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영혼을 위한 달콤한 여행테라피
질리안 로빈슨 지음, 이문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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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여행, 그 화려한 세계

 유년기 시절부터 여행의 유익함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습니다.

 
여행이란 직접 경험을 넓히고 문화의 상대성도 이해하고... 여러 가지 유익에 관해 강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행이 주는 많은 유익보다도 여행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는데, 그 이유는 저의 경우 여행이 재미가 없었고 책을 통해 얻는 간접 경험 보다 더 큰 즐거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여행의 본질을 알랭 드 보통이 지은 <여행의 기술>을 읽고 나서 저는 ‘여행이란 다양성 즐기기구나.’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 다양성 즐기기의 구체적 사례들을 재미있게 기술한 책이 바로 <지친 영혼을 위한 달콤한 여행테라피>입니다.

 
보편성과 구체성, 이성과 감정. 이러한 대립은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처해진 상황에서 효과적인 것이 있을 뿐입니다.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이 '자신은 여행을 많이 해서 이태리 음식, 불란서 음식, 미국 음식, 중국 음식, 태국 음식 등을 먹어 보아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고 자랑하면서 김치 밖에 먹지 못한 사람에게 우월감을 느낀다면, 김치 밖에 못 먹은 사람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반론을 할 것입니다. ‘당신은 배추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배 김치, 나박김치 등의 다양한 김치의 맛을 모두 보았냐고?’

 
높이 나는 새, 멀리 본다. 낮게 나는 새는 자세히 볼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자신감, 용기, 관능 (제가 작가였다면 관능 중심의 이야기 보다는 감흥 중심의 이야기를 실었을 텐데), 풍성함 들의 주제를 나열하였지만 이 모든 것들은 지금 현재의 위치에 발을 딛고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이 책을 휴가 여행을 떠나면서 가져가려 했는데, 시간을 잘 맞지 않아 휴가 여행을 다녀와 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전 다녀온 여름휴가 여행이 풍성하고 관능을 즐겼는가 돌이켜 보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도, 어떤 사람을 자연 풍경에 매료되고, 어떤 사람은 박물관에 매료되고, 어떤 사람은 거리를 걸어다는 것으로, 그리고 어떤 이는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여행을 즐거움을 느낍니다. 결국 여행자의 마음이 더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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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에 관하여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영화의 경우 주제도 중요하나 그 주제의 표현인 연기 및 영상미도 중요합니다. 책의 경우는 책의 주제 및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하지 책을 만들 때의 책의 분량(몇 권으로 분권할 것이냐), 책의 디자인에 대해 중요성을 두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용의 부실함을 책을 디자인으로 메우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기도 하고, 또는 충실 내용을 얻는데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이 아닌 이상 디자인이 화려한 책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옆에서 보면 마치 무지개같이 단원마다 색깔이 다르며 바탕 그림이 화려하게 깔려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여고생들을 위한 일기장 같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내용이 여행에 관한 책이어서 그런지 내용과 잘 어울리는 구성을 가져 이전에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는 못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하였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 수정합니다.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는 가운데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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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7-08-2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치바나 다카시가 지은 '사색기행'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마립간 2007-08-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열린 마음을 갖을 때는 직장을 그만 두고 그럼에도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될 때이다. 그런 환경을 부모로 부터 물려 받은 것을 부러워 하지 않으며 또한 책임 질 것이 없어 자신에 충실한 사람도 부럽지 않다. 물려 받은 것이 없음에도 스스로 일이키고 책임 질 것을 책임지면서도 자신에 충실한 능력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과연 생활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이아띠 2007-08-3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고 있는 마립간님이 맞으신지요? ^^
 
와인 앤 더 시티 - 4년차 애호가의 발칙한 와인 생활기
이진백 지음, 오현숙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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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문화적 허영심이 가득한 마립간의 발칙한 와인 생활기


 제가 와인을 처음 마셨을 때가 언제일까 돌이켜 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J 회사에서 나온 소주병같은 병에 담긴 와인을 마셨던 기억이 떠오른 것을 보면 아주 짧지도 않은 듯.

 그러나 와인을 마시게 된 동기는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문화적 허영심......

 다음과 같은 취미에 빠지면 패가망신한다고 합니다. ; 와인, 커피, 차茶, 그리고 오디오


 (<도도한 알코울 와인의 역사>를 읽어 보면 그렇게 와인 뿌리가 그렇게 고급스럽지도 않습니다.)


 요즘도 마트에 갈 때마다 와인 매장을 둘러보며 이름도 모르는 와인 한 병을 사가지고 오며 그럭저럭 혼자 분위기 내며 마실 때면 와인이 돈 값어치를 한다 생각합니다. 물론 최저가 중에서 고릅니다. 비싼 와인은 그 맛을 모르는 저에게 값어치를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그 복잡한 이름 기억도 못합니다.)


 틈틈이 차도 마십니다. 최근에 마시는 차는 용정차龍井茶와 국화차.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여행도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휴가 때 항상 하는 것이 있습니다. 베란다에 의자 놓고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이 때 와인 한 병이 게눈 감추듯 사라집니다. 동양 고전 음악이라면 차를 마시기도 합니다. 아침에는 녹차, 밤에는 홍차.


 이렇듯 문화적 허영심에서 출발하였기에 저의 입맛은 이 책에서 설명하듯이 단맛, 신맛을 거쳐 쓴맛에 도착했는데, 앞으로 밸런스로 입맛이 진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콜라 회사의 대표적인 두 회사의 고객들은 한 회사를 정해 놓고 마시면서 나의 입맛에는 ‘A 회사 콜라가 맞다, B 회사의 콜라가 맞다.’고 주장하지만 눈을 가리고 마시게 하면 콜라의 맛을 구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고 브랜드 즉 이미지를 즐기는 것이지요.


 예전에 제가 열 종류 이상의 와인을 한 자리서 마셔본 적이 있는데,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겠는데, 무엇이 좋은지 몰랐습니다. 옆에 계신 분이 ‘앞에 마신 와인 보다 뒤에 마신 와인이 다섯 배는 비싼 것이야.’라고 하시면 저는 ‘아 그래요.’라고 대꾸할 뿐이었습니다.


 와인의 이와 같은 문화적 위치 때문인지 와인에 관한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지적 욕구(즉 와인이 어쩌구 저쩌구라는 설명)를 해결하는 책과 개인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내용, 이 두 가지 적절하게 섞여있는 책. (알라딘에서 와인으로 검색해 보세요.) 이 책의 경우는 경험담이 주主가 되는 책입니다.


 한번은 와인에 관한 책을 사서 읽으려 했는데, 이유가 지적유희 때문입니다. 조금 쉬운 말로 하면 잘난 체를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와인에 대해 아는 체를 해도 누군가 ‘마립간 당신, 그 와인 마셔봤어?’라고 하면 제가 무엇이라 대답하겠습니까? 그렇다고 그 비싼 와인을 마시기는 가격도 부담스럽고 맛도 모르고.


 미술에 관한 책 <아는 만큼 보인다.>에 대해 이는 지적 오만이라고 비평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둘 다 틀린 이야기이고 둘 다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마시다 보면 많이 알게 되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게 되고, 찾아보다 보면 마시게 되고.


 밑줄긋기 p 52 시음 후 곧바로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 느낌을 언어로 바꾸려는 노력이 오히려 시음을 망쳤기 때문이다. 와인을 마신 후에 물러나 않아 얼마간 전체적인 느낌을 되살리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즉 ‘와인의 전반적인 느낌을 감상한다’에 올인한 것이다.


 저자는 빠른 시간 내에 와인 홀릭이 되었지만 그 과정은 다른 보통 사람의 여정을 거쳤습니다. 단지 시간, 돈, 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했을 뿐.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와인을 마셔보자 외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상이 와인이라면.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별 4개, 이는 와인을 포함한 술을 마시거나 푹 빠져있는 취미를 갖고 계신 분에 해당합니다.)


cf ; 이럴 때 난 와인이 싫다. p171 와인의 알콜 함유량은 맥주의 1.3배 - 와인의 도수는 폭탄주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마트 와인은 와인이 아니다? p 144 ‘국민 알코올’ - ? 뭐라고 말해야 될 것 같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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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7-0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마립간님, 펩시와 코크는 분명히 차이가 있던데요? 제가 워낙 콜라를 좋아해서 그럴까요? ^^

마립간 2007-01-22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 물론 구분하는 분들도 계시죠. 대개의 경우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제 와인에 한번 도전해 보시지요.^^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
폴 퀸네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4년 6월
구판절판


타협을 해야 결혼 생활이 가능해지는 법이다. 자주 타협을 하면 결혼 생활이 즐거워진다. 한쪽이 져도 심통을 부리지 않는다면. 그리고 부부싸움에서는 지게 마련이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타투면서 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미혼이거나 이혼한 사람이거나 곧 이혼당할 사람일 것이다.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가끔 져주자. 비기는 것조차 포기하자.

* 첫 페이지 부터 사람 기를 팍 죽이는 글이...^^-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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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10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맨날 진답니다

stella.K 2006-01-1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왠지 마립간님을 위한 좋은 글 같습니다. 사람이 독처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으셨다는 거 아시죠? 사람이 저래야 사는 맛이나고, 사람 사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습니까? 홀로 좋다고 유유자적하는 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사료되옵니다. 좋은 사람 만나시기를...!^^

마립간 2006-01-1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하늘바람님, ^^

 살면서 내가 들었던 질문중 가장 난감한 질문이었다고 회상해도 좋을 만한 난이도 최상의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 질문일 것이다.
  주로 엄마가 자주 나와서 수많은 아빠들이 절망하기도 하고, 의외로 갑작스레 '아빠' 를 말해서 그날은 피죽도 제대로 못얻어 먹는다는.... 바로 그 전설의 질문!

  사실 애들한테 빨간 휴지줄까, 파란 휴지줄까 라는 귀신얘기 다음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린애가 꽤나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 이라던가 놀릴 때마다 움찔움찔 하는 모습은 꽤나 재밌다.그래서 멈출 수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_-

  2005년의 마지막을 보내며 여기저기 번화가를 기웃거리다 보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상기된 표정이랄까? 뭐.. 암튼.. 남녀커플 쌍쌍이 붙어다니는 꼴은 참 보기 싫지만-_-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듯한 모습들을 볼때마다 참 보기 좋다는생각이 들곤 했다. 아무튼 할일 없는 백수라 느긋하게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걸어가고있는데 뒤에서 이런말이 들리는거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애기 손에 사탕이 들려 있었는데 열댓개 되는걸 다 먹고 한개가 남아 있는데 그걸 달라고 한 것 같다. 두명이서 달래는데 한개밖에 없으니 당연히 애는 고민에 빠졌고, 그때 바로 엄마가 타이밍 적절하게 질문을 한 것 같다. 오호라.. 이런 삶의 활력소를 팍팍 심어주는 경우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야, 다들 자기 갈길 바쁜 사람들이라 그런지 별 신경 안쓰는것 같았는데.. 난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할일 없는 백수라서... 도대체 애가 뭐라고 할지 너무 궁금해서 잠시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이 애가 정말 고수였다. 애는 전혀 난감해 하지도, 심각하게 고민하지도, 움찔거리지도않고 바로 말했어.



  "엄마랑 아빠랑 싸우면 누가 이겨?"

  이기는 편이 우리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아이였다. 내가 스물여섯 평생 살면서 간신히 느낀걸 깨달아 버린 아이였지... '이녀석! 넌 반드시 성공 할거야! 하핫' -_-

  출처 : 웃긴대학 http://web.humoruniv.dreamwiz.com/board/humor/read.html?table=guest&number=186063&best=week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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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너무 오래되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막 들어갔을 때) 라디오 방송에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고, 저는 무심코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여행에 대한 장점에 대해 이야기 하였고,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지식을 얻는다. 직접 경험을 얻는다. 식견이 넓어진다. 다른 사람과 문화를 이해한다. 뭐 이런 것들이 아니겠습니까. 7-8가지 (혹은 10가지 정도)로 어렴풋이 기억되는데) 그 다음에 여행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의 단점? 아니 여행에 단점이란 것도 있었단 말인가? 저는 동생에게 ‘너, 여행의 단점이라는 것에 들어본 적이 있니?’ 동생이 말하기를 ‘아니, 여행의 장점은 들어봤어도 단점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 했는데.’ 지금도 여행의 단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주위에는 없으니까요. 그 당시에 7-8가지(아니면 10가지 정도)를 들었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방랑벽’과 ‘허풍이 는다.’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시간도 없고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하고 나면 제가 쏟은 시간과 돈에 비해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 없는 같아 아쉬워하는 제 자신을 알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그리고 소극적, 내성적) 성격이 바탕이겠지요.

 그래서 여행을 하면, 저와 같이 동행한 다른 사람들은 유명한 곳 (특히 한국 사람에 유명한 곳, 교과서에 나왔거나 아니면 대중 매체(TV, 영화)를 통해 유명해 진 곳)을 먼저 방문하는데 비해 저는 박물관, 미술관, 극장을 먼저 갑니다.


 거리를 다니면서 ‘한국하고 똑 같네.’라고 생각합니다. 건물이 있고, 자동차 있는 차도, 인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 건축 양식이 조금씩 다른지만 방송을 통해 보았던 것들, 책을 통해 보았던 것들. 사람들은 식사하고. 특히 호텔 같은 곳에 투숙하면 방도 똑 같고, 식사도 똑 같고. 배낭여행을 하면 아마도 다를까, 하지만 ‘이 나이에’하면서 나설 용기 없고. 다른 나라 배낭여행객과 대화를 하면 나와 다른 그리고 한국과 다른 사고방식, 문화를 접했다고 느낄까... 글쎄.


 배낭여행도 아마 조금 낫겠지만 많은 차이는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여행의 방식의 차이라기보다는 제 자신의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에 기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보편성, 일반성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여행의 기술>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다양성, 특수성을 즐기고 있습니다. 마치 윌리엄 워즈워스가 나비와 뻐꾸기와 데이지Daisy에 느끼는 감정을 즐겼던 것처럼. 빈센트 반 고흐가 사이프러스Cypresses를 그렸던 것처럼.


 ‘공항의 매력이 집중된 곳은 터미널 천장에 줄줄이 매달려 비행기의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텔러비전 화면들이다.’ - 어쩌면 이렇게 상상도 못할 문장을 쓴다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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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09-04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 드 보통 : 정말 글을 편안하게 잘 쓰네요. 이 책의 경우 사진도 좋고.

페크(pek0501) 2014-02-04 12:16   좋아요 0 | URL
알랭 드 보통의 저작을 모두 읽어야지, 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천.천.히 그림 읽기
조이한.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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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에 관해 문외한인 저는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손주철 지음/효형 출판)라는 책을 읽으면서 ‘아하 그렇구나!’ 이 그림은 이런 것이었구나. 그런데 어떤 분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것은 사람의 지적 오만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고 ‘보는 만큼 알게 되는 것’이라는 주장하셨습니다. 시인 조지훈님은 '시를 해석하는 것은 시를 죽이는 어리석인 일이다.'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많은 작품을 통한 풍부한 경험이 있고 그 분야에 대한 지식도 있어 작품을 대할 때, 직관으로 그 작품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작품의 감상방법인데, 경험과 지식이 없을 때에는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요.


 여기서 미술을 포함한 예술에 관한 (저 개인적인 그리고 철학적으로 오래된 질문인) ‘미’ 즉 ‘아름다움’이 사람과 관계없이 실존하는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세계의 교양을 읽다> (최병권, 이정옥 역음/휴머니스트)라는 책에서는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에서 아름다움이라 사람의 인식 즉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즉 밤하늘의 별이 아름답다는 것은 사람의 여러 가지 직 간접 경험을 통해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 사람에게만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이 이견에 선뜻 동의할 수 없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현대 미술을 소개하면서 관객이 받는 느낌을 강조하지만 미술에 문외한들이 미술 작품을 보면서 ‘이게 뭐야’라고 한다면, 그것이 작품으로 가치를 갖지 않는 다는 뜻일까.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그 작품은 내가 아무렇게 그린 그림과 다른 것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없는 것인가?


 이 책은 ‘도상학Ikonographie’이라는 학문을 소개하면서 그림이 무엇을 그린 것이지, 그린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가 및 사회배경과는 어떻게 관련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저는 그림의 아름다움을 보기 보다는 논리적 추론의 재미에 빠졌습니다. 그림에 대한 충분한 직관을 갖지 못한 저의 경우 그림의 해설은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림 보기가 아닌 그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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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01-23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선물해 주신 깍두기님과 로드무비님께 감사드립니다. 깍두기님은 그림이 부족하다는 평을 주셨지만 저는 그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서양 미술 도감을 빌려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감흥이 ...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쎄) ... 오히려 동양화는 해석보다 그림 자체를 즐길 수 있었는데, 서양화는 해석이 붙지 않으면 좋은 것을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미덕과 악덕의 알레고리>를 읽으면서 미술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저의 수준에 적절한 책이었습니다.

마태우스 2005-01-2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그런데 저는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에 더 동의합니다. 한번 접해본 그림을 전시장에서 보면 굉장히 반갑거든요. 물론 새로운 그림을 저자의 설명을 곁들여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비교를 하자면 전자가 더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