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초록콩
  • 소년이로
  • 편혜영
  • 11,700원 (10%650)
  • 2019-04-29
  • : 2,293
편혜영 작가의 소설을 읽고 나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다.
#아오이가든 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극한의 이야기지만 우리가 모르는 그곳에서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고 그 일로 고통받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 같아 한 번에 읽기가 어려웠다.

#소년이로 의 이야기는 현실에서 실제로 얼마든지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에 읽는 내내 슬프고 괴로웠다.
모두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이 실린 소설집은 아픈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표제작인 ‘소년이로’ 역시 아픈 아버지가 사망 후 집안이 몰락해 헤어지게 된 친구의 이야기이고 마지막 ‘다음 손님‘ 또한 치매를 앓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죽은 지 한 달 만에 냄새를 풍기며 발견된 친구를 떠올리며 87일 동안 ‘나’를 찾은 남자의 이야기(우리가 나란히)도 슬프고 자신에게 벌어진 사고의 원인이 누구의 책임인지 끊임없이 묻는 인물(원더박스)도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한가한 정원 가꾸기가 떠오르는 (식물 애호)는 장편소설 #홀 의 단편 이야기로 장편과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을 집에서 누군가 전담하여 돌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관계에서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인 (다음 손님)은 가장 슬프고도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특히 누구나 치매의 ‘다음 손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어떤 공포 소설보다 공포스럽고 마음이 아팠다.

차라리 시체와 쓰레기, 구더기 같은 이미지들이 등장하는 <아오이 가든>이 덜 불편하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읽었다.
너무나 사실적이라 더 불편했고 눈물났지만 머지않아 작가의 다른 이야기도 읽게 될 것 같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