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알약 - 증보판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레데릭 페테르스 글.그림, 유영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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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두 가지인 것 같아. 하나는 우호적인 반응으로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쪽이고 또 하나는 가장 흔한 반응이지. 이해하는 척하면서 경계하는 쪽.




푸른 알약은 두가지를 생각한다.  마음과 몸을 생각하고. 돌봄과 돌보아짐의 상호관계를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와 개인을, 과학과 철학이라는 곁다리의 화두를 제시하면서 한줄기 나무를 엮어가는 , 그러면서도  읽다보면 감동의 쓰나미에 눈물이 날지도 모르는 로맨스이기도 하다.  빙빙 돌아 병원과 코뿔소 ,실험약물과 상처를 거쳐간 마지막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조건부 사랑의 문제. 지긋한 약과 주사 그리고 콘돔.전염이라는 치명적 두려움.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죽음에 대한 공포. 소수자를 분류하는 과학의 태도..뭐가 가장 큰 화두일까. 페이지를 펼치다보면 상상 속의 양념을 가미한 이  자전적 이야기의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주인공은 그것보다 사회적 시선과 편견에 맺혀 살아가야 하는 그네들의 모습에 분개하고 과학의 이분화에 절망하고 또다른 "아이"라는 일종의 새로운 관계에 당황한다.

 

 과연 이 모든 상황은 질병 때문일까. 아니, 오랜 세월 지적장애의 동생과 함꼐 살아온 나의 예를 들자면 그런건 피로축에도 끼지 못한다. 되려 그 시선의 공포가 사람을 사로 잡는다.  이 책은 어렵지 않겠지만 끊임없이 곱씹게 될 것이다. 거친 필체와 펜선역시 그런 주인공의 세계관을 나타내는 것에 한몫한다. 장애라는 단어가 그를 모두 함축한다. 장애는 결핍이며 집단적 몰이해의 의미를 담는다. 100퍼센트를 껴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름은 극복 될 수 없다. 그러나 어느정도 격감될 수는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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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둠의 근원
제임스 엘로이 지음, 이원열 옮김 / 시작 / 2010년 5월
품절


당신의 죽음이 나의 삶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나는 당신의 증인이 되겠습니다.
나는 우리가 소유하지 못했던 사랑을 찾아내어 당신의 이름으로 기록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를 불태워 없애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숨결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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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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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약점이 나보다 더 힘이 세.

-9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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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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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부분의 사이언스 픽션은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그를 표현하기 위해 단편의 형식을 사용한다. 장편에 비해 단편의 경우, 강한 사실감을 주기 때문이다. 마치 실제 신문에 실린 사실을 읽는 것 처럼. 테드 창의 이 소설도 그러하다. 이는 P.K.D. 도 그랬고 아시모프도 마친가지였으며 아서클라크역시 함께해온 오래된 습속이다. 물론 그들의 소설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서 상상한 “지금” 이다. 마치 조지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빅브라더가 사회를 장악하고 있듯. 그들의 상상력은 지금을 내다본 것들이다. 그렇다. 그러한 고전의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과거의 것은 이제 당시에 가졌던 만큼의 가치를 입증해나가고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것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며느리도 모르게 자기 실현적 예언을 맞추어가고 있다.

미래에 대한 일종의 “예언과 충고”의 기능은 소멸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이 읽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그들과 테드창을 비롯한 현재진행형의 소설이 차이를 발한다. 이들은 과거 로봇을 예언하고 원칙을 세웠던 아시모프의 역할을 담당한다. 실재로 지금의 sF는 더더욱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뉴턴이래로 모든 것이 법칙에의해 움직인다는 이론은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 쪼개진지 오래고, 그렇게 신봉했던 수를 연구 하는 학문마저 유클리드를 벗어나면서 카오스와 예측불가능성만 가중되고 있기 떄문이다. 단순한 기술발달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sf는 단순한 작가의 공상이나 착각, 귀신이야기가 아니라 실현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쓰여지며 그렇지 않은 소설은 sf 라 분류할 수 없는 것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바벨이라는 은유로 시작해서 현대인의 변화하는 사고를 언어학적으로 풀이하며 미래에 끼칠 영향을 설명하고 싶어한다. 또한 고유한 sf의 특성상 거시적 이야기도 뺴어 놓지 않는다. 나는 여기서 설명하는 언어학이나 수학적 이야기는 메타포나 부면 설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다른 소설들이 역사속의 주인공을 차용한 “당신”들의 이야기를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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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정용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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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는 더이상 염전 너머를 보지 않는다. 보게되면, 보고 싶은 것이 생긴다. 보고 싶은 것이 생기면, 볼 수 없는 현실이 괴로운 법이다. 층분히 괴로운 상황이다. 이상황에 결핍감을 보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이에겐 희망이 살아갈 힘을 줄지 모르지만 이곳에서의 희망은 마약과도 같다. 희망은 거짓 기대와 헛된 욕망을 만든다. 기대와 욕망은 몸에 열을 공급한다. 배출되지 않고 누적되는 열은 결국 자멸에 이른다. … 9에게 남은 희망은 그 어떤것도 희망하지 않는 무감한 마음을 갖는 것이었다.

염전강제노역자라는
극단적상황을 놓는다면, 기대를 놓는 것은 되려 쉬운일일 수 있지만 도처에 깔린 내 거짓희망들 사이에서 좀비가 되지않고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바야흐로 희망까지 팔면서 정신을 제 살을 베어먹는 이 천한 악화의 시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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