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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절망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다들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다.
나는 절망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심장이 갈비뼈 아래 횡격막으로 툭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는 내 절망 이야기에 "뭐 별거 아니네"라고 할수 있지만, 나는 그순간 절망하였고 좌절하였고 삶이란 것에 어떤 의미도 어떤 가치도 찾을수 없었다.
그 순간을 나 역시 책들을 읽게 되었고, 그 책들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조금씩 바닥을 딛고 설수 있었다.
그래서, 제목 <절망 독서>를 보는 순간 가시라기 히로키 작가의 절망 이야기보다는 어떤 책을 읽어 극복을 해냈을까 궁금해졌다.
그 시절 나는 포리스트 카터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레프 톨스토이가 15년에 걸쳐 집대성한 마지막 저작인 <톨스토이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조금씩 절망에서 움직일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책들이 절망에서의 움직임을 준 것이 아닐수도 있다.
그 시절 삶에 대한 의지상실로 집안에만 박혀서 많은 책들을 읽었고, 그때 읽었던 책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일수도 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톨스토이의 어떻게 살 것인가> 모두 결론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들이 아닐수도 있다.
어쨋든 나도 역시 "독서"를 매개로 절망을 빠져나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절망 독서>라는 단어에 나는 혹할수 밖에 없었고, 작가의 절망의 순간 움직임을 만든 책들이 궁금했다.
책은 첫장은 절망을 느꼈던 순간에 대한 조언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을 절망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감기 예방주사를 맞듯이 절망하지 않는 사람들도 참고로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절망을 바로 극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때의 나처럼 은둔하여 절망의 깊이감을 끝까지 맞보는 것이 진정 절망에서 극복될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기에 이 말은 와닿았습니다.
현인의 말처럼 "울어서 무슨 수가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현인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라는 말에 대한 대답이 가장 정답이었다.
"무슨 수가 났다면 그 수를 따르고 있겠지. 어쩔 수가 없으니까 우는거요"
어쩔 수가 없으니까 우는 것처럼 어쩔수가 없으니 절망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수 밖에 없는 것이다.
2부는 가시라기 히로키 작가의 절망에서 극복한 책 리스트가 소개되어 있다.
솔직히 일본인 작가의 책들이 많아서 많이 공감할수는 없었다.
그리고, 오히려 좌절스러운 책들이 프란츠 카프카의 <절망은 나의 힘>, <변신>을, 자신이 엮은 <희망 명인 괴테와 절망 명인 카프카의 대화>, 도스토옙스키의 <카리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 <지하로부터의 수기>등을 추천했다.
나의 절망의 시간 난 그다지 절망스러운 이야기를 읽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구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카리마조프가의 형제들>는 오히려 책을 읽으려 시도하다가 실패까지 했었다.
그래서 완전히 리스트 자체에 공감할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읽어보리라는 용기가 생겼다.
그러나 책에 소개된 가네코 미스즈 작가의 <외로울 때>의 시는 100% 공감이 갔다.
절망의 순간 절망스러운 이야기를 읽으라는 부분에 100% 공감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딱 맞는 책을 만나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책을 만날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 작가의 절망에서 구해준 책 리스트는 인터넷 서점에서 많이 찾아볼수가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에서 책 리스트에 꼼꼼히 담아두어 꼭 읽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