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비로그인 2003-12-16  

적과의 동침...해볼만 할것 같군요..
안녕하세요? 제 서재를 방문해 주셔서 먼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적"이라 함은 제가 워낙이나 수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기에...고등학교부터의 수학과 물리는 제게는 적이었고, 실제로 "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는 했었습니다. 물론, 수리적 의미에서의 어쩔수 없는 일방적인 교육인지라 마지못해 받아들여야만 했던 불행한 과거가 님의 서재를 둘러보며 수학과 물리에 대해 의식, 무의식적으로 외면했던 과거에 비해 이제는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한번쯤은 생각을 하며 동침을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자주 들러서 훔쳐보고 가겠습니다.
 
 
마립간 2003-12-1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애인과 동침이라...... 농담입니다.

저는 예능에 대해서 손방이지만, 미학의 근본적인 의문은 인간 이전에 아름다움을 정의할 수 있는가? - '세계의 교양을 읽다'에서 인간의 인식 이후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정의했더군요. 또 한 가지는 음악, 미술 등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근본적인 원리는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수학과 음악, 수학과 미술이라는 책에서 어느 정도 설명해 놓았다더군요. 원리를 안다고 해서 예능적인 창의력이 생기는 것은 물론 아니고요. 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라 생각합니다.(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예능에 있어서는 더욱더)
예능에 능력이 없고 능력이 없으니 관심도 적지만 그래도 국악 및 동양 미술은 서양의 것보다 조금 더 흥미가 있습니다.
 


가을산 2003-11-24  

그동안 생각해 봤는데요...
저도 과학 분야에 관심은 많지만, 문과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마립간님과 같은 정도로 과학과 특히 수학(공포의 대상 --;;)을 탐구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과학분야에 갖는 관심은 주로 'fact' 혹은 'truth'에 대한 궁금증과, 이러한 fact가 나와 인간관, 그리고 세계관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따라서 저의 관심과 한계는 수학적 계산 혹은 증명의 과정을 생략한, 개념을 따라가는 정도입니다.

전 대전에 살구요, 제가 말했던 그룹은 인의협입니다. 예상하시겠지만, 대체로 좀더 사회과학 쪽에 관심이 치중되어 있습니다. 스터디 모임 이름이 '머쥐모임'인데, 10명 안쪽이 모이구요, 그동안 사회적 이슈,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이슈, 포스트모더니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 왔습니다. 텍스트 리뷰를 간단히 한 후에 논의해보고픈 문제를 몇가지 정하고, 거기에 대해 brainstorming을 하는거지요. 주제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때도 있고, 처음 접하는 개념에 어려워할 때도 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같은 관심분야에 대해 토론할 그룹을 찾으시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꺼내긴 했는데, 마립간님의 관심 방향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 주춤했답니다.

좀더 과학 분야에 집중된 모임을 하나 만들어 보시지요?
마립간님의 서재 페이퍼에 게시판 하나 만드시면 저도 회원 할게요.
 
 
마립간 2003-11-25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졸업하기 직전에 홍창의 선생님의 짤막한 강의를 들은 적인 있었습니다. 그 분은 좋은 의사셨고, 우리들에게 좋은 의사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기대에 못 미치지만은 저의 친구들은 좋은 의사로 살고 있는 것을 보고 제가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분을 잊고 지냈었는데, 나중에 인도주의실천 의사 협의회에서 그 분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사실 인의협이 무엇을 하는 단체인 저는 잘 모릅니다. 저는 의사 생활이 아주 즐겁지 않고 생활만 되다면, 평생 대학생을 살고 싶습니다.

과학분야의 모임을 메디게이트에서 만들려고 했지만, 역시 의사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렵더군요. 음악이나 운동, 여행은 모르겠지만, 과학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고요. 개인적을 친분있는 사람과 수학과 과학이야기, 인문과 사회 과학이야기 등을 따로이 가집니다.

알라딘 마이 페이지에 의료에 관한 글을 올릴테니, 평가 좀 해 주십시오.
 


현미경과 책 2003-11-23  

이제야 인사드리는군요
지난 주중에 제 서재에 남기신 글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게을러서 답장을 못 드리고 있다가 이제야 인사드리게 되는군요.

마립간님의 서재를 죽 둘러보니 수학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으신 것 같군요. 2년 전 쯤 저도 저의 직업적인 관심에서 시작하여 수학에 흥미를 가져 본 적이 있었습니다. 면역학자로서 또 미생물학자로서, 복잡한 면역계의 네트워크 그리고 여기에 이들의 적인 미생물까지 고려하여 생각한다면 현 시대의 접근법으로는 어떤 해결의 실마리가 안 잡힐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링 같은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심지어는 응용수학 전공의 수학과 교수님과도 상의를 해 보았지만 결국 느낀 것은 의학과 수학 사이의 높은 벽이었답니다. (아마 저와 수학 사이의 높은 벽이었겠지요) 하지만 이런 접근법이 좋은 대안이라는 저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아! 제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말씀하셨지요. 저는 주로 HCV에 대한 T-cell 반응을 연구하고 있고, 유일한 동물모델인 chimpanzee를 이용하여 연구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HCV는 진짜 오리무중이네요. 어떨 때는 HCV의 제거에 T cell이 진짜 중요하긴 한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생긴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한발 한발 가 봐야지요.

연구를 하는 제가 부럽다고 하셨나요? 하지만 저 같은 MD 연구자들로서는 조금만 일이 안 풀려도, 가지 않았던 넓은 길(임상)이 매우 부러워 보인답니다. 아마 말씀하신대로 남의 떡이 커 보이기 때문이겠죠. 저는 제 떡에만 만족하고 살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마립간 2003-11-18  

매트릭스1,2,3 - 사과는 맛으로 먹지만 그 안에 영양분이 있다.
처음에 매트릭스 1편을 보고 나서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영화속의 여러 명장면이 있지만, 정작 관심이 있었던 것은 줄거리가 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매트릭스 1편에서 제일 관심이 있던 것은 우리의 삶은 진실인가? 장자가 나비꿈을 꾸고 나서 내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가, 아니면,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꾸었는가? 이러한 주제는 매트릭스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토탈리콜, TV시리즈 환상특급에 가족과 소풍가는 꿈을 꾸는 여자 등. 저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내렸습니다. 우주에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 두 사람이 멀어진다면, 누가 멀어지는 것이 물리학적을 증명이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상대성 이론입니다. 마찬가지로 장자와 나비에서 어느 것이 진실인지, 제한된 조건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제한된 조건은 실제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조금의 별 빛조차 없는 우주공간은 실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똑같이 매트릭스와 현실의 구분할 수 없는 완전한 매트릭스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네오 등의 존재가 완벽하지 못한 매트릭스라는 것을 말합니다. 매트릭스 안에서만 있는 사람은 그가 매트릭스안에 있는지, 현실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매트릭스 2편에서는 궁극자에 대한 의문을 제시합니다. 오러클, 설계자 등 존재의 궁극에 무엇이 있는가. 영화속에 설계자를 만나는 장면은 이현세씨가 쓴 '아마겟돈'이라는 만화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당시 이 만화를 읽을 때도 이 거대한 줄거리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매우 궁금했었습니다. 만화는 꿈으로 마무리하면서 침대 옆에 총을 나두어 꿈과 현실의 어쩡쩡한 위치에 끝났습니다. 영화에서는 3편을 염두해두어 결론을 주지 못했습니다.
매트릭스 3편에서는 위의 철학적인 의문에 답을 주지 못한 상태에서 전쟁 영화가 되었습니다. 전쟁의 종결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영화로의 재미와 시리즈 영화의 마무리로는 훌륭했지만 철학적 답은 주지 못했습니다. 기계 제국은 악인가. 스미스의 위치는 무엇인가. 기계 제국으로 전함을 타고 갔을 때 보여 준 능력은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 오러클이나 네오가 흡수되는 장면에서는 '악마와 대항에 싸운 천사가 오랜 싸움 끝에 악마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가 생각나게 합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선악이 바뀌었지만.

그외에 많은 곳에서 논의 되고 있지만, 기독교적인 세계관, 불교, 도교적인 세계관, 예언과 관련된 자유의지 등 영화에서는 해답을 주지 않았지요.

사과는 맛으로 먹지만 그 안에 영양분이 있다. - 영화는 재미로만 즐기면 그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수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이에 관련된 책도 많이 나오는 것은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제공한 것은 사실입니다.
 
 
가을산 2003-11-1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트릭스, 잘 만든 영화죠?
지역적으로 가까운 곳에 계시다면, 그리고 선입견만 안가지시면, 저희 모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도 막간을 이용해서 매트릭스에 대해 잠시 이야기했었답니다.
 


yeonsoo1 2003-11-17  

반갑습니다!
거의 버려두다시피 한 서재에 반가운 손님이 와주셨군요.
근데, 아마 남기신 글은 현미경과 책 님의 서재에 써야 할 법한 내용이라
조금 어리둥절했답니다(저는 일개 의학도이고, 간염연구같은 것은 하고 있지 않답니다^^).

대학에서 인문학으로 석사까지 마치고 직장 다니고 여기저기 유랑하다
뒤늦게 의대에 들어온 늦깍이 본과 1학생입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약간은 무미건조한 의대생활에서도
인문학적인 관심이 떠나지 않고, 또 그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어설프게나마 서재를 꾸며보았습니다.
다만 거의 살인적인 본과생활에
좋아하는 책을 읽을만한 시간을 못내는 것이 아쉽기만 하지요.
그래도 요즘음 명색이 의학도로서
의학전반에 관한 책들은 수집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의대생들이나 의사선생님들은 이런 류의 책을
인문학이나 사회학하는, 아니면 일반사람들보다도 훨씬 안읽으리라는
나름대로의 편견이 있었는데,
현역의사선생님께서 많은 책을 읽고 고민하고 계신듯해
더욱 반가왔습니다.

실제 의사로서의 삶은 어떤하지요?
아직 실감이 안나서 여쭤봅니다.
반가왔습니다. 가끔 들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