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의 정석 디지팩 (dts 2disc)
오기환 감독, 손예진 외 출연 / 팬텀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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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손예진은 너무 잘 어울렸다.  송일국은 해신에서의 이미지가 남아 있어서인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닌데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물론 주몽도 마음에 안든다.)

작업남과 작업녀의 작업 거는 방법은 솔직히 눈요기 감으로 좋았다.  재밌었던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재밌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되진 않는다. 

'작업'이라는 말 자체에 이미 도덕성은 일정량 이상 포기한 거지만, '재미'를 위해서 혹은 '호승심'을 위해서 순진한 사람 꼬시고 이용해 먹는 스토리는 불편했다.  그나마 극장 가서 안 본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전시용으로 나열해 놓은 책장, 무소유 책 표지 껍데기 속에 숨어 있는 홍차 왕자, 알러지가 있다며 공들인 스파게티를 거부했지만 같은 소스를 사용한 샐러드에서 내숭이 들통난 장면 등은 재밌었다.

나이트에서 물쇼까지 벌여 화려한 춤솜씨를 보이는 것은 역시 눈요기였지만, 어쩐지 손예진의 그런 모습은 밉지 않게 잘 어울린다. (취화선의 그 아씨 역을 기억해 본다면...;;;;;)

작품 중 가장 짜증나는 장면이 바로 경매 부분이었는데, 김애경의 열연(?)이 있다 할지라도, 그렇게 돈 지X하는 장면은 울컥! 화가 막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현영은 조연으로 출연했는데 요가씬의 그 적나라한 소음이라니...;;;;

19금 영화라지만 참 비교육적인 영화였다.  쿨해 보여도 지저분해 보이면 쿨한 게 다 무슨 소용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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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즉시공 본 친구가 "지저분하게 웃긴다"고 했는데 이 영화도 그런 유의 영화인가요. 송일국이 영화도 찍었군요...

마노아 2006-10-2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비교하면 색즉시공이 더 나았어요. 거기도 저간에 깔린 사고관이 아주 위험하긴 했는데, 일단 뒤집어지게 웃겼거든요.(그래서 쬐끔 용서^^;;)

marine 2006-10-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색즉시공도 그렇고 이 영화도 도무지 웃음 코드를 공감할 수가 없었어요...

마노아 2006-10-2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 작업의 정석은 쪼금 웃기다 말았구요. 색즉시공은 엄청 웃었는데, 그래도 둘 다 지저분한 영화예요ㅡ.ㅡ;;;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 할인행사
홍상수 감독, 성현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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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로는 처음 보았다.  워낙에 말들이 많은 감독이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두렵기도(?) 했다.  왜들 그렇게 그의 영화를 불편하게 하는 지는,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뒤에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그건, 지독히도 적나라하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우리가 드라마를 보든 영화를 보든, 그런 매체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일종의 대리만족 같은 게 있는데, 그의 영화에서의 주인공이나, 혹은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 등은 너무 현실과 닮아 있거나 그 이상으로 솔직해서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쁜 화면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사실적인.. 직접적인, 그래서 불편하고 까칠한... 그런 영상들.

주인공들의 대사나 연기도 마찬가지다.  김태우와 유지태의 대사를 듣고 있노라면, 말로는 선배 후배지만 서로를 존중한다거나 위한다거나 이해해주는 것은 없고, 마지못해 만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더 웃긴 것은 그럼에도 아예 관계를 잘라내지 않는다.  어찌 됐든, 최소한의 관계의 끈은 이어진 채로 남겨둔다.  그것도, 어쩐지 사실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여 역.시. 불편했다.

소유의 관계.
성현아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정복하려고 했던 군대간 선배.  그런 그녀를 씻겨주면서, 또 자신과의 섹스를 통해 넌 이제 깨끗해졌다고 말하곤 속절 없이 휙 유학 가버리는 김태우, 선배의 연인이었다는 것을 알지만 역시 그녀를 가지려고 하는 유지태.  관계를 갖기 전에는 온갖 달콤한 말이 오갔지만, 일이 끝나고 나서 바로 나오는 말들은 달콤함과는 지극히 거리가 멀다. "너 다리에 털 많다." 이런 식의 더 이상 조심하지 않는 말들.

그렇게 무책임하게 관계만 어질러 놓고 시간을 훌쩍 뒤로 가버린다.  그리고 오랜 시간 지나 다시 만난 그들은, 하룻 밤 동안 서로 줄다리기를 하며 눈치 작전으로 성현아를 다시 한 번 정복하려고 애쓴다.  그녀는 그런 그들을 적당히 달래주고 또 적당히 약올리며 관계를 갖는다.

대체, 왜 제목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라고 했을까?  다시금 그들이 그녀를 가지려고 하니까 그녀가 정복자의 입장, 보다 우위에 선 것일까?  사실, 그래보이지도 않는다..ㅡ.ㅡ;;;

감독의 뜻을 재차 짚어보기도 전에 이미 영화감상의 맛은 떨어져버렸고, 쓸쓸하고도 허무하게, 그리고 허탈하게 영화는 끝이 나버린다.

아, 소득은 있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이런 느낌이구나.  최근, 고현정 주연의 해변의 여인이 개봉했건만 아직도 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고현정의 그의 영화를 선택했을 때 굉장히 뜻밖이었다.  고현정이라고 다를까?  싶어서...

작품의 미학이라던가 예술성은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불편한 영화는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것...

그리고 살찐 유지태는 영 아니었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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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0-21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보면서 역시 남자들이란 하며 혀를 끌끌찻답니다

마노아 2006-10-21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기분 꽝이었어요. 별 셋도 너무 많이 준 거 아닌가 지금 생각하고 있답니다^^;;;

비로그인 2006-10-2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댓글 보면서 역시 여자들이란 생각했어요.홍상수 영화 지루해서 안보는데 이 영화도 안봤고. 마약 때문에 들어간 성현아의 재기적이라는 정도.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여배우는 그후에 예술파 김독의 영화에 벗는연기로 복귀한다는 사실.그후 토크쇼 출현.다시 멜로 드라마로 복귀..

마노아 2006-10-2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여자들인가요? 남자들은 홍상수 감독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까요? 궁금하네요. ^^

비로그인 2006-10-2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돼지가 우물에...이거밖에 안봐서.남여 차이가 아니라 성향차이겠죠.여자평론가들중에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좋게 보는 경우도 있었고,인터넷평보면 남자들도 이 영화 싫어하던데.그건 김기덕 영화도 마찬가지던데요.김기덕은 욕먹는게 정도가 심하지만.여자네티즌들은 팬이 있긴하지만 평론가들은 거의다 싫어하던데요.마초같은 선배도 김기덕영화 싫어해서 뜻밖이었는데..
모든걸 남자들이란,여자들이란...한국남자 싫다,한국여자 싫다(배낭여행 사이트가면 이런거 자주봐요) 식으로 일반화 하는건 억지입니다.

마노아 2006-10-2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에 역시 여자들이라고 해서 그럼 남자들은 어떤가 궁금했던 거예요.^^ 김기덕 감독 영화는 수취인 불명이랑 나쁜남자만 보았어요. 감독이 싫진 않지만, 그 영화들도 참 불편했더랬죠. 수취인 불명은 좀 달랐지만요. 그러고 보니 제 행동 반경에 마초 성향의 사람은 줄곧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을 좀 일반적인 과정으로 졸업하지 못해서 그런가? 그런 사람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떨리는 가슴 - MBC 드라마 12부작 박스 세트, 2006년 2월 비트윈 드라마 할인
오경훈. 고동선 외 감독, 김동완. 배두나. 신성우. 김창완. 배종옥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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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드라마 왕국이라 불렸던 MBC는 색깔이 좀 애매한 방송국이다.  SBS처럼 상업방송으로 당당히 나서지도 못하고, KBS처럼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매번 지키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가끔 매니아 성향의 드라마를, 시청률은 나오지 않더라도 참 괜찮은 드라마를 만들 때가 있다.  네멋대로 해라, 아일랜드, 다모, 별순검 등등이 그랬다.

괜찮은 드라마를 곧잘 만드는 엠비씨지만, 진짜진짜 짜증나게 '편성'을 제대로 못한다.  별순검처럼 괜찮은 아이템을 가진 드라마도 토요일 저녁, 다른 방송국이 쇼프로로 도배할 시간에 편성해 놓고 조기종영하는 짓은 진짜 머리 나쁘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그 엠비씨가 '편성'의 실패를 맛본 게 바로 이 작품 "떨리는 가슴"이다.

6명의 작가가와 피디가 2부작씩 총 12편의 연작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이 작품은 주말 8시에 편성되었는데, 가족 드라마로 보기엔 무리인 내용들이, 또 너무나 파격적인 설정등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고, 철저한 외면 속에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런 작품들은 월화/수목 미니시리즈 정도로 기획했어야 되지 않을까.  아니 왜 스스로 무덤을 팔까.ㅡ.ㅡ;;;

아무튼,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참으로 괜찮았던, 그리고 아름다웠던 작품이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화의 주제는 "사랑"이다.  배두나, 김동완 주연인데 생각 외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던 김동완이 인상적이었고, 그 둘이 서로 사랑에 빠져가는 진행의 모습도 참 이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사랑에 시련이 없다면 말이 안될 터, 배두나는 사실 말못할 비밀이 있다.(극 중 이름도 배두나다. 언니 배종옥과 함께 본명을 써도 상관 없다. ^^;;;) 그건 바로 첫번째 결혼에 실패한 이혼녀라는 것.  김동완이 부모님을 서울로 오시게 하는 바람에 그녀는 어려운 고백을 한다.  김동완이 충격 받은 것은 당연!  하루 동안의 방황과 투정, 용서의 과정이 오가고, 그 둘은 옛 과거를 잊고 새출발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게 왠 일!  김동완의 아버지는 배두나의 첫 결혼식에서 주례를 서셨던 교장 선생님.  김동완은 그 자리에서 배두나를 자신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고백하지 못한다.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되고, 서로 방황하게 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중에 고백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그때 왜 말 못했느냐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고백하지 못했냐고 한다.  오히려 아들보다 더 넓은 마음을 보여주신 아버지.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맺어지지 못한다.  사랑은, 그렇게 상처를 남기고 져버린다.

2화의 주제는 "기쁨"이다. 하리수가 트랜스 젠더로 나오고 신성우가 그녀에게 구애했다가 그녀의 정체(?)를 알고는 도망치는 내용이다.(신성우는 앞 이야기에서 배두나에게도 구애했었다.  그러나 하리수의 미모에 반해 배두나는 싸그리 잊어버린다.  그는 이혼한 아내로부터 아들도 있다.ㅡ.ㅡ;;;;) 

이 이야기에선 하리수가 트랜스 젠더로서 사회적 편견과 불평등으로부터 학대당하는, 그리고 형이자 오빠인 김창완으로부터도 배척 당하는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그럼에도 왜 이야기의 제목은 "기쁨"일까.  예상되겠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며 당당한 자신으로 일어서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사회는 여전히 차갑다.  그녀는 여전히 소외된 사람이다.(학교에서 "천하장사 마돈나" 이야기를 하다가 하리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학생들의 반응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건 그들의 시각이기 보다 그들의 환경에 해당하는 어른들의 시각이 아닐까...ㅡ.ㅡ;;;) 먼저 그녀를 받아들여주고 일으켜주는 사람들은 '가족'이었다.  지금은 가족 외에는 울타리가 없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그 울타리는 더 커질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이 이야기의 제목은 '기쁨'이 맞다. ^^

3화의 주제는 "슬픔"이다.  주인공은 배두나와 김창완의 딸인 고아성이 주인공이다. (여기선 김보미로 나온다.) 어리지만 예쁜 사랑을 하는, 어른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는, 또 비겁해지지 않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순진하고 천진한 이들의 이야기가 슬픔인 것은, 남주인공 찬이가 멀리 이사를 가서 둘이 헤어지게 된 것이고, 또 찬이의 어머니가 배종옥과 동창인데 그 둘이 대립하면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지극히 사실적이면서 슬픈 이야기기 때문이다.  괴물의 고아성이 얼마나 자랐는지 비교할 수 있는 모습이 되겠다. ^^

4화의 주제는 "바람"이다.  주인공은 남편 김창완과 최강희.  최강희는 김창완의 회사 식당에서 식권을 접수하는 일을 하는데 본업(?)은 가수다.  원래부터 음악을 하고 싶어했던 김창완은 어리고 귀엽고 또 당당한 그녀에게 흠뻑 빠져들게 된다.  제목이 '바람'인데, 여기선 바람피운다~ 할 때의 바람의 의미도 있지만 인생에 부는 '바람'의 느낌도 들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최강희가 참 맑게 나오는데, 김창완 역시 참 순박하게 그려졌다.  6개의 주제 중에선 재미도는 가장 떨어지지만 몇몇 생각할 분위기를 주는 점에선 역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5화의 주제는 "외출"이다.  배종옥과 지성이 주인공인데, 지성은 과거 대학생 시절 사랑했던 남자 친구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이미 시간은 20여 년이 흘렀음에도.  환타지 풍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과거의 모습 재현을 배두나가 배종옥 역할을, 고아성이 배두나 역할을 한다.  사랑하지만 그를 따라갈 수 없는, 가족을 내버리지 못해 족쇄가 되었던, 그러나 감수했던 배종옥의 지난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성은, 이십 년 전 그 인물로 삶에 치여 자신을 잊고 기쁨을 잊고 매몰되어 가는 배종옥에게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6화!  내가 정말로 기대했던 "행복"은 작가 인정옥이 집필하였다.  떨리는 가슴 전체 이야기의 완성 편이기도 한 이 이야기는 배종옥의 어머니 김수미씨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오래전에 풍 맞아서 쓰러진 아버지와 두 딸을 내버리고 도망간 어머니가 딸을 찾아왔다.  배두나는 죽은 거라고만 알아왔던 어머니의 존재를 기뻐하지만 배종옥은 매섭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게 차갑게 대한다.  그 어머니란 자는 배종옥으로부터 돈을 얻어가기 위해서 돌아왔던 것.  그러나 실상은 그 후로 알게 된 남편의 병수발을 위한 돈.  배종옥은 돈을 주지만 결국 그녀는 돈을 받지 않고 자기 남편에게로 돌아간다.  병든 남편에게 그녀는 자신이 행복하며 여전히 웃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 준다.  이 이야기에선 '어머니'로서의 행복이 아니라 '한 여성'으로서의 행복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당연히 손가락질 할 것 같은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인정옥씨가 썼던 까닭에 말투가 아일랜드 이나영 말투와 똑같아서 웃기기도 하고 또 여전히 신선했다. ^^

주말 가족 드라마로 보기에는 좀 불편할 수도 있고, 사회적 금기일 수 있는 파격적인 내용을 선보였는데, 곳곳에 새겨진 메시지들과 아름다운 영상미, 또 놀라운 연기력 등등은 이 작품을 참으로 고급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1화와 5화, 그리고 6화가 참 좋았다. 

품절이라 구하기 힘들겠지만, 아무튼 기회가 된다면 많이들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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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2007-07-0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봤는데,, 꼭 볼께요,, 메대공 화이팅!!

마노아 2007-07-05 00:30   좋아요 0 | URL
떨리는 가슴으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화이팅^^
 
아일랜드 Vol.1 - MBC 미니 시리즈
김진만 감독, 이나영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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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인정옥 작가를 좋아한다. "네 멋대로 해라"를 뒤늦게 보고 흠뻑 빠졌던 탓이다.

그때 인상 깊었던 이 나영을 다시 쓴다고 했을 때 나는 기뻤다.

양동근 같은 독특한 캐릭터의 배우는 없었지만, 현빈이라는 신예를 알게 해주었고,

김민준의 가능성을 보게 해 준 작품이 바로 이 "아일랜드"였다.

(그런데 "예의없는 것들"에서 확 실망함.ㅡ.ㅡ;;;)

인정옥 작가는 매 작품마다 시적이고도 철학적인 대사를 던져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 바람에 작품이 난해해져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일쑤였고, 대신 그녀의 작품은 매번 "매니아"를 양성하곤 했다.

심지어  "떨리는 가슴"이란 작품은 6명의 작가가 연작으로 묶었는데도 그녀의 작품 내용은 남달랐다.(이 작품에서 '중아'처럼 배종옥이 대사를 하더라^^;;;)

입양을 갔다가 아일랜드에서 부모와 형제를 잃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중아는 의사였는데, 죽고 싶어했다.

헌데, 죽지 못했고 강국과 만나 결혼했다.

뿌리를 찾아야 한다고 엄마 찾기에 열심인 강국과 달리, 중아는 '자기 자신'부터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마로 보이는 이휘향은, 자신은 아이를 버린 게 아니라고 한다.

중아는, 자신은 버림받았는데, 당신은 버리지 않았다고 하니, 우리 엄마가 아니라고 한다.

난 여기서도 굉장히 쓰라린 기분을 느꼈다.  얼마나 편한 자기 합리화인가. 얼마나 많은 경우, 우리는 그렇게 말하며 살던가...

중아는 또 재복이를 만났고 사랑하게 된다.  친엄마일지 모를 이휘향의 아들이다.  두 사람은, 친자 확인 서류를 확인하지 않는다.  작품 속에선 그게 중요하지 않다.  왜 모두가 궁금해 할 그 사실을 작가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을까.  그건 작품을 보면 이해가 간다.  정말, 그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니었다.

여기에 또, 김민정에게 새로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가져다 준 캐릭터, 한시연이 있다.

어려선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나가 우승도 했지만,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가족들을 먹여 살리느라 에로배우가 되었고, 배우 생명이 짧은 그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둥바둥 애쓰는 중이었다.

처음엔 재복과 동거를 했고, 나중엔 강국을 만나고, 그리고 사랑하게 된다.  강국은 왜 그런 일을 하냐며 챙피하지도 않냐고 하지만 시연은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배우'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 독특한 울림들과 떨림을 영상과 대사 없이 내가 전달하기가 참 어렵다.

강국과 중아가 서로 미워하지 않고 이혼할 수 있었던, 오히려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던 마지막회의 장면과, 그들의 과거와 미래를 점쳐보며 나래이션으로 연결되던 엔딩씬들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고 작품이었다.

아일랜드 풍의 민요를 연상시키는 음악과,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멀리서 동시에 잡는 컷으로 끝나는 엔딩씬들도 모두 내 기억에 오래오래 맺혔다.

지금 찾아 보니, 예전에 저장해두었던 이미지가 남아 있다.  아일랜드에서 참 인상적이었던 그 부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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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茶母) 감독판 [대형포스터 3종 포함] (8Disc)
이재규 연출, 하지원 외 출연 / MBC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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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사극이 프라임 시간 대를 모두 장악했지만(장악할 거지만.. 다음주 수요일부터 황진이 시작~) 이 작품 "다모"가 드라마로 방영될 당시엔 아직도 사극은 일부 시청자만 좋아하는 장르였다.  그것도 아주 '열광'하는 단계가 아닌 그냥 즐겨 보는 정도.

그런데 이 작품이 등장하고부터 그 팬의 계층이 달라졌다. 소위 '매니아'라고 해석되는 그들은 매니아를 넘어 '폐인'의 단계로 넘어갔고 작품을 아예 '재생산'하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방송사의 홈페이지에는 게시판이 클릭하기가 무섭게 아예 페이지가 넘어갔고, 팬들이 만들어 내는 잡지(?) 형태의 패러디가 본방보다도 인기를 끌 때가 있었으며, 작품의 배경을 갖고서 만든 월페이퍼가 각 집의 컴퓨터를 장악했고,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대사는 그 후 두고두고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었다.(심지어 지난 해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현사장 어머니도 그 대사를 읊었지.)

그래서 이 작품은 여러모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12부로 끝날 예정이던 것을 14부로 늘렸지만, 이제껏 쌓아온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서 엔딩이 너무 약했고, 주인공들의 갈등이 그렇게 설정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득력이 부족했다.  채옥이가 황보 윤을 그렇게 배신하는(그게 배신이 아니고 뭔가.) 까닭을 그저 마음이 흔들렸다고 이해하기엔 그들이 쌓아온 시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고, 좌포청 사람들이 그렇게 피를 보며 무너지기에는 그들이 너무 좋은 관아 사람들이었다.  그에 비해서 장성백이 이끄는 화적단이 그많은 피를 보고서도 건재해야 할 당위성을 나는 그닥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기엔 선악의 대결 구도가 좌포청이 아니라 조정이 한 축이 되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엔딩의 부실함을 제외한다면 작품은 정말 '아트'의 경지에 이르는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HD드라마가 이런 것이라는것을 시청자들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고, 퓨전사극을 표방한 만큼의 세련된 옷들(그러나 국적 불명의 옷들..^^;;;;; 그래도 멋지더라..;;;;;), 홍콩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와이어 액션에, 끊어서 빠르게 감는 촬영 기법 등 모든 게 다 새롭고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기존의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스타일이었던지라 중장년 층은 낯설어 싫었을 수도 있겠지만, 젊은 층은 이 작품에 열광을 넘어 자청해서 '폐인'이 되고 말았고, 그 폐인들은 아직까지도 활동을 하면서 연계성을 갖고 있다.

페이지가 부른 "단심가"는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경빈 테마로 이미 써먹은 노래였건만, 거기서는 지독히도(!) 안 어울렸는데, 이 작품에선 참으로 적절하게, 그리고 절절하게 어울렸다.  음악의 공로 역시 무시 못함.. ^^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가 없다.  하지원은 초반에 다리 찢기라는 쓸데 없는 기술을 보인 것 말고는 정말 '채옥' 역할에 딱이었고, 황보 윤을 맡은 이서진은 그가 사극에 더 어필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알려주었다.(그렇지만 무영검은 아니었어ㅡ.ㅡ;;;;)  장성백 역의 김민준은 새로이 팬들을 확보하며 주연급으로 확 들어섰지만, 이때만큼 적당한 배역은 그 후 아일랜드 밖에 없었고, 두 개 외에는 별로 신통치 않았지만, 반듯한 마스크와 훤칠한 키로 얼마든지 좋은 배역을 따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그밖에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일품이었고, 이문식은 '수다쟁이' 연기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박아버렸다.

이 작품에서 역사적 진실(?)을 제대로 찾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몇몇 설정들은 쓸만했다.  이를테면 사주전이 만들어졌던 그때가 조선 숙종 때였다라는 사실, 그 사건에 양반이 관여했다는 것 등등.  그밖에 관비에 관한 설정들은 좀 문제가 있었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으니 패스~~;;;;;

난 이 작품이 DVD로 나온다고 했을 때, 엔딩만 다시 찍어주기를 사실 간절히 바랬다.  작품 전체의 질적 완성도에 비해서 엔딩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  그렇지만 사실 힘든 주문이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대신 영화 "형사"로 다시 태어났는데, 드라마하고는 색깔이 많이 달랐다.  하지원의 캐릭터도 크게 변했고...

원작인 만화 "다모"하고도 드라마, 영화 모두 성격이 아주 다르다.  그래도 가장 넘버 원으로 치고 싶은 것은 역시 '드라마' 다모라고 하겠다.  그래서 소장 가치도 아주 높은... 케이스도 얼마나 이쁜가.. ^^

다음 주에 시작하는 드라마 "황진이"도 기대 중이다. 일단 시각적으로 기선 제압을 하고 들어올 것 같다.  우리 한복 너무 예뻐..(^^ )( ^^) 사극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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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10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는 거의 안보는데 제가 유일하게 다본 드라마죠.2년전 추석연휴때 몰아서 해줄때 봤는데 MBC가 투자를 많이 한것 같아요.
장성백 대사중에 루쉰의 고향에 나오는 길이란... 문장이 드라마때문에 유명해졌고, 장성백을 체 게바라 처럼 묘사했더군요.. 하지원이 다작 했는데 망친 영화도 많은데 다모는 하지원이 적역이었죠. 평소 하지원 별루 였는데 다모때문에 호감생겼어요.(게시판보니 하지원에 대한 생각이 저같은 경우 많더군요.)
저도 다모폐인,..
근데 황진이에 하지원은 안어울리는데...음.

마노아 2006-10-10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bc가 투자를 좀 했는데, 하는 김에 더하지... 싶었어요. 엔딩이 너무 아쉬워요ㅠ.ㅠ
하지원이 이 작품으로 괜찮은 배우 대열에 들어섰죠. 다모폐인.... 이 말도 맘에 들어요^^;;;;
황진이 내일부터 하는데, 일단 뚜껑 열어본 뒤 실망을 하던가 더 호감을 갖던가 해야할 것 같아요. 미술팀은 엠비씨가 좋은데(궁... 등... 6^^;;;) 어떻게 나올지... 가만, 아직도 어느 방송국인지 모르겠네요^^;;;;;;

문학仁 2010-06-2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모 19800파격가때문에 들어왔다가 예전 글이지만 답글답니다.
예전에는 사극이 마이너였다는 것은 동의 할 수가 없습니다. 사극은 시대 불문하고 항상 메이저였죠.
시청률 5위권안에 무조건 사극이 있었습니다. 장희빈, 용의 눈물, 태조왕건, 허준, 등. 물론 사극도 망한 사극은 있습니다만 사극은 시대 불문 거의 메이저급을 차지 하고 있었죠.
다모의 의미는 퓨전사극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마노아 2010-06-28 06:42   좋아요 0 | URL
다모 이전의 사극은 주로 부모님 세대들이 거의 열광했던 것 같아요.
다모 때부터는 젊은이들도 사극을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즐겨보게 된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