이다. 악들이 존재하고 그보다 더 상위의 악이 존재하는 구조다. 먹이사슬과 비슷해 보인다. 포식자 위에 존재하는 상위 포식자. 보다 높은 상위 급의 포식자가 존재하는 한 일반적인 포식자는 고만고만해 보인다. 먹이사슬의 밑바닥을 차지하는 군들에겐 똑같은 포식자로 인식될 진 모르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저지를 수 있는 악행들의 종합 선물 같은 이 소설이 보다 화려하며 자극적인 매체인 영화로 나왔다. 장르는 어쩔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분류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원작의 내용이 그러하니 말이다. 하지만 사실 덧붙여야 할 장르가 존재한다. 하드고어, 스플래터...그건 전적으로 감독 때문이다.

 

미이케 다카시.

 

 

영화를 보고 있을 때는 몰랐으나. 나중에 필모그래피에서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등장한다. 변태감독, 피와 살의 제왕. 이런 살 떨리는 모든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영감이다. 그의 초기작들은 여러모로 기괴하다. 폭력과 섹스는 기본이며 그보다 수위가 높은 근친까지 보다 상위 개념의 고어에 접근한다. 야쿠자의 이권다툼이 결말은 지구폭파까지 가는 황당하며 기괴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곤 한다. 그의 영화는 보고 있자면 불안하며 보고 나면 허무와 황당을 경험하곤 한다. 사람으로 모자라 동물까지 적극 등장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태영감의 새로운 영화는 언제나 관심을 가지게 된다. (나도 변탠가?)

 

 

 

 

  원작도 끔찍한데, 영화를 만들다니.” 에서 끝나는 정도가 아닌 감독이 미이케 다카시라니. 모든 악을 아우르는 마왕 같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니, 어느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 그는 이런 부류의 영화에선 아무거나 넣고 끓인 찌개가 더럽게 맛없을 때 투여하는 라면스프 같은 존재니까.

 

뱀꼬리 :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작에 비해 정말정말정말 얌전하다. (DVD검색해도 않나오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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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9-0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야매'로 구해서 봤는데 다카시가 이름만 빌려준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hack and slash까지는 아니더라도 특유의 끝장보는 고어물을 기대했는데 원작을 그대로 충실하게 재현했더군요. 저는 기시의 원작 소설이 더 재밌었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9-04 23:3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알케님 처음 뵙습니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다카시 감독의 고어의 강도가 다소 한 풀 꺽인 기분이 들더라고요. 제 기억으론 이조 이후 같은데.... 왜 그럴까요? 연식이 높아져 기세가 꺽인건지 아님 에네르기파마냥 한 방 크게 터트릴려고 그러는지...

이 영화도 사실 그의 기존 작품에 비하면야....약한 축에 속한다지만, 그럼에도 평균치에 접근했다고 보고 싶습니다..^^

아무개 2013-09-0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서운데 궁금해요.!

Mephistopheles 2013-09-05 17:00   좋아요 0 | URL
피나 살이 덜튄다 뿐이지..세상은 더 무섭잖아요...ㅋㅋ

맥거핀 2013-09-05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이런 학교니 그냥 쓸어버리는 게 낫다 이건가요? 좀 다른 얘기지만, 최근에 평론가 김영진씨가 봉준호의 <설국열차>를 현재에 대한 단념을 보여주는 영화적 결기라고 하던에 그 글이 생각이 나는군요. 김영진 씨는 그것을 퇴행이라고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습니다만..

Mephistopheles 2013-09-05 16:52   좋아요 0 | URL
학교를 쓸어버린다..라기 보단...이런 고만고만한 악들을 십분 활용하는게 사이코패스 주인공이다보니 쓸어버린다라기 보단 학교를 악의 성전으로 만들다 꼬리 잡히니까 증거인멸을 위해 밀어버린다는 개념이더라고요.

전 사실 설국열차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거대자본이 투입된 봉준호라는 감독의 타이틀이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인정하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건 영화가 하나 극장에 걸리면서 여러가지 평가가 나온다는 건 당연하게 보고 싶습니다만 지나치게 으리뻑쩍지근한 의미를 부여하면 부담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다방면으로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는 이번 영화가 말할꺼리가 많은 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근데 전 이 모든 평가를 모니터링 할지도 모를 봉준호 감독이 왠지 테이블에 팔을 괴고 앉아 에반겔리온의 이까리 겐도의 포즈로 씨익 웃고 있을 것 같습니다...ㅋㅋ

맥거핀 2013-09-06 00:19   좋아요 0 | URL
아..그 으리뻑쩍지근한 의미 알 것도 같아요. 저도 영화를 보기 전에 여러 다양한 글들을 많이 읽었더니 영화를 이거 뭐 봐야하는지 아닌지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도 한 숟가락 올렸으니 반성하고 있습니다.ㅋ)

예전에 홍상수 감독과의 대화 갔었는데, 막 관객들이 여러가지로 다양한 해석들을 하니까 홍상수 감독이 매번 졸린 목소리로 "그런 거는 생각안했구요."라고 말하던 대답들이 생각나네요. 목소리로 봐서는 진짜 아무 생각안한 듯한 그런 목소리였습니다.ㅋ

Mephistopheles 2013-09-06 13:21   좋아요 0 | URL
어..맥거핀님의 페이퍼는 저에겐 피와 살인데요..ㅋㅋ

김춘수 시인의 "꽃"과 같군요. 자제분이 학교시험 때문에 아버지가 지은 시에 대해 물어봤더니....정작 시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더란 이야기요..ㅋㅋ

마노아 2013-09-0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워어 궁금하네요! 책은 열라 두꺼우니 보게 되면 영화로 보는 게 낫겠어요. 근데, 무섭진 않죠????

Mephistopheles 2013-09-05 16:56   좋아요 0 | URL
일단 등장하는 인물의 95%(단역빼고 대사 없는 사람 빼고)가 죽습니다. 사이코패스 영어 교사에게... 누가누가 죽었데...라는 언어적 죽음이 아니라 리얼하게 죽습니다. (대다수가 엽총에 맞아서... 맞는 부위도 다양하게..)

자...이제 어느정도 수위인지 가듬이 가시겠죠? 자 그럼 도전..!!

(그리고 감독님이 최강 변태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선 좀 소프트하지만..)

네꼬 2013-09-0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 스프 같은 감독이라니. ㅋㅋㅋ (뭐.. 뭐야, 마법 감독인가!)
하여튼 전 포기. (마노아님이 보고 얘기해주세요!)

Mephistopheles 2013-09-06 13:21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마법이긴 마법이지만 흑마법입니다. 그것도 아주 삐뚤어지고 괴팍한...ㅋㅋㅋ
 

 

 

TV를 자주 시청하지 않지만 히스토리 채널의 프로그램 하나는 즐겨보는 편이다. “릭의 복원소란 이 프로그램은 같은 공돌이 입장에서 나를 TV 앞에 오랜 시간 앉아있게 해준다. 대략적인 내용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고물이나 골동품 복원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양한 손님들이 등장한다. 어느 고물상에서 가져온 1920년대 전화 부스를 통째로 들고 와 복원을 맡기기도 하고, 먼지가 겹겹이 쌓인 옛날 간판을 들고 와 원상태 복원을 의뢰하기도 한다. 대략적인 견적을 뽑은 후 작업이 진행되며 정해진 기간 동안 여러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근사하게 복원된 결과물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복고풍 혹은 빈티지 냄새가 물씬 나는 물건들을 40대 중반의 릭은 이런 물건들의 역사적인 이력을 줄줄 읇어대며 이 물건의 가치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첨가한다. 그리고 원본에 가장 근접한 복원방법을 선택한 후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 대부분의 의뢰인들은 결과물에 대만족을 하곤 한다.

 

재미있는 건 골동품과 고물을 들고 온 의뢰인의 물품을 무조건 복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의뢰인이 들고 온 구식 소총은 이런 대표적인 예를 보여 준다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물려 준 18세기 구식 소총을 들고 왔을 때 복원소 사장 릭은 총기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전문가가 살펴 본 구식 머스킷(화약을 넣고 총알을 넣고 쇠막대로 누르고 발사하는 구식 소총. 임진왜란 때 왜군이 사용한 조총보다 발전한 형태)소총의 이력이 밝혀진다.

 

제조국은 프랑스이며 아메리카 독립전쟁 때 영국군과의 항전에서 사용했던 독립군의 대표무기였고 제작년도를 살펴보니 의뢰인의 증조부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사용했던 역사적인 물건이라는 것이다. 릭은 이런 물건은 자신이 복원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며 복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 의뢰인 또한 이 물건의 의미를 인식하고 자자손손 물려 줄 것임을 밝힌다.

 

이 에피소드를 보며 얼마 전 모님의 출판 강연회 때 들렸던 종로가 생각났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 볼 시간적 여유에 발품을 팔아가며 싸돌아다녔던 결과는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찌는 날씨나 도로에 늘어선 닭장차의 살풍경 때문은 아니었다.

 

 

  이 간판을 보는 순간 짜증과 더불어 한숨이 나와 버렸다. 양반님들 행차하는 모습이 꼴 보기 싫거나 달리는 말을 피해 바쁜 상것들이 뒷길을 만들어 이용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근래 이 길에 늘어선 주점들은 주머니 사정 가벼운 사람들에게 일종의 휴식처이며 안식처 같은 역할을 했었다.(통나무집의 홍합탕, 불노주점의 떡볶음.혹은 전봇대집.) 이런 공간은 정신연령 다섯 살인 겉멋 잔뜩 들은 나라님 덕분에 단 시간 내에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들어선 것이 이런 모양새이다.

 

시간이 걸리는 보존과 복원보다 어느 한 위정자의 욕심 혹은 이권에 의해 반듯한 화강석 바닥과 유리와 철로 이루어진 공간이 들어차버린 것이다. 이것뿐일까. 르네상스라는 근사한 단어를 앞세워 한강엔 사용도 하지 못하는 수천억의 괴상한 건물체가 둥둥 떠 있고, 택시는 그 이름도 희한한 꽃담황토색으로 도색을 해버렸다.(런던이나 뉴욕처럼 명물택시를 만들겠다는 취지였으나 기사님들이 제일 꺼려하는 색깔이다. 중고차 시세가 똥값이 된다고 한다.)

 

예술적 감각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라면 그 분야 전문가들에게 의뢰하고 그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하는 것이 제대로 된 방법이라는 사실을 사막 먼저 풀풀 날리는 라스베이거스의 조그마한 고물상 복원소 사장은 알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전 서울 시장님은 몰랐었나 보다. 하긴 콘크리트로 떡칠한 하천에다 고기 풀고 사과나무 심는 전, 전 서울 시장님이 롤모델이었으니 말한 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임기 못 채우고 스스로 쪽박 차고 나간 것이 그나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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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3-09-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쩡히 운영하던 곳을 떼다가 박물관에다가 넣더니 만든게 저런거군요...
누가 먼 우리나라까지 와서 주상복합 관광을 할려나요?

Mephistopheles 2013-09-02 18:39   좋아요 0 | URL
말로는 오천년 유구한 역사 어쩌구 저쩌구 국뽕스런 발언을 하면서 실제로는 저렇게 죄다 부셔버리고 새로 짓고 하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되버렸지요. 보존이나 복원보단 개발이 앞서는 나라. 개도국의 현실인데 왜 자꾸 우린 G20과 비교하며 선진국임을 떠들고 다닐까요?

잉크냄새 2013-09-0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를 그저 낡아서 버려야할 것으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큰 문제인것 같아요.
과거 역사와 완전히 단절된 느낌이랄까요?
중국만 하더라도 도심을 중심으로 완벽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보호해야할 과거 유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9-02 19:02   좋아요 0 | URL
소위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상위 5%의 사람들이 물질적 풍요를 최고의 목표로 삼고 그 밖의 가치를 쓰레기로 보는 순간, 천민 자본주의가 만개하는게 아닐까요.
과거 유산에 대한 인식만큼은 최악이라고 보여지는 나라에요..
 

 

 

"파시스트로 사느니, 차라리 돼지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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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8-3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

다락방 2013-08-3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 2

비연 2013-08-3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 3

Mephistopheles 2013-08-3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밍아웃 현재까지 세 분..

2013-08-3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추천 백만개요~~~

Mephistopheles 2013-08-31 10:00   좋아요 0 | URL
엥....백만개씩이나...감사합니다..ㅎㅎ

paviana 2013-08-3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는 이미 돼지라서 파시스트로는 못삽니다 쩝4

Mephistopheles 2013-09-02 12:23   좋아요 0 | URL
한 분 추가요.....ㅋㅋㅋ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먹방(먹는 방송)”이란 단어를 종종 마주친다. 설명을 해보자면 방송 중에 먹는 장면을 통칭하는 말로써 얼마나 음식을 맛나게 먹느냐에 따라 먹방이란 칭호가 붙는다고 한다. 배우 하정우가 유명세를 치렀고, 모 오락프로그램에선 출연진으로 나오는 어느 아이가 화제이기도 하다.

 

  아마도 타고난 복이 아닐까. 복스럽고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섭취한다는 건 분명 같이 밥 먹는 입장에선 환영받아 마땅하다. 깨작깨작, 끼적끼적 밥상머리 예절이 전혀 안 갖춰진 사람과 밥을 먹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 경험해본 입장에선 말이다.

 

 

고독한 미식가(고독하긴 개뿔...행복해보이기만 하다..)

 

요즘 간간히 즐겨보는 어느 드라마를 보며 먹는다,”라는 의미가 얼마나 행복한 건지 깨닫게 된다. 드라마의 내용은 단순하다. 주인공 남자가 일을 하다 갑자기 멈춰 서서 멍한 표정을 지으면 그것을 신호로 위장을 채워 줄 음식물 수색이 벌어진다. 조목조목 따져가며 오늘은 무얼 먹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위치 선정 후 자리 잡고 음식물을 흡입하면 한 편의 드라마가 끝이 난다. 편식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이 남자는 맛있다.” 란 판단이 서버리면 대책 없이 과식을 하곤 한다.

 

분명 연기임에 확실한데 역할을 맡은 배우의 먹방은 지켜보고 있으면 침이 꼴딱꼴딱 넘어간다. 어찌나 맛나게 음식을 씹어 삼키는지, 생판 가보지도 먹어보지도 못한 음식을 보며 파블로프의 개 마냥 입안에 침만 가득 고이곤 한다. (입은 먹느라 바빠서 대사의 80%는 방백으로 진행된다.)

 

수입인테리어소품 자영업자인 주인공 “고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것인지 보여준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한 끼 떼 운다. 라는 개념은 이 사람에겐 용납할 수 없는 사항이다. 자영업자란 위치를 십분 활용해 방방곡곡을 싸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섭취한다. 재미있는 건 드라마에서 나오는 음식이나 밥집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원작 만화가가 드라마의 말미에 등장해 극중에 나온 식당을 방문하여 같은 메뉴를 주문하여 직접 맛을 보며 평가를 내리는 장면을 보여주니까. 친절하게 스마트 폰 엡을 통해 위치정보까지 알려준다. 간접광고, 선전의 의미가 짙긴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먹거리 X파일 같은 프로그램이나 일부 파워 블로거들이 일으키는 만행을 생각한다면 그나마 신빙성은 있어 보인다.

 

 

뱀꼬리 : 하지만 비행기나 배타고 가야 한다는 함정이 존재.(또는 방사능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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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8-26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앜~~~! 마이 아이이이이~~즈! ㅜㅠ 만화책은 뒤에 글이 거짓말 쪼끔 보태서 반. 만화반 글 반, 아, 아니다. 이건 '우연한 산보' 였나? 왠지 두 만화 느낌이 비슷해요;

Mephistopheles 2013-08-27 09:54   좋아요 0 | URL
전 사실 책은 안보고 시즌 3 7편까지 드라마를 봤는데......별로 맛없어 보이는 음식도 남자배우가 워낙 맛있게 먹어재끼더군요. (흰쌀밥에 가쓰오부시 얹고 생와사비 뿌리고 간장넣고 비빈 밥도 맛있다고 두그릇이나 비워버리니...)

우연한 산보...같은 작가네요..

BRINY 2013-08-2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대사의 80%는 방백. 하여간 묘한 매력이 있는 드라마였어요.

Mephistopheles 2013-08-27 09:55   좋아요 0 | URL
주연 캐스팅이 너무 잘된거 같더라고요. 생긴 건 야쿠자 중간보스처럼 생긴 양반이..(심야식당 드라마에선 야쿠자로 나오네요.) 음식을 정말 잘 먹더군요.방백으로 온갖 표현과 감탄사를 연발하면서...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3-08-2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뜻대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어서 먹는거라도 한번 마음껏 경험해보고 싶어요 ㅎ
드라마 검색검색

Mephistopheles 2013-08-27 16:12   좋아요 0 | URL
"시간이나 사회에 구애받지 않고 극심한 배고픔을 느낄 때 잠시동안 그는 제멋대로행동하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며 신경쓰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는 포상의 행위. 이 행위야말로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라고 말할 수 있다"

드라마 시작때마다 나오는 나레이션이랍죠...아마 휘모리님의 생각과 거의 비슷한 듯...ㅋㅋㅋ
 

 

...이걸 누구 코에 붙이라고 가지고 온 거에요. 음식은 짜고 시고 도대체 먹을 수가 없잖아. 가서 단무지 두 배로 가져오세요..어서..!!”

 

이 말을 마친 여인은 앞에 앉은 중학생 나이의 자기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에게 다른 말을 한다.

 

이것도 음식이라고 만들어 팔고 있네...서울엔 이런 음식 없는데..너 호텔에서 빙수가 얼만지 아니? 6만 원쯤 되는데, 이런 길거리 카페에서 파는 것과 격이 틀려..얼음 결도 럭셔리, 과일도 싱싱...블라블라...”

 

잠시 후 식당 아주머니는 단무지를 가득 담은 그릇을 그들의 식탁에 올려놓는다. 뒤돌아 주방으로 돌아가는 아주머니의 뒤통수엔 그들의 비릿한 웃음이 박힌다. 이 두 사람은 여전히 럭셔리한 수다를 떨며 우악스럽게 단무지를 씹고 면발을 들이킨다. 동네 제법 큰 근린공원 앞에 있는 순두부 집에서 특별 여름메뉴 메밀소바를 먹는 모자는 그렇게 단무지를 씹고 면을 씹고 국물을 들이켜고, 일하는 아주머니를 씹는다.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대화내용이었으나 내가 앉은 테이블과 유난히 가까웠고, 럭셔리한 호텔 빙수의 예찬을 늘어놓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컸기에 걸릴 것 없이 그대로 내 귓속으로 들어왔던 내용이다.

 

세상엔 사람과 사람사이 조금이나마 지켜야 할 예의 정도는 가뿐하게 무시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보니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단지 이미 연배가 들대로 들은 여자인간 보다 아직 연식이 채워지지 않은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내아이의 비릿한 비웃음과 누가 들어도 그리 들릴 수밖에 없는 식당 아주머니를 향한 비아냥거림만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모전자전인가. 아이를 보면 그 어른을 알 수 있다는 말. 우리 아들 녀석 일 거수, 일 투족을 새롭게 지켜보게 되는 계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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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8-23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무식한 아줌마라니. 그래서 저 같은 예의바르고 예쁜 아줌마까지 욕을 먹는다니까^^
호텔 빙수는 6만원이나 하는군요. 9천원짜리 빙수 둘이 먹으면서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Mephistopheles 2013-08-23 09:37   좋아요 0 | URL
그런 무식한 아주머니는 그려려니 하는데 그 어린 남자애는 보기 안좋더군요. 식당에서 일하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은 가볍게 무시하는 말투와 행동은 내내 걸립니다.

호텔빙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아마 저 가격에 텍스 미포함이겠죠. 그리고 빙수가 너무 비싼건 사실이에요. 더군다나 팥은 정체불명의 중국산을 사다 쓰면서 대체 얼마나 마진을 남기는지...

중국산 중국산 마치 함량미달 품질성 제로의 대명사로 불리우지만 그런 후진 중국산만 골라 수입하는 우리나라 상인들의 모뙨 상술은 고쳐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3-08-2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만원까지는 아니지만 2만원 정도 하는 호텔빙수는 먹어봤는데 맛은 우리동네거랑 비슷하던데 ^^;; 제 입맛이 저렴해서 그렇겠죠 ㅋㄷㅋㄷ 호텔에서 잡수고 제발 동네에 저런분들은 내려오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

얼마전에 병원에서 꼬맹이가 귀엽길래 우리 애랑 같이 데리고 좀 놀았는데, 이 녀석이 우리 꼬마 신발을 보며 '크록스'냐고 묻더군요 =.= 서너살짜리도 브랜드를 아는 세상이라 놀랍더군요.
또 그 며칠 후엔 좀 비싼 중국집에서 밥먹는데 옆자리 꼬맹이가 인형을 들고 우리 딸보고 '너 뭐하면 이거 가지고 놀 수 있게 해줄게'하지 뭐예요... 거참.

Mephistopheles 2013-08-24 15:12   좋아요 0 | URL
비싼 음식 먹는다고 인격이 비싸진 않나봐요. 내뱉는 말 몇마디에 스스로를 저렴하게 만들곤 하니 말입니다.

야클 2013-08-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다가 성질 더러운 종업원한테 걸리면 다량의 타액이 함유된 음식도 먹게 된다던데...
흠..... 모자간에 뜨거운 맛을 좀 봐야 겠군요. 그런데 팥빙수 급 땡기네. 쩝. -_-;

Mephistopheles 2013-08-24 15:14   좋아요 0 | URL
하긴 그 모자 옆에 뜨거운 뚝배기 순두부를 땀 뻘뻘 흘리며 먹던 미녀 두분이 계시긴 했습니다만......팥빙수....ㅋㅋ 울 동네에 진짜 국산팥으로 만들어주는 팥빙수집 생각나네요. 팥죽도 같이 파는 집...

마립간 2013-08-23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주머니, (아마도) 아들이 자신을 닮은 (또는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흐믓해 할 것입니다. 아...

Mephistopheles 2013-08-24 15:15   좋아요 0 | URL
대를 이어 충성이겠군요... 꼭 좋은 것만 유전되진 않으니까요..ㅋㅋ

네꼬 2013-08-2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식 안 채워진 인간의 비릿한 웃음이라니. 젤 걸리네요. -_- 욕보셨어요 메피님;;

Mephistopheles 2013-08-24 15:15   좋아요 0 | URL
저 역시...어른보단 보고 자란 애들이 걸리더군요. 욕이야 제가 봤나요. 더운날 고생하시는 일하시던 아주머니가 지대로 안좋은 걸 밟은거죠..

Joule 2013-08-2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이 문장가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글이에요.
4번째 문단이 특히 주옥같아요. 냠냠.

Mephistopheles 2013-08-24 15:16   좋아요 0 | URL
컥...아니 왠 문장가.....아닙니다 전 걍 끄적거리는 수준이라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