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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함께한 가장 완벽한 하루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서소울 옮김 / 김영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앞 이야기였던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에서 주인공 닉은 나사렛 예수로부터 저녁 식사를 받게 된다. 친구들의 장난일 거라고 여긴 그는 특별한 이벤트를 상상하며 저녁 식사에 응했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정말 자신을 '예수'라 칭하는 사람이었다.
이 황당무계한 식사 시간을 억지로 앉아 있던 그는, 곧 상대로부터 자신의 갈급한 마음이 채워져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식사가 끝날 무렵엔 그가 예수라는 것을 인정하고 만다. 그로부터 그의 삶은 달라졌다. 그는 아내에게도 더 좋은 남편이 되고자 하고, 딸에게도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아버지가 된다. 성경을 가까이 하고 기도 모임에 나가고, 아내도 함께 교회에 가기를 바란다. 이렇게 갑자기 '예수쟁이'가 되어버린 남편을 부인은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일에 파묻혀 집안 일에 무관심했던 남편이 더 좋았노라고, 아내는 신경질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혼까지도 생각하며 출장 길에 오른다. 그 출장길 비행기 안에서, 그녀는 상담사로 보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우연히 자신의 고민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끝나갈 무렵에는, 그가 남편이 만났던 바로 그 나사렛 예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이 책은 1권을 읽어야?제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솔직히 '재미'로 따진다면 1편이 더 신선하고 유머있었고 또 더 감동적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종교' 안의 기독교, 그 안의 예수님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역시 별 다섯의 흡족한 독서가 되었다.
닉의 아내 매티는, 어려서부터 보아온 종교인들의 모습에서 불신을 쌓았고, 신을 인정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그녀와 동행하게 된 남자 역시 종교를 미워한다고 대답했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숱한 악행들, 덮여진 위선과 가식들을 남자는 탄식으로 설명한다.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남자는 '예수'를 그러니까 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사실 부정할 수 없다. 그가 곧 그 신이니까. ^^
여자의 속 말은 모두 좀 더 옅은 색깔로, 그리고 보라색 구름이 달려서 표시되는데(따옴표 없이) 시종일관 비아냥과 짜증 혹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랬던 그녀도 비행기가 행선지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본능적으로, 그리고 감각적으로 자신과 있어준 이 남자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된다. 예수는 그녀에게 생각할 거리, 도전할 거리, 그리고 변화될 기회를 제공해 주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1권과 달리 이 책은 열린 결말로 보이는 채로 끝이 났다. 뒤에는 목사님 두 분의 추천사 비스무리한 글이 실렸는데, 본문의 내용보다 오히려 더 적나라하게, 혹은 직접적으로 종교와 예수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게다가 유머러스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엄청 웃겼다.(엄마한테 얘기해줘야지..;;;)
이 책은 1권과 더불어 상자에 묶여서 나오는 것을 교보문고에서 보았는데, 열어보니 수첩도 부록으로 들어 있었다. 상자에 담겨 있으니 고급스러워 보여서 선물용으로도 참 좋을 것 같다. 탐이 났지만 1권을 이미 샀기 때문에 참아야 했다. 3권 시리즈도 나올 지 모르겠지만 언제든 환영이다. 예수님이 수퍼맨처럼 바지 위에 팬티를 입은 일러스트는 가히 압권이었다. 이젠 익숙해져서 이 그림체도 참 마음에 든다. ^^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책인데, 불편해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줄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좀 더 고민해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