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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참 되었다. 비룡소 클래식 이벤트에 당첨된 것은... 검색해 보니 무려 4월달의 일이다. 하하핫, 6개월 전의 일을 지금 자랑하고 있다. ^^
































당시 나는 '다락방 명탐정'이란 책을 읽고 리뷰를 썼는데 이 책의 이벤트 상품이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 30권이었다. 이벤트가 뭔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무려 30권 한질이란 건 모르고 있다가 발표 보고서 화들짝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응모한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는 것. 단독 후보로 입상했다. -_-;;; 달랑 한명 응모했어도 통 크게! 선물을 보내준 비룡소에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다. 좀 많이 늦었지만...^^ 어릴 때 읽었던 주니어 문고보다 훨씬 두꺼운 책들이다. 다시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되리라. 그때 나에게 행운을 안겨 주었던 다락방 명탐정은 2편도 나왔다. 이 책 역시 기대가 된다. 


2. 그 다음의 행운은 7월에 찾아왔다. '따라와, 멋진 걸 보여 줄게!'라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받았다. 음하하핫!!!



카메라와 미니 앨범에 매직까지, 종합 선물이었다. 디지털 카메라에 핸드폰 카메라가 워낙 발달됐지만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갖고 싶었다. 이제 이걸 들고 좀 놀러가야 할 텐데 말이다...


3. 그 다음 행운은 황선미 작가의 신나게 자유롭게 뻥!이다. 








구매자 리뷰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에서 유홍준 교수님의 만화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선물 받았다. 이로써 우리집에는 어른용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와 어린이를 위한 만화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모두 갖추게 되었다. 조카방에 한질, 내 방에 한질이다. 음하하하핫!!!





4. 내가 모르던 이벤트도 있었다. 어느 날 주문한 것도 없는데 택배가 턱!하니 도착했다. 자음과 모음에서 보낸 것인데 내가 주문하지도 않았고 당첨 소식도 못 들었는데, 내가 평소 읽지 않는 책이 온 것이다. 이 뭐꼬? 했는데, 바로 이날 저녁 뒤늦게 당첨자가 발표됐다. 이벤트 응모 사실도 모르다가 갑자기 닥쳐온 행운! 뭐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5. 사실 이 무렵에 내가 가장 공을 들였던 이벤트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었다. 당시 20권 출간 직전이었는데, 완간을 기념하며 알라딘에서 이벤트가 있었다. 기존에 썼던 리뷰를 포함해서 각 권마다 리뷰 상금으로 문화상품권 3만원 씩 주는 행사였다. 나는 이전에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모두 썼다. 절반 이상은 포토리뷰와 일반 리뷰로 나눠서 두개씩 써놓기도 했었다. 워낙 아끼고 좋아하는 작품이었던 덕분이다. 그래서 기존 리뷰로 이벤트에 응모했다. 한달 정도 진행을 했는데 그 한달 사이 응모자가 나 하나였다. 주최측이 일주일 가량 이벤트 기간을 연장했는데, 그럼에도 응모자는 나 하나뿐이었다. 당시 전체 리뷰 1등 상금이 30만원이었는데, 나는 각권 리뷰로 응모했으니까 권당 3만원이면 우와! 하고 기대를 했더랬다. 근데 달랑 3만원 받았다. 비룡소처럼 응모자가 하나였어도 약속대로 선물을 주는 통큰 면모는 보여주지 못했다. 휴머니스트, 기억하겠어. ㅎㅎㅎ


그렇지만 다른 선물을 받았다. 세트 도서를 통으로 구매하면 주는 저 케이스! 나는 책이 나올 때마다 따로 구입해서 세트로 책을 다시 살 일이 없었다. 당시 홈페이지에서 몇 가지 이벤트를 했는데 응모를 했고 선물로 저 상자를 받았다. 요렇게 생겼다!





포장 상자마저도 책 제목이 박혀 왔다. 상자가 아까워서 버리지도 못하고 베란다에 일단 모셔놓았다. ㅎㅎㅎ



요리 생긴 상자다. 포스터도 같이 왔다.



20권의 마지막 장면이다. 역대 조선 왕들을 재위 순으로 죽 나열해 놓았다. 



뒷면은 왕실 가계도다. 양쪽 다 보고 싶으니 코팅해서 유리창에 붙여두면 좋겠는데 이렇게 큰 포스터를 어디서 코팅한단 말인가. 교보문고 가면 해주려나???



그런데 고민이 생겼다. 책을 다 꽂고서 뚜껑을 덮으니 인쇄된 면이 뒤집혀 나오는 것이다. 심각하게 고민했다. 인쇄 불량인가????



이 얼마나 뽀대나는 상자냐며 언니에게 자랑을 했다. 뒤집힌 글자를 보더니 언니가 혀를 찼다. 그리고 이렇게 뒤집어줬다.



뚜껑을 위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리는 거라고....;;;;;



그렇구나. 내가 방향치에 길치인 것과 관련 있나? 그냥 바보 인증한 건가...;;;;

요새 세현군이 이 책을 읽고 있다. 5학년 들어와서 역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자신이 아는 이야기라며 즐거워한다. 온 식구가 함께 보는 멋진 역사책! 이름 박힌 상자에 꽂아놓으니 더 멋지다. 음하하하핫!!!!


6. 미미여사 이벤트도 있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솔로몬의 위증' 출간 기념으로 미미 여사에 대한 퀴즈를 냈는데 3단계까지 모두 맞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였다. 나는 맥주잔이 당첨되었다.


이전에 3권이었던가, 구매 이벤트 선물이 지나치게 허접해서 완전 실망했었는데, 맥주잔은 아주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하나여서 조금 썰렁~ 두 개였으면 완벽했을 텐데...ㅎㅎㅎ







근데 이 멋진 잔으로 아직 맥주를 한번도 못 마셨다. 집에서 맥주를 마신 건 지난 추석 연휴 때 전 부치던 날이었는데 그때는 맥주잔이 도착 전이었다. 그후 다시 맥주 타임을 못 가졌네. 조만간 한번 만들어 보리~


7. 그리고 얼마 전에 알라딘 서재 10주년 이벤트가 있었다. 나의 지난 서재 생활을 쭈욱 돌아보는 페이퍼를 만들었고 1등 먹었다. 음하하핫! 상품은 알라딘 플래티넘 혜택을 10년 동안 주는 것이다. 당첨 안 되었어도 앞으로도 쭈욱 플래티넘 회원 유지할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고지하지 않은 선물이 도착했다. 



연필 깎기의 정석 표지를 단 공책과 형광펜 세트, 색연필 세트, 홈즈 북다트와 알라딘 투명 텀블러다. 노트 빼고는 모두 나한테 있는 거였지만 그게 중요하랴. ㅎㅎㅎ 처음엔 저 제목의 책이 온 건 줄 알고 야호! 크게 외쳤는데, 노트라는 걸 알고는 조금 작게 야호를 외쳤다. 하하핫!!!


만년필도 장만했겠다, 공책에다가 뭐라도 좀 끄적여 볼까나. 가을 여자답게!







8. 여기까지가 행운의 선물이었다면, 유감인 것들도 물론 있었다.



얼마 전에 이벤트 상품을 포함해서 책을 5만원어치 구매하면 키즈 약밤 1kg을 주는 행사가 있었다. 프라이팬에 구워 먹으면 맛있는 군밤이 되는 걸 예전에 먹어봤어서 기대를 갖고 냉큼 구매를 했다. 책은 화요일에 도착해야 했지만 수요일에 도착했고, 화요일에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상자를 여는 순간 곰팡이 냄새가 훅 끼쳤는데 역시나! 밤에 곰팡이가 슬어서 왔다.ㅜ.ㅜ


다시 받아도 어떤 상품이 올지 알수가 없으니 차감된 마일리지 천점을 되돌려 받는 걸로 마무리 했다. 흑, 나 이거 받으려고 책 오만원어치 질렀는데...;;;;;;


9. 이건 나의 작은 시스터가 주문했던 책인데 아주 재밌는 불량품이 왔다. 예전에 사진 찍어두고 잊었던 게 생각나서 올려 본다.



이상한 점 눈치챈 사람 손!!!

책이 왼쪽으로 제본되어 있어서 오른쪽에서 넘기게 되어 있는데 이 책은 양쪽이 다 막혀 있다. 책을 펴볼 수가 없다. 어쩔 거야...ㅋㅋㅋㅋ


10. 그밖에, 최근에 인사동 입구에서 만원 주고 예쁜 가방을 샀는데 산 당일 지퍼가 고장 났다. 다행히 다음날 군소리 없이 교환해 주었다. 그리고 바로 그 이틀 전에는 명동 forever21에서 반지를 샀다. 무려 1,800원이다. 세상에, 이렇게 저렴하다니!



이날따라 유난히 십자가 문양이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측면으로 큐빅이 박혀 있어서 특이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구매를 마치고 카페로 옮기고 나서야 큐빅이 하나 빠진 걸 발견했다. 그러니까 측면으로 박힌 녀석은 가로로 박힐 자리에 안 가고 다른 데에 붙어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불량품! 그러나 악세사리는 교환 환불이 안 된다는 것...;;;;; 슬프지만, 불량품을 사고 좋아한 것이다. 흑흑...;;;;


선물처럼 다가온 행운에 비하면 이 정도면 소박한 불운이라 하겠다. 그.런.데. 가장 큰 사고는 내 얼굴에 쳤다.


얼마 전에 만난 큰 시스터가 제발 눈썹 손질 좀 하라고 퉁을 주었다. 송충이 눈썹 그대로 살았는데, 면박을 받고 나니 내 생각에도 좀 지저분해 보여서 과감히 눈썹 칼을 손에 쥐었다. 눈두덩이를 손을 봤지만 그래도 깔끔해 보이지가 않았다. 음, 어디를 더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눈꼬리 양쪽을 살짝 베어냈다. 아뿔싸! 눈꼬리는 손대는 게 아니란다. 것도 모르고 나는 눈썹을 과감히....!!!!


눈썹이 진한 편이어서 한번도 그리고 다녀본 적이 없다. 어제 신촌에 나갔다가 눈썹 그리는 연필 사가지고 왔다. 흑흑.... 눈썹 그리는 연습도 좀 해보련다. 눈썹은 다음 번에 미용실 가서 밀어달라고 하는 걸로 낙찰! 인증샷은 찍지 않았다. 내가 봐도 넘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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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폴라로이드 카메라 선물 세트 대박인걸요~~~
음 눈꼬리 눈썹. 저도 미쓰때 친구 손에 당했는데 아직도 나지 않는다는......ㅠㅠ
마노아님 이만하면 올해 운수 좋으신걸요^^

마노아 2013-10-14 00:0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이만하면 올해 운수 대통일까요?
눈꼬리 눈썹! 아니 난단 말입니까? 큰일이네요. 어릴 때에도 눈썹 중앙에 면도기 잘못 댔다가 길을 내버렸는데 그후 사진 찍으면 그 부분이 숱이 적거든요. 눈꼬리도 안 나면 안 되는데... 정말 영구 되는데...ㅜ.ㅜ

아무개 2013-10-1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마노아님 조만간 아니 가능하면 빨리 뵙죠. 눈썹 다 자라기 전에요 크흐흐흐흐

박시백의 조선왕조 실록은 또 상자 파손되서 올까봐
반품후에 살까말까 계속 망설이고만 있네요.

그나저나 저는 이런 이벤트 들이 있는줄 아예 모르고 있었다는.
이벤트의 여왕이십니다요^^

마노아 2013-10-14 13:17   좋아요 0 | URL
우왕, 눈썹 그리고 나갈 거예요. 오늘 처음으로 눈썹 그려봤어요. 잘 한건지 모르겠어요. 손이 후덜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그래도 사셔요~
제가 출판사에 맘 상했는데 그래도 팟캐스트 조조록도 매번 챙겨 들으면서 여전히 애정하고 있어요.ㅎㅎㅎ
저 평소에는 이벤트 입상율이 그닥 좋지 않았는데 최근 6개월 동안에는 행운이 깃들었어요. 하하핫^^

재는재로 2013-10-14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정도면 이벤트의 달인이시네요 저도 미미 여사 이벤트 행사때 응모했는데 1단계에서 ㅠㅠ 부러운 아무리 응모해도 당첨되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것 같네요

마노아 2013-10-14 17:06   좋아요 0 | URL
이게 될만한 것만 응모해서 그래요. 제가 상 받은 이벤트는 대부분 참가자가 4명 미만이었거든요.ㅎㅎㅎ
미미여사는 살짝 검색의 도움을 보태어서 맥주잔을 거머쥐었네요. 하하핫^^

순오기 2013-10-18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벤트는 신경쓰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는 것도 많고, 알아도 꾸물대다 기간이 지나거나...
최근엔 거의 이벤트 신경도 못 쓰고 있지만..... 마노아님은 앞으로도 이벤트의 여왕으로 알라딘 이벤트를 지켜주세요!
축하합니다~~~~~~~~ ^^

밤은 나도 저런 상태로 받아서 사진만 찍어두었는데.... 마일리지 천점 되돌려 받을 걸 그랬나.ㅋㅋ

마노아 2013-10-18 23:20   좋아요 0 | URL
알라딘 이벤트의 지존은 사실 순오기님인데, 요즘 바빠서 통 참여를 못하고 계시네요.^^
저는 참여자 적은 것 위주로..ㅎㅎㅎ

요새도 약밤 광고 보면 먹고 싶어서 군침 나요. 5만원으로 그냥 약밤 주문해 먹을 것을...ㅎㅎㅎ

희망찬샘 2013-10-1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비룡소 클래식에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의외로 알라딘 이벤트에 응모자가 적어 행운을 쥐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마노아님은 응모자가 넘쳐나도 그 행운을 잡으셨을 거예요.
항상 재미있는 글도 감사합니다.

마노아 2013-10-19 14:51   좋아요 0 | URL
시리즈가 다섯 개 더 있던데 추가로 구입해서 세트를 맞추는 게 이벤트의 완성이 아닐까 싶어요.^^ㅎㅎㅎ
요 이벤트는 생각지도 못하게 큰 선물이 되었어요. 저는 기껏해야 적립금 만원주는 그런 이벤트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발표나고 나서 엄청 놀랐답니다.
늘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희망찬샘님.^^
 

알라딘 서재가 어느덧 10년이나 되었다. 내가 알라딘에 적을 둔 것은 2002년 부터이고 살림을 차린 것은 2006년 부터이니 나의 알라딘 세간살이가 이렇게 많아진 것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처음엔 서재라는 존재를 몰랐다. 리뷰를 하나 썼는데 이달의 마이 리뷰에 당선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고 나서 서재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때 그 인연을 만들어준 책은 가네시로 카즈키의 '스피드'다. 서재라는 존재는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뭘 하면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객센터에 질문도 남겼다. 페이퍼는 뭐에 쓰는 거냐고, 어떻게 사용하는 거냐고... 리뷰랑 리스트는 알겠는데 페이퍼는 생소했다. 요새도 가끔 그때 내가 했던 질문을 던지는 새내기 알라디너들을 보게 된다. 옛 생각이 나서 슬며시 웃게 된다. 



서재는 변신한다. 


지금은 '블로그'로 완전히 개편되었지만 초기 서재는 좀 더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있었다. 

 

 

 

 

 

 

서재 지붕은 820*50 사이즈로 얇고 길었다. 알라디너들의 서재 지붕을 만들어서 서로 교환해 걸던 소박한 재미가 있었다. 욕심내서 움직이는 파일로도 만들고는 했는데, 이젠 오래 되어서 어떻게 만들었던 것인지 방법도 잊어버렸다. 개편된 블로그에서는 버튼 몇 번 누르면 배경 화면이 다채롭게 깔리니까 이런 수고를 할 일이 없어졌다. 편해졌지만 내 손이 타지 않는, 남이 차려준 밥상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서재 1,0이 사라지고 이제 2.0으로 바뀔 때엔 막내딸 시집보내는 것마냥 괜히 섭섭했다. 그러다가 알라딘 공지로 며칠 연기되어서 다행이다 싶어 했던 시절. 하하핫, 그러던 때가 있었다. 저 화면에서 서재 지붕도 굿바이 알라딘 서재 1.0이다. ^^ㅎㅎㅎ


지금과 달라진 게 있다면 그때는 '스크랩' 기능이 있었다. 이게 공개가 되어 있으면 서로 간의 소통을 좀 더 활발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비공개 폴더로 집어 넣으면 저작권 관련해서 불편한 일이 발생할 소지도 있었다. 요즘은 '별찜' 기능이라는 게 있지만, 찜해 놓은 글을 상대방이 숨기거나 지우면 고스란히 사라지고, 찜이 너무 많아지면 앞의 것을 찾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다. 실제로 찜해 두고 다시 되찾아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나중에 봐야지~ 해놓고 잊기 일쑤.... 


스크랩 기능 있던 시절에 '차력도장' 서재가 무척 활발했었다 한달에 한권 돌아가면서 책을 추천하고 리뷰를 올리면 차력님이 스크랩해서 서재에 글을 모아주셨다. 나는 거의 마지막에 합류해서 같이 읽은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당시 나는 '천자의 나라'라는 책을 추천했는데, 두권짜리 책이었고, 무협과 역사와 추리와 팬픽이 결합된 복합적인 요소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나보다. 아니, 어쩌면 당시 신생 회원이었던 나의 추천이 별로였을지도...;;;;; 아무튼, 마지막까지 다 읽으면 묵직한 감동을 주는 책인데 더 잘 소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이 책은 제목을 바꿔서 개정판이 나왔는데 내게는 첫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서재는 나를 부지런하게 만든다.


돌이켜보면, 알라딘 서재에 자리를 잡지 않았어도 독서는 꾸준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라딘에 내 집을 만들었기 때문에 나는 더 부지런해졌다. 내 공간을 알차게 채우고 싶었고, 재밌는 것도 담고 싶었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누고 싶었다. 그러니 부지런히 리뷰를 쓰고 페이퍼를 쓰고 리스트도 만들었다. 질문에 답해줄 것이 있을 때 기뻤고, 이벤트에 참여할 때는 재밌었다. 


동화책 읽어주는 여자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을 말하다

신과 함께 가라


늘 참가상을 염두에 두었던 내게 뜻밖에 장원을 안겨준 것도 있었다. 알라딘이 TV 광고를 했던 시절, 패러디 광고 이벤트가 있었다. 당시 내가 참가했던 문구는 이것이다. 


"가령 당일 배송으로 책이 온다면 나는 주문한 12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하하핫, 요새는 아주 급하지 않은 이상 당일 배송으로 주문을 잘 하지 않는다. 그게 택배기사님께 혹여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근데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알라딘의 당일 배송 서비스는 2시로 연장되었다. 


서재는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리뷰 훌륭하기로 인터넷 서재에 소문이 자자한 알라딘 서재가 아니던가. 내가 즐겨찾기한 서재도 부지기수. 이들 무림 고수들이 깊은 내공을 펼쳐 책을 추천해 버리면, 귀얇은 나는 장바구니에 주워담기 바빴다. 서재 마실 다니면서 친해진 분들과 기념일을 챙기고, 또 건수 만들어서 이벤트를 자주 벌이던 시절, 일주일 내내 택배 기사님의 방문을 받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애인보다도 자주 보게 되는 기사님!(그러나 애인은 없었다는 게 함정!)










무수한 책 지름신으로도 모자라서 중고샵 오픈으로 더더욱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등록해 놓은 책이 눈앞에서 사라질 때의 좌절감은 점점 더 빠른 클릭질을 유도했고, 가장 빨리 결제를 마치는 시스템(적립금으로 결제하기!)을 터득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무수히 쌓여버린 책들에 질리는 패턴! 


연말이면 나오는 머그컵과 달력은 또 어떻던가. 한해의 마무리와 시작은 머그컵과 달력이 열어준다고 믿는 것만 같았다. 


'머그컵-이라고 쓰고 '집착'이라고 읽는다.'


해마다 만우절만 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바로 이것들 때문이다.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인지, 꾀돌이 상을 주고 싶다. 그러나 나는 매번 낙제점. 단 한번도 문제를 다 푼적이 없다. 심지어 올해는 한 개도 못 찾았다. 그런데 모범답안도 안 올려줘서 아직도 정답 모름...;;;;;;


서재는 나를 으쓱하게 만든다. 

서재 바깥 세상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고 내세울 수도 없지만, 여기서는 왠지 어깨 으쓱하게 만드는 기록들이 있다. 


 

 


내 헤어스타일이 저럴 때였으니까 2년 전 여름이었나 보다. 서재의 달인과 리뷰의 달인과 리스트의 달인, 그리고 페이퍼의 달인까지 모두 종합 10위 안에 든걸 나름 자축하면서 캡쳐해 두었다. 사실 땡스투랑 태그도 모두 10위권 안이다. 하나도 안 중요한 거지만 나 혼자 좋아하는 숫자 놀이랄까. 


지금은 택도 없지만, 2007년도에는 한해 동안 서재에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서재로 알라딘이 결산해준 기록도 있다. 이 글 쓰느라고 옛 글 들춰보다가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랬던 적이 있단 말인가! 


지금은 영화 서비스가 종료되어서 뽑지 않지만, 영화 리뷰도 뽑던 시절에는 이달의 마이리뷰와 영화리뷰, 포토리뷰와 페이퍼까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기록도 갖고 있다. 음하하하핫! 역시 아무도 모르고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나혼자 으쓱해 하는 기록. 


서재에서 책만 보지 않는다.

서재에서 책만 오고 갔던 것은 아니다. 


 

 


멀리 미국에서 날아온 이 사진은 지금도 내 침대 머리맡에 붙어 있다. 하늘 바라보고 나무 쳐다볼 일이 그다지 없는 일상 속에서 내 눈을 쉬게 만들어주는 근사한 쉼터다. 턴님, 요새는 사진 안 찍나요?


 

 


엘신님이 열었던 와인 이벤트에 당첨되었더랬다. 내친 김에 대공원으로 소풍을 가서 알라디너들과 함께 마셨던 와인의 기억. 오프너가 없어서 터프하게 돌로 내리쳐서 병을 깨던 엘신님을 잊을 수가 없다! 


2008년에는 광주에서 알라디너들이 뭉쳤다. 난생 처음 KTX를 타본 날이기도 했다. 이날은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또 맛나게 먹고, 그리고 마음 울컥했었던지... 518 국립 묘지를 들어설 때 가슴 터지게 울리던 임을 위한 행진곡... 그렇게 서럽고, 그렇게 아름답고, 또 그렇게 아픈 노래가 세상에 다시 있을까 싶다. 


광주이벤트, 우리의 소중한 시간


2009년에는 제법 어린이날 다운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었다. 알라딘 파주 물류센터 투어를 다녀왔던 것이다. 해마다 어린이 날 즈음해서 열리는 파주 책잔치 시즌이면 이때의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알라딘 물류센터 투어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내가 다녀왔던 곳 중에서 최고 정점을 찍은 것은 유홍준 교수님과 함께 한 부여, 완도 답사였다. 


유홍준 선생님과 함께 한 부여 답사


그밖에도 많은 공부를 하게 된 각종 강연회가 있었고, 큰 즐거움을 갖게 한 여러 공연들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의 하루는 알라딘 서재에서 시작해서 알라딘 서재로 마무리하는 궤도를 갖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지금도 가슴 두근거리며 교제하고 있고, 여기서 산 책들을 읽고, 그 감상을 이곳에 적는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일상들이 이곳에 가득히 스며들어 있다. 시간이 더 흘러서 찾아 보면 얼굴 빨개질 수도 있고, 어이 없어 웃을 수도 있는, 그러면서도 즐겁게 추억할 수 있는 많은 추억들이 이곳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그러니 이곳 서재는 내게 앨범이고 일기장이며 거울이다. 


내게는 알라딘 폴더가 있다


내 컴퓨터 하드에는 '알라딘' 폴더가 있다. 가장 많은 것은 '밑줄긋기'를 적어 놓은 한글 파일이고, 그 다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알라디너들의 이름이 담긴 폴더가 있다. 그 안에는 사진도 있고, 노래도 있고, 기억도 있다. 누군가 결혼을 하고(알라디너 커플도 있고!) 아기를 낳고, 또 그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는 일련의 삶이 담겨 있다. 컴퓨터 하드를 여러 차례 날려 먹은 내가 이제는 백업까지 해두는 소중한 폴더가 되었다. 


물론, 긴 시간 이곳에 있으면 늘 즐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도 이름만 떠올리면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불쾌함을 넘어서 증오를 갖게 하는 인물도 이곳에서 만났다. 그러나 시간은 놀라운 치유력을 가져서, 애써 떠올리지 않는다면 이제는 그다지 자주 떠올리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내게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한 분도 계신다. 미안함과 아쉬움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차 옅어지고 있다. 그 모든 감정들이 모두 이곳에 녹아 있다. 그러니까 알라딘 폴더는, 내 마음에도 있는 것이다. 자주 열지 않지만 가끔 열어서 먼지도 털어내고, 기억도 환기시키는...... 


서재 10년, 나의 서재 생활은 8년. 앞으로도 어깨동무하며 잘 지낼 것이다. 좋은 책 보며, 좋은 사람 만나며, 그렇게 좋은 기억 담아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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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09-03 0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알라딘 역사가 한눈에 보입니다. 감동하면서 읽었습니다.
이런 추억이 있으셨군요. 하긴 저도 서재'가 뭐하는 곳인가 했어요...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은 책 검색하고 나온 링크 타고 가는 수준이었지.
요렇게 마을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몰랐습니다.

마노아 2013-09-03 13:00   좋아요 0 | URL
'마을'이라는 이름이 제법 잘 어울리는 알라딘 서재가 참 정겨워요.
예전 달동네 느낌의 서재가 제법 추억을 자극하지요.
지금은 어딘가 아파트스러워졌지만요.^^;;;

hnine 2013-09-03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뭉클합니다. 알라딘 서재는 이제 헤어지기 어려운 친구가 되었네요.
저 나무 사진도 생각나요.
그런데 알라디너 커플도 있어요? 전 모르고 있었네요 ^^

마노아 2013-09-03 13:01   좋아요 0 | URL
일상사가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진행되는 느낌이에요.
하루의 시작과 끝도 모두 여기서 이어지니, 정말 뗄 수 없는 가족이자 친구가 되어버렸어요.
하하핫, 알라디너 커플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기도 있어용(>_<)

프레이야 2013-09-03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근조근 마노아님이 눈앞에서 이야기 들려주시는 것 같아요! 턴님의 저 사진도 엘신님의 아르헨티나 비노 이벤트와 공원에서 마노아님을 비롯해 여러 분들이 찍은 사진도 기억나요. 추억을 부르는 페이퍼^^ 가을바람결 느껴지는 오늘아침 선물이네요. 이렇게 잘 기록해서 모아두고 백업까지 받아놓으시고, 마노아님~~♥

마노아 2013-09-03 13:02   좋아요 0 | URL
이렇게 한번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도 참 즐거워요.
오랜만에 예전 글들 들춰보면서 이게 벌써 몇 년이나 지났다니...하면서 놀랐답니다.
'알라딘' 카테고리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찾을 엄두가 안 났을 거예요.^^ㅎㅎㅎ

마립간 2013-09-03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폴더가 있어요. 제가 쓴 글을 비롯해서 알라디너의 사진들. 선물을 주고 받았을 때 메모해 놓았던 주소록 등.^^

서제 버전이 upgrade되고 알라디너끼리 머쓱했는데, 서재의 낯설음이 알라디너 사이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노아 2013-09-03 13:03   좋아요 0 | URL
그쵸! 우리 서로 어색하하고 머쓱해하던 기억 나요. 그 낯설음이 이제는 또 익숙함으로 가라앉았어요.
당연한 거지만요. 알라디너의 이름으로 우리 참 많은 것들을 공유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이렇게 한 시절을 보냈네요.^^

아무개 2013-09-0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조목조목 꼼꼼하게도 쓰셨네요. 마치 옆에서 그전엔 이렇고 저렇고 그랬어~라고 이야기 해주는듯 해요. ^^

마노아 2013-09-03 13:04   좋아요 0 | URL
하하핫, 어젯밤엔 시간이 좀 많았어요.^^ㅎㅎㅎ
몇 개 더 쓰고 싶어서 리스트 적어놨다가 덜어놨어요. 너무 길더라구요.;;;;

다락방 2013-09-0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상반신욕] 보고 완전 뿜었네요. ㅎㅎㅎㅎㅎ
저 사진은 너무나 근사한걸요! 저였어도 침대 머리맡에 붙여두었을 것 같아요. 좋으다..
턴님이 다시 사진을 찍으셔서 올리셨으면 좋겠네요. ㅠㅠ

알라딘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사람들 만난 게 제일 좋았어요, 저는. 좋은 사람들이요. 계속 계속 만나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들.
헤헷 :)

마노아 2013-09-03 13:0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아이디어 최고예요. 매해 뿜으면서 상품을 보는데 올해는 정답을 못 봐서 즐거움을 놓쳤어요. 크흑!
저 사진을 고르길 참 잘 했어요. 아, 저게 커다란 사진이면 액자에 박아서 거실에다가 둬도 좋겠어요. 우리집의 보물이 될지도 몰라요. 나중에 턴님께 해상도 좋은 파일로 달라고 하면 주실까요? 프리미엄 붙기 전에 선수를....ㅎㅎㅎ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아, 다락방님 폴더는 알라딘 폴더 말고 따로 특별히 만들어 두었답니다. 으캬캬캬!! ㅎㅎㅎ

saint236 2013-09-0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글을 읽다가 반가운 이름 두개에 화들짝합니다. 턴님과 엘신님!!! 이분들 요즘 너무 조용하시네요.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신 것인지...

마노아 2013-09-03 13:06   좋아요 0 | URL
엘신님이 몇달 전에 잠시 지구 불시착 했는데 또 출타를 가셨네요. 턴님도 너무 뜸하구요.
못 찾겠다 꾀꼬리!!! 모두들 어여어여 다시 오셨으면 좋겠어요. ^^

찌리릿 2013-09-03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감회가 새롭네요. ^^ 2004년 만우절에 제가 낸 1집인가 2집 앨범도 캡처에 묻어있군요. 아~ 옛날이여...네요.

마노아 2013-09-03 13:07   좋아요 0 | URL
예전 글 보다가 찌리릿님이 그림책 소개에 리플 단 것 보면서 배시시 웃었어요. 아가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전설의 만우절 기획 상품의 아이디어 창고가 여기 있었군요! ^^

잉크냄새 2013-09-0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지붕과 서재 1.0 ...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게으른 알라딘 1세대이지만 님의 기억을 통해 저도 그 시절을 아주 잘 돌아보게 되었네요.

차력독토가 차력도장 이야기 하는 건가요? 그 예전에 복돌이 님이 날라댕기던 시절의 그 차력도장인가요?

마노아 2013-09-03 13:08   좋아요 0 | URL
저는 완벽한 1세대는 아니지만, 1세대의 한부분을 공유한 것 같아요.
차력도장으로 고쳤어요. 근데 왜 저는 차력독토로 기억할까요? 그렇게도 불렸던 것 같은데 어떻게 활용된 건지는 모르겠네요.^^;;;;

라주미힌 2013-09-0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옛날 앨범 보는거 같아요..

마노아 2013-09-03 16:33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도 몇 컷 찍으셨어요.^^

순오기 2013-09-0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10주년 인터뷰에 안올라와서 이상했어요? 바빠서 인터뷰 답을 못했나 생각했는데....
알라딘서재 증인의 꼼꼼한 페이퍼~ 최고예요!!
우리는 광주이벤트와 유홍준 선생님과 함께한 부여, 완도 보길도 답사까지 함께 해서 즐거웠어요!

마노아 2013-09-04 13:37   좋아요 0 | URL
아, 저한테 인터뷰 요청이 안 온 거예요. ㅎㅎㅎ
광주이벤트와 유홍준 선생님과의 답사 여행까지, 우리가 같이 한 시간이 참 많아요.
이번에 페이퍼 작성하면서 좋은 추억이 참 많았구나... 떠올리며 즐거웠어요.
짧지 않은 시간이에요.^^

2013-09-04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4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코죠 2013-09-0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립다. 우리 그럴때가 있었죠 정말. 그랬었는데, 좋았었지요. 네 참 그랬어요...

마노아 2013-09-05 15:19   좋아요 0 | URL
그리운 오즈마님! 오즈마님 이름을 다시 볼 수 있는 이곳 서재가 좋아요.
글도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오즈마님 글이 고파요!!!

세실 2013-09-0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하기도 하셔라~~~ 알라딘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네요^^

마노아 2013-09-05 15:19   좋아요 0 | URL
추억의 파노라마~ 책갈피 같은 알라딘이에요. 세실님도 그 한장을 장식하고 계셔요.^^

네꼬 2013-09-06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알라딘님아 마노아님한테 절해라!

마노아 2013-09-06 17:17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 저 안 좋아해요. ㅋㅋㅋ

무스탕 2013-09-10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없는 알라딘, 알라딘이 없는 마노아님은 생각할 수가 없군요 ^^

(요렇게 늦은 댓글 보시려나? ㅎㅎㅎ)

마노아 2013-09-11 08:49   좋아요 0 | URL
우앙, 무스탕님! 왜 이렇게 오랜만에 알라딘에 나타나신 건가요!
그동안 보고 싶었어요. 부빗부빗(^^ )( ^^)

희망찬샘 2013-10-1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알라딘의 산 증인이시군요.

마노아 2013-10-19 14:54   좋아요 0 | URL
연차가 길지는 않지만 나름 오래 있었네요. 하하핫, 애증의 세월이 흘렀어요. 연인을 지나 신랑 같아요. ㅎㅎㅎ
 



인생의 셈법은 많은 경우, 덧셈이 아니라 배수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 가다 보면 탄력이 붙어서 의외의 큰 수확을 올릴 수 있지. 짚 한 단이 새끼 서 발이 되고, 새끼 서 발이 옹기 하나가 되고, 옹기 하나가 쌀 서 말이 되고, 쌀 서 말이 죽은 말 한 마리가 되고, 죽은 말 한 마리가 산 말 한 마리가 되고, 산 말 한 마리가 죽은 처녀가 되고, 죽은 처녀가 산 처녀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인 거야.-18쪽

 

인생의 셈법이 덧셈이 아니라 배수라는 말이 와 닿는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넷이 되고 다시 여덟이 되는 인생의 셈법. 더 많이 베풀고, 더 많이 실천하고, 더 많이 축복하는 삶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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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목요일, 창비에서 나온 인권만화 세번째 시리즈 '어깨동무' 북 토크에 다녀왔다.

 

 

한주 전에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에 당첨되었는데 무려 다섯 명에게 물어보았지만 다들 일정이 맞지 않았고, 나도 직장 일이 겹쳐서 참석하지 못했다. 아쉬웠던 찰나, 한주 뒤에 어깨동무 북토크 당첨 소식에, 마찬가지로 앞서 친구들은 모두 힘들게 되었고 혼자라도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아주 탁월했던 것으로 입증되었다.^^

 

 

인문카페 창비를 찾기 위해서 지도를 출력해 갔다. 길치인 나로서는 늘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 횡단보도 앞에서 '서교 호텔'을 묻는 어느 여자분, 미안하게도 내 지도에서 서교 호텔은 잘리고 없었다. 알고 보니 아주 가까웠는데 알려주지 못해서 살짝 미안한 마음. 카페 2층으로 안내받고 올라가보니 이런 풍경이 맞아준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 서재가 떠올랐다. 저 기다란 책장 위에 여백의 미를 갖고 꽂혀 있는 책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저녁 시간 주린 배를 잡고 부랴부랴 도착했을 사람들을 위한 센스있는 간식! 빵도 맛있고 커피도 맛나고, 그리고 오렌지 쥬스는 더더욱 맛나고!!(어디 제품인가요!!)

 

이어서 네분의 작가님이 들어오시고 북토크가 시작되었다. 유승하, 최규석, 김성희, 윤필 작가님이 참여해 주셨고 사회는 뒷풀이에 빠지는 바람에 떠안게 된 김성희 작가님이 맡게 되었다. 작품에 참여한 작가님이 사회를 보면서 자연스레 작가님들에게서 여러 이야기들을 끌어내는 게 분명 목적이었겠지만, 편집을 맡은 창비 직원분이 사회를 보았더라도 좋았을 것 같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세번째 책 어깨동무. 사실 나는 이 책이 네번째 시리즈인 줄 알았다. 사이시옷이 나오던 시점에서 같이 보게 된 '이어달리기'는 여성노동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똑같이 열 명의 만화가들이 참여하였고, 여성과 노동과 인권을 얘기한다는 점에서 주제 의식도 통했기 때문이다. 다시 보니 출판사도 다르고(길찾기), 기획 주체도 달랐다. 그러니까 이 시리즈의 세번째는 엄연히 어깨동무였던 것이다.

 

네분 작가님 앞의 마이크가 앙증맞고 귀여웠다. 빨간 불이 들어오는데 뭔가 새싹이 돋는 그런 분위기? 유승하 작가님이 마이크에서 멀찍이 얘기하셔서 잘 안 들렸던 게 하나 흠이었을 뿐이다.

 

 

(왼쪽부터 최규석, 유승하, 윤필, 김성희 작가님)

 

전작을 전혀 읽어보지 못한 작가님은 이중에서 윤필 작가님 뿐이었다. 최규석 작가님 추천으로 합류하게 되었는데 원고료가 높아서 아주 깜놀했다는 후문! 그러자 여기저기서 자신도 놀랐다는 증언이 방언처럼 터진다. 최규석 작가는 사이시옷 때부터 참여했는데 당시 받은 고료가 무려 일반 원고료의 네배나 되었다고! 그러나 지금도 그때 그 고료라는 건 함정!

 

아무튼. 당시 유승하 작가님은 만화가들의 인권을 생각해서 책정한 금액이었는데 그게 만화계의 전설이 될 줄 몰랐다고 하셨다. 그림책 작가이셔서 당시 만화계의 고료 사정에는 어두우셨나보다. 그 덕에 원고료의 생수를 담뿍 부어주셨으니 고마운 일!

 

 

 

 

 

 

 

 

돌쟁이 선물로 적극 추천해 왔던 '아빠하고 나하고'의 작가님을 이렇게 만나게 될 줄 정말 몰랐지~

 

김성희 작가님도 높은 원고료에 잔뜩 고무되어서 작업을 빨리 마치셨다고 했다. 원고료 빨리 받고 싶어서였다고...^^

 

각각의 작가님께 '인권이란?' 질문을 드렸다.

 

최규석 작가님의 답변이 관심을 끌었다. 숭고한 인권을 지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찌질한 인권 역시도 지켜져야 한다고. 그러면서 사이시옷에 실은 '창'이란 작품으로 설명해 주셨다. 이 작품은 군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어마어마한 민폐 캐릭터가 나온다. 이기적이고 아주 못된... 그런데 이런 성향의 인물일지라도 인권은 지켜져야 하는 게 마땅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무척 은유적으로 표현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하자면, 나도 그랬다. 도저히 그 캐릭터가 받은 대우가 부당하다고 느껴지질 않는 거였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런 인물이라 할지라도 마땅히 지켜지고 보호되어야 할 '인권'이 맞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그 찌질한 인물에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아주 백해무익한 어떤 인물을 대입시켜 본다면 여전히 수긍하는 게 참 쉽지가 않다. 머리와 가슴의 판단이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런 시사점을 던져준 작가님이 참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그때 독자들의 몰이해에 부딪혔던 최규석 작가님은 이번 작품에서는 '직구'를 던졌다. 이번 작품에서 '맞아도 되는 사람'이란 제목으로 참여했는데, 역설적인 제목에서 이미 많은 것을 얘기한 것이다. 아주 쉽게,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사실적인 질감으로 하고 싶은 말을 담아냈다. 작품을 위해서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그것들을 작업에 반영시키지는 못했다고 했다. 재미가 없어도 주제가 명징하게 드러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그렇다고 취재가 의미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독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주제도 명확하게 드러났지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었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최규석 작가님이 더 좋아졌다.^^

 

김성희 작가님은 인권이 사람에 관한 모든 문제라고 했고, 윤필 작가님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권리라고 말했다. '개'에 관한 작품을 많이 쓰신 것 같은데, 그랬기에 사람이 아닌 존재에 대해서도 두루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다. 처음 작품을 만들었을 때는 다이애나 시점에서 얘기하는 빨강 머리 앤을 그렸다고 했다. 그러나 너무 잔잔해서 퇴짜를 맞았다고..ㅜ.ㅜ 그리하여 마감 시간에 쫓겨 고민하던 와중에 일본에서 잦은 고독사로 인해 그 뒷처리를 해주는 업체가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작업 시간은 4~5일 정도 걸렸고, 너무 급히 하는 바람에 컬러 그림까지는 못했다고 한다. 음, 고백하자면 배경 그림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그림에 좀 성의가 없다고 여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작품은 짧고도 굵직했다. 고독사 하니 언젠가 읽었던 데스 스위퍼가 생각난다.

 

더불어 장례사 이야기가 나온 영화 '굿바이'도. 우리나라에도 남일이 아닐 것이다. 초고령 사회에 맞추어 치매도 늘어나고 노후가 보장이 되지 않는 불안한 삶이 줄곧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ㅜ.ㅜ

 

유승하 작가님은 십시일반 작업할 때에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막 생기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금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그 시설물이 그때는 대단한 것으로 비쳤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장애인의 인권을 보다 생각해주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시혜가 아니라 당연한 복지가 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였던가? 클론의 강원래 씨가 지하철에서 휠체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와중에 사인 요청을 받고 거절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사과'를 앞세웠지만 그 생각없는 팬심에 대해 둘러서 지적한 것이 아닐까.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의미이겠지만, 그 기구가 움직일 때 나오는 노래도 신경쓰인다. 그 위에 올라선 채로 그 노래가 끝날 때를 기다리는 시간이 참 길 것 같다.

 

최규석 작가님은 어떤 부분에서 인권감수성이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 스캔들 기사에는 이니셜로 표기하는 게 당연했는데 언젠가부터 기소 여부와 상관 없이 본명을 바로 쓰고 있다고. 사실 그렇게 묻지마 까발림 기사로 애먼 사람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다. 한명숙 전 대표가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른다. 좀 더 올라가서 바보 대통령도 한 분...

 

유승하 작가님은 탈모로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만화 속에서 나쁜 놈은 '대머리'로 표현되곤 했던 관행에 대해서 지적했다. 하긴, 예전에 조춘 씨였던가? 쌍라이트로 활동하시면서 그런 캐릭터를 컨셉으로 삼았던 것도 같다. 만화 속에서도 그런 편이고... 유작가님은 '대머리'란 말도 쓰지 않고 '탈모인'이란 표현을 쓰셨다. 탈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아주 절절하게 느껴졌다...

 

십시일반, 사이시옷, 어깨동무까지... 인권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쏟고 보태라는 기획으로 만들어졌는데, 사실 이런 책이 만들어질 필요도 없고, 더 이상 읽혀질 필요가 없어질만큼 인권이 제자리를 찾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우리는 꿈꾼다. 그러나 그런 세상이 쉽게 오지도 않지만 빨리 오지도 않을 것이다. 그걸 만들어내는 게 인간인 이상. 그래서 떠오른 생각 하나. '인권' 과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국영수만 배울 게 아니라 인권도 배우고 노동도 배우고 정직한 소비도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우리가 정작 중요한 것은 배우지 않은 채, 모르는 것도 모르는 채 겉껍데기만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든다.

 

얼마 전 중학교 어느 교실에서 학급문고로 비치해 둔 책중에 '십시일반'을 보았다.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 읽으라고 본인의 책을 갖다 놓으신 건데, 그밖에도 강풀 작가의 여러 시리즈와 '맨발의 겐'도 있었고, 여러 쉬우면서도 의미있는 책들이 가득했다. 그 바람에 그 반 담임선생님께 잔뜩 호감을 가졌다는 걸 고백한다. (그렇지만 그분은 여자...;;;)

 

서로 마이크를 앞다투어 잡는 분들이 아니었기에 토크 시간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대신 이 자리에 참여한 분들이 질문을 많이 해주셔서 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었다. '습지생태보고서'를 쓴 최규석 작가님께, 어떤 여자분이 자신이 이 작품을 습지생태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읽었다고 했을 때는 온 청중이 빵 터질 수밖에 없었다. 하하핫, 그런 재밌는 우연이!

 

 

 

 

 

 

 

 

 

공룡 둘리에 대한 과제가 있어서 나오게 된 작품이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였다고... 오, 이렇게 극적인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역시 작가들은 남다른 상상력을 가진 게 분명하다. 존경스럽다. 최작가님은 노동문제를 다룬 만화를 연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것도 네이버에! 그렇다면 '다음'에 연재하는 게 낫지 않냐는 어느 청중의 질문에도 모두가 빵빵~

 

 

사인해 주시는 작가님들. 최규석 작가님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실물이 더 근사했다. 영화 포스터 하나 더 찍으세욧!

(영화 '두개의 문' 포스터 주인공인데 너무 가리고 나와서 아무도 먼저 알아보지 못했을 거라고, 사인 받으며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평소에 작가님들 사인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지만, 이번엔 만화가분들이 자리했으니 그림 사인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놓칠 수가 없었다. 재빠르게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며 작가님들이 그리신 작품의 앞 페이지를 열고 기다렸다.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그림들이다. 최규석 작가님의 저 사인은 무척 익숙하다. 이미 받은 것도 있고~

 

위에 그림이 잘려 있는 건 내 실명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하핫....

 

 

긴 책장 맞은 편에는 창비의 책들이 놓여 있고, 그 뒤로 주방이 있다. 인문카페 창비에 행사 아닐 때에도 가서 커피 마셔도 되는 걸까? 살짝 궁금...

 

사실 이날은 목요일이었고, 업무가 많았던 한주라서 무척 피곤했던 날이었다.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는데, 이 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무척 후회할 것 같았다. 그리고 후회할 선택을 하지 않은 내가 조금 기특했다. 좋은 시간을 나누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또 깊이 생각할 거리들을 잔뜩 안고 갈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인권에 마침표가 있을 수 없는 일! 그러니까 우리는 물음표를 가지고 더 많은 느낌표를 찾아가면서 인권 여행을 떠나 보자. 우리가 합승해야 할 많은 친구들이 이곳에 있다.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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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과 나의 어깨에 함께 매달린 인권
    from 그대가, 그대를 2013-04-14 00:17 
    국가 인권위원회 기획 세번째 책 어깨동무. 십시일반과 사이시옷을 무척 인상 깊게 읽었고, 그 무렵에 나온 이어달리기가 세번째 시리즈라고 여겼는데, 알고 보니 '이어달리기'는 여성 노동에 대해서 다룬 책으로 맥락은 서로 통하기는 했다. 어쨌든 그리하여 만난 인권 시리즈 세번째 책 '어깨동무'도 전작들처럼 무척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첫 작품 십시일반이 2003년도 출간이니 어느새 십년 세월이 흘렀다. 세번째 출간이다 보니 지나치게 무거웠던 앞의 작품들에
 
 
마노아 2013-04-1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쓰고 보니 최규석 작가님 얘기만 많이 적었네. 나의 편애를 이해해 주시라...ㅎㅎㅎ

아무개 2013-04-1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하는 강연회 두세번 갔었는데 좀 실망스러워서 이번 북콘서트는 아예 신청할 생각도 안했는데
왠지 배가 아픕니다....힝

마노아 2013-04-12 22:57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작가님과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북토크여서 만족스러웠나봐요. 많이 가보지 못했지만 저는 대체로 좋았거든요. 예전에 강풀 작가님 때도 정말 좋았구요.^^ 하하핫...

순오기 2013-04-1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규석 작가님만 보여요~ ㅋㅋ
익숙한 사인에도 머리칼이 덧씌워졌군요.^^

마노아 2013-04-13 12:17   좋아요 0 | URL
이게 편애모드라 쓰고 보니 최규석 작가님 얘기만 듣고 온 기분인 거 있죠. 사진도 어쩔 수 없이 편애모드..ㅎㅎㅎ
 

이번 주는 도서정가제 문제로 알라딘이 시끌시끌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1+1이 참 많았다. 며칠 전에 읽은 파이 이야기는 당시 '셀프'를 팔면서 1+1으로 끼워서 판 비매품 책이다.

 

 

 

 

 

 

 

 

 

 

 

기억에 그때는 신간 하나를 사면 10% 할인에 20% 적립이었던가. 하여간 세일폭도 컸고, 마일리지도 많이 받았고, 아낌없이 질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잠시 이성을 찾는가 했더니 중고샵이 생긴 이후 다시 또 정신줄을 놓고 책을 참 많이 질렀다. 당장 기상 악화로 혹은 어떤 천재지변으로 전기 공급이 뚝 끊겨서 컴퓨터도 TV도 쓸수 없는 시간이 오더라도 몇 년 간은 지루해하지 않고 버틸 만한 책들이 충분히 있다. 뭐 그런 세상이 오면 한가하게 책붙들고 있을 수 있는 여유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알라딘은 도서정가제 강화를 반대했고, 출판사들은 그런 알라딘을 괘씸해 했다. 알라디너들은 찬성도 하고 반대도 하고 분노도 하고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이쪽 얘기 들으면 이 얘기도 옳은 것 같고, 저쪽 얘기 들으면 그 얘기도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똑 부러지게 이쪽이야! 싶은 방향을 모르겠다. 이를테면, 학생들 무상급식 문제는 두말할 것 없이 그게 대의이고 진보이고 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무상급식 시행으로 급식의 질이 떨어져서 차라리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시행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고칠 생각을 해야지, 아예 그만둘 생각을 하면 되겠냐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안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출판계가 호황이었던 적이 과연 있었나 싶다. 손석희 씨였나. 얼마 전에 무슨 얘기를 하다가 출판업이 잘 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실제로 출판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교정교열비 같은 경우 10년 동안 거의 동결이라고 했던가. 10년 전에도 아주 박했지만, 지금도 거기서 전혀 오르지 않았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 들었더랬다. 물가는 꾸준히 올랐지만 사람 값은 여전히 크게 나아지지 않은 모양새다.

 

도서정가제가 강화된다고 동네 서점이 살아날 리는 없을 것 같고, 작은 출판사들에게 이익이 될 것 같지도 않지만 그게 대의이고 정말 맞는 방향이라고 한다면 그걸 알리고 설득시키는 과정이 더 필요해 보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은 너무 급작스럽고 어쩐지 좀 폭력적으로도 보인다. 그나마도 여기서 아웅다웅 올망졸망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나 관심을 갖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아웃 오브 안중일 것도 같다. 그리고 순서도 이게 맞는 건가? 난 적어도 도서관은 당연히 정가 주고서 책을 구입할 줄 알았다. 그런데 최저가 낙찰로 책을 구입한다는 얘기에 무척 당황했다. 공적인 공간에서도 지극히 자본주의의 논리를 적용시켜왔으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좀 더 싼 경로를 선호하는 것을 나무라는 모양새가 솔직히 언짢다.

 

그리고 사례로 많이 등장한 더 클래식의 레미제라블 반값 행사 말이다. 이 출판사는 다른 고전들도 이렇게 반값을 적용시켜놨다.

 

 

 

 

 

 

 

분명히 출간 날짜는 신간에 속하는데 영문판과 섞어서 팔면서 50%를 매겨놓았다. 최근 영화 레미제라블의 성공과 더불어 이 책도 아마 많이 팔렸을 것 같다. 번역이 워낙 날림이라고 사지 말라는 글도 종종 보았는데, 누군가는 가격에 현혹되어서 샀을 지도... 하여간 이 책이 신간임에도 이렇게 싸게 팔 수 있는 것은 '실용서적'으로 등록을 한 게 아닐까 싶다. 근데 그게 알라딘이 한 것인가? 출판사가 그렇게 한 것 아닌가? 이 책 이야기 나오면서도 알라딘은 싸잡아 욕을 먹었다. 이런 건 어떻게 규제하나? 공정하지 않은 거래를 출판사가 한 게 아닌가. 이런 것 단속하는 얘기도 같이 진행 중인가?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면 어차피 할인이 되지 않으니 다 함께 사라질 문제인가? 내부 문제 먼저 정리하고 그 다음에 소비자들에게 어필을 해서 이러저러하니 함께 살기 위해서 이게 좋은 길이다...라고 설득해야 하지 않나?

 

여러 나라들의 사례도 같이 나오는데, 할인을 하는 나라이거나 완전 정가제를 가는 나라이거나 모두 책을 만드는 자와 유통시키는자, 그리고 소비하는 사람들을 함께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다 만족시킬까. 그나마 e북 시장이 커져가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종이 책이 더 선호대상이 되는 게 다행일뿐.

 

개인적으로는 로쟈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신간은 완전 정가제로 가서 할인도 마일리지도 없게 하고 구간은(구간의 범위도 재정리해야겠지만....) 좀 더 재량에 맡기는 게 나아 보인다. 구간마저 할인이 전혀 되지 않는 건 누구에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기호 소장님이 쓰신 글은 솔직히 유감이다. 너무 선동적인 단어들을 사용했고 알라딘에 애정을 품은 사람으로서 맘 상하게 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알라딘은 비록 업계 4위로 위기감을 느꼈겠지만 편들어주는 충성고객들이 건재하다는 사실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을까? 뭐 그게 알라딘의 재무재표에 별 영향을 안 주는지는 모르지만...

 

근데 업계 4위가 위기감을 느낄 정도면 우리나라의 책 시장이 참 작아 보인다. 정말 책들 안 읽는구나.... 업계 1위가 교보인가? 예스? 뭐 3위까지 잡으면 인터파크 정도 되려나? 업계 1위가 알라딘처럼 대놓고 도서정가제 강화를 반대했으면 출판사들이 이렇게 '응징'할 수 있었을까? 쫌!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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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01-2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정가제에 관해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면서 왜 다 그게 그 소리로 들릴까 이상했었어요. 마노아님 글을 읽으니 이유를 알겠어요^^ 어느쪽이든 상관없었던 거예요. 저는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지 않았어요. 더클래식 eBook을 사서 읽었어요. 언젠가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늘 다음 기회에 다음 기회에 하면서 미루기만 하다가 더클래식 eBook 값이 싸기도 하고 또 무슨 이벤트도 하고 해서 주문을 한 거예요. 그런데 아이패드로 읽다보니 눈이 아프더라구요. 밑줄 긋기도 불편하고요. 그러면서도 내용이 좋아서 계속 읽고 싶기는 하고.. 해서 종이책 사서 맘껏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겠다 생각했죠. 지금은 어떤 출판사에서 나온 레미제라블이 좋을지 살펴보는 중이에요. 그래서 저는 지금같은 상황도 좋고, 혹시 도서정가제가 된다해도 괜찮은 것이, 아무래도 책값이 부담되면(지금도 충분히 부담되니까요^^;;) 충동구매 안하고 불편하더라도 도서관 자주 이용하면서 지역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 역시 나쁠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더 이상 도서정가제에 관한 글은 더이상 읽지않아도 되겠어요. ^^ 마노아님 덕분입니다. 감사드려요!^^

마노아 2013-01-27 01:59   좋아요 0 | URL
원래부터 알라딘에서 열심히 책 사보던 분들은 이 법이 더 강화가 되어도, 혹은 지금 체제를 유지하든 큰 차이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분들은 어쨌든 책 좋아하는 분들이고 사서 보든 빌려 읽든 어떻게든 책과 함께 지낼 분들이죠. 헌데 대한민국의 책 시장이 워낙 작고 책 읽는 사람은 자꾸 줄어드니 그 외연을 더 넓히는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도서정가제 강화가 확답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서로가 내세우는 명분들이 확 와닿지도 않고요. 저는 레미제라블 책을 산지 좀 됐는데, 최근에 영화 개봉하고 나서 출판사별로 비교해 놓은 글들을 몇 개 봤거든요. 그나저나 레미제라블 언제 읽죠. 맨날 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