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술이 좀 과하게 들어가면 다시말해 사람이 술을 먹는 것이 아닌 술이 사람을 먹는 상황이 오게되면 전혀 예상치못한 돌발행위가 발생하곤 한다. 이름하여 "주사"라고 불리운다.
물론 얌전히 먹고 얌전히 취하는 주사도 있다. 그냥 조용히 자던가. 아님 나 간다. 한마디 하고 집으로 직행하는 사람. 더 유익한 주사는 술 좀 먹이면 사람 엄청 웃겨주는 본 투비 개그맨 주사도 있다. 허나 이처럼 모든 주사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들을 유쾌하게만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술만 들어갔다하면 찔찔 짜다 못해 길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거나, 말이 짧아지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다 결국 육두문자와 함께 투닥투닥 싸움을 하는 인간들도 있고, 그냥 바로 보는 즉시 이 십장생 빌어먹을 씨리얼이라는 욕이 튀어 나오는 저질 중에 저질인 여자에게 치큰덕으로 시작해 성희롱으로 발전하는 인간형들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엔 이런 주사에 대한 대처법은 따로 없다. 일예를 들어보자. 대학때 술만 들어갔다 하면 선.후배 안가리고 육두문자를 날리며 시비를 거는 동기녀석이 하나 있었다. 얼마나 살벌하게 게거품을 무는지 과에서는 이미 "술친개"로 통하는 인간이였었다. 허나 이런 망나니도 결국 임자를 만나 개과천선하는 과정을 겪었다. 복학하신 특전사 출신 선배와 동행한 MT에서 제대로 버릇 고치고 새삶을 살게 되었다. 과정은 간단했다. 술 처먹고 복학생 앞에서 역시나 육두문자를 날리던 술친개는 바로 복학생에게 멱살을 붙잡혀 대롱대롱 소양강으로 함께 들어갔고 바로 이어지는 물고문 4차례를 거쳐 바르고 올바른 음주문화의 표본으로 거듭났었다.
나 역시 옛날 페이퍼에서 밝혔듯이 술집에서 같은 일행 여자에게 추행을 넘어서 폭행의 수준까지 갈려던 녀석을 비까지 때마쳐 내려주는 길거리에서 갖잡은 대구를 바로 비쩍마른 황태포마냥 늘씬하게 두둘겨 패 준 적이 있다. 물론 상코피 퐈~ 쓰리강냉이 으드드까지 갔고 지가 지은 죄가 있는지 깽값 물어달란 소리는 없었고 그 이후 같이 술을 먹은 적은 없지만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정말정말 바르게 정자세로 앉아 제아무리 요쏘섹시스러운 미녀가 옆에 앉아도 거들떠도 안보며 조용히 술만 처먹는 바른 주도의 생활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적당한 술은 삶을 윤택하게 하며 사교에도 좋다지만 지나친 음주는 분명 화를 부르게 된다. 그게 자기가 퍼먹고 자기 속만 쓰리다면야 무슨 상관이겠냐만 그중엔 분명 남에게 도가 넘는 지나친 피해를 안겨주는 술을 모독하는 인간들도 제법 많이들 존재한다. 물론 다음부턴 절대 술자리에서 마주치지만 않으면 만고땡이겠으나 어디 사회생활이 그러한가. 분명 어딘가에선 마주치게 된다.
무식한 방법일진 모르겠으나 모뙨 주사 바로 나올 때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시작하는 10단콤보는 정말정말 유익한 처방전이 되곤한다. 단 상대방이 누구에게 맞았는지 기억이 없어야 하며 목격자 또한 존재하지 않는 완전범죄는 필수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