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베스트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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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 소설과 심리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서평 별점 ; ★★

 (추리소설로서 ★★ 심리소설로서 ★★★★)

 

 초등학교 시절에는 숙제로서의 독후감이 있었습니다. 문학적 소질이 없는 저에게 글짓기는 고문과도 같았습니다. 독후감을 예를 들면 간략한 줄거리와 느낀 소감을 쓰면 되는데, 줄거리 요약 2~3줄, 주제 포함 나의 느낌이 2~3 줄. 글의 분량이 반 페이지도 넘기 힘들었습니다. 친구가 이렇게 도와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

“그래.”

“그럼 그것을 적어.”

“그것이 이미 적은 (2~3줄의) 글이잖아.”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줄거리를 노출하지 않고 추리 소설의 감상문을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서한샘 선생님이 시詩를 강의하시면서

 “우리가 과일을 먹을 때, 과일의 영양분을 일일이 계산하고 과일을 먹지 않는다. 맛이 있어 먹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시도 마찬가지다.”

 

 추리 소설을 포함한 소설도 마찬가지 설명이 적용됩니다. 소설을 읽고 재미있으면 되지요. 하지만 저는 추리 소설에 대해 몇 가지 요건을 더 요구합니다. 제한 조건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판타지 소설이나 SF의 소설은 이 요건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지만 이런 종류의 글 역시 초반에 제시한 조건은 글 마지막까지 일관성을 가져야합니다.

 

 두 번째 요건은 목적( 추리 소설의 경우 범인)을 가리키는 다양한 자료들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제가 좋은 추리 소설이라는 평가하는 것은 이 다양한 자료들이 그 부분을 읽을 당시에는 결말의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영화 ‘식스 센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결말에 암시하는 자료들이 반복적으로 제시됩니다. 반면 ‘스팅’의 경우 마지막 반전이 멋있고 신선한 충격을 주지만 반전의 실마리를 미리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으면서 떠오른 영화가 또 있는데, ‘극락도 살인 사건’과 ‘아이덴티티’입니다.

 먼저 ‘극락도 살인 사건’의 경우 ‘퍼즐 자체가 맞지 않아 (생기는) 찝찝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라는 긍정적인 평도 있지만 ‘그러한 퍼즐들로 가득한 ’극락도 살인 사건‘은 애초부터 잘 짜여진 스릴러이기를 포기한다. 오히려 끝으로 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물에 걸려들게 하는 함정의 구조로 되어 있다. 관객들이 실마리를 찾아 하나둘씩 범인을 찾아가는 탐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순간부터 잘 짜여진 거미줄에 걸려든 파리 신세가 되어버리는 것이다.’라는 평가처럼 우연을 극복하고 필연이 되기 위한 자료/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덴티티’의 경우는 그 내용상 ‘우연’이 개입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은 그림 찾기는 매우 많다.)

 

 결론적으로 추리소설은 ‘레고 블록 만들기’가 아니고 ‘직소 퍼즐 맞추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10건의 희생자 중에서 한 건은 나머지 9건과 다르게 표현합니다. 이것이 결말을 암시할 수 있지만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느낌은 초반부 1/3에서 긴장감, 2/3까지 읽으면서 눈에 띄지 않는 실마리와 이에 발생하는 의구심 아니면 내가 조금도 눈치를 채지 못한 복선에 기대감, 다 읽고 난 후에 어이없음, 왜 편지가 에필로그에 있어야 하나? 직소 퍼즐 맞추기보다 레고 블록 만들기에 가까운 추리 소설에 대한 실망감. 추리 소설이 아니라 서스펜스 소설이었다면 별4개 정도.

 

 (극락도 살인 사건 영화평은 구글 검색으로 찾은 것 - 무단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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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2-07-0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극락도 살인 사건'과 '아이덴티티' 영화 평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책이 언급되고 있네요.

마녀고양이 2012-07-0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1939년 출간된 고전이고,
다른 이후 책의 트릭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거 같아요.
현재 관점으로 본다면 미숙하고 어이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 역시 명작이다라고 손꼽거든요.
아이덴티티 역시 뒤통수를 맞게 만들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아류랄까 패러디랄까,
아무래도 같은 패턴을 따온 것인지라... 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후대 영향도 고전이 되는 필수인 듯 합니다~ ^^

마립간 2012-07-10 07:57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의 형식 파괴 및 새로운 형식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책이군요. 제가 그 점을 알지 못했네요. 저는 추리 소설이 퍼즐 맞추기라는 것에 대해 집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진 2012-07-1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ㅎㅎ 시험기간이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주셔요.
[아이덴티티]는 봤는데, 저는 이 책이 생각나지 않았네요. 그 영화에 너무 심취해 있어서 그랬던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생각해보니 범인에 대한 실마리가 없군요!
뭐랄까, 애거서 크리스티의 거의 모든 책은 추리 소설이지만 이 책만은 서스펜스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서스펜스 소설이었다면 별 네 개를 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저는 열 개를 던져주고 싶네요.
장르소설이지만 그저 이 작품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작품들에 영향, 아니 모든 추리소설들에 영향을 준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어요, 저는. 유럽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성경을 읽어야 한다잖아요. 이 책은 추리와 서스펜스 쪽의 바이블이라고 쳐도 무방할 듯 싶네요(저만.......)

마립간 2012-07-12 08:10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시험이란 것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새로운 형식이라는 창의성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인데, 이 책이 그런 의미를 갖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범인의 실마리는 10건의 인디언의 피해자 중 1건은 악인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전부... 이죠.^^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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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물림

 

<7년의 밤> 서평 별점 ; ★★★★

 제주도로 이사 간 후배가 추천해준 책입니다. 워낙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소설을 읽을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표준적인 글 구성은 기증전결인데, 이 책은 처음부터 감정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느낌은 영화 ‘Certain Fury’에서 처음 느꼈는데, 이후에는 이런 기법이 자주 사용되어 감각이 무뎌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첫 도입에 저의 정신을 흔들어 놓는 장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앞부분의 아이가 왕따 당할 때와 자녀 학대 부분에서는 구역감을 느꼈습니다.

 

 어떤 분의 평은 영화 ‘이끼’와 ‘공공의 적’을 언급하셨는데. 저는 언뜻 <모방범>을 떠올렸습니다. 부모의 부족한/잘못된 사랑과 삶의 대물림. 저의 가치관의 하나가 ‘모든 사람이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저절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입니다.

 

 작가가 일정 부분은 happy ending으로 마무리한 면이 있지만, 이 책에 나오지 않은 최서원이 결혼을 한 이후가 궁금해집니다.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이어지는 대물림을 극복하였을까. 최현수도, 강은주도, 오영제도, 그리고 스스로 고백하는 승환도 하지 못한 일을.

 

 이글은 저의 감상문의 부족한 부분을 후배의 짧은 추천글로 대신합니다.

 

* 후배 추천글 ; 간만에 몰입할 수 있었던 책이어서 그리고 며칠째 여운이 길게 남아서 추천합니다. '세령호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로 구성탄탄하고 문학성도 뛰어납니다. 저는 한줄을 한페이지로 늘여서 쓸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줄처럼 읽히는 작가 ...

 

* 밑줄긋기

p 323 “한 집안의 희망이 된다는 것, 가족의 희생을 담보로 대학에 다닌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세요?”

p 341 얼마큼의 참을성과 집중력이 요구될까. 저 집요한 에너지가 누군가를 파멸시키는데 쓰인다면 어떨지, 상상만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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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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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그라면 어찌 하였을까

 

<소현> 서평 별점 ; ★★★

 

 소설이나 영화에 반복되는 사극 주제가 있습니다. 연산군이나 문정왕후 등 병자호란에 관련된 이야기도 이야기 자체가 흥미를 끕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매력이 넘쳐흐른다고 느꼈습니다. 척화파의 말도 옳고 주화파의 말도 옳고. 이와 관련된 TV 드라마는 멀게는 대명(1981년 KBS)에서부터 가깝게는 추노에 이르기까지.

 ‘대명’이 봉림대군 입장에서 그려진 것이라면 ‘추노’는 소현세자입장에 그려진 것입니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누구의 입장이든 간에 두 입장에서 옳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지지할 것입니다.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인조가 왕위에 얼마나 연연했는지 알 수 없지만, 자신과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소현을 제거하고 봉림대군을 후계로 삼았던 상황까지 고려할 때, 내가 만약 세자였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았을까? 더욱 역사와 같이 동생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고려하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옳았을까?

 

* 독서일기 120110 <윤휴와 침묵의 제국>

http://blog.aladin.co.kr/maripkahn/5345307

 

 자유와 평등 중에 어느 것을 택할 것이냐의 질문처럼. 역사적 사건의 결과 이전에 소현세자의 가치관과 봉림대군의 가치관, 그 어느 한쪽에 무게를 더 두는 것이 어렵습니다.

 

 절박한 상황에 소현의 심리가 책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소설을 써주었으면 합니다.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소현 세자의 심리 묘사와 정치적 술수도 소설적 흥미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 소현은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지만 그렇게 우울하지 않다. 오랑캐라고만 생각했던 청나라가 중국 문명과 서역 문명을 받아들여 문화가 나날이 앞서가는 것을 보고 놀란다. 조선은 망해가는 명나라를 준거로 삼을 것이 아니고 조선은 청나라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아버지 인조와 기득권 세력을 어떻게 요리한다.... 이 책의 소현이 햄릿이라면 제갈공명 소현도 가능하지 않을까? 결국 추노에서처럼 역사적 결과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제가 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소현의 이미지는 위와 같았습니다. 이런 소현을 청나라로부터 굴욕을 받은 인조는 못마땅하게 생각했지요. 품안의 자식은 자식이나 장성한 아들은 절대 권력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이죠.

 

국가주위가 보수적 가치와 어떻게 자리메김을 해야 할지 모르나 확실히 전쟁에 패한 국가의 국민이 된다는 것( 또는 국가가 없다는 것)은 서글픈 것입니다.

 

(이 책을 선물해 주신 다락방님께 감사드립니다.)

 

* 밑줄긋기

p 24 말의 간격은 시간이고, 시간의 간격은 세계의 간격이었다.

p 44 그러나 이와 같은 시기에는 수많은 모사보다는 한 명의 우둔한 용사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p 132 적의 뜻으로 잡혀와 있으니 적에게 굴복하여 살고자 할 수 없음이고, 자신의 뜻으로 잡혀온 것이 아니니 스스로 죽고자 할 이유도 없음이었다.

p 151 세자는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 누구도 더는 세자를 세자로서 기억하고 있지 않는 것이었다.

p 153 그러나 슬픔과 의기와 현실이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을,

p 159 “사내로 태어나 대장부에 이르지는 못하였을망정, 섬기는 마음이 무엇인 줄은 아옵니다. 거두어주소서.”

p 160 성현의 뜻이 거기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입지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었다.

p 161 세자가 그들의 편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기원의 말처럼 세자의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세자가 그들의 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세자는 적의 땅에서 결코 돌아오지 못할 것이었다.

p 172 기원이 아들 석경에게 전하라 하는 것이 바로 아비의 그늘이라는 것을. 그러나 결국 그늘로 가리어진 욕망이라는 것을.

p 174 아비가 임금이 되기 전까지 사저에서의 나날들이 그렇게 온순했었다.

p 206 마침내 남는 것 단 한가지를 위해 모든 것을 지우는 일, 그것이 높은 자리의 일임을 알려주었을 것이다.

p 251 대학사가 석경을 반드시 죽이겠다 마음먹었더라도 세자가 그 일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일을 막지 않으면 석경이 죽어도 죽은 목숨이고 살아도 죽은 목숨이 될 것을 세자가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허니 석경을 죽이려던 것이 대학사인가, 아니면 세자인가......

p 254 원숭환이 어떻게 죽었는지 석경은 알고 있다. ...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닥칠 모든 위험을 알고서도 멈출 수 없었던 원숭환 자신의 충의였다.

p 313 위대하지 않은 자는 적도 벗도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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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헬렌 야페 지음, 류현 옮김, 김수행 감수 / 실천문학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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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판단만 받아들였다

 

<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서평 별점 ; ★★☆

 

 우선 쿠바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이야기해야겠습니다. 기껏 아는 것이 ‘야구를 잘 한다’ 정도. 그보다 오랜 기억은 케네디 대통령의 ‘쿠바 봉쇄’에서 쿠바라는 나라가 언급되었다는 것. 그 보다 더 오랜 기억은 TV에서 방영한 어떤 영화. 쿠바 혁명이 배경이고 미국 정보 기관, 신문 기자, 미국에 협조하는 노부부 등. 아! 체 게바라도 있군요.

 

 쿠바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미국발 금융 위기때 부터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쿠바는 영향을 받지 않았죠. (북한도 이 금융위기와 무관했겠죠.) 미국과 교역이나 미국의 투자가 없는 곳이니까요. 쿠바가 자립을 했다가 보다 미국이 고립을 시켜 쿠바가 자립을 당한 것이죠. 그리고 현재의 평가는 자립을 했다는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후 식민지에서 대외적인 수출로 성장한 나라(우리나라 포함), 대내적인 경제정책으로 자리잡은 나라(북한 포함), 대외적은 수출을 지향했다가 후진국으로 남은 나라, 대내적 경제 정책을 취했고 후진국으로 남은 나라. 제가 어렸을 때는 대중매체에서 홍보하기는 북한은 망해가는 나라였지, 자립한 나라가 아니였죠.

 

 위 두 가지 이유로 ‘쿠바 혁명 초기에 어떻게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나.’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냉큼 사서 읽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쿠바가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아마 제가 대한민국에 살면서 자본주의적 감성이 뿌리 깊게 잡혀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느낌은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되었다.

 

 공자님께서 세상이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은 왕이 왕 노릇 잘하고, 신하가 신하 노릇 잘하고, 노비는 노비 노릇 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지요.

 

 쿠바 혁명 이후, 미국의 봉쇄에 대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것이 차곡차곡 진행됩니다. 그런데 저는 진행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관리자가 미국으로 망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관리자가 필요한데, 그 사람을 교육을 받는 과정에 있는 사람으로 대체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교육이 잘 안 된 상태에서 관리의 문제점이 발생할 개연성도 높고, 관리자가 된 이후 개인적인 탐욕을 부릴 수도 있는데, 그런 문제점이 이 책에는 없습니다. 관리자뿐만 아니라, 교육, 봉급 체계 등등. 필요한 때에,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을 세웠고 일관된 철학으로 유지하여 성공하였다. 이 책이 진실이라면 정말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군요.

 

 쿠바 혁명이 일어난 지 60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지도층이 부정, 부패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치를 논하자면 쿠바에 괸한 사실 판단의 자료가 제공된 것입니다.

 

* 밑줄긋기

p 34 “내게는 부wealth의 신호가 사실상 종속 및 빈곤의 신호로 보였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네온사인이 깜박일 때마다 미량의 달러가 조금씩 이 나라를 빠져나가 미국에 차곡차곡 쌓였다.”

p 37 그는 “우리는 빈곤과 싸우지만 소외와도 싸운다. 마르크스는 경제적 사실과 이것이 의식에 반영되는 것, 즉 ‘의식의 사실fact of consciousness’ 모두에 관심을 가졌다. 만약 공산주의가 ‘의식의 사실’을 간과한다면 분배 방법으로서는 작동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혁명적 도덕 가치는 내세우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p 128 한 공장에서 다른 공장으로 넘어간 생산물은 상품의 판매나 구매가 아닌 ‘생산물 배달delivery of products’로 표기했다.

p 131 체는 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확답은 피했습니다.

p 135 ‘소외와 적대alienation and antagonism’

p 240 “게바라에게 기본 행동 원칙이 있었다면, 그것은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것이었습니다.”/“체는 자신에게 어떤 것이든 조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습니다.”

p 254 “투자는 미래 생산, 즉 다소 먼 미래의 생산을 담보합니다. 유지 보수는 내일의 생산을 보장합니다. ...”

p 275 ‘중앙집중화하되 창의력을 방해하지 않고, 분산하되 통제력을 상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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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정의인가? - 한국사회,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하다
이택광 외 지음 / 마티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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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의란 애매모호한 것(syndrome). - 정의가 왜 유행했는지 더 모르겠다.

 
<정의란 무엇인가> 저에게 이 책의 제목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오류가 없는 답을 줄 수가 있다면, 그렇다면 인문학의 완성이며 종결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쓰여진 책이라 금방 읽었고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읽을 당시 이미 화제의 책이 된 후라 오히려 왜 이 책의 열풍이 불게 되었나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제가 궁금해 했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질문에 이 책은 또는 글쓴이는 답을 준 것이 아니고 인류가 또는 서양 철학 사조가 이런 것들을 정의라고 생각했다라고 소개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 이에 해당하는 것이 공리주의, 칸트주의, 자유주의, 공동선으로 파악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장정일씨의 신문 기고글에서 센델이 공동선을 정의에 우선적인 덕목으로 주장하며 이는 파쇼로 흐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 보니 센델이 그런 주장을 담은 문장이 몇 개 있기는 했는데, 저는 그렇게 강력하게 느끼는 못했습니다. (아마 대충 읽어서 그럴 것입니다.)

* 신앙 http://blog.aladin.co.kr/maripkahn/783297
논제 6)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옳다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정당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 중간이라면 어느 수준까지 강요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만약 이 두 사람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라면 어떻게 달라지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서평 별점 ; ★★★★ - 왜 2010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이해 안 됨.

 <무엇이 정의인가>라는 책이 2011년 초반에 발매되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이 없는데,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해 답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충분조건으로 동치적인 답이 나온다면 결국 같은 질문이 되니까.) 그나마 이목을 끄는 문구는 ‘한국사회,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하다’라는 부제입니다.

<스웨이> chapter 6 절차적 정의 속에 숨은 공정성의 이면/세상에 존재하는 n개의 정의正義

 그래, 시대와 지역을 관통하는 정의正義의 정의定意는 없어.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정의는 무엇이고 어떤 것이 바람직한 정의正義의 정의定意인가 확인해 보자. 그런데 <무엇이 정의인가?> 이 책에는 센델이 주장하는 정의와 <무엇이 정의인가>에 비판은 있지만, 보편 타탕한 정의에 대한 주장이나 한국에서는 어떤 덕목이 정의로서 합당하다 하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래도 건성으로 읽은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해 보충의 의미가 있어 별 4개)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은 공동저자 대부분이 <정의란 무엇인가>의 유행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는데 ; 저는 <정의란 무엇인가> 유행의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 큰 의미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 추성웅가 연기한 ‘빨간 피터의 고백’이란 연극이 있습니다. 이 연극의 흥행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왜 흥행을 했는가? 좋은 연극이 있으면 관객이 있다. 관객이 있으니 좋은 연극이 만들어진다. ; 그 당시 상황이나 흥행 이유를 지금에 와서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로 판단하건데, 그 흥행은 단발성이었습니다.

 2006년 마시멜로 이야기 - 알라딘 리뷰 440편
 2007년 시크릿 - 알리딘 리뷰 379편
 2009년 엄마를 부탁해 - 알라딘 리뷰 546편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 알라딘 리뷰 189편
 2011년 아프니까 청춘이다 - 알라딘 리뷰 135편

 위 숫자는 알라딘에서 (2011년 8월 22일) 검색한 것인데, (시간에 의한 누적으로 고려하더라도) 베스트 셀러 치고는 리뷰 숫자가 적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너무나도 단편적인 자료로 판단하지만) 리뷰를 쓸 만큼의 독서는 많지 않았다는 뜻이죠.(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우발에 의한 멱함수적 발생으로 생각합니다.

* 밑줄긋기
p 41 나는 처음에, 저 사례를 놓고 ‘어느 쪽이 정의냐?’고 묻는 사람의 정신 상태와 지적 취약을 의심했다./그러자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대답이 돌아 왔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건 비극이라고 해야지 정의가 아니다.” ; 장정일씨의 판단에 의한면 마립간은 정신 상태가 취약하다는 평을 받을 것이다. 변명으로 우석훈씨의 말을 빌자면 <88만원 세대> p 218 지금 우리에게 몇 가지 제약 조건이라는 것이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예산 제약이라고 하는데, 주어진 조건 내에서 돈이 그 이상은 없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애기한다.
p 19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해’는 거짓말이지만, 이 말을 내뱉는 그 상황의 논리는 ‘진리’인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말은 ‘나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사랑해’라는 진심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동문서답도 소통의 의미로 볼 때 100% 무의미하지는 않다.
p 72 공리주의와 칸트주의/사실 그가 생각하는 핵심은 어떤 ‘원칙’이라기보다는 ‘사고’이다.
p 82 평등은 포기할 수 없지만 여전히 문제다./그러나 간섭 없는 자유는 이상이지 현실은 아니다.
p 89 <정의론> ‘원초적 입장’
p 97 “도덕적 이견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상호 존중의 토대를 악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더 강화시킬 수 있다. ......”
p 109 그러나 공화주의를 단순히 이념으로 수용하는 것과 역사적 전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p 115 현대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확신과 믿음이 서로 충돌한다. 이런 까닭에 현대에 딜레마 상황은 정의를 요구한다.
p 116 그런 점에서 도덕을 벗어나 중립적인 시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센델의 지적은 옳다.
p 129 ‘무엇을 배분할 것인가’, ‘배분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어떤 기준에 따라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재화를 배분하는 것이 정당한가’, ‘누가 재화, 배분대상자, 배분 기준을 정하는가’
p 133 공리주의 정의론, 자유지상주의 정의론, 평등자유주의 정의론, 공화주의 정의론(공동선common good)
p 139 평등원리 ; 기본권과 기본적 자유는 가능한한 적절한 방식으로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평등한 자유의 원리, 정치적 권리는 모든 시민이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실질적 평등원리,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리, 불평등 배분은 정당하다는 차등의 원리
p 148 시민으로서의 덕목 civic virtures/모병제가 공동선을 약화시키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센델은 몇가지 예를 듭니다.
p 149 텔로스(telos ; 목표, 본질) 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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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1-08-2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 ; 이택광씨의 이전 글과 비교를 말씀하였는데, <무엇이 정의인가>는 <정의는 무엇인가>의 보충판과 같은 책으로, 크게 비중이 있는 글은 없습니다. 그래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저도 <정의는 무엇인가>를 매우 좋은 책으로 베스트셀러1위가 될 만한 책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8-2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오랜만이셔요,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음...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한국 사회의 답이군요.
하지만 저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부록처럼 나온 책들은 구미가 당기지 않더군요.
반론의 여지가 많더라도 자신만의 혼이 담긴 어떤 것만이 소중하게 느껴진달까요.

마립간 2011-08-22 15:43   좋아요 0 | URL
몸이 바쁘다기 보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 시기입니다. (현재 무직으로 있습니다.) 앞 페이퍼에서도 썼지만 줄어든 잠깐의 여유에 독서만 할 것이냐, 아니면 독후감을 쓰면서 할 것인가 고민했는데, 독서에 치중하기로 했습니다. ***님께서 <무엇이 정의인가> 40자 평에 글을 남겨 주셔서 40자 평을 독후감으로 옮긴 것이지요. 저는 베스트셀러의 부록보다 베스트셀러 자체가 저하고 코드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