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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연극해요 살아있는 교육 8
김용심 지음 / 보리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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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생들과 연극을 통해서 교육을 실시하는 현장을 찾아간 어느 기자의 인터뷰와 그 기록의 산물이다.

그러나 인터뷰라는 말처럼 딱딱하게 읽혀지지 않고 오히려 현장감이 살아 숨쉬는 생생함이 책 전체에 묻어 있다.

그녀가 찾아간 여러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과목별로 어떻게 연극을 수업에 접목시켰는가를 자세히 기록했고, 인터뷰어의 소감도 적절히 담아 있어 책의 글자와 종이 질감이 주는 딱딱함과는 달리 부드럽게 읽힌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작가 때문에 구입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이 쓴 책인데, 그녀의 본명을 몰랐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이 그녀의 오래전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턱대고 구입부터 했다. 그리고 차분히 책장을 폈는데, 기대치 못했던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내게도 큰 도움이 되는 분야의 책이었으니 더 고마운 일이었다.

영화평론가나 음악평론가들 중에, 그냥 챕터만 읽거나 듣고서 대강 글을 써서 오히려 관객이나 청취자의 눈과 귀를 흐리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 책은 기자가 얼마나 열심히 발로 뛰고 성심껏 일을 했는지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앞서 가졌던 선입관에 미안할 만큼.(물론, 그런 인간들이 있기는 하지만..ㅡㅡ;;;;)

그런데, 이 책이 나온지는 벌써 십년이 넘었는데,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학교 풍경이 조금 씁쓸하다.

내가 어릴 때도 "스타탄생"이라는 제목의 어린이 프로가 있었는데, 강남길씨가 선생님으로 나왔고, 아이들과 연극을 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료하는 뭐 그런 내용이 나왔었다.

그런데, 지금이 학교에서 이런 연극이 과연 가능할까.

청소당번인 아이가 빨리 학원가야 하다고 안하고 그냥 가면 안되냐고 묻는 풍토인데...

아마 점수에 들어간다!고 하면 군말 않고 참석할 테지만, 아무 주어지는 것 없이 그저 교육을 위한 것이라며 참석을 요구한다면 순순히 연극 활동에 동참해줄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그런 생각들을 하니 참 서글퍼진다. 아이의 책임도 아닌 우리 교육 현실의 책임일 테니까.

요새는 시험 기간이라고 중1 학생이 학원에서 새벽 한시까지 보충수업을 받는다는데...

그 아이의 무거운 어깨와 한숨, 고단한 피로감이 아른거려 마음이 아프다.

이런 책이 과거의 산물로만 남지 않고, 오늘날에도 현장에서 좋은 교재로 쓰일 수 있는 교과서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꿈꾸어도 과연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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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자전거 - 두번째 이야기, 행복한 어른 만화
김동화 글 그림 / 행복한만화가게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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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선생님은 어린 시절 내게 있어 첫번째 만화책을 쓰신 분으로 기억되었다.  그 작품은 아카시아인데, 지금은 새로 그린 작품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추억 한조각을 주신 선생님이 한동안 향토적인 그림체의 작품을 쓰셔서 그 또한 새로웠는데, '빨간 자전거' 시리즈를 보고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런 글도 쓰시는 구나.. ^^ 나의 선입관에 의한 놀라움이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형식의 글을 많이 보아왔다.  광수생각도 포엠툰도 마린 블루스도, 스노우 캣에 강풀 만화까지... 다들 각자의 매력을 풍기며 많은 독자들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은 그들보다 더 오랜 연륜을 가진 선생님의 작품이어서인지 고즈넉한 멋과 여백의 미가 있어 더 내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임화면 야화리에 빨간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는 우체부 아저씨. 그가 만나는 그곳 옛동과 새동 마을 사람들, 포근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  오래도록 잊고 있던 따스한 삶과 인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게 중엔 마음 찔리는 이야기도 있고 마음 아픈 사연들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희망을,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우체부 아저씨는 소식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꿈과 희망과 사랑도 같이 전하는 것으로 보였다. 

화려한 그림체도 아니고, 파격적인 이야기도 아니지만, 평범하기에 더 가깝고 더 친숙한 사람 사는 이야기, 짧지만 오랜 여운으로, 무겁지 않지만 진지하게 다가오는 이 책은, 역시 주변인에게 선물하기에 참 예쁜 책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1편보다 2편을 더 재밌게 보았는데 아직 보지 못한 3편도 기대하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사람 사는 향기,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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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
에모토 마사루 지음, 양억관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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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 처음 접하고 나서 엄청 큰 충격을 받았다.  '물'의 중요성이야 익히 알고 있는 바지만, 물이 이토록 신비롭고 대단한 존재인 것을 처음 깨달은 것이다.  내용을 살피면 오히려 비과학적일 것 같지만, 실험 결과를 보면 차라리 과학적이기까지 한 사실들에 감탄을 연발했다.

몹시 충격을 준 내용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대마이고, 하나는 '언령'의 힘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마는 '마약'으로 취급되어 대마초를 피운 사람들은 경찰서 신세를 져야 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안 좋은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대마의 효능과 힘을 살펴보면서 정말로 정부가 대마를 전매하기 위해서 금기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혼란이 왔다.  그러고 보니 대마를 피웠던 사람들이 대마 합법화 운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교육의 '세뇌' 기능을 아는 터인지라, 어쩌면 우리 모두가 단체로 속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늘한 기분까지 들었다.

두번째 충격은 칭찬과 악담을 해준, 밥풀과 글고 아무 관심도 보여주지 않은 밥풀의 부패로 보여준 '말의 힘'이었다.  미움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걸 눈으로 증명해본 셈이 된 것이다.

음악으로 물의 결정체를 보여준다던지, 말로 결정체를 보여준 모습들, 그리고 자연수와 화학 처리가 된 물 등등, 비교 대상은 엄청 많았고, 저자의 노력이 위대해 보일 만큼 열성적이었다.  또 사진으로 보여주는 물의 결정체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우리 몸 속의 70%가 물이고 지구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물의 중요성을 너무 쉽게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바른 마음으로, 바른 말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새기며, 이런 책 집에 소장하고 있음 반드시 뽀대난다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

책이 너무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좋다.  참고로 2권은 1권보다 조금 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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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 만화가들이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손문상.오영진.유승하.이애림.장차현실.정훈이.최규석.홍윤표 지음 / 창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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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책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는 것은.

그러나 꿈도 꾸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십시일반을 읽으면서도 참으로 가슴이 저렸다.

그들의 이야기는 내 이웃의 이야기였고 내 가족의 이야기였고, 바로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우리는 사회적 약자일 가능성이 더 크다.

결국 사회 안에서 가진 자이며 힘 센 자일 자들의 비율이랑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해당될 테니.

우리가 사회적 강자의 입장이 되어 있을 때에도 십시일반을, 그리고 사이시옷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미련쟁이는 되지 않을 우리를 소망한다.

오늘도 아침 프로에서 대를 이어 장애를 겪고 있는 어려운 이웃을 보았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내용은 그가 가족들에게서 받은 설움과 외로움이었다.

장애를 가진 것만으로도 서럽고 아픈데, 병 옮는다며 냉대했다던 가족들.

그녀는 고작 올해 서른 넷의 나이였고, 그녀의 병은 뼈가 쉬이 부러지는 증상이었다.

결코 옮거나 전염되는 질병이 아님에도 그녀를 가장 고독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팔 다리를 제대로 운신할 수 없는 그녀가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고 이웃의 손길,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었다.

단숨에 우리 나라가 절대적 복지 국가로 업그레이드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주변의 그런 어려운 이웃에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따뜻한 인심을 여전히 갖고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마음들을 절대적으로 권장하는 책이라 하겠다.

전작이었던 십시일반보다 좀 더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느낌이었는데 한 번 더 읽어보면서 나름대로의 정리를 해야지 싶다.

벌써 지인들에게 몇 차례 광고를 해 두었는데 흘깃흘깃 관심을 주는 눈치다.

이런 책, 선물로도 아주 멋지지 않을까.

늘 가볍고 자극적이고 신나는 일상만 기대하는 우리들에게 조금은 무겁게, 진지하게, 깊은 반성과 감동, 성찰을 주는 책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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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창비시선 33
김지하 지음 / 창비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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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시를 가사로 하여 만든 노래 "타는 목마름으로" 때문이었다.

안치환 버전을 들어보고 김광석 버전과 다시 김민기 버전도 들어 보았다.

하나같이 모두 가슴을 후벼파는 게 찌잉하는 울림을 느껴야 했다.

아마도,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이 이 시를 읽었을 때 가졌던 느낌이 그렇지 않았을까.

내가 대학을 다녔을 때의 시기는 그다지 데모가 만연되어 있지도 않았고, 있다 해도 등록금 동결 투쟁이었지 민주주의와 같은 어떤 이념을 위한 투쟁은 아니었었다.  그래서 소위 386세대들이 목청껏 외쳤던 구호들이나 그들의 싸움, 투쟁 등은 그저 조금 더 리얼한 드라마처럼 비쳐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근래 들어 근현대사 관련 책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 시를 만났다. 그리고 시집도 함께 읽어 보았다. 뭔가 가슴이 벅차고 아린 느낌이 들었다.

마치, '무임승차' 해왔던 그런 기분. 이제 와서 대단한 애국자가 되보려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처절한 싸움을 몸으로 부대끼며 느낄 용기 혹은 배짱도 없는 나이지만 그들의 앞선 투쟁으로 인해 좀 더 편안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고마움이 느껴졌다.

또한 동시에, 그토록 피 흘리며 땀 흘리며 일궈온 대한민국인데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지우지 못했다.

근래에 있었던 청문회 소동에서도 보여온 이념 간의 갈등, 색깔 논쟁. 분단의 조국을 아파하는 마음이 그들에게 있기는 한 것인가 탄식도 절로 나왔다. 시인은, 나의 이 답답한 마음을 삼십 년도 더 전에 현장에서 온 몸으로 부대끼며 온갖 절망과 두려움과 대면하며 쓰러지고 꺾이어도 다시 일어서고 또 일어섰을 테지...

시가 쉽지는 않았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짐작하며 다만 유추해 볼 뿐, 행간에 저민 시인의 깊은 한숨을 내 얕은 지식과 덜 성숙한 감성으로는 차마 좇아가기가 어려웠다. (특히나 뒷장의 산문은, 정말 어려웠다.ㅠ.ㅠ)

그럼에도, 한 줄 한 줄 의미를 되새겨 보며, 보다 숭고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가기 위해 애썼다.

어쩐지 말랑말랑한 기분으로, 혹은 쉽게쉽게 읽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런 자세가 죄송한 마음이 들어 조금 심각한 마음으로 시를 접했다. 어쩌면 시인은 오버하지 말라고 충고할 지 모르겠지만,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그리 했다.

시인은 아직도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 애타는 바람에 나도 동참해 보고 싶다. 어떤 형태로든, 어디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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