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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려 본 슬픔 ㅣ 믿음의 글들 208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 / 홍성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들여왔을 때
내가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을 읽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아버님께서 가신지 삼주가 되었다.
예감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적응이 되는건 아니라는 사실...
앞부분은 집중키 어렵고 조금 산만한 전개다.
그와 그의 아내 H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의 독백을 듣기란...
그러다 밑에 문장을 만나며 머리가 깨이는 느낌이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란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아주 다양하게, 수많은 각도로, 여러 가지 빛 아래에서, 여러 가지 모습(깨는 모습, 잠든 모습, 웃는 모습, 우는 모습, 먹는 모습, 말하는 모습, 생각하는 모습)으로 보아 왔기 때문에, 그 모든 인상들이 우리 기억으로 떼지어 몰려와 결국엔 그저 흐릿함으로 퇴색해 버리고 만다.
얼굴을 떠올리려해도 확 다가서지 않는 이 느낌이 무엇인가 했는데 너무도 다양한 모습을 오랫동안 보아왔기에 어떤 특정한 이미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경험하기 전에
아니 경험했더라도 누구나 느끼는 바가 다르다는 걸 또 알게 된다.
아득한 꿈같은 이런 느낌이 존재할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제 펼친지 며칠째... 다 읽은 후 이 글은 다시 쓸 것 같다.
슬픔은 여전히 두려움처럼 느껴진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중간한 미결 상태 같기도 하다. 혹ㅇ느 기다림 같기도 하여 무슨 일인가 일어나기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슬픔은 삶이 영원히 임시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무언가 시작한다는 것을 가치 없어 보이게 한다. 나는 차분히 안정할 수가 없다. 하품을 하고 몸을 뻗대며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다. 지금까지 나는 너무 시간이 없었다. 이제는 시간밖에 없다. 거의 순수한 시간, 그 텅 빈 연속만이 있는 것이다. 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