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현실문화 / 2006년 1월
절판


그러나, 진실을 말하자면 어른들은 모른다. 아이들이 사실은 너무나 슬퍼서 그냥, 하늘과 바람과 달 같은 것에 '행복해 해버린다'는 것을. 강원도의 아람이나, 충청도의, 전라도의, 경상도의, 이 나라 농촌과 섬에 사는 수많은 아람이들이 사실은 너무나 슬퍼서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그냥, 너무나 작은 것들을 가지고 행복해 해버리지 않고 진정으로으로 명실상부하게 행복해 할 날은 언제 올까.-31쪽

아이는 그런 와중에 끝없이 엄마 저어 오네에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 나라에서 '엄마 저어 오네에'하고서 우는 아이들은 지금 끝없이 '개인적으로' 불행할 뿐이다. 그리하여 이 나라는 지금 그런 아이들을 ㅂ고서 끝없이 '개인적으로 가슴 아파'하면 그만인 사회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33쪽

농촌이 변했다고 한탄하는 자들을 보았다. 저희들은 변하고 변하고 하루에도 골백번은 더 변하면서 농촌은 그대로 있으라고, 어떻게 농촌 인심이 그러냐고, 어떻게 농촌 풍경이 그러냐고 하는 자들. 자기들은 고추 한 그루 키워본 적 없으면서, 농촌에 놀러가 아무 밭에나 들어가 툭툭 고춧대 분질러 가며 고추 따가는 사람들. 고추는 따 가도 좋으나 고춧대는 분지르지 말라는 농부의 말에, 그가 그랬다. 농촌 인심 한번 고약하다고. 고약한 것이 누군데, 도리어 적반하장이다. 농촌은 그리하여 이 시대의 죄 없는 죄인이 되었다.-62쪽

손씨는 장애인문제의 열쇠는 그들에게 없는 능력을 억지로 짜내어 적응하고 자활하도록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조건 없는 지원이라고 말한다. 장애의 종류에 따라서 부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전반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100쪽

1987년 6월 10일.
전 국민의 함성이 거리를 뒤덮었다. .....
....
그때 우리는 누구도 서로에게 타인이지 않았다. 아무도 스스로를 '나'라고 부르지 않았으며 그저 '우리'임을 확인했다. 대열 밖에서, 물주전자를 들고 울산 주리원 백화점 앞거리를 달리던 노점상 아저씨도, 하이힐 위태롭던 각선미의 여인도 모두 '우리'였다.
......................
아스팔트는 기억할까.
18년 전 모두 하나가 되자며 어깨를 걸고 내달렸던 발자국의 주인들을. 현대자동차 로고 선명한 작업복들을 기억할까.
18년 전 관리직과 생산직이 다르게 받아들어야 했던 차별받은 식판을.
정규직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보고 있을까. 다르게 입혀진 비정규직의 저 차별받은 작업복을.-127-128쪽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내일이다.-130쪽

거짓말쟁이 세상은 다시 가르친다. 눈을 낮춰라, 그래서 공대 졸업생이 직업전문학교에 다시 입학한다. 그러나 정부산하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그 직업 전문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도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비정규직이다.
-145쪽

사람들의 삶을 온통 임시적인 상태로 만들어놓고 사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 고용을 더욱 유연화해야 한다는 궤변만이 계속되고 있다. '근로복지'를 담당하는 근로복지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자 이용석 씨의 죽음은 희극이 된 우리 시대의 비극을 상징하고 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살아있는 자들의 찢긴 일상 위에 건설하려는 발전된 나라는 도대체 어떤 모양의 것일까.-147쪽

그들, 피부색이 다른 그들은 두 개의 문을 나서야 한다.
우선,
그들은 출입국관리소에 자진 출두해 자신이 난민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것이 첫 번째 관문인데 매우 좁다.
법무부로부터 난민 판정을 받더라도 또 하나의 문을 열어야 한다. 취업이다.
그들에게 두 개의 문은 벽이다.-174쪽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지만, 난민을 인정해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2000년까지 단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다. 2001년 2월 에티오피아 출신 1명, 콩고 출신 1명에게 난민 지위를 준 것이 처음이다. 난민 신청은 당사자에게 일생일대의 결단이다. 난민 신청을 하는 이국인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이어서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수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 스스로 난민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당사자의 진술말고는 특별한 증거가 없을 때가 많다. -190쪽

외국인정책에 관한 한 한국은 아직 폐쇄적이다. 이주노동자와 난민이 한국의 개방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예민한 리트머스 시험지다. 출구만 활짝 열어놓고, 입구는 막아버린다면, 한국이 그토록 외치는 세계화는 불구적 세계화다. 미성숙한, 배타적인 세계화다. 국경은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국경은 출입구로 바뀌어야 한다. -191쪽

그들에게 노동은 매우 익숙한 것이었다. 그 일의 성격이 남자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남자는 주어진 일이 비교적 분명하고 명분 있어 ㅂ이는 반면, 촌여자에게 노동은 그 경계가 불분명하고 명분을 따지는 면에서도 남자에 견줘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남자가 궂은 일 마다 않고 일하면 먹고 살려고 애쓴다는 말을 듣기 쉬워도, 여자가 그렇게 하면 서방 잘못 만나 팔자 사납다는 말을 듣거나, 너무 억척스럽지 않느냐는 가당찮은 말을 듣기 쉬운 현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206쪽

나는 이 나라 '옛날 부모'들의 양식이란, 다름 아닌,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임을 알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서양에서 말해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아니던가. 서양에서야 가진 자들에게나 요구되는 그 정신을 우리나라는 이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고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여기고 있었지 않은가. 말 그대로, 사람이니까. 아무리 큰 부잣집이어도 흉년에 곳간 문 열지 않는 부잣집은 공동체 내에서 사람다운 사람의 집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아무리 잘 배운 사람이라도 자기보다 못 배운 사람을 멸시하는 사람을 배운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힘이 센 놈이 힘 약한 놈을 괴롭히면 그는 이미 '사람 새끼'가 아니었다. -235쪽

요즘 아버지들은 자식에게 카드 주며 '인생을 즐기라'고 가르치는지 모르지만 내가 기억하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에게 '사람의 도리'를 가르쳤던 것이 아닌가. 힘 약한 사람 괴롭히지 마라, 서로서로 돕고 살아라. 사람 간에 흐르는 정, 인정이야말로 전쟁과 가난으로 점철된 험난한 세월을 살아내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일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보다 가난하다 싶으면, 나보다 약하다 싶으면, 나보다 못났다 싶으면 일단 아래로 보고야 마는 저 철면피를 우리는 어디서 누구한테 배워왔단 말인가. 요체는 언제나 '빨리빨리' 요 빨리빨리의 숨은 뜻은 경제발전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포장된 '돈' 뿐이었던 세월이 가난한 사람, 장애인, 힘없는 사람들을 내쳐놓고 나 몰라라 하는 '후안무치'를 가르쳤던 것일까.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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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1
최덕희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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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살아남기에 이어 두번째 읽게 된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이다.  사실 이 책이 시리즈 첫번째 였는데 잘 몰라서 아마존을 먼저 구입했다...;;;

이번에도 계획된(..;;;) 사고에 의해 레오 가족은 조난을 당하게 되고 그 결과 무인도에서 악착같이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다.

할아버는 과학지식 수준이 보통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이들 가족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할아버지의 공이 크다.  개인적으로 아마존에서 살아남기보다 더 재밌게 읽혔고 더 유용하다고 보인다.

책에서 건진 유용한 서바이벌 기술은 이렇다.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법!  먼저 마른 낙엽과 풀을 소복이 쌓은 뒤 젖은 낙엽과 습기 찬 풀을 얹어 놓으면 연기가 잘 난다.  일종의 봉화 같은 것.  또 큰 그릇에 물을 받아 높은 곳에 두어서 유리 거울의 반사 효과를 이용할 수도 있다.  사막에 조난되었을 때 거울이 필요하다고 한 이유와 상통한다.

밀물과 썰물은 6시간마다 교대로 되풀이 된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50분씩 늦어지는 게 특징.

지구상에서 곤충 다음으로 그 종류와 수가 많은 게 조개란다.  이건 놀라웠다.  오홋, 조개가 그렇단 말이지!

볼록 렌즈로 불을 피울 때, 렌즈가 두꺼운 것보다 크기가 큰 것이 좋단다. 

바다에서도 신기루가 보이는데, 만약 배를 보았다고 한다면 반대 방향 쪽에 배가 있다는 증거가 된다. (사막도 마찬가지)

함정을 파서 짐승을 잡을 때에, 작은 동물의 경우 항아리나 사다리꼴의 모양으로 땅을 파야 빠져나가질 못한다.

머리가 둥근 뱀은 독이 없고, 사각형 모양의 뱀은 대개 독이 있다.

대나무는 온대지방은 물론 열대 지방에서도 자란다. (추운 데에서는 안 자란다는 말이지?)

산이 가깝게 보이면 날씨가 맑지만, 멀리 보이면 비가 온다는 징조다.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자꾸 튀어 올랐다면 이 역시 비가 올 조짐. 제비가 낮게 날면 비!  지렁이가 땅 위로 고개를 내밀면 비! 개구리가 울어도 비! ^^

모닥불이 타고 난 뒤의 재를 모아 물에 타서 양잿물을 만들 수 있다.  양잿물은 비누처럼 기름때를 지우는 데 이용된다.

뗏목을 만들 때에는 단단하지 않고 부피에 비해 가벼운 나무가 좋다.  부피에 비해 가볍다는 것은 그만큼 부력이 크다는 증거이기 때문. 뗏목 얽는 방법은 그림만 보고서는 익숙해지기 힘들 것 같다.  실전 연습이 필요할 듯!  그래서 보이/걸 스카웃 훈련이 필요한가 보다^^ㅎㅎㅎ

송이버섯은 소나무 밑에서만 자란다.  얼룩점이 있거나 자루가 가늘고 긴 것은 독버섯일 가능성이 높다.

긴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지식들은 매우 요긴하게 쓰을 터지만, 긴급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주의하고 예방하는 게 더 필요하겠다.  그래도 이런 책 한 권 읽어두고 잘 익혀두면 만의 하나 위급한 일이 닥쳤을 때 그래도 좀 더 우리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레오의 엽기적인 행동은 유치 그 자체지만, 그 조차도 귀엽다고 넘기면 아주 재밌게 읽혀질 것이다.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우울증은 절대 금물!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확신을 버리지 말 것!  매일매일이 생존싸움인 일상에서도 그런 마인드로 즐길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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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12-1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옆에만 있음 될 것 같네요. ㅎㅎ ^*^

마노아 2006-12-1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 붙드세요! 제가 실전에 강합니다^^ㅌㅌㅌ

짱꿀라 2006-12-1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인도라는 말만 들어도 생각이 남니다. 아까 전호님의 글을 읽으면서 12월 연말에는 조용히 있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도 무인도에 가서 조용히 보내고 싶은데 그렇게 될 듯 싶지는 않으니......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마노아 2006-12-14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에 무인도라... 전 너무 외로울 것 같아요. 지금도 사무치게 외롭다구요ㅠ.ㅠ 그저 알라딘에 붙어 있을 때가 외롭지 않은 듯 합니다. 산타님도 행복한 오늘 밤 되셔요~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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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제주도를 가보지 못한 나는, 김영갑 갤러리를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다.  그는 이미 가고 없지만, 그의 자취는 사진으로, 갤러리로 남아 있고, 나는 그의 사진을 통해, 그가 남긴 글을 통해 그의 흔적을 밟아본다.

'역마살'이란 말을 쓴다.  아마도 김영갑이 그랬을까?  하지만 그는 병적일 만큼 제주도에 집착했다.  그리고 사랑했다.  제주도를 떠난 김영갑을 상상할 수 없다.  '자유'를 갈망하여 가족도 부담스럽고 친척도 힘이 들고, 하숙도 하지 못했던 그... 사진에 미쳐 결혼조차 생각지 않았던 그.  이쯤 되면... 그를 위한 자유가 예비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내가 그렇게 살고 싶지 않고, 살 자신도 없고, 살아야 한대도 나는 싫지만, 사진 작가 김영갑에게는 그 외롭고 고독한 삶이 낯설지가 않다.  그는 굶주리고 추위에 떨면서도 필름을 장만했고, 개인전을 열었고, 심지어 루게릭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몸으로는 갤러리를 만들며 오로지 사진에 바친 인생을 살았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인생 여정이었지만, 존경스럽다... 감히 말할 수 있었다.

그가 찍은 제주의 사진은, 관광명소로 널리 소개된 제주도를 떠올릴 때 보여지는 그 화창하고 화려한 느낌의 제주와 전혀 달랐다.  그의 제주는 자연 속에 모로 누워 하늘 그 자체였고, 땅 그 자신이었을 뿐이다.  그 자연 속에 김영갑이 들어가 있어도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게 김영갑 자신도 자연인으로 보인다.

같은 장소의 사진이라도 계절과 찍은 시간 대에 따라서 너무도 다른 빛깔을, 느낌을 주었고, 구름과 바람의 방향만으로도 사진은 너무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찰나의 순간을 위해서 영원을 순간처럼 기다려왔던 김영갑.  외로움과 헐벗음을 오히려 자양분 삼아 탄생시킨 그의 작업물들이 이 땅에 남아있음을 감사한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마주할 수 있어 기쁘다.  그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의 마지막은 너무도 서러웠지만, 참으로 빛났던 사람이라고... 그를 간접적으로 알 뿐인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그를 그토록 찬란하게 만들어준 것 역시 제주도였다고, 나는 또 그렇게 믿는다.  그 섬에, 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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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2-12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안 봤지만 본 듯해요.
제주에 네 번 가봤는데 네 번 모두 느낌이 달랐거든요.
제주는 따뜻한 듯도 하고,화려한 듯도 하지만,예쁠 때도 있고, 무섭고 요란할 때도 있어요.
처음 제주에 갔을 때 비행기가 착륙할 때 제주의 바다를 보았는데 말로는 표현못할 다채로운 색깔의 바다를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뒤에는 한 번도 그 색깔을 본 적이 없었죠.
우도에서는 남국의 따뜻하고 이국적인 바다를 보며 아이들을 풀어놓고 멍하니 앉아 경치를 즐길 수도 있었죠.
저는 또 가고 싶어요.
더불어 이 책도 꼭 보고 싶어요.

마노아 2006-12-1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토록 다양한 제주의 얼굴을 보셨다니, 책을 보며 사진도 눈에 담으면 더 마음에 와 닿겠어요. 저도 제주가 너무 궁금해졌답니다. 우도가 '인어공주' 촬영한 그 섬이죠? 바다빛이 정말 곱던데, 남태평양 어디 아닐까 싶었어요.(남태평양을 가본 일도 없지만..;;;;)

짱꿀라 2006-12-1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탐라여행을 읽으면서 일본인이 본 제주는 다채로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렸는데 이 책은 다른 맛으로 제주를 본 것 같네요. 이 책도 한번 사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웃음으로 시작하는 기분 좋은 하루가 되세요.

마노아 2006-12-1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는 사람에 따라서 너무도 다양한 제주의 얼굴이 있을 테지요.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김영갑씨의 사진은 우울하지만,그 자체에 마력이 담겨 있더라구요. 참 좋았어요^^
 
아름다운 날들 장 자끄 상뻬의 그림 이야기 2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6월
구판절판


아이가 어릴 때에는 이 아이가 자라서의 모습을 상상해 보지만,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면 그 아이가 어렸을 때의 모습을 추억해 본다.

며칠 전에 어무이께서는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리셨지. 외출 직전에 어무이께 떼써서(?) 받은 만원. 덕분에 만원 건지셨어요ㅡ.ㅜ

모든 여자들이 여자들의 험담만 얘기하지는 않지만...^^;;;

창밖의 그대들... 쓸쓸해 보입니다.

그렇게 소망들 하지.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떠오르는군.

무의식 중에 그렇게 말했다는 거지...

이제라도 늦지 않았어요!

푸하하핫, 그렇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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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0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도 좋고 내용도 좋고 마노아님 정말 짱.
이쁜 하루 되세요.

마노아 2006-12-0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게 봐주시는 산타님이 더 멋져요^^ 행복한 주말 시간 시작입니다!!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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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많은 독자들을 얻은 이 책을, 처음에 나는 외면했다.  그건 아마도 이 책이 '명상집'의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 등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도 앞의 책과 같은 반응을 보이곤 했는데, 그 순간에 감동 받고 감명 받고, 깨달음을 얻어도, 약발은 오래 가지 않아 나는 곧 다시 평소의 나로 돌아가곤 했기 때문이다.  그걸 자꾸 되풀이하는 것은 꽤나 참담한 기억을 준다.  나는 다시 또 현실에 좌절하고 다시 또 반짝! 힘을 내며, 또 다시 거꾸러져서 의욕을 잃게 된다.  그 패턴의 반복이 결국 인생일 수도 있지만, 나는 꼭 나 자신이 놀림 당하는 것 같아서 이런 책이 선뜩 집어지지가 않았다.

책을 구입하게 된 계기는 솔직히 말해서 1+1 때문이었다.  때마침 알랭 드 보통의 "동물원에 가기"를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같은 부서의 동료가 그 책을 탐내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겸가겸사 나도 책 읽고, 선물도 하자!라는 마음으로 주문을 했다.  처음엔 도서 이벤트가 진행중이어서 이틀 만에 다 봐야지!하고 시작했지만, 정작 이 책을 다 보게 되는 데에는 3주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지금에서야 인정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보는 게 이 책의 독서로는 더 어울리기는 했다.(핑계기도 하지만..^^;;;;)

그래서, 얼마만큼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이 책의 밑줄긋기에 무려 20개나 적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읽을 때마다 조금씩 추가를 했는데, 아까 세어보고는 깜딱 놀랐다.  헉... 이렇게 많이 올리다니...(게다가 그 수많은 오타에 더 경악을 했다지....;;;;;)

사실, 너무나 좋은 말들의 집대성이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을 수십 년간 지켜봐오며, 또 그들에게 힘을 주고 삶을 관찰하고 성숙시켜온 작가의, 게다가 그 자신이 또 죽음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하는 말들이니 얼마나 금같고 옥같은 말들이 나오겠는가. 과장을 조금 더 보탠다면 버릴 게 없이 좋았다.

그러나 또, 내가 나를 아는 까닭에, 그 수많은 감탄과 감동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또 좌절하기 쉬워지는 평소의 인간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도 쉬이 변하지 않는다.  이런 책은 내게서 잠깐의 평안과 위로를 줄 수는 있어도 나에게 결정적인 힘을 실어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꽤 많은 도움을 얻은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용서"라는 대목에서 그리 느꼈는데, 오래도록 내 마음에 응어리진 어떤 감정들을 조금은 더 객관화시켜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기본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뉘우치지 않고 변화되지 않고 여전히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는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여전히 받고 있으면서도 그이를 용서한다는 것을, 나는 아직까지 용납이 안 된다.  그건 나더러 성자가 되라는 의미와 같다.  그래서 늘 감정이 힘들고, 방황하고, 다시 추스려 보지만 또 다시 미끄러지기 일쑤였던 게 나였다.  그런데 책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용서의 부재는 결국 내 짐을 내려놓지 않음과 마찬가지였다.  나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처럼, 상대를 불쌍히 여긴다면... 잘못을 잘못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 뻔뻔한 무지에도 측은함을 보인다면... 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아니, 실제로도 그랬다.  그리 생각하니... 깊은 숨과 동시에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수십 년간에 걸쳐서 얻어진 지혜와 감동을, 또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을 통해서 얻어진 그 깨달음을 책 한권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며 행운이다.  밑줄긋기가 몹시 도움이 될 때가 이럴 때 같은데, 마음이 힘들어지고 지칠 때, 한번씩 더 들여다 보면... 매번 잊고 마는 나이지만, 그래도 그 순간에 달콤한 치료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지금... 저자 두분에게, 그리고 역자에게조차도 몹시 고마움을 느낀다.  인생 수업... 이렇게 값없이 제공해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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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2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수업을 읽다가 보면 많은 것을 공감합니다. 마노아님도 아마도 그랬을 것 같은데요. 죽음을 앞두고 저는 이런 말을 남기고 싶네요. '한평생 가족과 행복하게 살다가 하나님 앞으로 간다'라고요. 잘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마노아 2006-11-2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시절 교회에서 집회를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자신의 무덤에 쓰일 문구를 쓰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잔뜩 멋부린 문장을 쓰느라 애썼는데, 제 친구가 아주 진솔하게 쓴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더랬죠.
과거 - 하나님을 모르고 방황하며 살았다.
현재 - 하나님을 만나 그 품에서 새 삶을 얻었다.
미래 - 하나님의 품에서 편히 쉬다.
대강 이런 내용이었어요. 꼭 그렇게 되기를, 함께 소망했더랍니다. ^^

2007-01-24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1-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이 망설였는데 읽고 보니 좋더라구요. 천천히 읽을수록 더 좋은 책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