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9개월 차에 접어든 언니가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데, 5살이 되어 말썽이 잦아진 조카를 돌보는 게 나의 임무였다.
삼성 제일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의사 소견을 들으러 옆건물 4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문이 닫히자마자 덜컹!하더니 위아래로 흔들린다. 얼라?
다시 한 번 덜컹! 하더니 또 위 아래로 흔들린다.
그리고 잠잠 무소식....
얼라? 지금 엘리베이터 고장???? 이게 말로만 듣던 엘리베이터 고장이란 말인가(>_<)
승객들 모두 당황! 비상연락으로 경비실에 알렸건만 좀처럼 달려오지 않는다.
가만 여기가 몇 층이더라? 타고나서 바로니까 아직 1층이네, 다행이군... 하고 중얼거렸는데, 생각해 보니 지하가 있다.(그래봤자 지하 1층이지만 부족해지는 산소는 어쩌고??? 별 상상이 다 된다..;;;;;)
몇 번이나 호출을 거듭한 끝에 바깥에 사람이 도착하긴 했는데, 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억지로 열려고 하면 안된다고 하더만, 밖에서는 손으로 열고 있다.ㅡ.ㅡ;;;;;
엘리베이터에는 어른 8명과 어린 아이는 조카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 여성 셋은 임산부였다.
십분에서 십오분 쯤 흐른 것 같다.
문은 무사히 열렸는데 이 잡것들이, 아무도 사과를 안 하네.
문 열어준 아저씨도 그냥 손잡이 하나 떨어진 것 같은 표정이다.
헉, 황당...!
너무너무 기막혔던 경험!
병원비는 네임 밸류를 따지며 최상을 추구하면서 고객 안전은 이따위라니...
조카는 많이 놀랬는지 내려서도 약간 얼이 빠져 있다. 십분 쯤 뒤에 다 까먹긴 했지만...;;;;;
뭔가 미안해 하고, 괜찮냐고 물어보고, 다행이다! 이런 오버 액션을 취해줘야 마땅한 것 아닌가?
아쒸... 두고두고 열 받네. 이건 신문에 기사를 내야 하는 것 아닌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