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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수첩 -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ㅣ 구르메 수첩 18
주선태 지음 / 우듬지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식객 3권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소 한 마리를 잡으면 무려 120가지 부위를 먹었다. 머리부터 꼬리, 내장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버리는 것이 없었다.”
그만큼 접하기 힘든 식자재였고 귀하다는 뜻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 년이 흘러 오늘 날은 그 양상이 많이도 변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늘어나고 채식은 줄어드는 역전의 상황. 하루 새끼 먹는 밥에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고기와 관련된 반찬이 빈번하게 등장하곤 한다. 뭘 먹어도 수월하게 고기를 섭취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별반 다를 바 있나. 나이 들고 고기 섭취를 줄이고자 생각하지만 크고 있는 아이가 있는 집안 풍경 상 어쩌다 장을 보는 날에는 정육코너는 어김없이 거쳐 가야 할 필수 코스가 돼 버린 지 오래다. 깔끔하게 포장된 가지가지 고기를 보고 있자니 여러 가지 궁금증이 밀려오곤 했다. 대체 치마살이라고 하는 건 소의 어디지? 소가 설마 치마를 걸친 듯한 살덩이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갈매기살은 또 뭔가? 끼룩끼룩 갈매기가 아니라 돼지 몸 어딘가의 부위일 텐데. 항정살이 설마 돼지 항X주변 살은 아니겠지? 등등 익숙하지 않은 고기 용어들은 생소하게 다가온다.
책 한권으로 이런 궁금증 해결은 쉽게 해결된다. 때깔 좋은 고기사진과 부위별 도감은 알아 볼 수 있게 잘 기술되어 있으니까. 더불어 각 부위별 특성, 칼로리, 요리방법 등등도 부차적으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야 할 성격이 아닌 책 제목처럼 수첩마냥 밥상에 차려진 고기반찬의 부위가 궁금할 때 펼쳐보며 “참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혹시라도 미리 숙지한다면 장 보러가 고기 살 때 조금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생활지식서같은 역할이면 이 책의 의무는 다한 것이라 보인다.
저녁 밥상 올라 온 스테이크 부위가 보섭살로 가격은 별 셋, 육질은 별 둘, 그래도 구이나 스테이크로는 안심이 최고지. 란 소리하다 밥상머리에서 쫓겨날 뻔한 오버만 하지 않는다면 이 책으로 제대로 알고 소고기 사 묵겠지...의 실천은 가능할 것 같다.
뱀꼬리 : 돼지도 닭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