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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4-26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찔리고, 뼈있는 내용이라 옮겨봅니다.
 

농악을 신명나게 만드는 것은 사물(징, 꽹과리, 장구, 북)인데 이중에서 놋쇠로 만든 징과 꽹과리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특수한 청동 기술. 즉 방짜1)로 만든 제품이다. 방짜는 구리와 주석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청동 제품으로 불그스레한 금빛을 띠게 된다.
구리를 주재료로 해서 아연을 섞으면 황동, 주석을 섞으면 청동(향동, 놋쇠), 니켈을 섞으면 백동이 되는데 징과 꽹과리의 재료는 청동인 놋쇠이다.

방짜의 합금비율은 구리 78%, 주석 22%인데 현대공학에서는 주석의 양이 많아질 경우 깨지기 때문에 실용 용기를 만들 경우 주석의 양을 10% 이내로 추천한다. 그런데 방짜는 22%의 주석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깨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거듭되는 망치질과 반복적인 열처리가 방짜가 깨지지 않는 비밀이라고 말한다. 주석은 무르기는 하나 열에 강한 물질로, 달궈져 있는 한 아무리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데, 지속적인 열처리로 주석의 취약한 성질을 극복한 후, 망치질로 주석을 잘게 부숴 흐트러뜨려 깨지지 않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짜는 1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주석과 구리를 섞은 후 합쳐진 쇳물로 판을 만들어 망치질로 두드려서 얇게 펴는데 식으면 다시 달궈 망치질을 거듭한다. 얇아진 판들은 서너 장씩 덧대 오목하게 가공한 후 원하는 그릇의 깊이대로 잘라내고 그릇형태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짜는 두드려도 결코 깨지지 않으며 징과 꽹과리 역시 마음껏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는다.

이러한 방짜의 장점은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작게는 밥을 담아 놓으면 잘 식지 않는다거나, 방짜 그릇에 물과 함께 미나리를 담가 놓으면 거머리가 방짜 그릇에 달라붙어 미나리를 깨끗이 씻을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또 농산물을 재배할 때 무분별하게 사용된 농약도 방짜가 족집게처럼 검출한다. 농약 성분이 덜 세척된 재료를 사용한 음식물을 방짜 그릇에 담을 경우 자국이 생기는 것. 당연히 독극물을 가려내는 효과도 있다. 사극에서 왕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음식물을 놋수저로 독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장면은 방짜의 이같은 효과에서 기인한다.

이외에도 방짜는 몇 해 전 방송실험에서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한다는 ‘O157’균을 박멸하는 능력도 보여준 바 있다. 스테인리스 용기와 사기 그릇, 방짜 그릇에 일정량의 균을 증류수에 섞어 넣은 후 16시간 후에 세 그릇에서 추출한 물을 배양했더니 다른 그릇들과 달리 방짜 그릇에서는 단 한 마리의 균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 이와 관련 경원대의 박종현 교수는 방짜 그릇은 항균이 아니라 살균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주석은 자체로 상당한 살균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는데 O157균이 박멸된 것은 바로 청동에 들어 있는 주석 성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기 그릇, 스테인리스 그릇, 방짜 등 3개 용기를 대상으로 한 미네랄 성분 검사에서도 방짜는 특이점을 보였다. 방짜에서만 나트륨?구리?아연 성분이 소량 검출된 것이다. 미네랄은 우리가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물질로 우리 몸 안에서는 생성이 안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는데 이러한 결과는 우리 조상이 놋그릇을 통해 미네랄을 자연적으로 섭취했음을 짐작케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방짜로 식기를 만들어 쓴 민족은 한민족 밖에 없으며 같은 문화권인 중국에서는 주로 자기를 사용했고 일본은 나무 제품이 주종을 이룬다.
방짜는 오늘날 종가에서도 가보처럼 다뤄지지만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유기그릇을 모두 거둬갈 때에도 종갓집에서 제일 먼저 대피시킬 만큼 중시됐었다.

그러나 방짜는 주기적으로 닦아 줘야 황금빛을 내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매우 힘들고 더구나 일산화탄소와는 천적이기 때문에 연탄이 등장하면서 부터는 한순간에 사라지는 비운도 맛보았다. 그럼에도 방짜가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면서 전해져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사물놀이에 쓰이는 4개의 타악기 중 두 개인 징과 꽹과리만은 반드시 방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방짜로 만든 식기류들이 모두 사라지던 시대에도 선조들은 징과 꽹과리만은 고집스럽게 방짜를 주장했던 것이다.

주물로 찍어 낸 징은 음의 파장이 직선으로 곧게 뻗어 나가지만 방짜로 만든 징의 경우 맥놀이 현상이 나타난다. 맥놀이란 두 음파가 서로 간섭을 일으켜 진폭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현상을 말한다. 잘 알려진 에밀레종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맥놀이 현상 때문이다.
서양의 종은 같은 주물식이지만 맥놀이가 없다. 그러므로 은은하게 울리지 않고 소위 ‘학교종이 땡땡땡’이란 다소 경박한 소리가 난다. 그런데 우리 대형 종의 성분을 보면 주석 17.5%, 구리 82.5%이다. 주석의 양이 17.5%라면 현대공학상 권장 비율을 넘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선조들은 거대한 종을 만들었으며 특유한 맥놀이 현상까지 일어나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방짜가 갖고 있는 독특한 이 음파를 선조들이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도 방짜로 만든 징과 꽹과리만 고집하였으리라.

청동의 소리를 선조들은 놋쇠 소리라고 했다. 놋쇠. 즉 방짜의 소리야말로 한민족의 소리라는 것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종호 ? 과학국가박사)



주1) 방짜 ? 질 좋은 놋쇠를 녹여 거푸집에 부은 다음, 불에 달구어 가며 두드려서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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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4-26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전출처 : 로쟈 > 체르노빌, 잊지 못할 이름

내일, 곧 4월 26일은 지난 1986년 구소련(현재는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에서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작년 이맘때 이런저런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본 일이 있는데, 어느 새 1년이 흘렀다. 따로 준비한 건 없고, 대신에 녹색연합의 블로그에서 '체르노빌, 잊지 못할 이름'이란 글을 옮겨온다. 열심히 준비한 글이며 필자는 김미영 활동가이다. 문단조절이나 원문에 첨부된 2장의 사진 외의 이미지 부가 등은 모두 나의 조작이다.

 


 

 

 

 

 

 

 

 

 

 

http://www.greenkorea.org/zb/view.php?id=activity_news05&no=54


06. 04. 25.

P.S. 체르노빌 사고는 당시 한창 진행중이던 사회주의 재건(페레스트로이카) 운동을 '넌센스'로 만들어놓은 사건으로 기억된다. 그로부터 5년후에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은 붕괴되었다. 어떠한 이념도 그러한 재난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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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4-27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경 문제를 다룬 만화 "기생수"와 체르노빌을 소재로 쓴 "달의 아이"가 같이 떠오릅니다. 둘 다 상상력과 현실을 기묘하게 조합했지요. 20년 전 오늘의 일이지만, 아직도 어제일처럼 느끼고 있을 그들의 삶은 대체 어떻게 보상될지...아득하고 아찔합니다.
 

 

 

 

 

시사회 당첨. 9시 시작, 11시에 끝난 영화.

감독이나 기타 다른 정보 없이 그저 주연 배우가 누구인지만 알고 본 영화인데,

느와르 장르였고, 꽤 잔인한 장면도 여럿 보여 18세 관람 불가 이유를 선명히 납득하였다.

사투리와 전문(?) 용어가 난무하여 못 알아듣는 대사도 꽤 있었지만,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와 포스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옥의 티라면 추자현이 너무 연기를 못하고 사투리도 어색했다는 것. 사실 왜 출연했는 지도 잘 모르겠음.ㅡ.ㅡ;;;;

그래도 잘했다고 해주고 싶은 부분은 여배우를 단순히 눈요깃감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훨씬 선정적일 수도 있는 장면을 부러 그렇게 가지 않은 것은 칭찬해주고 싶다.(영화 청연에서 장진영의 고문씬을 떠올려볼 수 있는데, 불필요한 성적 수치감을 주지 않는 연출이 종종 나오는 것에 안심이 된다.)

영화가 얼마만큼 수작이었냐고 평가하기보다, 영화 제목이 영화와 얼마만큼 잘 맞아 떨어지는지에 감탄했다.

달콤한 인생을 또 다른 표현으로 보는 기분이랄까. 끝까지 가보는 것. 그 끝이 파멸일지언정, 포기하지 못하는 무엇... 그런 느낌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영화가 아니라...^^;;;

영화마치고 감독과의 시간이 있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부랴부랴 일어서려는데, 특별손님이 있다는 것이다.

헉, 설마?????

앗뿔싸! 느낌은 적중! 황정민씨가 오신 것이다.T^T(호칭 바로 바뀌고...;;;;)

청바지에 점퍼, 모자 꾹 눌러쓰고, 예의 그 어눌한 평범한 아저씨 말투를 한 그가 무대에 올라섰다.

스크린 속의 바로 그 남자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평범함.

스스로도 그냥 별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는 말에 우리 일반인들을 놀래켰는데, 평소 책읽기를 무척 좋아한댄다. 그런데 집에서는 몇장 못 읽고 잠들어버리기 때문에 2호선 타고서 한바퀴 돌며 책 읽는 것 무지 좋아한단다. 우리에게도 해보라고 권한다^^

매번 같은 사람이 연기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연기변신을 하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연기를 할 때는 '황정민'을 모두 잊고 캐릭터에 올인하는데 애쓴단다. 그 과정이 몹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또 재밌기도 하다며... 일종의 카타르시스? 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자신은 그렇게 연기를 할 거라고...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 배우 황정민씨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져버렸다. 다음 번 그의 변신은 무엇일까.  그는 또 우리 관객을 어떻게 놀래킬 것인가.  기다려볼 법한 두근거림이 아닌가.

늦은 시간 귀가하여 내일의 출근이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이 흥분을 조금 옮겨보고 싶었다.

카메라가 없었던 것이 다만 아쉬울 뿐. 인터뷰 녹음이라도 해올 것을...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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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4-2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자현 나오는 장면이 많이 짤린게 아쉬운 부분이라는 류승범 인터뷰 기사를 본 것 같아요. 황정민 정말 멋지군요.

마노아 2006-04-26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독님은 그저 서로 밑바닥을 친 젊은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담아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무래도 러닝타임 등등 제약이 있었겠죠. 좀 더 설득력을 주지 못한 부분이 저도 아쉬워요^^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마지막 구절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봄은 겨울과 너무 흡사하고, 봄을 느낄라치면 여름을 닮아버리니 큰일입니다.

봄 자체의 매력은 날씨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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