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이 다큐멘터리는 무섭고도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심장이 약하시거나  뭔가에 깜짝깜짝 잘 놀라시는 분일지라도 웬만하면 꼭 시청을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유요?? 이제 남의 나라 바다 건너 존재하는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신문지상을 통해 국민의료보험의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들린다. 취지와 내용이야 이곳 서재 분들의 서재. 더 자세히 말하면 무화과나무님의 서재를 보면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그 분의 서재를 찾아가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보인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간다. 라는 분들이 계시다면 마이클 무어 감독의 최신 다큐멘터리 “식코”를 한 번씩 시청해보는 걸 적극 권장한다. 이해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식코(Sicko.2007)
감독 : 마이클 무어


이 다큐는 다만 국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의료행위에만 국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감독 스스로 비교적 국민의료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의 실태를 돌아보며 민주주의의 근원과 함께 그 속에서 주권을 가진 한 개개인의 의식변화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은 영국의 전 의원 토니 벤과의 대화에서 자세히 표현된다.

무어 : 이렇게 영국 사람들이 의료 복지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 구체적으로 시작되었습니까?

벤 : 굳이 거슬러 오르자면 민주주의에 그 기초가 있습니다. 선거권을 쟁취하기 이전에는 모든 권리가 부유층 손아귀에 있었습니다. 돈이 있다면 보험도 들 수 있고 애들 교육도 할 수 있고 노후도 걱정 없겠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중하층이 선거권을 얻었고 이는 곧 권력이 시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걸 뭐라고 부르냐면 '금고에서 투표함으로'라고 합니다. 시민들의 요구는 간단했습니다. "1930년대 시절엔 실업자 천지였다. 하지만 전쟁 중에 실업은 없었다. 독일 놈들 죽이는 짓으로 전원 취업할 수 있다면 병원 건설, 학교 설립 간호사나 선생 고용으로는 전원 취업 못 할 게 뭐냐?" 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무어 : 그러네요.

벤 : 노동은 자랑할 일. 이런 생각이 상황을 180도 반전 시켰습니다.

무어 : 그게 언제입니까?

벤 : 1948년이오.
벤 : (당시 영국의 국민의료복지정책을 읽어나간다.)"여러분을 위한 국민건강보험이 오는 7월 15일 시행됩니다. 이것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얻을까요? 이 보험은 여러분이 필요한 모든 질병 치료, 치아치료 및 간호를 보장합니다. 빈부와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의료 전 분야를 지원합니다.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요금은 필요없습니다.가입 조건은 없지만 이것이 자선활동이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이 보험은 납세자 여러분의 혈세로 운용되며 아플 때 그 부담을 덜어드릴 뿐입니다"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 핵심은 다 들어 있죠.

마이클 무어의 나레이션:
1948년에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 사실 놀랐습니다. 당시의 영국은 비참한 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겨우 올라섰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영토는 파괴되었고 재정도 파탄지경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요.겨우 그 여덟 달 동안 4만 2천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9월 11일의 두 시간을 견디고 일어났지만 그들은 거의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겠지요. 그 9월 11일 우리가 무엇을 느꼈습니까? 모두가 손 맞잡고 일어났던가요? 그 사람들은 그런 심정이었겠지요.
그리고 전쟁 직후 그들이 함께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작정했던 일은 모두에게 무료로 의료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벤 : 대처 수상의 언급과 같이 "국민건강보험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여성 투표권 확대와 같이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에게 투표권이 왜 없어야 하는지 말할 사람은 없었습니다. 영국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보니까요. 그리고 국민들은 의료복지 정책의 악화나 실패도 원치 않았습니다.

무어 : 만약에 대처 수상이나 블레어 수상이 의료복지를 서서히 없앤다고 발표했다면...

벤 : 그게 나라 뒤집힐 일이지요, 네

 

경제를 살린다고 서민들 먹고 사는 걱정 없게 해준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수치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몇 만 불의 소득성장과 GNP. 몇 퍼센트의 성장. 이를 위해 노동자는 더더욱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 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차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저런 명시화된 수치상의 성장이 과연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일까. 아니면 모든 국민들이 의료비에 드는 지출금이 제로가 되는 그 날이 선진국이 되는 것일까. 예상하건데 신자유주의, 뉴라이트의 체제 속에서는 후자의 상식이 절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감기약 한 통에 몇 만원. 인슐린 하나에 몇 십만 원. 설마 농담이라고 생각되는 어마어마한 의약및 의료비는 현실로 다가오려고 한다. 어떻게 행동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는 상식 중에 상식이다.

뱀꼬리 : 다행히 이 다큐는 4월 달 개봉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개봉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행여 그것이 불법적인 경로나 어둠의 경로일지라도 한번 씩은 필히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쎅끈한 야동만 돌려보지 말고 이런 현실적인 다큐도 돌려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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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13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라도 시작도 안한 정책을 무조건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우리나라 복지정책이 미국보다 잘 되어있나요? 라고 반문한다. 나쁜 건 제발 따라하지 말아요.

순오기 2008-03-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잘 알겠습니다. 마침 무화과나무님의 서재에서 자세히 읽고 왔답니다.^^
저는 어둠의 경로에 어두운 아짐이라 4월까지 기다려 동네 아짐들과 반드시 같이 보겠습니다!

순오기 2008-04-04 10:52   좋아요 0 | URL
메피님, 이 기사 식코 번개하면서 저희 독서회카페로 업어다 놨습니다. 감사^^

프레이야 2008-03-1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군요.^^ 저도 어둠의 경로는 잘 모르고 개봉하면 봐야겠어요.

승주나무 2008-03-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 전에 이 다큐를 보았던 것 같아요. 마이클 무어에 필받아서.. 손가락 두 개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듯~~

그 상징적인 장면 하나만으로 이 작품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뇌리에 남을 거라고 봅니다.
메피 성님 오랜만이에용~~

L.SHIN 2008-03-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꼭 봐야겠군요.
그러나 불법적인 경로로 보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옳은 목소리를 내려면 옳은 행동을 먼저 해야하는 법.

Mephistopheles 2008-03-1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 예정은 4월이라지만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극장개봉이나 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들고 개봉관 얼마 못잡을 것 같아요. 아마도 내외적인 압력이 장난 아니겠죠?
혜경님 // 개봉은 4월인데...모르겠어요..가만 냅둘지..
승주나무님 // 아...그 미국인 결국 돈이 없어 중지 한마디 손가락은 폐기처분해버렸죠.사람 몸에다가 가격을 매기는 행위가 무슨 의료이며 보험인지 웃기지도 않더군요..
에스님 // 개봉은 4월이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극장을 잡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도 적극 이 영화를 권장하곤 있다지만 정부의 압력도 무시 못할꺼에요. 그리고 거품물고 덤비는 상대에게 성인군자처럼 대적하는 법이 만사형통은 아닌 것 같아요. 상대가 거품을 물면 이쪽도 눈이라도 뒤집어까고 맞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ㅋㅋ

라로 2008-03-1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그래도 넘 무서울까봐,,,ㅠ
마이클 무어의 작품이라 욕심은 나건만,,,
메피님 말씀에 힘입어 용기를 (4월까지)내도록 노력할께용~.

마냐 2008-03-1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미국 있을때, 우리 영어클래스 선생이...이른바 비정규직. 보험 없다고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다리 다쳤다고 한달 절룩거리면서...약먹고 버티대요. --; 그때 제 아들 이빨 두개 치료하는게 견적 90만원 나왔어요. 하나만 50만원인가 주고 하고...나머진 버텨서 한국 와서 했죠..

Mephistopheles 2008-03-1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 그래도 외면해선 안될 진실이 가득가득 들어있습니다.^^
마냐님 // 재미있는 나라에요. 특히나 정치인들에게 로비가 공공연한 암묵적 합법인 나라인 것 같기도 하고요. 언젠가 MB씨가 "로비도 공개적 합법이다."와 비슷한 주장을 펼친 것이 기억납니다. 의료보험 민영화요..? 불을 보듯 뻔한 결과에요..이번 정부의 마인드를 보면.

비로그인 2008-03-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에서는 질병통계를 내보면 감기환자가 거의 없답니다..
진료예약을 하고 기다리면 일주일..
그동안 감기는 저절로 낫는답니다.
영국의료보험체계는 그만큼 훌륭하지요.
감기를 질환목록에서 퇴치한 나라입니다. 하하

에피소드 한가지.
수년전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수상 부인이 런던에서 뇌졸중이 발병하셨는데..
리콴유 수상께서 블레어 총리께 청탁하여 특별기를 동원하여
급히 싱가포르로 귀국한 사건이 있었지요.
자국에서 부인을 치료하기위해..
대부분의 의사들이 국가로 부터 월급을 받고 근무하는
사회주의 스타일의 의료보험의 폐해를 영국의료보험체계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답니다.


Mephistopheles 2008-03-14 10:27   좋아요 0 | URL
다큐 한 편으로 그 나라의 의료제도의 폐해와 장단점을 모두 보여줬다고 말할 순 없겠지요 한사님. 그리고 이 다큐는 의료계에 종사하는 의사들을 비판하진 않습니다. 방치와 리베이션에 집착하는 정부관료와 수익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험가입자의 꼬뚜리를 잡아 보험료 지급을 차단하고 수익을 증진하는 보험사의 폐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 스타일을 우려하는 미정부의 이야기 또한 나옵니다. 단지 감독이 감독인지라 어마어마하나 매카시즘으로 묘사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이 다큐의 주요 기둥은 감독의 조국 그러니까 미국의 의료체계를 비판하는 내용이였습니다. 팍스아메리카 세계의 수호신 자칭 초일류강대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자국민의 의료정책에 비효율적으로 대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정부가 개정을 진행할려고 하는 의료보험제도가 미국의 그것과 여러가지로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리콴유 수상의 에피소드요.? 우리나라에 오는 미국정계인사들은 행여 몸에 약간의 이상이 있다면 비교적 훌륭한 시설을 갖춘 미 8군의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보고 싶은데요. 현대 회장가가 삼성병원이 아닌 아산병원을 이용하는 것과 삼성로얄패밀리들이 삼성의료원 이용하는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진 않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사님이 말씀해주신 단점을 안고 있는 영국의료보험체계이지만 미국의 체계보다는 나아보였답니다. 단지 다큐에서 보여주는 한계에서만요^^
무뇌아가 아닌 이상 현 정부가 스스로 발목잡는 짓을 안하리라 보고 싶습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슬로건을 내걸은 정부입니다. 돌려 말하면 적자생존, 약육강식과 같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체제에서의 민영화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 나라의 정책이라는 것은 50%의 가능성만 가지고 실천하기에 리스크가 꽤 높고 부작용 또한 치명적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대통령은 서울시장때부터 도통 차분한 검토와 시간을 불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혹자는 과감한 결단력이라고 칭송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헥헥...답글을 너무 길게 썼더니 기력이 없습니다..헥헥.

비로그인 2008-03-1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일있으시면 좀 보내주세요...는 페이크고 알아서 보겠습니다. 마이클 무어가 문제를 제시하는 방식이 다소 극단적이긴 해도, 민간 의료보험은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르니 긴장하고 받아들여야겠죠. 시장에 맡기면 효율적이 되나요? 시장에 완전경쟁시장이 존재하는게 극히 힘들다는게 경제학 개론만 읽어봐도 알텐데 말이죠. 물론 정부에서 지금 하는제도도 불만이 있을 순 있겠죠. 복지정책의 철학과 방향이 어떤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쪽으로는 24시간 학원 편의점이 생긴다니...뭐 제대로 불을 지르시네요. 이제 학교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대놓고 자겠군요. 학교는 이제 낮에 자는 수면실이 될듯...

Mephistopheles 2008-03-15 00:39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경제 시장이 그리 청렴하며 결백하진 않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료보험제도는 어쩌면 유영철에게 대통령 직인이 찍힌 살인면허를 발부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을지도 몰라요. 아 페이크는 하셨지만 완벽하게 간파하였습니다. 주소 남기시면 보내드리도록 하지요.^^

2008-03-16 0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길을 걷다 건장한 흑인 남자(대략 위의 이미지처럼 생겨먹었다.)가 그것도 머리는 백구로 밀어버리고 시커먼 선글라스에 가죽으로 된 롱코트를 입고서 “빨간 알약 줄까? 파란 알약 줄까?”란 질문을 양 손에 그 색깔의 알약을 하나씩 들고 선택을 강요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1. I Can't speak to english
2. 파란 알약
3. 빨간 알약
4. 주사는 없나요. 그게 뿅 가는데..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매트릭스의 오마주라고 우기고 싶은 위의 상황은 인생의 갈림길에 선 네오에게 선택의 순간에 쓰인 장면 중에 하나이다. 영화에서는 빨간 알약을 챙겨먹은 네오는 결국 매트릭스라는 전 방위 가상공간을 빠져나오게 된다. 만약 파란 알약을 선택했다면 이 영화는 3편까지 가는 수고스러움을 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묵시록적인 세계관을 가진 이 영화에서 가상현실은 이분법적인 세계가 적용된다. 둘 중 하나의 선택. 가짜일지라도 통제가 존재하는 현실 같은 가상 속의 공간. 그리고 기계에 점령당해버린 피폐해진 인류투쟁의 현장이 돼버린 시온이라는 인류공동체. 총 3편의 시리즈를 보고 나면 감독(들)의 천재성에 놀라게 되고 그 복잡한 세계관 때문에 공부 하는 맘으로 영화감상을 하게 된다.

매트릭스 시리즈보다 조금은 완곡한 표현, 어쩌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꿈”이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사토시 곤” 감독은 파프리카의 세계를 이끌어 간다. 영화 속 세계는 가상현실이 아닌 인간의 꿈을 바탕으로 깔고 이야기는 진행되어진다.

파프리카 (Paprika, 2006)
감독 : 곤 사토시


현실 속의 본질과는 다른 꿈속에서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아츠코나 정신이 성장하지 않은 비대한 천재 어른아이 고사쿠, 과거의 트라우마를 악몽으로 마주치는 토시오 형사를 비롯해 모든 등장인물들은 “꿈”이라는 개념의 속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양을 보여준다. 그것이 인간의 꿈을 지배하려는 어떤 인물(보수적 자본가로 묘사)의 난입으로 인해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가상공간 꿈을 극복하는 모습으로 진행되어진다.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두 명의 인물이지만 사실은 동일인물.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 읽고 또 읽고 머릿속에 각인 시킨 상태에서 이 애니메이션을 봤다면 이것저것 할 말이 참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프로이드나 융의 견해 없이도 이 애니메이션은 가볍지만 진지하게 유쾌하지만 심각하게 “꿈” 이라는 영역을 표현하고 있다.

이참에 “꿈의 해석” 이나 다시 읽어 볼까나?

    

 

 

 

뱀꼬리1 :
"하나 인형을 줄줄이 세우고 개구리가 연주하는 북, 피리소리에 맞추어 회수중인 타지 않는 쓰레기를 내뿜는 모습이 가장 압권. 이건 완전 CG야. 총천연색의 청춘 그라피티와 일억 명이나 되는 소시민들을 내가 용납 못하는 건 오세아니아에선 상식이라구. 푸른 하늘을 향해 개선하라 현란한 색종이들이 신사문을 지나고 우체통과 냉장고가 선봉을 맡아라. 유통기한이나 신경 쓰는 작자는 얼룩으로 사라져 가는 꽃가마를 막지 못하리. 똑똑히 보아라. 삼각자의 망원들의 간장을 이 제전이야 말로 우리 초등학교 3학년이 정한 멀리 보이는 망원 카메라 행진하라. 행진하라. 내가 바로 임금님이다"



- 영화 “파프리카”에서 첫 번째로 꿈의 지배를 받게 되는 연구소장의 이해하기 불가능한 이 대사는 결국 꿈속에서 실현된다.그리고 현실로 배출된다.-

뱀꼬리2 :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을 주의 깊게 읽어봤다면 아마도 재미는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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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3-1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Mephistopheles 2008-03-12 13:51   좋아요 0 | URL
호오..

비로그인 2008-03-1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츠이의 파프리카는 다 읽었으니 이제 콘 사토시의 파프리카를 읽어볼까요?

Mephistopheles 2008-03-12 13:52   좋아요 0 | URL
전 책보단 애니를 먼저 만났어요. 기회되면 책도 한 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해적오리 2008-03-1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프리카 잼나게 봤어요.
제가 꿈을 적거든요. 나중에 제 꿈을 정리하면 엄청난 환타지 소설이 나올지도 몰라요.
그래선가 유독 끌리는 이야기더군요.
좀 있다 꿈꾸러 잘꺼에요. 자기 전엔 꿈에게 인사도 해요~ ^^

Mephistopheles 2008-03-12 13:52   좋아요 0 | URL
근데 그게...개연성이 없으면..일장춘몽 도로아미타불..아닌감유.?

산사춘 2008-03-12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방위적 취향... 슬며시 기대서(무겁겠다) 훔쳐디벼 봅니다.

Mephistopheles 2008-03-12 13:53   좋아요 0 | URL
맘껏 기대서 당당하게 보세용 산사춘님이라면 언제나 환영!! (플랭카드 막 걸고 축포 막 쏘고 고기 막 구우면서.)

푸른하늘-텡그리 2009-02-0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트릭스에서 꿈의 해석으로 Jump.
가상의 세계와 꿈의 세계는 구분이 되지 않는 영역인가요?
아니면 꿈에서부터 시작하는 허구를 현실로 착각하게 하는 일들이 발생하나요?

궁금하네요...
 

1.
스릴러를 표방하는 영화는 치밀해야만 한다. 살짝이라도 핀트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극의 흐름은 신발 속의 모래 한 알처럼 불편하고 거북스럽게 변질 돼버리는 경우로 전락하곤 하니까. “판의 미로”에서 비참한 현실과 결코 밝지 않은 판타지를 교묘하게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여줬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번엔 제작자의 이름을 걸고 또 한편의 영화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처음 언급했던 치밀함을 내포하고 말이다.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 (El Orfanato, 2007)

영화 내내 결코 맑게 보이지 않는 하늘, 그리고 과거 고아원의 명패를 달고 있었던 암울한 분위기의 건물, 주변 해안에 위치한 은밀한 동굴, 그리고 더 이상 빛을 밝히지 않는 등대. 영화 속 등장하는 모든 배경은 어쩌면 이 영화의 결말을 미리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정형화된 시각적 배경 속에 간간히 터지는 청각적 이미지는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들고 놀라게 만들며, 그리고 탄식하게 만드는 능력을 부여받는다.

스스로 피터 팬을 추구하는 아들과 이젠 더 이상 네버랜드에 갈 수 없는 나이 먹은 웬디처럼 되버린 엄마. 남겨진 자의 슬픔을 간직하게 된 아빠의 모습은 진하디 진한 블랙커피마냥 쓴맛을 잔뜩 머금게 만든다.



2.
똑같은 영화를 같이 보더라도 느끼는 감정은 사람에 따라 틀릴 수밖에 없다.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가 타인에게 똑같이 재미있으라는 보장은 결코 없다. 이 영화 역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영화평을 보면 극과 극을 달린다. 혹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결코 권하고 싶지 않는 영화로 분류한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자신과 영화에 대한 감상이 틀린 타인을 수입사 알바로 폄하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기도 한다. 하지만 “판의 미로”를 마음 한켠에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영화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권할 만하다. 그리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그 절절함은 더 깊게 다가올 듯싶다.

권하고 싶은 이 : 판의 미로는 정말 좋았다는 분. 자식을 키우는 부모.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이 : 판의 미로가 그리 좋지 않았던 분. 영화 속 제 3세계 언어에 울렁증이 있으신 분. 깜짝깜짝 놀래키는 영화 질색팔색 하시는 분.


뱀꼬리 :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더 절실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영화. 미혼의 처녀. 총각들에게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감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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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3-11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요, 몰라. 오늘은 아직까지 참고 있었는데, 왜 커피 얘기를 하시는 거에욧!!!

Mephistopheles 2008-03-11 09:53   좋아요 0 | URL
이히..설탕 항개도 안들어간 사약같은 커피여요..^^

다락방 2008-04-0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판의 미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는 소녀와 그 뒤를 이어지는 땅 속 장면이 말이죠.

뭐야, 결국 죽는거잖아, 했는데

어느 기사에선가 그러더군요. 그 장면을 보고 아, 드디어 공주로 새로 태어났구나, 행복을 찾았구나, 라고 생각했다면 순수한거고 결국 죽었구나, 라고 생각하면 순수함을 잃은 어른인거라고. 네, 저는 순수함을 잃은 어른이었어요.
 



이미지를 살짜쿵 눌러보면 크게 팡 떠버리요

눈에 띄는 영화는 역시나 EBS의 영화들이 대세다.

스쿠프 (Scoop, 2006)
감독 : 우디 알렌


먼저 토요일 저녁 11시에 편성된 영화는 다른 것 다 필요없고 "우디 알렌"
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제 값을 하고도 남을 영화다. 거기다가 엑스맨의 울버린
으로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휴 잭맨과 알게 모르게 요즘 우디 알렌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의 캐스팅은 볼거리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줄리아 (Julia, 1977)
감독 : 프레드 진네만


그리고 일요일 오후 2시는 여성판 버디무비의 분위기를 띄고 있다.
시청한 영화는 아니지만  EBS의 홈페이지에선 명작이라는 극찬이 하늘을 찌르
고 있다. 제인폰다와 메릴 스트립이라는 이 거대한 여배우 투톱은 예사롭지
않으며 실존인물인 "릴리언 헬먼"의 자서전적인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혹적이다. 제 아무리 P2P 어둠의 경로가 발달되었다 치더라도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나 동영상파일로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봐주는 것이
어쩌면 남는 장사일지도 모른다.

 

헬먼 [Lillian Hellman, 1905.6.20~1984.6.30]

뉴올리언스 출생. 뉴욕대학과 컬럼비아대학에서 배웠다. 부유한 집 소녀와 그 조모의 이상성(異常性)을 추구한 《어린이들의 시간》(1934)을 비롯하여, 《다가올 나날》(1936) 《새끼 여우들》(1939) 등에서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라인의 수비》(1941)에서는 나치즘과의 싸움을 묘사하였다.

숲의 다른 곳》(1946)은 《새끼 여우들》의 속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구성과 정확한 성격묘사로 알려졌으며, 체호프류(流)의 《가을 동산》(1951)에서는 그것이 더욱 원숙해졌다. 《다락방의 장난감》(1960)은 손윗누이들과 남동생의 이상심리(異常心理)를 묘사한 것이다. 그 밖에 아누이의 《종달새》(1955) 등 번역 ·번안 ·각색, 자작의 시나리오화(化)도 많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원전은 ⓒ 두산백과사전 EnCyber & EnCyber.com>


이대근, 이댁은 (2007)
감독 : 심광진

한국 애로영화의 한 획을 그으신 이대근 선생의 최신작.
우리는 그를 변강쇠 혹은 가루지기, 웃통을 벗고 장작을 패며 "나 자신있어!"를
외치는 자양강장제 선전이나, 선정적인 그의 대표 대사 " 빨리 벗어!" 혹은 땀으로
번들거리는 상체를 벗어 재끼고 "마님!"을 연발하는 대사만을 기억하지만 말자는
취지에서 이 영화는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맹부삼천지교 (맹父삼천지교, 2004)
감독 :  김지영


조재현이라는 배우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 크지 않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스펙트럼에 환호하고, 그의 변신과 함께 기복이 없는 연기를 찬양한다.
물론 이 배우가 과거 김기덕표 영화에 나왔을 때 보단 다소 통속적이고 상업적인
영화에 출연하면서 빛이 바래졌다거나 옛날 같진 않다. 라는 이야기도 자주 들리
곤 한다. 하지만 말이다. 조재현이라는 배우도 사람이다.
언제나 이슬만 먹고 연기를 하기엔 세상은 순수하지 않다.
그냥 오랫동안 내가 호호 장년의 나이에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계속 꾸준하게
만나고 싶을 뿐이다. 그가 누구처럼 백 몇억의 재산의 자부심이나 권력의 설탕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 않는 한.

크래쉬 (Crash, 2004)
감독 : 폴 해기스


한 번 공중파에서 방영했던 기억이 있는 크레쉬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사실 이건 개뻥이다. 우리도 섞일만큼 섞였다.)이 아닌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인종차별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영화. 결코 즐겁지 않은 영화이지만, 영화를 보며 무언가를 느끼는데는
이만한 영화도 없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차별도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금상첨화.
이 영화는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속 비릿하고 처참한 현실은
미안하게도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조금 긴 뱀꼬리1:
요즘 TV 공중파의 편성으로 보면 국산영화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미 오래 전 부터 이런 편성이 고정되긴 하였지만 방송국이 설마 "국산품애용"을
이유로 이런 편성이 된다고는 절대 볼 수 없는게 사실이다.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
지만 당근 말밥 "싸니까" 라고 생각된다. 일예로 저번 주 편성된 "밀양"의 경우도
그러하겠다. 밀양이라는 영화는 그냥 국산영화라는 인식이 아닌 칸느 영화제
여우 주연상이라는 어마어마한 간판만을 생각한다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영화는
결코 아닌데 말이다. 어찌되었던 이런 저런 이유로 좋은 영화를 저렴하게 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만고땡이겠다.


조금 긴 뱀꼬리2:
한국 영화판이 총체적 위기라고 한다. 기업체에나 존재하는 구조조정도 있을 예정
이라고 한다. 한국 영화의 중흥을 바라고 기원하지만, 전례에 남겼 듯 거대 기업
자본의 한탕주의나 이윤의 불평균적인 분배, 배우들의 터무니없는 고액 개런티같은
악습만큼은 정화되고 개선되어지길 바랄 뿐이다.

ex) "중천" 이라는 영화는 왜 한국영화가 총체적 위기상태에 직면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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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3-0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디 앨런 감독의 매치포인트를 보고 간이 콩알만 해졌더랬어요...
씁쓸하고 가슴이 퍽퍽해지는 게 아니라 서늘했어요. -_-
스쿠프는 궁금해지는 영화네요. ^^

다락방 2008-03-07 14:11   좋아요 0 | URL
아, 매치포인트 좋았죠. 서늘한 영화였어요. 그런데 그야말로 현실이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

Mephistopheles 2008-03-07 23:47   좋아요 0 | URL
저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과거의 우디알렌 영환 많이 봤지만 그의 근작은 거의 안봤어요.^^ 우디 알렌이 어디 가진 않겠지만 슬쩍 지켜봤을 땐 분위기가 약간은 틀려보이는 듯 했어요.

무스탕 2008-03-0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쿠프는 우리나라 스포츠카 초기 제품의 이름...
으로 더 기억에 남아있어요. 못 본 영화인데.. 보고싶은데 과연 가능할런지..

Mephistopheles 2008-03-07 23:48   좋아요 0 | URL
아 스쿠프..요즘도 길에서 가끔씩 마주칩니다.^^ 그때만해도 대단했죠..

비로그인 2008-03-07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천영화는 태그로 보여주시는 센스
스쿠프에 주목해보겠습니당

Mephistopheles 2008-03-07 23:48   좋아요 1 | URL
혹시나 몰라 아예 빨간칠도 해버렸습니다.^^

nada 2008-03-07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치포인트에 나왔던 그 멀끔하게 잘생긴 마이어스 씨가 나오는 <튜더스>도 EBS에서 해주더라구요. 헨리8세가 과연 그렇게 섹시했을까요? ㅎㅎ

Mephistopheles 2008-03-07 23:49   좋아요 1 | URL
제가 헨리8세의 전신 초상화라는 그림을 봤는데요..마이어스씨와는 엄청난 괴리감을 보여주더군요. 차라리 맥가이버에 나왔던 손튼국장에게 수염기르게 하는 편이 더 헨리8세 다울 꺼에요.
 

어렸을 때, 철없던 시절 많이도 받아 본 질문은 아마도 “커서 뭐가 되고 싶니?” 혹은 장래희망에 대한 것들이었다. 집에서 가족들에게 혹은 친척들, 학교에선 수업시간까지 할애하면서 글짓기 형태 혹은 발표의 형태로 수도 없이 여러 차례 자신의 장래에 대한 견해를 강요당해왔었다.

그 종류도 가지가지였다. 누구는 대통령, 누군 장군, 여자들은 미스코리아까지 나왔었다. 철  모르는 시절 단순히 동경의 대상을 맹목적으로 지껄인 것일 수도 있었을 테고 그걸 듣는 어른들 혹은 선생님들은 겉으로는 어린애들의 그 순진한 마음에 감히 상처를 줄 대꾸는 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속으론 현실감각이 떨어진 환상적인 그 장래희망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을 비추어 회색빛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 장래희망은 “과학자”였었다. 어느 분야라는 구체적인 것까지는 무리였고 그냥 하얀 가운을 입고 보글보글 김이 올라오는 시험관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이 근사하게 보여서 동경하곤 했었나 보다. 물론 지금이야 배 굷기 딱 좋은 직종이라는 오명으로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천대받는 직종이긴 하지만 서도... (현재 청소년기 후반기의 장래희망대로 건축공돌이다.)

앞에서 주절주절 어린 시절 꿈과 장래희망을 지껄인 이유는 이런 유년시절의 조각을 떠오르게 해준 영화 한 편을 봤기 때문이다.



애스트로넛 파머 (The Astronaut Farmer, 2007)
주연 : 빌리 밥 손튼


철없는 늙은 어린이로 보이기도 하며 무모하게 혹은 이기적으로도 보이기까지 하는 영화 속 주인공의 직업은 표면적으론 “농부” 다. 애가 셋이나 딸리고 그리 넉넉지 못한 형편에 아버지가 물려준 농장을 겨우겨우 굴리는 수준의 무능함까지 겸비하고 있다. 언제나 그의 눈빛은 공허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에 시선을 주는 느낌까지 든다. 이 정도라면 분명 가족들에게 무시를 당하며 가장취급을 못 받는 것이 현실일 텐데 영화 속 그의 가족들은 지나치리만큼 화목하다. 창고에 비행기 폐기 부품들을 모아 지구궤도 순환 로켓을 만들어도 가족들의 신뢰는 여전하다.

여느 가정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 속 비현실적인 가정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로켓을 만드느라 써버린 돈으로 인해 집은 저당 잡히고 발사를 위해 주문한 엄청난 양의 연료로 인해 FBI의 감시, 황당한 로켓발사로 NASA의 견제까지 받게 된다.

한 번의 실패로 다시 뭉쳐진 가족들의 단합으로 두 번째 발사에서 주인공 “파머”는 꿈에도 그리던 “우주비행사”를 실체화한다.

영화의 기본 줄거리와 장르를 말하고자 한다면 이것 SF를 위장한 고밀도 가족영화라고 칭할 수 있다. 그리고 인생의 중반부에서 소멸돼버리고 지워진 꿈을 되살리는 어떤 남자의 분투기 정도로 봐도 무방하게 느껴진다. 영화가 유치하게도 혹은 지나치게 이상적으로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을 꾸지 않는 자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라는 다소 실천하기 어려운 확실한 진리만큼은 깊게 패일 정도의 감상은 남게 된다.



로켓 이름 한번 근~~사하다~!

어쩌면 난 지나친 이상주의 혹은 감상주의자일지도 모르겠다. 파머의 이 황당한 로켓이 지구궤도를 벗어날 때 눈물이 찔끔 났으니까. 그게 영화 속 파머의 꿈이던 이미 바래져 흔적조차 없어졌을지도 모를 나의 또 다른 꿈 한 조각을 기억해냈기 때문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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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3-0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좋은 영화를 멋지게 소개해주시는 님 감사합니다

Mephistopheles 2008-03-07 02:32   좋아요 0 | URL
영화는 좋은데 소개는 항개도 안멋지다죠...^^

세실 2008-03-06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꿈은 스튜어디스~~ 였답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08-03-07 02:32   좋아요 0 | URL
음..세실님 정도의 미모라면...통했을 껍니다.

웽스북스 2008-03-07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세실님 저두요. 초등학교 6학년 때 반년 정도 ㅋㅋㅋ
나머지 반년은 변호사였던 것 같구 ㅎㅎㅎ

메피님은 꿈을 이루셨군요!

Mephistopheles 2008-03-07 02:34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스튜디어스보다는 왠지 변호사가 엄청 잘 어울릴 것 같아요..따박따박..법정에서 어쩌면 불패신화를 자랑하는 맹렬변호사가 되었을지도 몰라요..ㅋㅋ 꿈이야...이뤘다기 보단 그냥 현실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이 분야도 꿈이라는 영역과 현실의 영역이 엄청난 괴리감이 있는 직종이니까요..쩝

산사춘 2008-03-07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꿈이 없었시유. 써내라해서 많이 지어냈는데 기억도 안나유.
엇, 생각해보니 잠깐 FBI가 되고 싶긴 했었네요.
세상물정 모를 때니까 봐주셔야 해요.
근데 저 로켓은 우유가 담겨있을 것 같은 미모여요. (고작 생각하는 게!)

Mephistopheles 2008-03-07 10:54   좋아요 0 | URL
FBI...좋죠..빵빵한 연봉에 안정적인 복지혜택까지...다분히 현실적이지만 사실인걸요.^^ 저기 저 로켓..ㅋㅋ 저 역시 딱 보고 옛날 농장 우유통 생각해부렸어요..ㅋ

비로그인 2008-03-0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꿈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는데 이게 지속적으로 유지가 필요한 것이죠.
...
꿈을 현실에서 만들어내기는 여러가지로 어려운 겁니다.-.-

Mephistopheles 2008-03-07 20:34   좋아요 0 | URL
최고급 승용차보다 더 고가의 유지비가 드는 종목이군요..돈만 드나요 몸바쳐 정신바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지요..^^

L.SHIN 2008-03-0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멋진데.

If we don't have our dreams, We have nothing.

전에는 아무 느낌 없던 단어와 문장들이 어느 순간 가슴에 들어올 때 그 단어는
살아있는 것이 된다....

난 꿈이 없었어요. 있는 척 했었죠.

Mephistopheles 2008-03-07 20:35   좋아요 0 | URL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아직 표면화 구체화 되지 않은 것 뿐일 수도 있잖아요.

L.SHIN 2008-03-07 21:45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언젠가 '이게 내 꿈이야' 라고 말한다면 정말 기쁠거 같아요.
늘 부러웠거든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웃는 사람들이.

Mephistopheles 2008-03-07 23:43   좋아요 0 | URL
근데 그 꿈이라는 것이 또 공상과 허풍의 경계와 밀접하게 붙어있어서요..^^남의 꿈을 들을 땐 주의깊게 들어야 할지도 몰라요.^^

L.SHIN 2008-03-08 13:02   좋아요 0 | URL
엉뚱하거나 파격적이거나

프레이야 2008-03-0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도 꿈이 없어요. 그런데 작은딸은 꿈이 4가지 정도에요.
그게 신기해요. 메피님의, 지구궤도를 벗어나 날아가버린 꿈(또다른 꿈)
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요^^

Mephistopheles 2008-03-07 20:36   좋아요 0 | URL
혹시 어린시절 이후 여러 경험으로 인해 망각의 수순을 밟은 건 아니였을까요. 제 잃어버린 꿈이요. 그냥 평범하게 악기 하나 들고 무대에 오르는 꿈 정도..?? ^^

2008-03-07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7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