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우는 남자(이정범, 2014)
아저씨를 재밌게 보았지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영화가 인상 깊었던 것은 순전히 원빈의 잘난 외모 덕분이었고, 김새론양의 눈여겨보게 만드는 연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컨셉을 느끼게 하는 영화인데 이번엔 장동건 주연이란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아니고, 둘이 사이좋게 이정범 감독과 영화를 찍었다. 궁금했지만 볼까 말까 하던 찰나에 언니가 시사회 당첨되었다. 유후~
팝콘이 너무 타서 바꾸러 갔다가 다시 화장실까지 다녀오니 영화 이미 시작. 이런..ㅡ.ㅡ;;;;
앞부분 조금 놓쳤다고 문제될 영화는 아니었다. 장동건의 원죄를 이해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는데, 그냥 나중에 언니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영화는 참 못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장동건은 컨셉을 잘못 잡은 듯했다. 신사의 품격에나 어울릴 목소리나 표정을 갖고 나온 느낌.

아이를 잃은 슬프디 슬픈 모정을 연기한 모경 역의 김민희. 연기는 출중했지만 영화가 별로인지라...;;;;
한번 성공한 컨셉으로 다시 영화를 찍는 것은 너무 안일한 선택 같다. 관객들은 그보다 까다롭고 그 이상을 늘 원하니까.








★★☆
41. 엣지 오브 투모로우(더그 라이만, 2014)
현충일이었다. 소개팅이 잡혀 있었고, 잘 진행된다면 같이 이 영화를 본다면 좋겠다고, 나 혼자 생각했다.
상대남은 미국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미국 국적을 가진 이민자였는데 신부 찾으러 한국에 나와 있던 것이다.
나보다 여섯 살 많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여덟 살 많았다. 키가 작은 편이라고 했는데 나보다 한참 작을 줄은 몰랐다.
별다방에 앉아 수다를 떨었는데 영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발음이 어찌나 굴러 가던지 r발음 나오면 내가 못 알아먹겠다능!
지방선거 직후였던지라 정치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 정치와 미국 정치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이 사람과는 두번도 못 만나겠다고 여긴 지점이 이 부분이었다. 단언할 수 없지만, 그가 계속 한국에서 살았다면 이 사람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며 살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지금까지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가장 중요했던 건 종교였는데, 이젠 정치적 성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둘 다 통하면 물론 좋겠지만~
하여간! 그래서 영화는 혼자 보러 갔다. 우린 서로 전화번호도 교환하지 않은 채 헤어졌으니 다시 만날 일도 없다.
소개시켜준 사람은 친한 언니의 남편이었는데 이것저것 마음이 좀 복잡했더랬다. 영화가 충분히 훌륭하지 않았더라면 무척 우울했을 것이다. 그래도, 돌아가는 길 맥주 한캔은 땄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우리 탐은, 영화 고르는 안목이 참 훌륭한 것 같다. 게다가 결코 젊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온몸을 던져 열연을 한다. 리암 니슨처럼 액션 이제 그만했음 싶을 만큼 안쓰럽지도 않고~ 탐, 쵝오!!
시간이동을 하는 작품은 그간 많이 나왔다. 워낙 흔해졌으니 더 다양한 것, 더 독특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 작품이 꼭 그랬다. 마치 2차 세계대전을 대입해 놓은 것 같은 외계인 침공에 대항하는 지구 연합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건, 상대방은 시간이동을 해서 미래를 읽어놓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뻔히 보이는 전략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알아차렸고, 마찬가지로 시간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면, 당연히 무엇이든 시도해 보는 게 순리! 수십, 수백 번, 수천 번을 다시 죽고 태어날 지라도...
좋았던 대목이 참 많았다. 탐은 시간을 반복하니 여자가 했던 말들, 행동들을 다 기억하지만, 여자에게는 모두 처음이니까 처음 고백하는 것처럼 말을 꺼낼 수밖에 없다. 탐이 지금 겪는 시간들을 과거에 이미 겪었던 그녀가 목격했던 가장 잔인한 순간의 되돌이표를, 탐은 아무 말 없이 듣는다.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 그 역시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수천 번을 반복해서 지켜보았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면서.
적당한 유머가 있고, 적절한 액션이 있고, 제대로 된 감동도 있었다. 아, 영화 좋다. 이날의 우울함을 씻어줄 만큼.








★★★★★
42. 말레피센트(로버트 스트롬버그, 2014)
현충일 다음날이었다. 더 이상 안 우울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우울했다. 뭐라도 보고 싶어서 나갔는데 볼 게 없었다. 이 영화 밖에는...
디즈니 만화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보지 못....했을 걸? 이 영화의 말레피센트 캐릭터는 디즈니 판을 그대로 실사로 옮긴 모양새였다. 지나치게 광대뼈를 부각시켰는데, 꼭 그래야 했을까? 뿔도 너무 무서워 보여.... 오죽하면 아역 배우가 울어서 졸리 딸을 데려다가 촬영을 했을까.

푼수끼 가득한 세 요정의 유머는, 뭐 많이 식상했다.
진정한 키스가 왕자의 것이 아니라는 것은 겨울왕국에서 이미 한차례 선보였으니 역시 김이 좀 샜다.
그래도 이 영화는 마법이 등장하는 장면이 가득하기 때문에 3D로 본다면 꽤 근사할 것 같다.
애석하게도 나는 일반 영화로 보았지만.
하긴, 금방 만난 왕자가 사랑에 빠져봤자 얼마나 깊이 빠지겠으며, 긴 잠을 깨울 만큼 강렬한 키스를 어찌 할까.
이 영화에서야 공주가 금방 깨어나지만, 원작처럼 100년이나 잤으면 그 입냄새 어쩔겨!(이 내용을 다룬 만화가 있었는데... 뭐지???)
이 영화 볼 즈음에 졸리가 은퇴를 선언했다고 해서 완전 화들짝 놀랐다. 이정도 영화를 마지막 영화로 삼은 것은 아니겠지??? 했는데 아니란다. 클레오파트라? 뭐 그런 영화를 찍을 예정이고, 헐리웃 스타의 은퇴선언을 곧이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는 누군가의 조언도 달려 있었다. 뭐, 은퇴해도 졸리는 여전히 어디선가 멋질 테니까... 세상에서 가장 쓰잘데기 없는 짓이 연예인 걱정이라고, 울 공장장님이 말씀하셨지. ㅎㅎㅎ








★★★
43. 도희야(정주리, 2014)
내가 배두나의 작품을 다 보진 못했지만 그녀가 나오는 영화 중에서 싫었던 게, 아니, 별로였던 것조차도 없었다. 이렇게 작품을 잘 고르는 배우, 역시 신뢰할 수밖에!
배두나는 시골 어촌 마을로 좌천된 파출소 소장이다.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한 마을의 대소사는 김새론이 연기하는 도희의 아버지 송새벽이 다 도맡아서 하고 있다. 그런데 도희는 그의 의붓 딸이고 엄마는 도망치고 없다. 술만 마시면 딸을 때리는 아비, 그 아비를 피해 도망다니며 학교에서도 겉돌기만 하는 도희가 영남(배두나)은 눈에 밟힌다. 학대 받고 외로운 소녀에게 그저 온정의 손길을 폈을 뿐인데, 그것이 그녀에게 족쇄가 되었다. 그녀의 성적 포지션 때문에.
영화는 사람들의 삐뚫어진 시선이 함부로 휘두르는 폭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소아성애자일 수도 있다는 근거 없는 억측. 작은 마을이라는 공동체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는 소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 탄압. 생존만이 목표이고, 누구라도 자신을 봐주기만 한다면 무슨 짓이든 해서 잡고 싶은 악의 없는 악의의 위험성까지.
아주 많은 이야기를 크게 소리 내지 않고, 오버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잘 묘사해 주었다. 그리고 그 역에 배두나가 딱이었다.

김새론은 정말 연기 신동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쎈 역할만 자꾸 해도 되는 걸까? 심리 치료 병행하고 있을까?
청소년 관람 불가니까 본인은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보지도 못했겠지만, 그래도 이런 역할에서 오는 충격이 있을 것 같은데 괜히 또 오지랖을 떨어본다.

인형같다. 누군가는 배두나가 전혀 안 예쁘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아름다운 피사체다. 그녀의 다음 작품을 즐겁게 기다리겠다.








★★★★★
44. 스틸라이프(우베르토 파솔리니, 2013)
내가 좋아하는 소재에 좋아하는 분위기의 영화였는데, 다 좋았는데... 이날 컨디션은 완전 메롱이었다.
그 결과, 영화 중간을 몽땅 자버렸다. ㅠ.ㅠ
평생 무연고자의 죽음에 경의를 표해왔던 주인공은 정리해고를 당한다. 마지막 업무로 최선을 다해 유족을 찾아내어 가장 정성을 들인 장례식을 치를 준비를 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어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데이트도 신청했다. 그의 인생 2막이 열릴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인생은 그렇게 평탄한 길만 내주지 않는 게 문제다.
마지막 장면이 가장 예쁘고 감동적인 장면인데, 짐작은 가능한 구도였다. 그래도, 그 장면 참 좋더라. 오랜만에 영화 고스트가 떠올랐다. 유령들 안녕!








★★★★☆
45.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플렉스 할그렌, 2013)
원작이 무척 궁금했지만 영화를 먼저 보고 나니 책에 대한 궁금증은 시들해졌다. 뭐, 이 정도로도 족해~
무려 100년이나 살면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마다 한 컷씩 끼어든 노인의 좌충우돌 모험(?)담이랄까.
역사적 중요 인물을 찾아내는 재미와, 몇몇 유명한 사진들을 패러디한 컷들도 재밌었다. 스페인 내전에서 로버트 카파가 찍은 어느 병사의 죽음이라든가 퓰리처상을 받는 미국 노동자들의 사진 같은 것 말이다.
주인공이 젊었을 때부터 100세까지의 연기를 모두 다 해냈는데, 노년의 모습도 솔직히 100세까지 보이진 않는다. 영화 보면서 조금 씁쓸했던 것, 우연히 취득하게 된 갱단의 돈가방에서 나온 현금이 생각보다 적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워낙 천문학적 액수의 횡령, 사기가 판을 치는 뉴스를 매일 접하다 보니 돈에 대한 감각이 이렇게 변해버린 것이다. 그런 돈을 만져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겠건만 그다지 큰금액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 황당한 상대적 비교라니!
하여간! 영화는 그냥 가볍게 볼만했다. 같이 본 친구처럼 재미 없어 죽을 지경도 아니고, 아주 좋아 죽을 지경도 아니고 딱 중간!








★★★☆
46.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올리비에 다한, 2014)
라비엥로즈는 보지 않았고,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난 그 샹송이 참 볼로더라고. 특히 인셉션에서 주구장창 나왔던 제일 유명한 그 곡!
그 감독의 새 영화다. 이 작품을 보게 된 건 순전히 니콜 키드만이 연기하는 그레이스 켈리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우아하기까지 한 미모라면 단연코 니콜 키드만이지!

근데 이 얼굴은 어째 다이애너비가 먼저 떠오르는 것일까??
영화는 분명 픽션을 많이 담았겠지만 사실도 어느 정도 담고 있겠지? 강대국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갑질 행세하는 프랑스에 대해 그녀가 이렇게 지혜롭게 대응했다면, 내가 모나코 국민이라도 홀딱 반할 것 같다. 영화는 무척 동화같았는데, 그레이스 캘리의 죽음은 너무 비극적이어서 영화에 나오지 않은 장면이지만 괜히 상상되어서 좀 슬펐다. 그녀가 히치콕과 마지막 작품을 함께 하지 못한 것도 살짝 아쉽! 근데 내가 그레이스 캘리 나오는 영화를 본 적 있던가??? 아마, 없는 것 같은데? 흐음...








★★★
47. 트랜스포머4(마이클 베이, 2014)
시리즈 영화는 관성적으로 보게 된다. 게다가 트랜스포머가 처음 나왔을 때 얼마나 눈을 황홀하게 했던가! 뒤로 갈수로 재미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안 볼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4편을 보면서는, 아... 정말 한숨만 나오고 왜 이리 안 끝나나, 집에 가고 싶다~만 계속 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힘들어, 힘들어!
전작과 약간 결을 달리한다. 주인공들이 죄다 바꼈으니 그럴 수밖에. 여주인공은 청바지를 입고 나온 데서 알 수 있듯이, 이전 작품보다는 좀 더 몸을 쓴다. 몸매 말고 몸을!

영화가 미국 내에서의 싸움에서 끝났다면 딱 좋을 뻔했다. 홍콩에서의 싸움은, 정말 사족 중의 사족, 킹 오브 사족이었다. 지루해도 이렇게 지루할 수가! 맨 오브 스틸 볼 때도 그랬는데, 지나치게 많이 부수는 영화를 보는 건 무척 피곤하다. 의미 없은 폭력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 대머리 사장은 갑자기 개과천선하면서 개그까지 욕심을 부리는데 이걸 보며 웃으라느나 거야? 버럭!
엄청난 물량을 퍼붓고, 엄청난 CG로 도배를 했지만, 그냥 돈자랑 같고 대단해 보이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았다. 이거 잘 하는 분야인 건 이미 알고 있으니, 다른 걸 보여달란 말이야, 마이클 베이!
이래놓고 5편 나오면 또 보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낮은 기대치로 보게 될 것이다. 제발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
2014년 6월의 문화생활도 정리해 본다.

콘서트 언제 올거예요, 폴?
폴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이 취소되고, 그 아쉬움을 달래느라고 열린 이승환의 공연이다. 그렇다고 비틀즈의 노래만 불렀냐 하면 그건 아니다. 클럽 '타'에서 했는데, 비틀즈 카피 밴드 타틀즈와 협연 두곡이 있었고, 2부는 타틀즈만의 공연으로 꾸며졌다. 술도 마실 수 있는 바에서 얌전히 음악을 들었다. 아, 좋으다, 조으다~
공장장 노래야 두말할 것도 없고, 내가 잘 모르는 비틀즈 노래와, 잘 아는 유명한 곡까지, 모두모두 어찌나 아름답던지.
특히 앵콜 곡이 헤이 쥬드!여서 정말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조카트니~의 유머 감각은 발군!









뮤지컬 모차르트
내가 예매했던 모차르트는 이주 뒤의 박효신 거였는데 알라딘 B님 덕분에 박은태 공연을 먼저 접할 수 있었다. 지금껏 내가 가본 뮤지컬 중에서 가장 무대에서 가까운 자리였는데, 세상에 vip의 위엄이란 이런 것이구나! 완전 신세계를 접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앞자리를 사수하는구나. 하지만 뮤지컬 표는 너무 비싸. 제일 싼 게 막 6만원 이래...ㅜ.ㅜ
박은태 버전의 모차르트를 이년 전에 보았다. 그때는 사실 그냥 그랬다. 전반적으로 뮤지컬이 뜨뜨미지근한 느낌? 색이 선명하지 않고 약간 흐린 느낌. 신영숙의 황금별을 제외하면 그닥 기억에 남는 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성장하는 모차르트의 성장통이 보이고, 박은태가 연기하는 볼프강의 외로움과 절규와 희열이 살갗에 바로 와 닿듯이 느껴졌다. 작품이 변화한 것인가, 순전히 자리의 덕분일까! 암튼, 그래서 모차르트 작품에 대한 나의 감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좋아좋아, 너무 좋아!!!
그에 비해서 2주 뒤에 간 나의 자리는 3층 꼭대기. 3층이라지만 일반 높이로 계산하면 4층 높이. 하아, 배우가 꼬딱지만하게 보여. 안 보여서 그런 걸까? 소리도 유난히 작게 들렸다. 하긴, 난 세종문화회관 음향을 전부터 안 좋아하긴 했지.
망원경을 가져갔지만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아마 내가 후진 3층 좌석에서 먼저 보고 나중에 좋은 vip석에서 봤다면 이런 상대적인 느낌을 덜 가졌을 테지?

모차르트의 캐릭터 자체가 워낙 박은태의 색깔과 잘 어울린다. 난 임태경과 박효신의 모차르트는 그들과 잘 어울릴 거란 상상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 번 엘리자벳에서 박효신에게 워낙 감동 먹었기 때문에 한번 더 보고 싶었다. 결과는 뭐... 생각보다 발랄한 연기를 잘 했지만 박은태처럼 제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임태경을 보지 못했으니 알 수 없다. 이 세 배우 중 내가 가장 오래 좋아하고 또 가장 많은 공연을 본 것은 사실 임태경인데, 이렇게 열외로 잡다니...ㅎㅎㅎ








연극 야간여행
알라딘 행운의 램프 당첨으로 보게 된 연극이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 친구로 나오는 식인하던 그 남자 배우... 그 분이 극단 주인이었다. 비가 억수로 오던 날이었는데 입구에서 마주쳤다. 아주 편안한 차림새에 슬리퍼 신고 계시더라.ㅎㅎㅎ
연극은 뭐 재밌었다. 근데 줄거리 말하기는 좀 힘드네. 원작 소설의 줄거리를 옮겨 본다.
뻔뻔스러운 살인자이자 차가운 냉소주의자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소설. 이 인물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콜리니코프를 연상시킨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독일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가 2001년,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발표한 데뷔작으로, 레이먼드 챈들러 재단에서 주관하는 '말로 상'을 수상했다.
주인공 마크 크라머는 단편 소설과 자서전을 쓴 작가 지망생이다. 그는 자신이 지난 2년간 쓴 소설을 출판사 사장이자 자신의 먼 친척인 야콥 뢰더에게 보낸다. 하지만 뢰더는 그 소설이 형편없다고 하면서 차라리 은퇴한 영화배우의 자서전이나 쓰라고 말한다.
크라머는 뢰더를 죽이고 영화배우 프라이킨을 찾아 프랑스로 온다. 그러나 그는 프라이킨의 자서전을 쓰는 일에 관심이 없고, 프라이킨의 젊은 아내인 사라를 유혹하는 데만 신경을 쓴다. 크라머는 사라를 차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과거 명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늙어빠진 프라이킨을 자살로 위장해서 죽일 계획을 짠다.-알라딘 책소개
이 극단에서 최근 또 무슨 연극을 올렸다. 알라딘 행운의 램프에서 봤는데 주인공 얼굴 보고 바로 알아봤다. 제목은 생각이 안 남.
이날 비가 정말 많이 와서 카페 2층에서 유리창 너머 사람들이 쓰고 가는 우산을 구경했다. 색색들이 예쁜 우산도 많았고, 갑자기 한구역에 똑같은 우산이 너무 많이 지나가서 놀라기도 했다.










연극 미스 프랑스
아아, 결론부터 말해두자. 올해의 연극은 '미스 프랑스'로 미리 못박아둔다. 아, 최고였어!
그러니까 트랜스포머를 보거 있던 중 야곱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야곱은 핸드폰도 없고 먼저 전화하는 일도 아주 드문 일인데 전화가 와서 놀랐다. 근데 영화는 끝나지 않고, 받기는 힘들고... 결국 다음 날 통화했다. ㅎㅎㅎ 연극표가 있다고, 만나자고 했다. 야호!
김성령이 출연한다는 미스 프랑스! 내용도 전혀 몰랐는데, 기다리면서 살펴보니 1인 3역이다. 김성령의 미모야 대한민국 탑 오브 탑이지만, 연기는 특급은 아니지 않던가.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았는데 아니었다. 아, 전직 미스 프랑스이자, 현재 미스 프랑스 운영위 회장을 맡고 있는 체면만 차리는 속물과, 호텔에서 청소를 하는 푼수끼 가득하지만 순수한 백치 여자와, 앞의 미스 프랑스와 일란성 쌍둥이지만 성격은 아주 다른 거친 여자까지 세 캐릭터를 혼자 표현해낸다. 김성령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배꼽 잡고 웃게 만든다. 이야기도 아주 탄탄하고 무대와 연출도 아주 세련됐다. 아, 돈주고 다시 봐도 좋을 만큼 아주 마음에 들었다.
김성령이 출연하는 순간, 객석의 모든 여자가 오징어가 되는 희귀 현상을 경험했다. 세상에, 내 앞에 미스코리아가 있어!

내친 김에 검색을 해봤다. 작품 반열의 사진들이 등장한다. 휘유우.... 마흔 여덟의 애엄마 중 이런 물오른 미모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아무리 미스 코리아라도 이게 가능해??

그야말로 고혹적이다!
작품의 캐릭터는 전반적으로 상속자들에서 이민호 엄마 캐릭터와 닮았다. 그 때처럼 사랑스러웠다.
비서 역할 한 배우는 이름을 모르겠는데 눈여겨 보고 싶을 만큼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 또박또박 또렷한 발음까지!
야곱과 올해 연극을 여러 편 같이 보았는데 이 작품이 최고였다. 연극은 뮤지컬에 비해서 만족도가 다소 떨어질 때가 많은데, 이 작품은 뮤지컬과 비교를 해도 기꺼이 승을 거둘 만했다. 또 보고 싶구낭~








6월도 만선이다. 충만하게 많이 보았다. 영화는 도희야~ 뮤지컬은 박은태~공연은 역쉬 우리 공장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