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란고교 호스트부 1
하토리 비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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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주부터 여학생 한명이 이 책을 추천했다.  제목을 까먹고 있어서 검색도 못했는데, 이번주에 보았느냐고 묻는다.  아니...;;;;

그리고 또 잊었어다.  어느 님의 서재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보기까지.  그래서 책방에 가서 일단 1.2권만 빌려보았다.  보고서 괜찮다면 구입해야지... 뭐 이런 생각으로.(전혀 모르는 작가 책을 첨부터 사서 보는 건 너무 모험인지라...;;)

뭐랄까.  제목에서도 혹시나... 했는데, 정말 호스트부가 나오다니....ㆀ

오란고교는 집안+돈+외모... 이런 게 출중해야 들어갈 수 있는 학교다.  그리고 그 수치대로 A부터 D학급까지 나눈다.(D학급은 졸부+야쿠자 집안 학생이다.)

여기게 가난한 특별대생이 들어가니, 그 아이가 주인공이다.

이쯤되면 뭐가 떠오르는가?  당연히 "꽃보다 남자"가 연상될 것이다.  더 재밌는 우연(?)은 주인공 히카루가 사실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것.

그렇다고 꽃보다 남자의 F4랑 판박이는 아니다.  비슷한 설정이지만 좀 더 가볍고 코믹하다.  

이건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 이런 설정은 일본이니까 가능할 것 같다.  만약 우리나라 작품으로 졸부들의 잔치 학교가 있고, 그 학교에 가난뱅이 학생이 왕따 비스무리 당하고, 왕자님 캐릭터 여럿이 이 학생을 돌봐주고, 뭐 그런 내용이 나온다면.... 엄청난 안티를 양산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일본 작가의 작품이다 보니, 유치하다 싶으면서도 그냥 재밌게 봐진다.  갸들은 이런 설정이 실제로 가능할까나? 뭐 이런 호기심을 가지면서.

한 번 보고 덮으면 잊을 만큼 가벼운 내용인데, 간혹 진지한 메시지도 등장한다.  그런 매력이 이 책을 인기 작품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내 기준으로)

대단히 소녀취향의 작품인데(내게 추천해준 학생은 중2 여학생.. ^^;;;) 그래도 나쁘지 않다.  소장하고 싶을 만큼의 폭발적 관심은 아니더라도 재밌었네~ 라며 씨익 웃을 수 있는 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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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장 1 - 서른이 된다는 것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필립 뒤피 외 지음, 황혜영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한편도 보지 못하고 소문만 들었던 나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보면서 그 드라마를 떠올렸다.  책을 다 덮고 보니, 책 날개에 "남성판" 섹스 앤 더 시티라고 적혀 있어서 피식 웃었다 ^^

올칼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종이가 아주 두껍다.  보통 만화책에서 사용되어지는 종이보다 훨씬.  내 짐작에 일반 책들보다도 빳빳하다.  그래서 책의 단가가 올라갔을 지도 모른다^^;;;

주인공 장은 작가다.  번역도 하고, TV토론회에 나가기도 하고, 어찌 보면 제법 알려진 유명 인사일 수도 있는 인물인데, 그런 그의 삶은 우리가 살고 있는 그것과 그닥 다르지 않다.

이 책의 부제가 "서른이 된다는 것"이라고 나와 있는 것처럼 그에게도 외로움과 고독이 물씬 풍겨나고, 때로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며 짜증도 내고, 때로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다.

우리와 닮은 그 평범함과 따스한 인간미가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을 편안케 했다.

작품 내용 중에 열다섯의 그가 서른이 될 그에게 보낸 편지를 찾는 장면이 나온다.  할아버지께서 주신 시집 사이에 끼워둔 편지는, 비행기에서 가방이 분실됨과 함께 책도, 편지도 모두 사라진다.  그렇게 소중했던 것이 한순간에 사라지자, 그것의 가치는 더 뛰게 되고 후회는 더 진하게 남는다.  가방 속에 든 물건을 '값'으로 환산해 주겠다는 공항 관계자의 제안에 그의 얼굴에 드러나는 착잡한 표정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수년 전 그런 메일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  '어울림'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일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기능.  그리고 일년 뒤 나는 내가 썼던 메일을 받았다.  이 책처럼 15년이나 지난 편지가 아니었기에 감동은 크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년 전에 썼던 메일 내용을, 일년 뒤의 나는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

꼭 전자 이메일이 아니어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나에게 편지를 써 보면 어떻게 될까.

잃어버리지 않고 제 때 도착만 한다면 정말 멋진 선물이 될 텐데 말이다.

작품 속의 장처럼, 나도 곧 서른이 된다.  서른이 된다는 것은... 우울해지려면 우울해질 수도 있고, 또 가뿐히 어깨 으쓱하려면 그럴 수도 있는 나이다.

내가 먹어가는 그 나이, 시간만큼 나는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쌓고 있고, 꼭 그러란 법은 없지만 나는 세상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해지고 대범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사이사이 숱한 시행착오와 오해로 인한 편견과 상처에 아파할 수도 있지만, 다가오는 시간을 막을 재주가 내게는 없고, 어차피 감당해야할 시간이라면 두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

평범한 일상의 반복일지라도, 그것이 내것이기에 소중할 수 있는 것... 뜬금없지만,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원래 알고 있는 거지만 늘 느끼지 못하는 그 사실.

이 책의 시리즈가 계속 출간 중이라고 하는데, 모처럼 반가운 책을 만났다.  다음 이야기도 곧 만나야겠다.

덧글, 책 속 주인공의 친구... 그러니까 사고뭉치에 매번 의도하지 않았어도 늘 '민폐'를 끼치는 그 친구...;;;; 진짜 드라마 같다.  장에게 애도를.ㅡ.ㅡ;;;;;;;

덧글 둘! 이중커버로 되어 있는데 보통의 띠지와 달리, 작가와 번역자 약력이 큰 띠지에 실려 있다.  책이랑 분리가 되는 점이 좀 불편하다.  (뭐, 사소한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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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0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아, 캐리가 누군가 지금 막 떠올려보던 참이었어요. 섹스 앤 더 시티 주인공이 캐리죠. 맞아요. 칼럼니스트라고 저도 들었어요^^;; 전에 한 번 보려고 했는데, 영상이랑 자막이 싱크가 엄청 안 맞아서 열 받아서 때려쳤거든요^^;;;;
그리고 장의 친구들은... 동감이에요. 불쌍한 장..;;;;

비로그인 2006-09-02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름만 들어봤는데 분위기가 그런 것이었군요.. 흠..;;;

마노아 2006-09-02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그랬답니다. 만화책이지만 관심이 좀 가셨지요^^;;;
 
그린빌에서 만나요 1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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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시진 작가를 꽤 좋아한다.

튀지 않는 담담한 그림체도 편하고, 무엇보다 번뜩이는 창의력으로 무장한 스토리가 참 좋다.  따스한 인간미...를 포함한 감동은, 아직까지 크게 느껴보지 못했지만, 그것이 아쉽지 않을 만큼 그녀의 스토리는 꽤 좋은 편이었다.  무언가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게 그녀의 특기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연재본으로도 내가 전혀 접해보지 못한 거였기 때문에 살까말까 고민을 했었다.  좋다는 평이 들리지만, 그렇다고 덜컥 사지지 않았는데, 작가 이름이 '유시진'이었다는 것을 다시 상기해보니 고민이 무의미했다.  언제 그녀가 작품으로 실망시킨 적이 있던가.

그런데 알라딘은 1권 품절이다...;;;  우여곡절을 좀 겪은 뒤에 타서점에서 구할 수밖에 없었다. (거긴 또 4권이 품절이다...;;;)

아직 1권만 보아서는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시각"이 좋은 사이비와 "미각"이 좋은 사이언 두 쌍둥이 남매.

맛난 것을 기다렸다가 먹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두 사람은, 설마 '둔갑한 여우????' 뭐 이런 상상을 하기에 충분하니, 궁금하지만 참고 기다려야 열매가 달 것 같다.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작가의 그림이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것.  과거 그녀의 작품은 늘 훌류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그림 때문에 많이 외면을 당했었다.  헌데 오랜만에 본 그녀의 작품은 배경도 꽉 차 있고(과거엔 배경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설령 어시의 솜씨일지언정- 얼굴의 선도 자연스럽게 다듬어져 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표정이 살아 있다.  약간의 펜터치가 다를 뿐인데 미묘한 표정의 변화가 보인다.

그리고 외로운 소년의 속 마음이 과하게 분출된 게 아님에도 잘 보여져서 더 좋다.

완결난 작품을 보는 거니, 애태울 필요도 없어 역시 만족스럽다.  4권도 어여 주문해야겠다.  내일은 2권을 봐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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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3
이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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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엔 창작 작품에 대한 검열이 너무 심하다.

요즘도 CF는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키스신은 절대! 안 나온다.  그 이상의 표현이란 당근 삭제지.

만화책의 검열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황미나 샘은 "우리는 길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를 썼을 때, 왜 가난한 어머니가 한숨 쉬는 장면이 나오냐며 딴지를 받았고, 땅보고 걷는 씬이 나와도 역시 제재를 받았다고 했다.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작가 스스로 자체 검열을 한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작품의 진행상 꼭 필요하다 싶은 장면들도 많은 경우 가려지거나 생략되거나 삭제되어 왔다.

헌데,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꽤 과감해졌다.   일단 작품 속에선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그닥 나오지 않는다.  잠깐씩 회상은 해도.  대부분이 남남 커플이다.  "뉴욕뉴욕"같은 작품처럼 원래부터 '게이'로 설정되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 순간 끌리고 서로를 담는 사랑 얘기가 나오는 것인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노출'은 끝내준다.  원래 운동 잘하고 한 몸매 하는 애들 뿐 아니라 모두들 다 그렇게 조각같은 몸으로 나오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뭐, 작가의 취향인가 보다...;;;

이탄은 모토를 구하기 위해서 거의 목숨 내놓고 달려온 건데, 그 순간에 모토를 구해낸 것은, 그리고 모토가 생명을 맡긴 것은 한새였다.  모토는 자신을 받아달라고 외치고는 5층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감안한다 해도, 이건 솔직히 오버였다.  작가는 중력과 가속도의 법칙은 무시해달라고 후기에서 남겼지만..^^;;;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받아주는 건 무린가?  그냥 바닥에 뛰어내리는 것은 다리가 부러질라나?  뭐, 받아주는 장면이 멋있긴 했지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좀 그랬다.

다만, 내가 본 것은.  그 순간에 막 도착한 이탄을 보지 못하고 모토가 뛰어내렸다는 것.  이제껏 지켜주고 기다려온 이탄이 아니라, 한새의 품에 안겼다는 것은, 앞으로의 이야기에서도 이탄은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암시로 보여 심히 불쌍했다.(몹시 상처입은 눈을 한 캐릭터므로...ㅡ.ㅡ;;;;)

하룻밤의 이야기가 책 한권에 다 담긴 셈인데, 그래서 시종일관 같은 옷을 입고 나온다.  헌데 옷 디자인이 워낙 이뻐서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작가 이영희는 만화가 안 했으면 의상 디자이너가 됐을라나...

6회분 분량 정도를 모아서 단행본을 만드는 것 같으니 다음 이야기는 9월 정도에 나올 것 같다.  기다리는 것은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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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2
이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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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가의 데뷔 때부터 작품을 보아온 나로서는 우스운 얘기지만, 아직도 작가가 새내기처럼 풋풋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사실 작가의 데뷔때로부터도 시간이 꽤 흘렀고, 작가는 이미 상급생의 반열에 들어섰으니, 새삼 세월을 느끼면서 놀라는 게 나의 몫이 되어버렸다.

1권보다는 작품의 속 내용을 더 보여줬기 때문에 좀 더 진지해 보이고 좀 더 호기심을 갖춰 놓았다.  아직 제목처럼 '절정'에 이른 단계는 아니지만 내용은 더 지켜볼 여지를 충분히 남겨주었다.

이번 이야기에서 감탄에 감탄을 한 것은, 그림이 미칠 만큼 예뻤다는 것이다.  조각같은 몸매의 주인공들로 설정되어 있으니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작가의 그림이 설정처럼 멋지거나 예쁘거나 혹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내가 놀란 것은 명암의 사용 때문인데, 얼굴의 그늘과, 뼈와 근육의 명암을 스크린 톤으로 매우 섬세하게 그려넣었다.(아마도 요새 작업은 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컴퓨터로 했을 테니까...)

그리고 인물의 포즈나, 손가락의 마디, 바지의 주름 등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의 그림도 매우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조금도 대충 그린 느낌이 없었다.  박희정같은 '자연'이 느낌은 아니지만, 일본의 야자와 아이 같은 감각을 보여줬달까. (물론, 아직까진 야자와 아이가 훨씬 고수지만. ^^;;;)

간혹, 머리는 너무 작고 몸은 너무 모델처럼 쭉 빠져서 기형으로 보일 만큼 상체가 길어보이기도 한다.(당연히 다리도 엄청 길다.)  그런 부분이 종종 걸리긴 하지만, 대체로 그림은 완벽하다 싶을 만큼 잘 그려놓았다.

남은 건 스토리인데, 남남 커플의 이야기를 라가와 마리모처럼 절절한 이야기로 진행될 것 같진 않다.  그렇진 않더라도 아마 최대한 '쿨'하게 그리고 최대한 '섹시하게'가 작가의 목표는 아닐까 싶은데, 볼 거리 이상의 깊이와 감동을 위해서도 애써주었으면 한다.  (물론 작가는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원래 독자는 욕심쟁이다.)

연재물이라 다음권 출간에 일정 시간이 걸리지만, 그건 일정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는 뜻이므로 오히려 기다리기 좋다.  작가에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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