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만
- 김구, 신채호, 이승만
<바른 마음>의 상당부분이 보수-진보의 가치관을 설명하기 때문에 예전에 쓰다만 글을 정리한다. 이 글은 시작은 여자 중학생(친구의 딸)이 간접적으로 나에 대해서 묻기를 ‘아저씨는 진보예요?’라고 묻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통상적으로 생물학적, 사회적인 이유로 남자, 어른신은 보수, 여자, 젊은이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다. 따라서 상징적으로 장년의 남자와 젊은 여자는 보수-진보의 대립을 표현한다. 그런데, 여중학생이 중년 남자에게 자신과 비교하여 진보냐고 묻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로 볼 수도 있고, 사회 변화의 한 단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정형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이것도 일종의 보수주의자 성향이다.) 정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오류나 약점을 작용할 수 있지만, 나의 문제는 집적적인 자료를 근거를 하기보다 책과 같은 한 번 정제된 것을 기반으로 한다. 책이 선택의 편견이나 책 내용의 편견이 나의 정형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내가 대학생 시절 학생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였고, 자연스럽게 정치 담론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정의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사회 현실을 직접 들여다보기보다 이 책, 저책을 뒤적거렸다. 최종적으로 나의 정치적 보수-우파, 진보-좌파의 개념은 <도덕의 정치>를 읽고 정리되었다.
마지막 정리는 <도덕의 정치>로 하였지만, 이 책 이전의 내가 단순화한 개념은 보수의 자유와 진보의 평등이었다. 그리고 대표적 인물로는 보수에 백범 김구를 진보에 단재 신채호를 꼽았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분류는 주위에서 비판을 받았는데, 실제 현실에서는 김구와 신채호 모두 진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누가 보수의 대표적 인물이냐고 하면 바로 ‘이승만’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을 꼽을 수 있다.
나는 ‘이승만’의 이념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이 상황의 판단은 뒤로 미뤄졌다. <바른 마음>과 그리고 직전에 읽었던 <민주주의에 反하다>를 계기로 판단을 다시 시도해 본다. 내가 청소년 시절과 대학생 시절에 접한 이승만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나의 부모님 세대 중에는 이승만이 반일反日적이라고 했지만, 내가 접한 책 및 정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민주주의에 反하다>에서 언급한 ‘힘을 가진 자’, ‘기득권’으로 분류되는 자들의 대표적 인물이 이승만으로 보였다. 이런 생각을 견고하게 만든 것이 ‘백년 전쟁’이라는 동영상이다.
내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역사적 진실이 아니고 사고방식의 정의와 분류이다. (물론 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되는 분들의 반론 댓글을 환영한다.) 이승만으로 대표되는 (서인, 친일 친독재로 이어지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들은 힘에 복종한다. <바른 마음>의 보수, 진보 가치관의 분류에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 인간의 뇌구조다.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영장류의 뇌’의 3개의 층위를 갖는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은 가치관에 관련된 것이고, 인간 사회 집단을 유지하는 도덕과 관련된다. 이것은 ‘영장류의 뇌’의 해당된다. 이승만으로 대표되는 성향은 이기주의다. 개인, 가족, 소속감을 느끼는 집단(당파, 학파, 엘리트 의식, 재벌)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익은 개체 (또는 소규모 집단) 생존의 추구이다. 그렇다면 사고 체계는 ‘포유류의 뇌’의 사고에 해당한다. 정리하면 ‘영장류 뇌’의 가치관에 보수 백범 김구와 단재 신채호가 있다면, 동일 선상에 있지 않는 ‘포유류의 뇌’에 이승만이 있다.
모든 인간은 ‘파충류의 뇌’의 기반 위에 ‘포유류의 뇌’가 있고 그 기반 위에 ‘영장류의 뇌’가 있다. (자연주의의 오류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극단적 상대주의의 오류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뇌 체계의 하위 기반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