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노트 Death Note 9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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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앞권에서는 라이토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뒤로 갈수록 니아에게 놀라는 중이다.  학실히 먼젓번 L도 뛰어나긴 했는데, 그 후계자라 할 니아는 그 이상이란 생각.  멜로도 뛰어나긴 하지만, 치밀함에서 니아보다 한 수 접고 들어간다고 봐야겠다.

이번 편에서 드디어(?)  누군가가 죽었다.  이미 전권을 일본판으로 다 본 친구에게서 얘기를 듣긴 했는데, 생각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죽어서 스포일러 덜 억울했다^^;;;

이제 전세계가, 심지어 미국조차도 키라 앞에 무릎을 꿇은 형편이고, 스스로를 정의의 사도로 자처한 키라의 의중이 맞아 떨어지면서 그 자신이 정의 그 차제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토는 만족하고 있고, 자신감도 충분하다.  그런데.. 과연 그는 행복한 건가?

멜로도, 니아다 마찬가지다.  일등을 해보고 싶어서, 니아를 능가해보고 싶어서 날뛰는 멜로의 집착... 이기면... 다 되는 건가?

그들 나름대로의 욕심과 목표가 있는 거지만, 절대적으로 평범한 인간인 나의 상식으로는 그들의 그 무서운 싸움이 때로 소름끼친다.

아무리 죄인을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한다 할지라도, 힘=정의가 되어버린다면, 그 자체로 이미 악이 아닌 걸까?

그런 힘을 소유하고, 그 힘을 사용하려 한 자체부터가 죄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다음 권은 8월에 나온다고 한다.  확실히 일본에서 완결이 되었다고 하니, 한국판도 금방 나오는 기분이다.  이제 몇권 안 남았다.  즐겁게 보고 있고, 끝의 내용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매번 조금씩 씁쓸하고 소름끼치고 조금씩의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작품의 재미와는 별개로.

아무튼, 이런 작품이 나오는 그 나라 만화 시장이 늘 대단해 보이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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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4-03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할리가...없잖아요?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다 해도, 그것을 인정받는다 해도,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저도 아직 행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웃음)

마노아 2008-04-03 14:28   좋아요 0 | URL
행복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는 그들이었겠죠.
행복은 아주 작은 것에서도 찾을 수 있는 멋진 것인데, 점점 그 작은 행복함의 소중함이 잊혀지는 기분이에요. 좀 더 행복해져야겠어요. 우리 같이 행복해져요. ^^
 
신의 물방울 5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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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여러 방향으로 개념들을 설명해 주었건만, 이번 편에서 '빈티지'의 개념이 확 와 닿았다.

그건 아마 주인공도 마찬가지일 터.^^

여러 에피소드들 중, 이번에 아버지의 친구 로베르를 만나러 가서, 그로부터 빈티지가 다른 같은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에 비해서 어쩌면 찐하고 감동적인 여운을 줄 법했던 카오리씨 에피소드는 조금 싱거웠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녀는 와인 한잔에 기억을 되찾고, 식물인간이었던 옛 연인은 8년 만에 와인 한잔에 정신이 돌아오고.ㅡ.ㅡ;;;;;

여전히 코믹씬에 약하긴 하지만, 난 작가의 진지모드가 참 좋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포도주를 마시고 난 뒤, 연상되는 장면을 떠올리는 장면이 참 꿈같고 동화같고 신화같은 분위기다.  이럴 때는 진지한 그림체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세라가 대책 없이 주인공에게 홀딱 빠지면 어쩌나 싶었는데, 아직까지 그런 뻔한 구도로 가진 않는다.  앞으로도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

토미네 잇세는 사악하지만 멋진 라이벌 캐릭터가 될 수 있는 사람인데, 아직까진 사악쪽에 더 기울고 있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지만, 특별히 멋진 부분도 없기 때문에^^;;;

이제 현재까지 나온 편으로는 6권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1편 만큼의 재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선전 중인 작품.

아마 내가 와인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작품의 재미가 엄청 뛰었을 텐데... 그건 좀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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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4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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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재밌게 보고 있는 책이다.  '와인'이란 소재를 가지고 대결 구도를 끌어낸 것도 흥미롭고, 매 회마다 눈요기가 되는 여러 요리와 명화, 주인공이 떠올리는 와인의 이미지화는 이 작품을 아주 화려한 것으로 만드는 데 톡톡히 일조한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신의 열두 사도에 해당하는 와인을 찾는 데에 드디어 착수했다.  기간은 3주고, 그 안에 토미네 잇세와의 대결을 마무리 해야 한다.  와인은 너무나 방대하고, 주인공은 와인 세계에 입문한 지 한 달 조금 넘었을 뿐이다.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재능 외에는 기댈 것이 없다.  그런데 정말 그것 뿐인가? 그가 주인공이란 사실은 그가 작가로부터 받은 '천운'도 함께 받았음을 의미한다. 마지막 씬에서 신의 사도 첫번째 와인을 마셨을 때 떠올린 그림을 찾아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만, 너무 쉽게 그 행운을 거머쥐면 재미가 없을 터!  그림을 그린 사람은 기억상실증이란다.  8년 전 침상에서 일어났을 때 기억나는 것은 그 와인의 맛뿐이었노라고..ㅡ.ㅡ;;;;

글쎄.. 난 이쯤 되면 좀 시니컬해진다.  왠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귀족놀음 같아서 말이다.  궁금하지 않은 것이 아닌데 너무 부르주아 냄새가 나서 가끔 거부감도 드는 편이다.

그러나 그건 개인차일 뿐이고, 작품에서 지적할 부분은 연출력의 한계다.  재미를 더 끌어들일 수도 있을 텐데, 어쩐지 한발자국 더 나아가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느낌이 난다.

코믹한 부분의 그림이나 대사도 이도 저도 아닌 맹맹한 맛이고, 사이온지 마키의 도발은 솔직히 실망이었다.

그래도 사업 꽤나 하는 사람인데, 구매자의 기본 욕구에 대해서도 간파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유언을 포기하라는 조건이나 걸다니, 그 내용은 절대적으로 제3자 중의 제3자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주제 넘었다는 얘기.

그래서 1편에서의 연출이 아쉽다. 1편에서는 다음 회로 이어지는 고리에서 궁금증과 기대를 엄청 부여했는데, 4권의 반응은 5권을 확 끌어당기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 중간에 그만두고 안 보진 않겠지만, 작가가 좀 더 긴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별 셋 반 정도의 감상이었는데, 없으니까 반올림해서 별 넷으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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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3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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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를 볼 때 많이 감탄하는 점은 소재의 다양성이다.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나뉘어진 분업도 그것에 일조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전혀 예기치 못했던 소재에서 뜻밖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와 독자로서 놀라운 비명을 지르게 할 때가 많았다.  이 작품도 전형적인 그런 케이스다.

대장금은 궁중을 배경으로 했지만 권력 암투보다 궁녀들의 전문지식을 이용한 대결에 촛점을 맞추었고, 국민드라마로 남았다.  이런 이야기의 구도가 즐거운 것은, 대결을 통해서 적절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새로운 지식도 알려주고, 더불어 재미도 준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와인이 꼭 그렇다.  주인공은 유명한 와인 평론가 아버지를 두었지만 와인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잠재력은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체계적으로 쌓아준 훈련에 의해서 차곡차곡 그의 안에 남아 있었다.  이를테면 재능이 드러나지 않은 천재라는 것.^^ 이런 설정은 흔하지만, 그 소재가 와인이라는 희소성이 있기에 독자들은 즐겁게 이 작품을 파고들 수가 있다.

그림은 진지한 편인데, 개그체가 워낙 어색한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그렇지만 작품을 보다 보면 해당 음식과 와인의 결합을 나도 맛보고 싶을 만큼의 충동을 주고 있으니, 확실히 독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뭐, 제목부터 남다르니.. ^^

전혀 무지했던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니, 좀 정신이 없긴 한데 책 맨 뒤에 와인에 대한 전문 내용을 부록처럼 싣고 있고, 와인 용어도 같이 표기해 놓았다.(물론, 그래도 어렵다..ㅠ.ㅠ)

1편을 읽고 좀 지난 뒤에 2편을 읽으니 용어들이 다시 낯설어졌는데, 좀 몰아서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연재용으로 실렸을 것 같은데, 그래서 매 챕터마다 적당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내용을 마무리하고 있다.  드라마로 치면 30분 짜리 일일 드라마의 엔딩 같은 기분이다. ^^

그런데 작품 속에는 와인 전문가가 참 많이 나온다.  와인이 그렇게 대중적인 술이었던가...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

주인공에게 거듭되는 기인(?)과의 우연적인 만남은 무협소설에서 잠재력을 지닌 주인공이 무공 고수를 우연히 만나는 설정과 비슷하지만(ㅡㅡ;;;), 그가 어려서부터 받은 훈련들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으니 그의 운명이라고 해야겠다.  다음 편에서는 그 수상한(?) 아줌마의 정체가 기다려진다.  70만엔 짜리 와인을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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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미도르 - 전3권
김혜린 지음 / 길찾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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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 너무 심취해 있었더니, 김진 작가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김혜린 작가가 문득 떠올랐다.

작년 9월과 10월엔 뮤지컬 불의 검에 심취해 있었으니, 전혀 관계없는 연결고리도 아니다. ^^

김혜린 작가의 대표작은 비천무와 불의 검이다.  그밖에 데뷔작 북해의 별도 탁월한 작품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조금 덜 회자되는 작품이 "테르미도르"다.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프랑스 혁명이 주내용이다.  북해의 별도, 프랑스 혁명을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존 인물의 이름이나 지명은 피했는데, 이 책은 아예 실존인물을 등장시켜놓고, 거기에 가상의 주인공이 등장할 뿐이다. 

그림만 본다면 너무 동양적인 필체여서 아름답다는 느낌은 쉽게 들지 않지만, 여기에 김혜린 특유의 서사적인 스토리를 결합시키면 이 책 역시 명작으로 환골탈태하고 만다.

글쎄, 김혜린 만화에서 온전한 해피엔딩을 본 적이 있던가? 불의 검에서는 비교적 해피엔딩 쪽에 속했지만 바리가 죽었던 게 안타까웠고, 비천무는 두 주인공이 동반자살 격으로 죽었고, 북해의 별은... 생명은 건졌지만 다리를 잃었지 아마...;;;

그래서인지, 김혜린의 작품은 대개 어두운 느낌이 많이 든다.  그건 단지 스토리의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그녀가 천착하고 있는 주제의 속성 때문이다.  결코 가벼운 작품을 쓰지 않는 그녀의 세계에선, 인권과 자유와 평등,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의 편견 등을 많이 얘기했기에 작품이 가볍거나 쉬울 수 없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유독 정말로 지독하다 싶을 만큼 깊고 어두웠던 게 이 작품 테르미도르다.

프랑스 혁명... 민중의 손으로 자신들의 왕을 끌어내리고 왕조를 몰락시켜버린 피의 역사.  그러나 흘린 만큼 그들은 자유의 시대를 스스로 당겨버렸다.  그 안에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사라져간 많은 인물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보다도 더 아프게 각인된 한 사나이 유제니... 마지막에 그가 죽음을 향해 뛰어들던 장면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하늘 위에서 잠들지 않겠노라고... 땅 밑에서도 잠들지 않겠노라고... 땅 위에 흩뿌려진 그의 피와 그의 절규가 꼭 프랑스 혁명이 아닐지라도 혁명을 노래하고 혁명 안에서 애처로이 스러져 간 많은 목숨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울렁였다.

세계사 공부를 교과서로 하자면 솔직히 머리 아프다ㅡ.ㅡ;;;;

그런데 이런 책이 있으면 부교재로 아주 좋다.  이를 테면, 프랑스 종교전쟁을 공부하면서 황미나의 "불새의 늪"을 같이 읽으면 딱딱할 것 같은 그 시대의 이야기가 아주 부드럽게 들린다는 소리~!

프랑스 혁명을 공부하면서 이 책도 꼭 같이 읽어보기 바란다.  만화지만 절대 가볍지 않고, 무거운 내용이지만 그보다는 깊은 감동으로 낙인찍힐 법한 작품이니...

그러나 안타깝게 절판이니... 책을 구하지 못한 분은 책방으로...;;;;책방에도 없으면... 음... 먼 산 보기.ㅡ.ㅡ;;;

본인은 김혜린 이름으로 나오는 책은 모두 사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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