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71027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어제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의 내용 여자의 적은 여자에 대한 의견을 올리려다 바빠서 올리지 못했다.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의 독후감에 책에 대한 별점이 높으면서도 중언부언이라는 평가가 있다. 내가 이 책에 비판을 가하는 것, 역시 예전에 내가 했던 말의 중언부언이다.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의 알라딘 서평

 

* ‘남여 차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에서

http://blog.aladin.co.kr/746579178/9661489

 

팔리아는 페미니즘이 현대 과학과 생물학의 성과를 부정하는 행태를 비판한다. 이것은 오히려 페미니즘을 뒷걸음치고 고리타분하게 만드는 것이며 페미니즘은 현대 과학과 생물학이 내놓은 남여 차이에 대한 결과와 성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새롭게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필요하다면 자연의 힘을 거슬러야겠지만 자연의 힘과 자연자체를 부정할수 없다는 팔리아의 말은 과학이 보여주는 성의 물질적 정신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현대사회에 있어 그것이 차별로 작용하는 것은 배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잘 드러내는 말인 것 같다.

 

라는 글을 읽었다. 결국 지동설이 천동설을 대체하는 것처럼 페미니즘도 자리를 잡아 갈 것으로 기대한다.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몇 분에게 진화심리학 책을 소개했었는데, 독후감을 보면, 진화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라 편견이라고 한다. 기대는 하지만 희망적이지는 않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사이코패스 장경철 (최민식)을 상대하는 김수현 (이병헌)이 점차 소시오패스처럼 변해간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자신이 이 과정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일 네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도 네 안으로 들어가 너를 들여다 본다.

 

이 글을 쓰고 공개하는 이유는 최소한 20171231일까지 (떠벌이 효과에 의지해서)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에 관해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 않으려는 내 의지의 확인이다. 아마 알라딘에는 부조리한 페미니즘 글이 계속 올라올 것이다. (여기서 부조리는 비윤리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뜻한다.)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가 괴물은 아니지만, 어찌하였든 날카로움은 내 자신에게도 해로울 수 있다.

 

뱀발)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독서 중 -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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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0-27 14: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이곳에서 댓글로 언급했듯이 진화심리학을 여성 차별을 정당하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전문가, 진화심리학을 왜곡하는 페미니스트는 비판받아야 합니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각각 자신들이 지지하는 학문까지 죽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립간 2017-10-27 14:16   좋아요 1 | URL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저는 진화심리학을 통해 여성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인상을 받은 사건의 기억이 없어서.

제가 받은 인상은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을 부정함으로써 양성 평등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놓아두고 막다른 틀린 길에서 헤메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feminist이건 misogyny이건 간에 제가 지지하는 가치관은 bell hooks, Camille Paglia입니다.
 

 

* 讀書記錄 171025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191 실제로 남녀가 부담하는 결혼 비용은 남자 쪽이 훨씬 더 많다.

 

p192 하지만 남자들의 피해의식과는 달리 남자 집에서 전적으로 집을 마련하는 일은 생각처럼 많지 않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다. p191에서 언급한 남자의 결혼 비용에 대부분은 주거비로 분류된다. 그런데 꼭 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의 결혼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 문제없다는 식의 판단이다. 타당한가?

 

헬조선 '한 평 괴담'소득 절반 집세로 날린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72749

 

2012, 서민 경제 진단 3-허니문푸어, 빚과 결혼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nJ4_6pa15aY

 

동영상( 그것도 2012년에 방영된 방송)에 따르면

남자의 결혼 비용은 8,087만원, 여자의 결혼 비용은 2,936만원이라고 한다.(동영상 633) 그리고 신혼집 마련에 드는 비용이 남자 평균 6,465만원, 여자 512만원 이라고 한다. (동영상 646) 여성에 비해 결혼비용 2.75, 주거비 12.6배를 남자가 감당한다.

 

방송에 출현한 남자 분은 (337) 이렇게 말한다. ; 결혼식이 늦어진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아무래도 제가 준비가 좀 덜 된 거고 남장에게 (결혼) 준비라는 건 경제적인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남자가 집을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의 경제 부담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여자가 만약 결혼 비용을 약 3천만 원을 결혼 전 준비하고 남자 결혼 비용 8천만 원은 오롯하게 빚을 내어 준비했다면 이 책의 주장은 맞다. (이 빚은 남녀가 함께 갚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경험은 그렇지 않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결혼 할 때, 남자( 또는 남자 측 가족)의 경제 부담과 여자( 또는 여자 측 가족)의 경제 부담 중 어느 쪽이 크냐고.

 

이 책의 앞에서 왜 한국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피해의식을 가지냐고 하는데, 나는 남성들이 이런 사회인식 그리고 이런 인식에 동조하는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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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10-25 1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좀 끔찍했다.

겨울호랑이 2017-10-25 14: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가 주택이든 전세든, 주거 문제에 대해 남자들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립간 2017-10-25 14:53   좋아요 5 | URL
방송에서 (직업적인 페미니스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여성 분이 ‘우리나라 남성은 참으로 불쌍합니다.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지려 합니다. 여성과 아내와 나누세요. 남녀 불평등 문제도 남성 혼자 짊어지려는 데서 발생합니다.‘라는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여성이 과연 남자의 짐을 나눌 준비가 되었나 의심스럽습니다. 여성의 군복무를 논의하는 것에 대한 반발, 그리고 연애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반발한 것이,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10-25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책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통계자료 없이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박의 여지를 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마립간 2017-10-26 07:49   좋아요 1 | URL
서민 교수님이나 저나 모두 통계 자료가 빈약합니다. 단지 대중매체에 공개된 자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 글 본문에도 있지만, 여자는 저축을 통해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남자는 빚을 내서 결혼을 하거나,
여자의 결혼 비용이 20만원, 남자의 결혼 비용이 100만 정도로 (집값 2~3억보다 훨씬 적은) 절대 값이 낮거나 한다면 서민 교수님의 주장이 맞습니다.

과연 현실이 그럴까요?

만화애니비평 2017-10-25 17: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004년 서민 교수님, 예전에 박근혜가 여자라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신문기사에 투고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나. 그런 사고방식과 그런 과거에 대한 문제를 반성과 고찰없이 일방적으로 책을 썼다면,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만든 강준만 교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 겁니다

마립간 2017-10-26 07:53   좋아요 2 | URL
서민 교수님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사실을 몰랐지만, 저는 역시 이것에 대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지지하지 않았지만, 17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시장보수-수구주의보다 이념보수-수구주의가 덜 해로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서민 교수님의 페미니즘에 대해 말씀드리면, 남녀 불평등 사회의 피해자 여성의 입장에 몰입하다 보니, 논리 체계를 잃어버리신 듯 합니다.

책한엄마 2017-10-27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글 차분히 읽어보면 어쩌면 정통 성평등주의자란 생각이 들어요.성평등이 페미니즘 가치라면 마립간님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7-10-27 19:29   좋아요 2 | URL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성평등주의자, 페미니스트, misogyny(여성 혐오자) 등 무엇으로 부르던, (알라딘을 포함하여) 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분들이 제 방법과 그 방법의 기초가 된 이론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알라딘에 글을 올렸던 것은 몇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미래의 양성 평등 사회의 구성원이 될 자신들의 아들들과 딸들을 키울 때,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기대때문입니다. 제 딸과 꿀꿀이 님의 딸이 사회 활동을할 때에는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겠지죠.

꿀꿀이 님을 포함한 여성 알라딘의 격려(좋아요)에는 저 자신도 조금 놀랐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 讀書記錄 171024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93 왜 남성들은 배려가 없을까/p97 남성들을 대상으로 배려를 가르치자

 

상대방의 배려는 사회적으로 예의로 나타난다. 지하철에서 쩍벌남은 예의가 없는 것이다. 화장실을 볼 때, 여자 화장실이 부족이 구조적이듯, 버스 좌석이 좁은 것은 분명히 구조적 문제도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아들에게 남을 배려하도록 가르친다면 미래의 사회는 나아지겠지만, 이 경우 여성은 여성의 입장이 되기보다 엄마의 입장에 선다.

 

* 팔씨름

8일전 (16) 아이는 엄마에게 학교 체육 대회에서 여자 팔씨름 반대표로 뽑혔다고 자랑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예전의 SBS 호기심 천국의 방송을 떠올렸다.

 

케이플 다운이라는 운동기구를 남자 여러 명이 각각 시행했을 때의 그 무게의 총합이 여러 명 함께 시행했을 때보다 높다. 그 이유는 혼자 그 운동을 했을 때 보다 자신의 근력이 강하다는 것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최선의 노력을 한다.

 

반면 같은 운동을 여자가 했을 때, 여자 각각 시행했을 때의 무게의 총합이, 함께 했을 때보다 적다. 여자의 경우는 자신의 근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으로 표출하기 위해 혼자 그 운동을 했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그 방송을 보고 생각한 것은 ; 내가 나중에 딸의 아버지가 된다면 여자의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자랑이 아니며, 근력이 강한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것임을 꼭 인식시키고 싶었다.

 

결과는 4, 결승 진출 실패. 3-4위 결정전은 없음. ; 요즘 여자 아이들은 근력을 쓰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 아이는 어른의 배려를 받아야 한다. 장애인은 정상인의 배려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여성은 남성의 배려를 받아야만 할까?

 

지금은 활동을 하지 않은 여성 알라디너T에게 여성은 남성에게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라고 (댓글로) 말했더니, 자신의 주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당시에 알라디너T 님은 민우회 활동을 하였고, 그 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댓글에서 받은 이미지가 마치 입가 미소를 띤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연상되었다. 얼마나 멋있는 여성들인가!

 

여성은 남성의 배려를 받아야만 하는 존재일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 남자가 여성에게 배려를 받아야할 상황은 무엇일까?

 

뱀발) 여성미를 방출하려면 자존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여요./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분명한 증거는 (남자와) 함께 있을 때 변해가는 내 모습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 ; 곽정은 (마녀사냥 방송에서)

 

여성이 여자는 남자에게 배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 남녀의 동등한 능력을 주장하는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다. 여성이 여자는 남자에게 배려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 실질적 평등을 주장하는 문화주의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의 다양성이다. 남성이 여자는 남자에게 배려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 가부장적 남자( misogyny). 남성이 여자는 남장에게 배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 기계적 평등을 주장하는 misog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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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71023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116 여자의 NoNo.

 

내 주위에서 나만큼 여성의 ‘No’‘No’로 인정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 여자가 가라고 하면 나는 갔고, 배웅이 필요 없다고 하면 배웅을 하지 않았고, 선물이 필요 없다고 하면 선물을 하지 않았다. 이런 나의 에피소드를 들은 어느 여성분은 나를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른 여성분은 심지어 나를 비난한 사람도 있다.

 

1970대에 속담에는 ‘No라고 말하는 외교관은 외교관이 아니며, Yes라고 말하는 숙녀는 숙녀가 아니다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시대 한계를 가진 상식은 변하고 지금은 별로 공감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과거의 유산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케이블 방송 tvN어쩌다 어른’ (EP.56 161027방송) 김창옥 강연에서 나온 내용이다. (내용을 요약한다.) 김창옥의 여자대학 경험을 근거로 했다고 설명한다.

 

김창옥 ; 맞으면 여성분들이 맞다고 해주세요.”

 

여성분들은 살찌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살쪘다고 느끼면서 너무 살을 빼고 싶어 한다. 그리고 살을 안 빼요.” (자막 ; 공감백배,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르다는 ... )

 

쇼핑을 할 때, 여자 ; 오빠, 보라색이 어울려? 분홍색이 어울려?” 남자 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 그건 관심 없다는 뜻! (김창옥의 제언 ~ 이해하지 말고 암기했다가 발표하라.)

 

다퉜다. ; 여자가 오빠, , 가라고!” - 이 말의 뜻은 가지 말고 나를 잡아줘(. 또는 달래줘).” vs 남자 가도 돼?”, “네가 가라고 해서 간 거다!”

 

남자 네가 말을 해야 알지!” ; 여자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김창옥의 해설 ; 여성의 . Get away.’ 이 말은, ‘가지 말고 잡아.’라는 뜻.

 

착한 남자는 여자의 NoNo가 아니라고 오해하고, 나쁜 남자는 여자의 NoNo인 것을 알지만, 이를 악용한다.

 

김창옥 선생님, 서민 교수님, 그리고 여러 여성분들의 상의해서 여성의 ‘No가 명확하게 No라고 한다면 많은 남성들이 그리 생각할 것이지만, 현재 상황이 과연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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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71020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57 여성의 입을 틀어막는 남성들

 

* 독서기록 171018 여혐 여자가 뭘

http://blog.aladin.co.kr/maripkahn/9657941

 

징징거림이 약자 을의 방법이라면, 강자의 방법은 설명하기 (mansplain ; 여기서의 man은 남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상대의 말 가로채기며 상대의 입 틀어막기가 있다.

 

여자 대통령과 남자 장관, 어머니와 아들 ; 이들 관계에서 여성의 입을 틀어막는 남자가 있을까, 아니면 남성의 입을 틀어막는 여성이 있을까? 성별의 차이가 아니라 권력의 차이이나 성별에 따른 권력 비대칭이 있으므로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권력 관계는 군 문제를 언급할 때 다시 하자.)

 

그러나 권력 관계를 규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 입이 틀어 막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교회에서였다. 성경에 나온 에피소드들이 이해가 안 되었다. 대화 상대에게 물었다. 몇 가지 대답을 해 준 후, 내가 계속 질문을 하자 이렇게 내용의 답변을 해 준다. ; 신앙(종교?)는 이성으로 판단할 것 아니고 믿음(신앙?)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계속되는 질문은 결국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네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질문과 답변, 대화, 토론하자는 것은 지나치게 이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유한국당 지지자인 직장 상사와 THAAD(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나는 공대 출신 친구의 이야기를 빌어 THAAD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 상대는 ‘당신의 공대 친구들이 무기 전문가는 아니고.’라고 말을 끝었다. 중간에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은 내가 알고 있는 과학 지식은 사실 그다지 큰 의미는 없는 것이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을 사람이며,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사람이며, 나의 반론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한 비판처럼 포장하려 한다는 것이며, 결코 설복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자신에게 설복되어야 마땅한데, 내가 고집을 부린다고 한다.) 나는 그쯤에서 대화를 그만 두자고 했다.

 

마지막은 알라딘 서재였다. 페미니즘에 대한 이런 저런 의견을 댓글로 주고받는데, 나는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바에 있어 모순을 지적했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상대는 마지막에 가서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언어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말로써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세 가지 주제는 금기시 되는 주제이자, 자신은 견해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상대가 내 의견에 설득되지 않으면 상대를 강퍅하다고 판단하는 주제이다. 그리고 이성, 논리, 말의 한계를 내세우며 상대의 입을 틀어 막는다.

 

나는 수시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사람으로, 결코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을 사람으로, 내가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반론을 제시하면 토론과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내가 제시한 근거들은 그럴싸한 포장을 씌운 궤변으로 평가받고 비판받는다. 나의 대화 상대인 기독교인은, 자유 한국당 지지자는, 내게 절벽 같다고 한 페미니스트는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자신의 의견을 바꿀 마음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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