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몽골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책도 찾아보고 다큐도 찾아보고 있었죠. 아무래도 최근 것을 먼저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몽 합작 '하늘의 땅 몽골'1부부터 4부까지를 먼저 보았습니다. 국내엔 개봉하지 않은 영화 '몽골'(2007)도 비슷한 때에 보았는데 다큐 쪽이 훨씬 재밌더라구요^^

 

몽골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나라랑 유사한 것들이 참 많더라구요. 몹시 신기했어요. 사실 생김새도 엄청 닮았잖아요. 그래서 한민족의 '시원'이란 얘기가 곧잘 나오나봐요.

 

다큐는 1부 초원의 전설 토올,

          2부 자연과 인간의 매개자, 버

          3부 아름다운 동행 야탁과 가야금

          4부 바다흐 가족의 외출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좀 지루한 편이었는데 4부로 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졌어요. 






토올은 꼭 우리나라 판소리 하는 사람과 비슷했는데, 영웅서사가라고 하면 될까요? 전통 악기를 연주하면서 문서 없이 구전되어 온 설화/신화 등의 이야기를 연주하고 또 노래하는 거예요. 그것을 하는 사람들을 토올치라고 부르구요. 너무 길어서 며칠을 불러야 끝이 나기도 한답니다. 우리나라도 판소리 한마당 전부 다 들으려면 엄청 오래 걸리잖아요.(사실 들어본 적이 없네요ㅠ.ㅠ)

사회주의 시절에는 핍박을 많이 받았고 악기도 빼앗기고 막 그랬는데, 그럼에도 면면히 그 전통을 이어왔대요. 대를 이어서 가르치기도 하고 스승과 제자로 이어지기도 하구요. 몽골 사람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는 음유시인이랄까요.

 

2부는 샤머니즘을 다뤘어요. 지금도 몽골에서는 샤머니즘이 굉장히 강력해서 무당이 많다고 하네요. 남자 무당을 버라고 하고 여자 무당을 오트강이라고 합니다.

몽골인들은 90%가 라마 불교를 믿지만 사람들 마음 속엔 이 샤머니즘이 생활의 일부로서 자리하고 있대요.

스님 역시도 성직자라기보다 마음의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자'로 자리했구요. 

 



 

역시 사회주의 시절에 핍박받았던 샤머니즘. 그래서 많은 버들이 주술 도구를 빼앗기기도 하고 직업을 바꾸기도 했대요. 그럼에도 당연히 그 맥은 이어져왔구요.

워낙에 넓은 땅 몽골이지만 인구 밀도가 작고 의료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으니 더더욱 주술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한 듯합니다.

외과적 수술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마음을 다스려서 위로해 주고 걱정을 덜어주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험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온 몽골인들인지라 우리나라에서 느껴지는 '샤머니즘'에 대한 통속과 달리 몹시 자연스런 조합인 듯해요. 그러니까 '미신'이라기 보다 '소통'에 가까운 어떤 것이요.

 

3부는 음악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일단 귀가 즐거웠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야금은 12줄인데, 몽골의 야탁은 13줄이에요. 둘은 굉장히 흡사하게 생겼어요. 가야금은 바닥에 앉아서 뜯지만 야탁은 의자에 앉아서 바닥에 기울여 세운 채 뜯더라구요. 소리는, 가야금은 좀 더 낮고 중후한 맛도 나고 깊이가 있다면, 야탁은 좀 더 높고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주더군요.

 

현대 가야금은 현이 18개, 22개, 25개까지도 있고, 야탁도 21현 짜리가 있으니 더더욱 둘은 닮은 꼴이에요.

놀랍게도, 몽골 연주가가 '아리랑'과 '도라지'를 연주하는 겁니다. 가사까지 넣어서요!

알고 보았더니 그들의 스승 김종암 선생님이 북한 사람이었어요. 

 



가야금 교사였던 그가 1961년부터 1967년까지 몽골에서 가야금을 지도한 겁니다.

역시나 사회주의 시기에 '전통'을 배제하던 분위기에서 야탁 역시 위기를 맞았지만 그래도 잘 살아남은 게지요.

 

몽골의 대표 악기 마두금은 남성 연주자들이 많이 쓰는데, 야탁은 주로 여자 연주자들이 한답니다. 현 위에서 춤추는 그 손가락들은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몽골의 야탁 연주자가 한국에서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서 열심히 한국말을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꿈이 있기에 더 아름다운 노력이었지요.

 

4부는 현대 몽골의 유목민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어요. 전통적으로 유목만이 생존의 방법이었는데, 이제 자본주의 물결 속에서 유목 이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거죠.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몽골 역시 '교육'에 올인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 양을 팔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대학 공부를 시키려고 하죠. 그런데 모든 자식을 다 그렇게 키우기는 힘들어서 공부 잘하는 누군가는 대학을 나와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일을 하고 다른 자식들은 유목 생활을 하며 뒷바라지를 하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네요. 마치 우리가 예전에 소팔아서 자식 대학 보내고 장남이 공부할 때 그 아래 동생들이 희생했던 모습을 보는 듯해요.(물론 요새는 소팔아서는 대학 공부를 시킬 수가 없지만...;;;;)

 









 

초등 6년에 중등3년까지가 의무교육입니다. 아이들을 도시에 보내어 공부를 시키는데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해요. 그게 안쓰러울 땐 조부모가 근처에 게르를 짓고 아이를 돌봅니다. 초원에서 넓게 살던 노인들이 손주들을 위해서 희생을 하는 모습이지요.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기숙사를 떠나 유목 생활로 잠시 돌아가구요. 

 

 

몽골에도 한류 열풍. 배우들이 좀 많이 젊었을 때 사진들이군요^^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가족들이 보고 싶을 때... "그냥 울어요......"

 




울란바토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호텔에서 근무하는 큰 딸

 



 

큰 딸이 사준 휴대폰. 울란바토르에 도착해야 사용이 가능해진다.

 
 






백화점에서 동생의 화장품을 사주고 난 뒤. 

 


선명한 화질의 LCD TV에 놀라고, 그 가격에 더 놀라고!

 


 

바다흐 가족 중 아버지와 둘째 딸과 아들 하나가 울란바토르에 있는 큰 딸의 직장으로 방문을 합니다. 양을 팔아서 여비를 마련했지요.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호텔에 근무하고 있었어요.  사실, 둘째 딸은 늘 찬바람 맞으며 초원 생활을 한 터라 솔직히 얼굴에서 좀 촌티가 흘렀습니다. 근데 큰 딸은 대단히 도시적이더라구요. 소니 디카를 들고 가족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그 격차에 잠시 아찔하기도 했구요. 몽골이 지금은 전통을 등지지 않고 현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본주의의 특성상 양극화 현상으로 몹시 힘들어질 날이 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사실 우리도 그랬으니까요.

 









둘째 딸도 도시에 나가서 살고 싶지만 물어보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해 보여요. 

 





선진국민이 되려면 컴퓨터 교육이 필수라며, 2006년에 컴퓨터 수업을 개설하고 2008년엔 인터넷 도입 예정이라고 했어요. (작년에 촬영했더라구요. 방송은 올 봄.) 지금쯤 몽골 아이들도 학교 수업에서 인터넷을 쓰고 있겠네요.

 

과거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몽골 땅. 유목과 정착이 공존해 가는 몽골 땅. 참 신선하고도 애틋한 느낌으로 시청했어요.

아직 자본의 때가 그리 많이 묻어있지 않기에 좀 더 오래오래 그 모습이 남아있었으면 싶고, 그러나 또 도시 생활 외에는 모르는 나로서는 저 아이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싶기도 하구요. 결국 그 모든 것은 제 일방적인 기준이지만 말입니다.

 

태고의 땅 몽골도 있던데, 그것도 차차 감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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