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71025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191 실제로 남녀가 부담하는 결혼 비용은 남자 쪽이 훨씬 더 많다.

 

p192 하지만 남자들의 피해의식과는 달리 남자 집에서 전적으로 집을 마련하는 일은 생각처럼 많지 않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다. p191에서 언급한 남자의 결혼 비용에 대부분은 주거비로 분류된다. 그런데 꼭 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의 결혼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 문제없다는 식의 판단이다. 타당한가?

 

헬조선 '한 평 괴담'소득 절반 집세로 날린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72749

 

2012, 서민 경제 진단 3-허니문푸어, 빚과 결혼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nJ4_6pa15aY

 

동영상( 그것도 2012년에 방영된 방송)에 따르면

남자의 결혼 비용은 8,087만원, 여자의 결혼 비용은 2,936만원이라고 한다.(동영상 633) 그리고 신혼집 마련에 드는 비용이 남자 평균 6,465만원, 여자 512만원 이라고 한다. (동영상 646) 여성에 비해 결혼비용 2.75, 주거비 12.6배를 남자가 감당한다.

 

방송에 출현한 남자 분은 (337) 이렇게 말한다. ; 결혼식이 늦어진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아무래도 제가 준비가 좀 덜 된 거고 남장에게 (결혼) 준비라는 건 경제적인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남자가 집을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의 경제 부담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여자가 만약 결혼 비용을 약 3천만 원을 결혼 전 준비하고 남자 결혼 비용 8천만 원은 오롯하게 빚을 내어 준비했다면 이 책의 주장은 맞다. (이 빚은 남녀가 함께 갚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경험은 그렇지 않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결혼 할 때, 남자( 또는 남자 측 가족)의 경제 부담과 여자( 또는 여자 측 가족)의 경제 부담 중 어느 쪽이 크냐고.

 

이 책의 앞에서 왜 한국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피해의식을 가지냐고 하는데, 나는 남성들이 이런 사회인식 그리고 이런 인식에 동조하는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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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10-25 1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좀 끔찍했다.

겨울호랑이 2017-10-25 14: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가 주택이든 전세든, 주거 문제에 대해 남자들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립간 2017-10-25 14:53   좋아요 5 | URL
방송에서 (직업적인 페미니스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여성 분이 ‘우리나라 남성은 참으로 불쌍합니다.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지려 합니다. 여성과 아내와 나누세요. 남녀 불평등 문제도 남성 혼자 짊어지려는 데서 발생합니다.‘라는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여성이 과연 남자의 짐을 나눌 준비가 되었나 의심스럽습니다. 여성의 군복무를 논의하는 것에 대한 반발, 그리고 연애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반발한 것이,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10-25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책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통계자료 없이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박의 여지를 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마립간 2017-10-26 07:49   좋아요 1 | URL
서민 교수님이나 저나 모두 통계 자료가 빈약합니다. 단지 대중매체에 공개된 자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 글 본문에도 있지만, 여자는 저축을 통해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남자는 빚을 내서 결혼을 하거나,
여자의 결혼 비용이 20만원, 남자의 결혼 비용이 100만 정도로 (집값 2~3억보다 훨씬 적은) 절대 값이 낮거나 한다면 서민 교수님의 주장이 맞습니다.

과연 현실이 그럴까요?

만화애니비평 2017-10-25 17: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004년 서민 교수님, 예전에 박근혜가 여자라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신문기사에 투고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나. 그런 사고방식과 그런 과거에 대한 문제를 반성과 고찰없이 일방적으로 책을 썼다면,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만든 강준만 교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 겁니다

마립간 2017-10-26 07:53   좋아요 2 | URL
서민 교수님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사실을 몰랐지만, 저는 역시 이것에 대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지지하지 않았지만, 17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시장보수-수구주의보다 이념보수-수구주의가 덜 해로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서민 교수님의 페미니즘에 대해 말씀드리면, 남녀 불평등 사회의 피해자 여성의 입장에 몰입하다 보니, 논리 체계를 잃어버리신 듯 합니다.

책한엄마 2017-10-27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글 차분히 읽어보면 어쩌면 정통 성평등주의자란 생각이 들어요.성평등이 페미니즘 가치라면 마립간님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7-10-27 19:29   좋아요 2 | URL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성평등주의자, 페미니스트, misogyny(여성 혐오자) 등 무엇으로 부르던, (알라딘을 포함하여) 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분들이 제 방법과 그 방법의 기초가 된 이론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알라딘에 글을 올렸던 것은 몇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미래의 양성 평등 사회의 구성원이 될 자신들의 아들들과 딸들을 키울 때,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기대때문입니다. 제 딸과 꿀꿀이 님의 딸이 사회 활동을할 때에는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겠지죠.

꿀꿀이 님을 포함한 여성 알라딘의 격려(좋아요)에는 저 자신도 조금 놀랐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 讀書記錄 171024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93 왜 남성들은 배려가 없을까/p97 남성들을 대상으로 배려를 가르치자

 

상대방의 배려는 사회적으로 예의로 나타난다. 지하철에서 쩍벌남은 예의가 없는 것이다. 화장실을 볼 때, 여자 화장실이 부족이 구조적이듯, 버스 좌석이 좁은 것은 분명히 구조적 문제도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아들에게 남을 배려하도록 가르친다면 미래의 사회는 나아지겠지만, 이 경우 여성은 여성의 입장이 되기보다 엄마의 입장에 선다.

 

* 팔씨름

8일전 (16) 아이는 엄마에게 학교 체육 대회에서 여자 팔씨름 반대표로 뽑혔다고 자랑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예전의 SBS 호기심 천국의 방송을 떠올렸다.

 

케이플 다운이라는 운동기구를 남자 여러 명이 각각 시행했을 때의 그 무게의 총합이 여러 명 함께 시행했을 때보다 높다. 그 이유는 혼자 그 운동을 했을 때 보다 자신의 근력이 강하다는 것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최선의 노력을 한다.

 

반면 같은 운동을 여자가 했을 때, 여자 각각 시행했을 때의 무게의 총합이, 함께 했을 때보다 적다. 여자의 경우는 자신의 근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으로 표출하기 위해 혼자 그 운동을 했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그 방송을 보고 생각한 것은 ; 내가 나중에 딸의 아버지가 된다면 여자의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자랑이 아니며, 근력이 강한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것임을 꼭 인식시키고 싶었다.

 

결과는 4, 결승 진출 실패. 3-4위 결정전은 없음. ; 요즘 여자 아이들은 근력을 쓰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 아이는 어른의 배려를 받아야 한다. 장애인은 정상인의 배려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여성은 남성의 배려를 받아야만 할까?

 

지금은 활동을 하지 않은 여성 알라디너T에게 여성은 남성에게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라고 (댓글로) 말했더니, 자신의 주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당시에 알라디너T 님은 민우회 활동을 하였고, 그 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댓글에서 받은 이미지가 마치 입가 미소를 띤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연상되었다. 얼마나 멋있는 여성들인가!

 

여성은 남성의 배려를 받아야만 하는 존재일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 남자가 여성에게 배려를 받아야할 상황은 무엇일까?

 

뱀발) 여성미를 방출하려면 자존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여요./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분명한 증거는 (남자와) 함께 있을 때 변해가는 내 모습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 ; 곽정은 (마녀사냥 방송에서)

 

여성이 여자는 남자에게 배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 남녀의 동등한 능력을 주장하는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다. 여성이 여자는 남자에게 배려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 실질적 평등을 주장하는 문화주의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의 다양성이다. 남성이 여자는 남자에게 배려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 가부장적 남자( misogyny). 남성이 여자는 남장에게 배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 기계적 평등을 주장하는 misog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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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71023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116 여자의 NoNo.

 

내 주위에서 나만큼 여성의 ‘No’‘No’로 인정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 여자가 가라고 하면 나는 갔고, 배웅이 필요 없다고 하면 배웅을 하지 않았고, 선물이 필요 없다고 하면 선물을 하지 않았다. 이런 나의 에피소드를 들은 어느 여성분은 나를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른 여성분은 심지어 나를 비난한 사람도 있다.

 

1970대에 속담에는 ‘No라고 말하는 외교관은 외교관이 아니며, Yes라고 말하는 숙녀는 숙녀가 아니다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시대 한계를 가진 상식은 변하고 지금은 별로 공감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과거의 유산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케이블 방송 tvN어쩌다 어른’ (EP.56 161027방송) 김창옥 강연에서 나온 내용이다. (내용을 요약한다.) 김창옥의 여자대학 경험을 근거로 했다고 설명한다.

 

김창옥 ; 맞으면 여성분들이 맞다고 해주세요.”

 

여성분들은 살찌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살쪘다고 느끼면서 너무 살을 빼고 싶어 한다. 그리고 살을 안 빼요.” (자막 ; 공감백배,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르다는 ... )

 

쇼핑을 할 때, 여자 ; 오빠, 보라색이 어울려? 분홍색이 어울려?” 남자 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 그건 관심 없다는 뜻! (김창옥의 제언 ~ 이해하지 말고 암기했다가 발표하라.)

 

다퉜다. ; 여자가 오빠, , 가라고!” - 이 말의 뜻은 가지 말고 나를 잡아줘(. 또는 달래줘).” vs 남자 가도 돼?”, “네가 가라고 해서 간 거다!”

 

남자 네가 말을 해야 알지!” ; 여자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김창옥의 해설 ; 여성의 . Get away.’ 이 말은, ‘가지 말고 잡아.’라는 뜻.

 

착한 남자는 여자의 NoNo가 아니라고 오해하고, 나쁜 남자는 여자의 NoNo인 것을 알지만, 이를 악용한다.

 

김창옥 선생님, 서민 교수님, 그리고 여러 여성분들의 상의해서 여성의 ‘No가 명확하게 No라고 한다면 많은 남성들이 그리 생각할 것이지만, 현재 상황이 과연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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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71020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57 여성의 입을 틀어막는 남성들

 

* 독서기록 171018 여혐 여자가 뭘

http://blog.aladin.co.kr/maripkahn/9657941

 

징징거림이 약자 을의 방법이라면, 강자의 방법은 설명하기 (mansplain ; 여기서의 man은 남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상대의 말 가로채기며 상대의 입 틀어막기가 있다.

 

여자 대통령과 남자 장관, 어머니와 아들 ; 이들 관계에서 여성의 입을 틀어막는 남자가 있을까, 아니면 남성의 입을 틀어막는 여성이 있을까? 성별의 차이가 아니라 권력의 차이이나 성별에 따른 권력 비대칭이 있으므로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권력 관계는 군 문제를 언급할 때 다시 하자.)

 

그러나 권력 관계를 규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 입이 틀어 막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교회에서였다. 성경에 나온 에피소드들이 이해가 안 되었다. 대화 상대에게 물었다. 몇 가지 대답을 해 준 후, 내가 계속 질문을 하자 이렇게 내용의 답변을 해 준다. ; 신앙(종교?)는 이성으로 판단할 것 아니고 믿음(신앙?)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계속되는 질문은 결국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네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질문과 답변, 대화, 토론하자는 것은 지나치게 이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유한국당 지지자인 직장 상사와 THAAD(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나는 공대 출신 친구의 이야기를 빌어 THAAD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 상대는 ‘당신의 공대 친구들이 무기 전문가는 아니고.’라고 말을 끝었다. 중간에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은 내가 알고 있는 과학 지식은 사실 그다지 큰 의미는 없는 것이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을 사람이며,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사람이며, 나의 반론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한 비판처럼 포장하려 한다는 것이며, 결코 설복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자신에게 설복되어야 마땅한데, 내가 고집을 부린다고 한다.) 나는 그쯤에서 대화를 그만 두자고 했다.

 

마지막은 알라딘 서재였다. 페미니즘에 대한 이런 저런 의견을 댓글로 주고받는데, 나는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바에 있어 모순을 지적했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상대는 마지막에 가서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언어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말로써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세 가지 주제는 금기시 되는 주제이자, 자신은 견해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상대가 내 의견에 설득되지 않으면 상대를 강퍅하다고 판단하는 주제이다. 그리고 이성, 논리, 말의 한계를 내세우며 상대의 입을 틀어 막는다.

 

나는 수시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사람으로, 결코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을 사람으로, 내가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반론을 제시하면 토론과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내가 제시한 근거들은 그럴싸한 포장을 씌운 궤변으로 평가받고 비판받는다. 나의 대화 상대인 기독교인은, 자유 한국당 지지자는, 내게 절벽 같다고 한 페미니스트는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자신의 의견을 바꿀 마음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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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71019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p99 그런데 정말 신기하다. 남성들은 왜 그렇게 여성들에게 피해의식을 가질까?

 

소설을 읽는 것이 감정이입, 동감 등의 작용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렇게 (소설을 포함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도, ‘남성들은 왜 그렇게 여성들에게 피해의식을 가지는지나이 많은 사람들 중 일부가 북한 및 공산주의에 대해 피해의식을 가지는지, 왜 자유 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는지, LPG 통을 들고 설치는 어르신이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정말 모르는 것 같다. 정말 신기하다.

 

* 사법 filibuster

 

어제 친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변호인단이 사임한 기사를 보고 향후 재판이 어찌 되냐고 내게 물었다.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 지난 겨울에 후배, 친구, 그리고 윗사람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다. 저녁 모임이 시작되기 전 후배는 병원에서 만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내게 해주었다.

 

10명이 전후 할머니들은 심한 감기가 걸려 의원에 진료를 받으러 왔다. 친구가 할머니들께 어찌하다가 이런 감기가 걸리셨어요?’라고 물으니,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일명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감기에 걸렸다는 것이다. 친구는 한 동안 이야기를 듣다가 박 대통령이 그래도 잘못을 했으니, 사람들이 탄핵을 주장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할머니의 이야기 봇물이 터졌다. 일단 누구의 부탁으로 그 집회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는 것. 박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것 등등.

 

이야기를 정리하면, 세상은 오직 이성 reason으로 판단하여 세운 정의를 지켜내기 위해서 직접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 즉 박근혜 대통령)이 눈앞에 있는데도 그것을 못 본 척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논리와 객관 즉 정의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대통령의 신음소리 정도는 무시할 수 있으며, 대통령을 법 심판 영역으로 끌고 나오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인데,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후배는 그 회식이 시작될 때, ‘오늘 모임에서 대통령 탄핵은 주제를 올리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모임을 시작했다.

 

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에 참으로 많은 정의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해는 하지만 (소설을 안 읽어서 그런지), 이성을 뛰어넘으라는 할머니 생각에 동의할 수 없었다. 이성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이성을 제외시키고 정의’, ‘사람됨을 논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내가 그 병원에서 할머니와 대화했더라도, 나와 그 할머니들 양쪽 모두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 상대의 주장과 비판을 수용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할머니의 주장이 정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탄핵을 지지했던 나는 그 할머니들이 보기에 이성만 앞세운 사람됨이 부족한 사람이다.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나는 페미니스트가 보기에 이성만 앞세운 사람됨이 부족한 사람이다.

 

몇 가지 짚어보자.

1) 태극기 집회에 할아버지, 아줌마가 아닌 할머니의 참가자 있다는 것은 나의 성차별적 인식이었다.

2) 처음에 나는 할머니들께서 박 대통령을 불쌍히 여길 것이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데, 조건이 필요한가? 조건이 필요하다면 무슨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나?

3) ‘박근혜를 지지하는 페미니즘’ ; 이를 페미니즘의 다양성으로 이해할 수 있나?

 

p99 그런데 정말 신기하다. 정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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