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의 길이나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의 변화를 감지해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바로 멜라토닌이다. 밤이 긴 겨울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많아지면서, 수면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따뜻한 전기장판 덕분이기도 하지만, 멜라토닌 때문에 겨울에는 수면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잠을 많이 잤다고 해서 숙면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숙면을 위해서는 멜라토닌을 많이 분비하게 하는 것이 좋다. 밤에 멜라토닌을 많이 분비하게 하기 위해서는 낮에 햇볕을 충분히 쫴야 한다. 

겨울에는 해가 짧으므로 해 뜨기 전에 출근했다가 해가 진 후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햇볕을 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점심시간에라도 나가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한, 잠들 기 직전에 하는 운동은 숙면에 좋지 않다. 잠들 기 전 5~6시간 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된다.


감기약, 아까워말고 먹다 남은 것은 버리세요  제 2562 호/2016-01-11

추천하기
  • 파일저장
  • 프린트
  • 트위터
  • RSS
  • 페이스북

1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감기약 안전사용 길라잡이’ 리플릿을 제작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어른과 달리 어린이는 감기약 복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나이나 체중을 고려해서 복용하는 양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먹다 남은 감기약을 버리기 아까워, 가족들에게 나눠 먹여서는 안 된다. 만 2세 미만의 영유아에게는 해열을 위해 임의로 감기약을 먹이지 말고,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한, 식약처는 감기약의 성분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해열이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목적으로 주로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량 복용하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이나 재채기 등의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데, 이것을 과량 복용하면 졸음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될 수 있다. 

또, 감기약과 다른 약, 비염이나 두드러기 약을 함께 복용해야 할 경우 의사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한 후 복용해야 한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식약처는 전국 종합병원이나 보건소에 관련 리플릿을 배포할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과학향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FUSION 과학

제 2549 호/2015-12-23

추천하기
  • 파일저장
  • 프린트
  • 트위터
  • RSS
  • 페이스북
헤이 시리, 오늘 날씨는 어때?

기계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다. 보험이나 카드회사처럼 고객 문의가 많은 회사와의 통화는 예외 없이 기계음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번을 누르세요.’ 라는 반복을 참고 나면, ‘다시 들으려면 # 버튼을 누르세요.’ 로 끝나는 지루한 경험이 대부분이지만. 

영화라면 다르다. 기계, 아니 시스템과 ‘말’로 소통하는 일은 SF영화에서 흔한 설정이지만, 늘 극적이다.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할’, ‘터미네이터’에서 인류 말살을 지시하는 ‘스카이넷’, 아이언맨에서 슈퍼히어로를 돕는 만능 비서 ‘자비스’, ‘그녀’에서 주인공을 사랑에 빠지게 한 ‘사만다’까지. 그들은 무시무시한 판단력과 그보다 더 파괴적인 실행력으로 전 인류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사용자의 능력을 인간 이상으로 만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사랑에 빠지게 한다. 

현실에서도 할이나 자비스, 사만다가 가능할까? 최근 ‘모바일 지능형 비서’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되며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페이스북의 ‘M을 비롯 삼성의 ’S보이스‘, 바이두의 ’두 시크리터리‘ 등 세계 주요 IT기업들이 뜨겁게 앞 다퉈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 새로운 비서를 써보라 부추기고 있다. 

시작은 애플의 ‘시리’다. 2011년 아이폰 4S에 탑재된 시리는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검색을 하거나 앱을 실행하는 반응을 보인다.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걸게 하거나, 말로 불러주면 SNS나 메일에 글을 쓰게 할 수 있다. 미리 등록된 약속을 알려주거나 쇼핑 목록을 만드는 등 간단한 비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시리는 ‘장난감’ 취급을 받았다. 물어보면 뭐든 대답은 하는데 도통 말귀를 못 알아채는 답답한 친구랄까. 하지만 은근슬쩍 농담을 던지는 인간미가 있어, 기계와 대화하는 거부감이 덜 하다는 게 강점이다. “잘 잤어?”라고 물으면 “저는 쉬지 않아요. 하지만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다거나, “따뜻한 말 한 마디 해봐”라고 청하면 “저는 벌써 감동 받아서 프로세서에 열이 나기 시작하는군요.”라는 기계식 농담으로 응수한다. 애플은 스웰, 톱시, 보컬IQ, 퍼셉티코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진 업체들을 인수해 시리의 능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시리가 명령에 반응한다면, 구글의 ‘구글 나우’는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해서 의도를 알아채고 미리 정보를 전달하는 적극적인 비서다. 집과 회사처럼 자주 방문하는 곳으로 가는 길의 교통 정보를 알려준다거나 공항에 있다면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글자를 입력하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 답답한 비서에게 말하는 서비스에 왜 주목할까? 음성은 인간에게 글자보다 더 쉽고 간단한 도구다. 무엇보다 손이 자유로워지므로 이동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설거지를 하면서 동네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쇼핑을 할 수 있다. IoT(사물인터넷) 환경이라면 음성으로 세탁기와 로봇 청소기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운전을 하고 있어 손을 쓸 수 없을 때, 시력이 약하거나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노약자, 글자를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도 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쳤거나 위급한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미국에선 트럭에 깔린 소년이 시리로 911을 불러 구조된 일도 있다. 또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기기들처럼 스크린이 작거나 없어 입력기기를 따로 두기 힘든 소형기기에는 필수적인 장치다. 그러므로 음성과 몸짓을 이용한 검색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렇다면 음성인식 기술의 발전 정도는 어떤가? 몇 년 전만 해도 음성 인식 분야는 잿빛이었다. 국내의 경우 새로 이 분야를 연구하려는 전공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시리의 등장과 인식 네트워크 기술의 개발, 딥러닝(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 응용하는 기술) 등은 음성인식에 새 날개를 달아 주고 있다. 

내 휴대기기 안에 있는 정보를 이용해 일정을 관리하고 사진을 찍고, 정보를 검색하는 단순한 업무 외에 인간에게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다. 통역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동시통역 기능이 “2017년이면 64개 언어로 자유롭게 소통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동 통‧번역 솔루션 회사 시스트란 멀티모달실 이상운 실장은 “이미 동시통역사가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구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여행은 물론이고 해외 직구로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회사의 고객센터와 전화할 일이 생겨도 휴대전화 속 통역 앱을 이용하면 난처할 일이 없다. 

기술은 이미 완성형이지만 사용자가 느끼기엔 여전히 어색하다. 영화 속 아이언맨의 자비스를 가능하게 해줄 열쇠는 인간이 쥐고 있다. 더 많이 쓰고, 더 오래 써서 데이터를 쌓으면 시스템은 그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한다.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하는지가 관건이다. 똑똑한 ‘시리’와 ‘구글 나우’는 아이폰으로 통화하고, 구글로 검색하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의 정보가 데이터가 될 수 있다. 단 하나뿐인 나의 비서는 사실 우리 모두이며 수많은 인간 행동이 쌓은 데이터의 결과물인 것이다. 

휴대전화 속 비서의 기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적인 거부감은 꽤 지속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시스템과 대화를 하는 일이 불편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영원하진 않을 거다. 전화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선 너머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일이 도무지 낯설고 믿기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은 물어보는 것에 대답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기특하지만, 앞으로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읽어 내가 궁금해 할 것을 미리 알려주고 주변 기기를 작동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보고만 하는 그런 비서가 모두의 옆에 있게 될 것이다. 100%의 기억력에 유머와 감성까지 겸비한 탁월한 비서 말이다. 

하지만 그 때에 우리는 영희에게 전화를 걸면, 영희의 비서와 통화하게 되는 일을 겪을 수 있다. 진짜 당혹스런 일은 우리가 진짜 영희와 통화했는지, 영희의 지능형 비서와 통화했는지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그때 우리도 영화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처럼 휴대전화 속 목소리에 물어야겠다.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되죠?”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FOCUS 과학

제 2545 호/2015-12-21

추천하기
  • 파일저장
  • 프린트
  • 트위터
  • RSS
  • 페이스북
친환경 에너지, 똥과 오줌에서 찾는다

광활한 논 위로 펼쳐지는 붉은 노을. 시골 길을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경치에 푹 빠진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를 깨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냄새. 시골 냄새로 불리는 특유의 구린내 주인공은 똥이다. 대게 똥은 사람들에게 더럽고 냄새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진다. 똥 냄새가 나면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고 코를 막곤 한다. 하지만 ‘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더럽기만 했던 똥, 이제 더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다. 똥이 화석연료를 대신 할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시내에 독특한 버스가 등장했다. 버스 한쪽 벽면에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런 디자인을 갖게 된 이유는 이 버스가 사람의 똥으로 움직이는 버스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이 ‘똥 버스’는 벌써 운행을 시작해 브리스톨 공항과 배스 시내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 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영국의 바이오 버스(출처: GENeco)



똥 버스를 움직이게 에너지원은 정확하게 말해서 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다. 똥의 55~75%는 물이고, 25∼45%는 메탄가스 물질로 이뤄져 있다. 메탄은 천연가스(LNG)의 주성분이다. 따라서 똥이 현재 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에너지가 되는 셈이다. 

똥에서 메탄가스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미생물이 필요하다. 주로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이나 신트로픽박테리아(Syntrophic Bacteria), 메타노사르시아 바르케리(Methanosarcia barkeri)를 사용한다. 이 미생물들은 유기물을 섭취한 뒤 탄화수소나 유기산, 질소화합물 등을 분해하고 탄산가스나 메탄가스를 방출한다. 큰 탱크에 똥을 담고, 여기에 미생물을 넣어주면 이 둘이 서로 반응해 나온 메탄가스를 한 데 모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 

최초의 똥 버스는 연료를 버스 지붕 위 탱크에 담아 사용한다. 한 번 충전하면 30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데, 사람 다섯 명이 1년 동안 배설한 똥의 양과 같다. 이 연료는 실제로 브리스톨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똥으로 만든 것이다. 브리스톨 하수처리장에 모인 배설물과 하수, 음식물 쓰레기에서 모아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 매년 1,700만㎥의 바이오 가스를 만들어 8,3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실제로 똥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바이오 가스는 이미 활발하게 이용돼왔다. 독일의 축산 농가에서는 젖소를 기르면서 나오는 똥의 바이오 가스로 전기를 만들어 썼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공원에 널려 있는 애완동물의 똥을 모아 전기를 만들어 가로등을 켰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국립축산과학원에 바이오 가스 생산시설을 만들어 하루 10톤의 가축 분뇨로 300kW의 전기로 만들기도 했다. 

똥의 활약에 오줌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최근에는 오줌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영국 브리스톨 웨스트잉글랜드대의 이에로풀로스 교수와 연구진들이 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연료전지(MFC, Microbial Fuel Cel)를 만든 것이다. 

이 기술에서도 미생물이 중요하다. 미생물 연료전지가 썩은 과일이나 죽은 파리, 생활하수, 오줌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원리를 이용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일단 실린더에 미생물을 겹겹이 쌓는다. 그리고 이 실린더에 오줌을 통과시키면 미생물이 오줌에 포함된 포타슘이나 소듐 성분을 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이 미생물 연료전지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효율이 85%로 매우 높다. 또 미생물 연료전지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파운드(약 1,700원)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전지로 화장실을 만들 경우 600파운드(약 10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앞으로 생활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난민캠프 같은 지역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평생 10~20톤 정도의 엄청난 양의 똥을 싼다. 지구에 사는 70억 명의 사람이 한 해 배출하는 대변은 2천 900억㎏, 소변은 19억 8천만ℓ나 된다. 앞으로 이 양을 모두 에너지로 바꿔서 사용한다면 연간 최대 약 10조 8천억 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똥과 오줌이 환하게 밝혀 줄 세상이 기대된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FUSION 과학

제 2544 호/2015-12-16

추천하기
  • 파일저장
  • 프린트
  • 트위터
  • RSS
  • 페이스북
과학수사의 시작은 셜록홈즈로 부터?!


홈즈는 런던 베이커 거리 221B의 하숙집에 의사인 존 H, 왓슨과 함께 산다. 둘은 1882년부터 함께 살았고, 홈즈의 직업은 탐정이다. 1878년부터 탐정 생활을 시작한 홈즈는 1888년까지 무려 5백여 건의 사건을 처리했고, 이 중 단 네 번만 실패할 만큼 실적은 대단히 높은 편이었다. 왓슨은 홈즈에 대해 ‘범죄 관련 책에 관한 지식이 놀라울 정도’고 ‘금세기의 중대 범죄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기록했다.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민간자문탐정인 셜록 홈즈다. 1887년 <주홍색의 연구>에 셜록 홈즈는 처음 등장했다. 셜록 홈즈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 책이 최근까지 나올 정도로 아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1.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이 그린 셜록 홈즈
(출처: wikipedia)



도일은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외과 의사다. 도일이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만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과학과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도일은 셜록 홈즈를 통해 과학수사에 대한 개념을 알렸고,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미국의 과학수사 전문가인 콜린 에번스는 “홈즈의 시대 이후 지난 100년 동안 탄생한 자외선, 레이저, 유전자(DNA), 전자현미경과 같은 과학적 성과는 범죄와 수사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사진 2. 아서 코난 도일의 <주홍색의 연구> 표지
(출처: wikipedia)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최근 강력범죄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수사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학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800년대 후반부터다. 모든 사람이 가진 ‘지문(指紋)’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부터 과학수사가 시작됐다. 사건 현장에 지문이 있다는 것은 그 지문의 주인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지문의 흔적은 손에서 나오는 땀이나 기름으로 만들어진다. 최근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이 지문의 흔적에서 미세한 화학 입자를 구분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서 지문의 주인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약물을 먹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은 체내에 흡수된 음식물이나 약물은 땀에도 섞여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고 개발됐다. 실제로 영국 경찰은 이 기술로 마약 범죄자를 검거하고 있다. 

지금이야 지문 분석 말고도 다른 형태의 과학수사가 많지만, 예전에는 지문 분석만이 과학수사의 전부인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을 찍기 때문에 전 국민의 지문 데이터베이스가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사용하는 범인들도 있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외산 장갑 300여 개의 흔적을 모아놓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증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똥으로 범인은 잡은 사건도 있다. 2013년 부산의 한 식당에서 현금 20만 원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범인은 식당 인근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가 한 식당을 발견했다. 볼일을 마친 범인은 식당 주방으로 들어가 20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 현장의 CCTV를 분석하던 경찰은 범인의 동선을 파악했고, 그 동선에서 발견한 똥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취했다. 범인은 이미 전과 10범으로 그의 DNA 정보는 경찰이 갖고 있었고, 똥에서 발견한 DNA와의 일치를 통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이 가진 장내 세균은 약 1천여 종. 하지만 모두 똑같지는 않다. 장내 세균을 통해 그 사람의 영양 상태나 자주 먹는 음식, 알레르기 종류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최근에는 장내 세균을 지문처럼 활용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냄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체취(體臭)는 화장품이나 향수를 사용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는 현장의 공기를 용기에 담아 분석한다. 냄새를 분석하면,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향수 등으로 범인의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연구진이 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바이오 전자 코’를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 코에는 냄새를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는데, 냄새가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전기신호가 발생해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돼 우리가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 코가 냄새를 맡게 하기 위해서는 콧속에 들어 있는 수용체가 필요하다. 이 후각 수용체를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 바로 ‘바이오 전자 코’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폐쇄회로(CC)TV다. 지금은 CCTV를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초기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과 인권 문제 때문에 설치를 반대하기도 했다. 요즘에도 모든 사람이 CCTV 설치를 찬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의 주민들이 CCTV 설치를 요청하기도 한다. 

요즘 CCTV는 그야말로 지능형 CCTV다. 단순히 영상만을 찍지 않는다. 사람의 얼굴만을 골라 찍는 CCTV도 있고. 귀가 달려 소리까지 찍는 CCTV도 있다. 실제로 충북 진천에는 귀가 달린 CCTV가 설치돼 있어 보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얼굴은 찍히지 않았지만, 걸음걸이를 분석하는 CCTV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건이 발생한 후의 대책일 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아니다.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또한 적극적으로 만들어 과학수사가 필요 없는 곳이 우리가 모두 원하는 사회 아닐까.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FUSION 과학

제 2539 호/2015-12-09

추천하기
  • 파일저장
  • 프린트
  • 트위터
  • RSS
  • 페이스북
한국산 미세먼지의 고백


환경전문가들은 겨울철을 바로 저의 계절이라고 부릅니다. 여름철엔 비에 의해서 씻기거나 높은 습도로 인해 농도가 낮지만, 겨울철엔 대기 정체로 인해 저의 농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죠. 또겨울이 되면 난방을 위해 아궁이에서 불을 피우는 곳이 많아 거기서 발생하는 검댕으로 인해 제가 더 많아집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아궁이에 불을 피우냐고요?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한국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때는 모습을 이제 보기 어려워졌지만, 중국의 경우 전체 가정 가운데 절반 정도가 아직도 아궁이를 이용하고 있거든요. 그것이 편서풍을 타고 한국까지 날아오므로 겨울만 되면 제가 더욱 많아질 수밖에요. 

맞습니다. 벌써 눈치를 채셨겠지만, 저의 이름은 미세먼지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두고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면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 이하면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 외부에서 인체로 들어오는 이물질은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집니다. 그러나 저는 크기가 너무 작아 호흡기를 그대로 통과해 체내에 쉽게 축적되죠. 더구나 저는 안구 질환이나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비롯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천식 및 아토피 등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2013년에 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1995년 미국 암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초미세 먼지가 1㎥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 시 총 사망률이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인하대 병원 및 아주대 공동연구진의 최근 연구에서도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탓에 수도권에서만 1년에 성인 1만5000여 명이 조기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럽과 비교할 경우 3배 정도 높은 수치죠. 

실제로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대기 중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당 30.3㎍으로 36개 회원국 중 칠레, 터키, 폴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나빴습니다. OCED 평균이나 WHO의 기준에 비해 1.5배가 넘는 수준이죠. 

더구나 30.3㎍이라는 수치는 연간 평균이니, 요즘 같은 겨울철엔 그보다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지는 날이면 주위 곳곳에서 중국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왜 하필이면 한국과 붙어 있어서 이처럼 나쁜 물질을 날려 보내느냐는 하소연들이죠. 

그런데 중국만을 원망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 여러분들을 괴롭히는 저의 동료들은 ‘중국발’보다 ‘한국산’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연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미세먼지 중 중국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대개 30~40%이며, 크게 영향을 미칠 때도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나머지 50~70%가 국내 요인에 의해 발생한 미세먼지라는 것이죠. 

한국에서 저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승용차를 비롯해 화물차, 건설장비 등에서 내뿜는 배출가스 속에는 저의 동료들이 엄청나게 많이 포함돼 있죠.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2014년 기준으로 세계 15번째에 해당할 만큼 많습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77%는 자동차나 건설기계 등의 엔진에서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 밖에도 자동차가 달릴 때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분진, 공업단지에서 나오는 굴뚝 연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를 비롯해 심지어 숯가마 찜질방이나 직화구이 음식점 등에서도 저의 동료들이 태어납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발생원은 석탄 화력발전소입니다. 지난 3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에서 가동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 53기에서 내뿜는 초미세 먼지로 인해 매년 최대 1,600명에 이르는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총 전력 생산량 중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만드는 전기가 39.2%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중국, 인도, 일본에 이은 세계 4위의 석탄 수입국입니다. 석탄은 원자력을 포함해 발전 비용이 가장 싼 발전원입니다. 발전소는 경제성이 가장 뛰어난 발전원부터 가동하므로 석탄 발전의 가동률이 높을 수밖에요. 

이처럼 석탄 화력발전은 연료비가 낮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세먼지, 즉 저를 유난히 많이 배출한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초미세 먼지는 전체의 3.4%에 불과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황과 같은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초미세 먼지를 만들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런데도 현재 건설 중인 11기의 석탄 화력발전소에 더해 2013년 초 발표된 정부의 6차 전력수급계획에는 2020년까지 13기의 추가 건설 계획이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총 24기가 추가 증설되는 2021년에는 초미세 먼지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자 수가 연간 최대 2,8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7월에 발표된 정부의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2013년에 계획한 석탄 화력발전소 중 4기의 허가가 취소됐지만, 한국의 발전 관련 정책은 여전히 세계적인 미세먼지 저감 추세와는 역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여기엔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저렴한 전기요금 등의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긴 하지만요. 

중국과 몽골 등에서 날아오는 황사의 대책으로 요즘 최우선시되는 것이 바로 산림 조성입니다. 숲을 만들어 사막화와 황사를 근본적으로 막자는 것이죠. 따라서 최근엔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지대에도 숲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젠 우리나라의 석탄 화력발전소 주변에도 숲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저로 인한 여러분들의 피해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테니까요.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5-12-09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9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