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이 없을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내 첫사랑 녀석이었는데, 그림 그려준다고 꼬셔서 증명 사진을 하나 얻어냈다. 그걸 보고 그린 게 오른쪽 사진이다. 그리고 왼쪽 그림은 녀석의 이미지를 만화체로 그린 거다.  

그림원본은 주었는데, 증명사진은 내가 가졌다. 안 돌려줬다는 걸 아마 몰랐던 듯하다. 알고도 모른 척??  

배우 김석훈과 무척 닮았는데, 그래서 김석훈을 볼 때마다 깜딱깜딱 놀라곤 한다. 그렇다고 천추태후를 보진 않지만... 



왼쪽 그림은 아마도 레드문에서 사다드의 첫사랑이었던 그 여자를 보고 그린 게 아닐까 싶다. 아, 이름이 생각 안 나네. 못된 여자였고, 결국 사다드가 직접 죽였는데... 눈이 부담스럽게 그려져서 맘에 안 들었지만, 수정할 길이 없었다. 치마에 사용한 디자인 톤이 비싼 값을 해줬다.ㅎㅎㅎ 

오른쪽 그림은 내 소설의 한 대목을 그린 것이다. 역시나 못 봐줄 손은 패스. 

톤을 이어 붙여서 벌어진 자국이 보인다. ㅎㅎ 

그런데 톤의 무늬가 사진 찍었더니 충돌해서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 어휴...;;;; 




왼쪽 그림은 친구 생일에 선물과 같이 준 그림이다. 친구의 이름으로 삼행시라고 하기엔 긴 글을 덧붙였다. 이번에도 톤 무늬가 카메라와 충돌했다. 어휴...;;; 

오른쪽 그림은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셋째딸 아스파샤가 아닐까 싶다. 만화에서 다리 아래쪽이 안 나와서 알아서 혼자 그리다가 저렇게 다리가 짧게 나오고 말았다. 아쉽다..;;; 



왼쪽 그림은 클램프 X였던가? 아마 그랬을 것이다. 이 그림은 시계 바탕에 박아서 시계를 선물했다. 아까 삼행시 준 친구에게 주었다. 시집 가기 전에는 그 집에 오래오래 걸려 있었는데, 신혼집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껏 돌아가기엔 시계가 좀 후졌었다. 벌써 십 년도 넘었구나. ㅎㅎㅎ 

오른쪽 그림은 아르미안의 네 딸들 외전 '마누엘'에서 마누엘이지 않을까. 사다드랑도 좀 비슷하긴 하지만...  톤으로 아예 도배를 했다.ㅎㅎㅎ 



왼쪽 그림은 비천무에서 진여진을 보고 그린 것이다. 설리의 옷과는 좀 차이가 있다. 좀 더 요란하고 화려한 느낌?  

오른쪽은 불새의 늪 표지였던 스테인드 글라스 느낌 나던 그림을 보고 그렸다. 



요게 endless love였으니까 아까 올린 건 다른 노래였나보다. 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구나. 

이것도 나한테 제일 그림을 많이 받은 그 친구에게 주었다. 김민종을 너무 좋아한 게 그 녀석이었다.ㅎㅎㅎ 



미국 오빠한테 보내준 그림의 사본이 있었다. 바람의 나라 '연'이다. 반 접어 보관한 흔적이 역력하구나.ㅎㅎㅎ 

역시나 비싼 톤으로 도배한 덕에 옷감 무늬만 제대로 살렸다. 푸훗! 



이은혜의 세 권짜리 만화였는데 뭐더라? 댄싱 러버였던가? 하여간 앞쪽 컬러 그림을 보고 그린 것일게다.  

여자가 쓴 나풀거리는 모자가 참 좋았더랬다.  



사연이 있는 그림이다. 고등학교 때 학교 축제 때 전시할 그림이 필요했다. 영시를 같이 써서 시화전에 낼 작품이었는데, 내가 고른 영시는 예반의 '누군가의 무엇이 되어'였다.  

세상을 향해 팔을 뻗어 봅니다
내게 삶을 준 세상을 향해
내게 꿈을 준 세상을 향해
그리고 기도합니다
삶을 마음껏 일구어 나가며
내 꿈을 마음껏 펼쳐 나갈 수 있는
그런 용기를 갖게 해달라고
  

그림은 고생해서 그려갔는데, 애석하게도 시의 원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캐나다 도서관에 연락까지 했다는데 못 찾았다고.(지금 생각해 보면 출판사에 연락했으면 간단했을 텐데 싶다.) 애석하게 출품하지 못했다.  

아니, 그러면 원본이라도 돌려주던가. 구름 톤을 통째로 썼건만 그림도 못 돌려봤고, 실리지도 못하고, 애석했던 그림이다.ㅡ.ㅜ  

그러고 보니 미술 과제 중에 시를 적고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오라고 했는데 나는 '에너벨 리' 시에 내가 직접 그림을 그렸다. 만화 원고지에 스크린 톤 붙여가며. 근데 점수 대따 안 나왔다. 그림이 영 꽝이었던가, 아님 새로운 매체가 거슬렸던가, 둘 다였던가...;;;; 

또 생각해 보니 축제 포스터를 만화로 그려간 적도 있긴 하구나...ㅎㅎㅎ 

 

어휴, 총 몇 장을 올린 건지. 스크롤바 내리다가 지쳐서 나가버리겠네...;;;; 

그래도 마무리 지어서 기쁘다. 혹시 또 어떤 그림이 발견되면 불시에 올려서 누군가의 눈을 피로하게 만들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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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3-26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래부터 쭉 보고 올라왔는데 이걸 진짜 마노아님이 그리신거에요??????????????????
완전 만화가시잖아요!!!!!!!!!!!!! 톤까지 붙이신걸 보니 완전 전문이신데요!!!
(그러고 보니 유일하게 컴 작업 하시던 천계영샘 기억나네요 ㅎㅎ 저도 그시절부터 만화를...응?:)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 제일 부러운 1인이에요 ㅠㅠ

마노아 2009-03-26 12:24   좋아요 0 | URL
흉내내느라 용을 썼던 거지요. ^^ㅎㅎㅎ
요새는 컴작업 하시는 만화가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능률과 효율면에서 수작업과 비교가 안 되지요.
그래도 박희정 선생님 같은 그런 느낌의 그림은 여전히 수작업이 더 우선시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잘은 모르지만요~

무해한모리군 2009-03-26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첫사랑이 저정도는 생겨좋야되는데~ 훌륭하여라..
내 첫사랑은 푸우랑 똑같다는 ^^

마노아 2009-03-26 12:24   좋아요 0 | URL
첫사랑 인물이 너무 좋아서 짝사랑이 되었다라는 전설이 있답니다...;;;;;

건조기후 2009-03-2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아.. 제 추억속에도 새록새록한 만화들이에요^^
고등학교 축제 때도 생각나요. 미술부라 그림 2점씩 내야했는데 그 때 저도 하나는 만화를 그렸었어요.
마노아님처럼 스크린톤 붙이고 제대로 그려서 낸 친구도 있었는데 (마지막 작품 멋져요~~)
전 매우 어설프게 연필로만 슬램덩크의 강백호를.ㅋ 몸이 이상하게 뒤틀렸다고 지적당한.ㅎㅎㅎ
그 그림은 미전끝나고 선배한테 선물로 줬는데.. 새삼 보고싶어지네요 내가 그린 강백호^^

마노아 2009-03-26 18:26   좋아요 0 | URL
오, 건조기후님 미술부셨군요! 우리 학교엔 그런 취미를 계발하고 능력을 신장시켜주는 부서가 한 개도 없었어요. 단 하나도요ㅠ.ㅠ
저도 건조기후님이 그린 강백호가 궁금해요.^^
 

찾아보면 분명 더 있을 것 같아서 파일첩을 뒤져보니 그림이 더 나왔다. 으하하하핫, 재미 들렸다.  

보다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진도 있다. 찍었다가 차마 올릴 수가 없어서 지운 사진도 있다.ㅋㅋ 


비천무의 설리를 보고 그렸다.  

아마도 사사명을 유혹하기 위해 연회에 침투했을 때 연못에서 돌을 던지고 있던 모습일 것이다. 사사명이 무수연으로 착각하던 그 장면.  

고전 옷을 그리는 게 좋았다.  

따라 그리기가 좀 더 수월했달까.^^ 

낙엽 따라 그리기가 힘들었따. 말라 비틀어져서 날리는 낙엽들. 

톤 깎는 것도 힘들었다.ㅎㅎㅎ 

얼굴은 설리의 발끝에 못 미치지만 그래도 옷이 이뻐서 봐줄만 하다.  

(내 생각에..ㅎㅎㅎ)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데, 이미라 만화였다.  

'그해 겨울 바다행 기차는'이었던가? 

바닷가에서 끝난 사랑을 정리하며 울던 대목이었을 것이다. 

저 옷의 모자 부분 주름이 마음에 들어서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굳이 색칠까지 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긴 했지만. 

이건 아마 93년도 쯤 그리지 않았을까 싶다. 

 

 

 

 

 



이 그림은 정체가 모호하다. 뭘 보고 그린 건지 그냥 그린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분위기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 미카엘 분위기다. 

미모는 전혀 아니지만. 

그림을 쭈욱 보면서 느낀 것은, 항상 왼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고, 얼굴이 앞으로 돌출된 형태로 그린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스타일은 신일숙 그림을 많이 따라하다가 습관이 된 것이었는데 프로만화가의 그림은 그닥 어색하지 않으니까 미처 몰랐지만, 내가 그리니 영 얼굴을 못 봐주겠다.  

옆에 팅커벨 비스무리한 요정도 있는데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샤프로 그린 거라서 오래된 까닭에 그림이 희미해졌다.  

진했으면 더 손발이 오그라들었을지도..;;;;; 

 



경국원령이었던가? 대만 작가의 만화였는데, 거기 귀신으로 나왔던 무서운 여자를 보고 그렸다.  

이 책도 댕기 부록이었던 것 같다.  

연잎이 너무 심플하니 닮아있지를 않다.ㅎㅎㅎ 

비천무의 설리나 진여진 옷이 더 예쁘다. ^^ 

 

 

 

 

 

 


 

중학교 3학년 때, 황미나의 파라다이스를 무척 좋아했었다.  

주인공 김준호를 보고 그린 것이다.  

녀석은 고문 받다가 한쪽 눈을 잃었다. 

내가 좋아하는 SF물이었는데, 무척 슬픈 내용이기도 했다.  

전권 다 갖고 있었고, 거의 외울 정도로 많이 보았는데 나중에 책을 팔았다. 흑... 아깝다...ㅜ.ㅜ 

 


이런 식의 측면 그림도 황미나 그림을 따라 그린 결과다.  

턱선에서 따라붙는 귀의 모양까지.  

근데 이 그림은 저 이상을 못 그린다는 한계가 있다. 

자연스럽게 어깨선과 등을 그리지 못했다.ㅠ.ㅠ 

그냥 눈썹만 맘에 든다.ㅎㅎㅎ 


손발 오그라든 그림 추가.ㅎㅎㅎ 

그림이 더 길었는데 옆의 그림이 너무 안습이어서 잘라버렸다.  

그래도 드물게 오른쪽을 보고 있는 모습이다. ^^ 







비가 오는 모습을 표현해 보겠다고 도전했던 그림이다. 

역시나 박무직의 무일푼 만화 교실을 참조하지 않았을까 싶다.  

승마하기 직전의 모습이라고 해두자. 

말은 당연히 패쓰다..;;;; 

역시나 앞으로 돌출된 얼굴... 

통 고치질 못하는 습관이다. 

 

 

 

 





아마도 르네상스가 나오던 시절의 일러스트 화보집 'Knight & Lady'의 일러스트가 아닐까 싶다. 

왼쪽 그림은 확실히 기억난다. 김진 샘의 그림이었다. 오른쪽은 김진샘 아니라 원수연 샘의 그림이지 싶다.  

요 책은 최근까지 갖고 있다가 2월인가 중고샵을 통해서 팔았다.  내가 골동품 많이 팔았지...;;; 



왼쪽 그림은 별빛속에의 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창에 기대어 서 있는 장면이었는데 창밖의 별빛이 방안에 가득찬 듯한 느낌의 그림이었다. 보고 싶다, 시이라젠느! 

오른쪽은 모르겠다. 뭘 보고 그렸는지, 자작품인지. 아무튼 꽃은 보고 그린 게 확실하다. 혼자선 저렇게 못 그린다..;;;; 

그리고 혼자 그린 게 분명한 건 나비다. 저렇게 무서울 데가...ㅎㅎㅎ 



요건 짬뽕이다. 혼자 그리기도 했고, 옷 디자인을 참고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사본만 있고 원본이 없다. 누구 줬는지 어렴풋이 기억난다. 앞서 낮에 올린 그림을 내게 준 친구에게 준 것 같다. 

아, 인물만 많고 통 눈 둘 데가 없다...ㅜ.ㅜ 

(클릭하면 모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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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3-26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잘 그리시넹..

마노아 2009-03-26 01:28   좋아요 0 | URL
호오, 감사함돠! 무플을 방지해주셔서^^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3-2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한시대를 풍미했던 만화들이여~
친구들과 머리 맞대고 만화보던 중고교 추억이 절로 떠오르네요.

마노아 2009-03-26 12:25   좋아요 0 | URL
김혜린, 황미나, 신일숙, 이미라, 강경옥 등등등... 정말 한 시대를 풍미하신 분들이지요.
지금도 왕성히 활동해 주셨으면 좋겠어요.(>_<)

순오기 2009-03-2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그린거예요? 놀라워라!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보면 부럽더라고요.

마노아 2009-03-26 20:57   좋아요 0 | URL
헤헷, 성주의 솜씨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요.
전 세상에서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제일로 부러워요.^^

순오기 2009-03-27 20:08   좋아요 0 | URL
오잉~ 노래솜씨는 노래방에 간 횟수와 정비례한대요.ㅋㅋ

마노아 2009-03-27 21:30   좋아요 0 | URL
노래방을 좀 열심히 다녀야겠군요! ^^ㅎㅎㅎ
 

지금 보니 다리가 무척 짧게 그려졌다. 시티 헌터의 한 장면을 보고 그린 건데 얼굴은 내가 그리던 습관대로 그렸고, 배경은 그냥 대~충 그렸더랬다. 저 어설픈 강아지라니. 

스크린 톤을 얇게 잘라내느라 고생을 했는데 얼굴에 명암도 준다고 줬건만, 지금 보니 눈썹도 한쪽으로 기울었다. 푸훗! 





 

 

 

 

 

 

 
오른쪽 그림은 아마 '별빛속에'를 보면서 드레스를 보고 그렸을 것이다. 옆에 기둥에는 그림 그리기 전날 꾸었던 꿈 내용을 주르륵 적었다. 꿈에서 내가 보고 싶은 누군가를 보았던 날이었다. ㅎㅎㅎ  





 

왼쪽의 이 그림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느낌으로 그리고 싶었느네 뭐 그게 맘대로 되나...;;;; 

먹물을 써서 머리카락을 표현하고 천을 묶어서 먹물을 찍어다가 핏자국을 만들었다. 어릴 적 보던 윙크에 박무직 씨가 연재한 무일푼 만화교실에 나온 기법들을 차례대로 적용해본 거였다.   




 

섹시해 보이는 여성을 그려보고 싶었다. 지금 보면 말도 안 되는 인체의 굴곡이다.  

그래도 머리카락은 좀 심혈을 기울였는데 보이려나??? 

망사 모양 스크린톤은 1,000원짜리로 제일 싼 축에 속하는 거였다. 끈끈이가 한 번 붙으면 다시 안 떨어져서 무척 고생했다. 나중에 2,800원짜리 톤을 써보니 어찌나 편하던지...  

스크린 톤은 만화 그릴 때 무늬를 표현해주는 아주 얇은 필름이다. 요새는 컴 작업이 무척 대중화되어서 직접 톤 붙이고 깎는 작업을 하는 만화가가 있을까 싶지만, 10년 전에는 대세였다. 그때 당시 컴으로 그림 그리는 작가는 천계영 작가 정도였고, 칼라 그림은 황미나 작가님이 떠오른다.  

들고 있는 잔 안에 들어 있는 술(이름은 모르겠다. 아는 게 없다..;;)도 스크린톤을 붙인 거다. 그땐 톤 아까워서 저렇게 작은 부위에 많이 붙였다.  

그러고 보니 장미 그리느라고 고생도 한 기억이 난다.ㅎㅎㅎ  



이 장면은 이은혜의 'BLUE'의 한 장면을 따라 그린거다.  

원작의 그림은 울고 있지는 않았는데 눈물을 그려보고 싶었다.  

저 어색한 손을 보시라. 손은 아무리 해도 잘 표현하기 어려웠다.  

내가 지금까지 만화가가 되겠다고 설쳤으면 굶어죽기 딱 좋지 않았을까.  

일찌감치(그래도 스물 셋까진 미련이 남았더랬다.) 포기한 게 감사할 지경이다.  

머리카락은 역시나 먹으로 표현한 것. 눈두덩이와 손톱은 스크린 톤.  

그런데 이은혜 작가는 과연 블루를 완결할 마음이 있으신 건지? 

블루 말고도 미완성 본이 너무 많다.  

다른 작가들이야 잡지 폐간으로 부득불 연재 중단이 많았지만, 이은혜 작가의 경우는 벌려놓고 수습을 못한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작품은 중단된 채 다른 팬시 작업은 무지 많이 했으니까. 잡지가 망했던 것도 아니고.  속사정이야 모르지만 독자는 답답하다는 거지......  




무언가를 참고하지 않은 순수창작물의 실체는 이렇게 처참한다.  

도저히 눈뜨고 봐줄 구석이 없구나. 배경의 저 검은 오라는 '사각치기'를 연습해 본 거다. 그냥 빗금 그어서 분위기를 만드는 건데, 그걸 돌려치기로 표현하면 주인공의 깊은 갈등을 표현하는 구도가 되지만, 난 아무리 해도 돌려치기는 잘 안 되었었다.  

요새는 이렇게 모두 다 펜으로 작업하는 작가는 거의 골동품 수준.  

김은희 작가가 스크린톤을 안 쓰고 펜으로만 승부를 보았었는데, 그 바람에 그림들이 거칠기는 했지만 무척 개성이 강했고, 특히나 야성미가 풍겼었는데 작품 활동이 순조롭지 않아서 아쉽다.  

M&M은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인데 구하기가 힘들다.  

작품 속에서 마리아가 누군가의 추모 공연을 보러 가서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그 추모 대상이 혹시 프레디 머큐리가 아니었을까? 작품 연재 시점과 머큐리의 사망 시점을 고려할 때. 그걸 확인해 보고 싶은데 작품을 찾을 길이....;;;;;; 

  



이 그림도 생각난다.  

잡지의 표지를 보고 그렸는데 표지를 장식한 두 인물은 김민종과 우희진이었다. 

당시 '느낌'이라는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끌었는데 결말에서 두 사람이 이어졌던가? 아니, 두 사람은 남매였던가? 아니다. 이정재가 친 오빠였나보다.  

하여간 삼형제가 모두 우희진을 사랑한다는 그런 청춘 드라마였고, 주제곡은 김민종이 불렀다.  

이마에 키스해주는 장면이 너무 로맨틱해서 그걸 보고 그렸지만, 그림 어디에 김민종과 우희진의 미모가 있던가. 게다가 저 부자연스런 턱선과 목선을 보라지. 아, 좌절스럽구나! 

맨 위에는 별 모양의 스크린톤을 붙였다. 옷의 칼라 장식에 두 가지 더 추가. 그리고 눈두덩이에 점 톤을 붙였다. 아래 쪽에 사각치기를 해보았지만 역시나 신통찮다. ㅎㅎㅎ 

  




이 그림은 무언가를 참조했는지, 그냥 그렸는지 불분명하다. 레드문의 사다드 삘이 나는 것은 머리 스타일 때문인 것 같긴 하다.  

보고 그렸다고 하기엔 옷차림과 자세가 좀 아니다 싶고... 

아무튼, 역시나 스크린 톤 조금 붙이고 헝겊 묶은 조각을 먹물 찍어서 붙였다. 나름 '검은 오로라' 분위기. 

난 '전사' 캐릭터와 '초능력 사용'을 무척 좋아했다. 그러니까 레드문은 나의 완소 작품일 수밖에!(아니어도 작품은 너무 훌륭하다. 애장판을 못 구한 게 한이 되고 있다. 몇 권 남아 있지만 짝이 안 맞아서 구입을 못한다. 흑흑..ㅠ.ㅠ)

 


이 녀석도 참조 그림 없이 그린 것 같다. 저 볼륭감 없는 쿠션이라니...;;;; 

아무튼 갖고 있는 조각 톤을 모아모아 할 수 있는 효과는 다 쓴다고 용을 썼던 뭐... 그렇다. 

보고 있는 책에는 알파벳으로 맨 첫줄에 '리니지', 그 다음에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 적혀 있다.  

아마 그 밑에도 모두 만화책 제목일 것이다.ㅎㅎㅎ 

저 어색한 손을 보시라. 그런데 옷의 주름이 잘 잡혀 있는 걸 보면 참고 그림이 있었을 것도 같고... 짱뽕인가??? 

 



이 그림은 참고 그림이 생각난다. 신일숙 작품 리니지의 가드리아 왕비였다.  

신일숙 작가는 중세풍 의상을 잘 그렸는데, 현대풍 의상을 그려놓으면 눈 버리기 쉬웠다. 그래서 파라오의 연인을 보면 옷들이 아주 촌스럽다. 

그렇지만 아르미안의 네 딸들과 리니지는 의상들이 훌륭하다.  

심지어 왕관이나 보석류, 장신구 등도 모두.  

이 그림은 망토에 별빛 스크린톤을 붙였는데, 반짝거리는 효과 때문에 꼭 보석을 단 느낌이 난다.  (나만 그런가?) 

그림자는 먹물로 표현했다. 이 무렵 사용하던 만화원고지 남은 게 아직도 있던데 과연 언제 다시 써볼 기회가 올까나? 당시 장당 50원씩 주고 산 녀석들인데 말이다. (아니, 200원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왼손은 비교적 봐줄만 했는데 오른손은 역시 부자연스러움.  

보고 그려도 손 그리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얼굴은 영 꽝이지만, 이 그림도 내 기억에 이은혜 작 'blue'를 보고 그렸을 것이다.  

아마 무용을 했던 연우가 모델이었던 듯하다.  

옷 주름에 톤 붙이느라 고생한 흔적은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안 이쁘다.  

원본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나한텐 사본만 있다. 

어쩌면 당시엔 예쁘다고 착각하고 누구 선물 줬는지도 모른다. 

선물 받은 사람이 버렸다고 해도 할 말 없다..;;; 

 

 







이 그림은 짱뽕이다. 한참 소설 쓸 때 주인공 전조와 초연을 그린 것 같다. 말은 참고 그림이 있었을 것이고, 남자 옷은 전조의 관복을, 여자 옷은 아마 비천무의 여자 인물들 옷을 참고했을 것이다. 저 조잡한 꽃과 나무들이란...;;; 

가장 볼 만한 건 구름이다. 스크린톤을 붙였거든...-_-;;;; 

원래 모델의 옷차림은 대략 이렇다. 





댕기가 한참 나올 땐 권말 부록으로 만화책이 따라나왔다. 이미라의 늘푸른 이야기가 그랬고, 황미나의 '불새의 늪'이 그랬다.  

이 그림은 그 부록의 표지를 펼쳤을 때 모습을 보고 그린 것인데, 미국 오빠 주려고 그렸지만 코팅 과정에서 모자에 붙인 스크린톤이 떨어지는 바람에 부치지 못했다ㅠ.ㅠ  

대신 '바람의 나라'에서 시집오던 날의 연 공주 그림을 그려서 오빠한테 보냈는데 지금도 갖고 있을라나 모르겟다. 그 그림을 못 남긴 게 아쉽다.

이거 그릴 때 마카를 처음 사서 치마에 색칠을 시도했는데, 어렵더라....;;;;; 

레니비에 옷감에 크게 붙인 스크린 톤. 아, 톤 붙일 때마다 비싼 것 망칠까 봐 무지 조마조마 했었다. 원작의 그림은 스테인드 글라스 분위기가 나는 편이었는데 거기서도 여자가 울었는지는 모르겠다. 난 그림 그릴 때 우는 장면을 많이 그렸던 것 같다. 그때의 난 비극을 무척 좋아했나보다.  

찾아보니 스크린 톤 떨어지기 전에 복사해둔 사본을 발견했다. 흑백이지만 톤은 제대로 붙어있어 다행...ㅎㅎㅎ 







김민종의 '귀천도애'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가사가 진짜 애절했는데 표절곡이 아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같은 앨범에 들어 있던 노래였는데 제목이 뭐였더라? endless love였던가? 

언니한테 부탁해서 가사를 워드로 친 다음 그걸 잘라서 일일이 붙였다.  

그리고 손에서 뻗어나간 물방울 표시. 저것도 박무직의 무일푼 만화 교실에 서 배운 작법이었다.  

별을 표현한다고 먹물을 쫘악 바른 뒤, 볼펜 앞쪽에 스타킹을 쒸워서 하얀 물감 묻혀서 후욱~ 불었다. 농도를 맞추기가 어려워서 실패를 여러 차례 했었다. 



왼쪽 그림은 고등학교 동창이 그려서 내게 선물해준 거였다. 날짜가 97년도로 적혀 있는 걸 보니 졸업하고 받았나보다. 

오른쪽 그림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다녔던 교회의 사찰 집사님이 일주일에 한 차례씩 그림 교환할 때 내게 준 그림이다. 이분이 너무 잘 그리셔서 그림 드릴 때마다 난 쥐구멍을 찾았더랬다. 두꺼운 종이에 그려서 보관하기도 편하다. 눈이 좀 부담스럽지만 색깔이 자연스러워서 무척 마음에 든다.


고등학교 때랑 졸업한 직후에 가장 그림을 많이 그렸다. 잘 그려졌다 싶으면 그걸 바탕으로 시계도 만들어서 선물하고, 그밖에 그림을 이용한 선물을 좀 많이 했는데, 그 그림들은 원본도 사본도 안 남아있다는 게 아쉽다. 그땐 뿌듯했어도 지금 보면 유치하고 이상한 그림들일 테지만 그래도 추억인데 아쉬운 부분이다.

어제는 정리하다가 고등학교 때 습작하던 소설 노트를 발견했는데 너무 유치해서 읽다가 막 울뻔 했다. 하도 웃어서...;;;; 

그래도, 유치해도 즐겁더라. 그랬던 순간들에 느꼈던 기쁨이 지금도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휴, 나만의 세상에선 그렇게 행복했었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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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3-25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그림솜씨가 대단하세요. 멋져요.^^

마노아 2009-03-25 18:19   좋아요 0 | URL
꿈은 거창했고 재주는 미약했지요.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잔잔한 재미가 있어요.ㅎㅎㅎ

행복희망꿈 2009-03-2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너무 멋져요.
마노아님 만화가 하셔도 성공하셨을것 같은데요.
어쩜~ 전 그림 잘 그리는분이 정말 부러워요.
정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마노아 2009-03-25 21:06   좋아요 0 | URL
이렇게 허접한 그림에 과찬의 말씀을, 제가 주제파악 제대로 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어릴 땐 재주가 모자란 것이 섭섭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 정도로 좋은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버리면 지칠 때도 많으니까요. 그냥 만화책 즐겨 보면서 지내는 지금도 나쁘지 않아요.^^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0320023009 

내일부터 ebs에서 9주 동안 빨강 머리 앤이 방영되는군요. 총 750분 분량으로 4부까지의 내용이 진행된다고 하네요. 

우와, 앤과 길버트가 결혼한 이후 이야기까지 모두 다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아, 그런데 토요일 오후 6시는 집에 있기 너무 힘든 시간이구나...  그래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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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3-2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번엔 영화네요.
영화는 어떨까요?
어린 시절 만화영화로 본 기억이 짙어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역시 명작은 영원한가 봅니다.
6시! 기억하겠슴다.^^

마노아 2009-03-20 11:42   좋아요 0 | URL
캐나다에서 진정 국민 작품이라는 걸 실감해요.
저도 만화 영화의 기억이 너무 선명한데, 그래도 실사 영상도 몹시 기대가 되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3-2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 싶어요. 토요일 여섯시는 조금 애매하긴 하네요.

마노아 2009-03-20 12:28   좋아요 0 | URL
이 시간대는 식구들이 다른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터라서 어떻게 해야 TV를 사수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bookJourney 2009-03-2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6시라니 ... 제게는 너무 어려운 시간이에요. ㅠㅠ

마노아 2009-03-20 12:28   좋아요 0 | URL
재방송은 안 해주겠지요? 해외 방송이라 저작권이 있으니..ㅜ.ㅜ

후애(厚愛) 2009-03-2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싶어요. 이곳에서도 보여 주면 좋을텐데...너무 안타까워요~

마노아 2009-03-20 18:47   좋아요 0 | URL
한국 방송이라면 ebs 다시보기를 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 외국방송이라 다시보기가 안 될 것 같네요. 안 들어가봐서 확실히 모르겠지만요. 안타까워요ㅠ.ㅠ

하늘바람 2009-03-2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볼 수 있을까 몰라요

마노아 2009-03-20 18:47   좋아요 0 | URL
우리 도전해요!

비연 2009-03-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은데..시간이..ㅜㅜ

마노아 2009-03-20 18:47   좋아요 0 | URL
아, TV를 하나 더 살수도 없고..ㅜ.ㅜ

순오기 2009-03-2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EBS에서 방영할 때 우리 애들이랑 봤는데~ 모조리 다 보지는 못했어요.ㅜㅜ
이번에 기필코~~~ 좋은 정보 고마워요!!

마노아 2009-03-21 01:14   좋아요 0 | URL
오래된 작품이어서 전에도 방영을 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역시나군요!
후후, 기대가 되고 있어요.^^

꿈꾸는섬 2009-03-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TV를 안봐서 몰랐는데...저도 꼭 보고 싶네요. 근데 볼 수 있을까요?

마노아 2009-03-21 01:14   좋아요 0 | URL
TV앞에 종이를 붙여놔야 잊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내일 모처럼 외출이 잡혀 있어서 닥본사는 힘들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9-03-20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이 표정이 이뻐요.. 토요일 여섯시라, 저도 도전이에요! 아이가 앤을 아직 안 좋아하는데 좋아하게 만들 기회일 수도 있겠어요~

마노아 2009-03-21 01:15   좋아요 0 | URL
사진만으로는 붉은 머리를 못 알아보겠어요. 표정에서 온갖 호기심과 기대가 읽혀요.
호홋, 앤 사랑하기 프로젝트네요. 우리 함께 도전해요~

픽팍 2009-03-20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예전에 케이블 티비에서 주구장창방영해주었는데 ㅋㅋ
전 소설 전집을 다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소설은 소설로 남겨두고 싶네요 ㅋㅋ
암튼 좋은 정보 감사 ㅋㅋ

마노아 2009-03-21 01:15   좋아요 0 | URL
오홋, 그랬군요! 전 길버트랑 화해한 부분까지만 읽어서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요.
둘이 결혼했다는 건 알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09-03-2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도 방영하는 것 같던데...여하간 캐나다의 인민공훈 작가지요.

마노아 2009-03-21 01:16   좋아요 0 | URL
미국 오빠한테 물어보았는데 앤을 모르더라구요. 캐나다에서 그토록 유명해도 미국에서 모르기도 하구나...했어요.^^;;;

아키타이프 2009-03-2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집(10권짜리)이 있는데 6권 읽다가 중단한 상태인데...뭐랄까 우리들이 사랑하는 앤을 그 앤으로 남겨둘려면 그냥 1권만 읽고 둬야했지 않나 싶더라구요.
권수를 더해 갈수록 차분하고 어른스러워 지는 앤이 e가 붙은 앤이라고 강조하던 사랑스런 주근깨양이 더이상 아니더라는...
드라마는 안볼래요.
오만과 편견을 읽고 비비씨의 드라마를 볼려니 끝까지 못 봤는데 아마도 그짝이 날것 같아요.
다들 비비씨판 오만과 편견을 보고 콜린퍼스에 빠졌다는데 전 오히려 브릿지존스의 일기를 본후로 좋아졌어요.

마노아 2009-03-22 21:56   좋아요 0 | URL
작품평을 보면 뒤로 갈수록 별점이 좀 떨어지긴 하더라구요.
추억 속의 앤은 우리에게 좀 더 각별했던 것 같아요. 더 어릴 때 만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전 작년에 다른 작가가 쓴 헌정 소설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가 오히려 원작보다 더 감동스러워서 놀랐답니다.
오만과 편견을 어릴 때 재밌게 보았는데, 브릿지 존스의 일기가 그 현대판이라고 하니까 관심이 갔어요. 헌데 그 영화 봐도 별로 연관성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그래도 르네 젤위거는 귀여워요.^^
 

이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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