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모레 40을 바라보는 지금, 되돌아보면 속상하고 창피한 경험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남들보다 많은 호기심과 끼에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나서서 맡거나 일부러 감당해본적이 꽤 많으니 나 스스로도 은근한 별종이다 싶다.
그 많은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진건 많지 않으니 돌아볼수록 속만 쓰릴 법하다.
다시금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냥 가만히 뒤에 머물러 내 안에만 집중할 것을..이라는 후회와 바램이 들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중 전수경 씨의 "한가지 경험이 없으면 한가지 지혜도 없다"라는 수필이 그런 내맘을 위로해주니, 물론 약간 다른 뜻에서 한얘기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그냥 가만 있었으면 ...찾아보지 않고 도전해보지 않았다면 그것이 헛것임을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을까. 비록 실패도 하고 나스스로든 남에게서든 비웃음도 사며 물러나야했던 것들이지만 내가 노력했던 열정만큼 아쉬움은 반비례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은 생소하고 큰 것이라 그 황당함과 슬픔은 무척 크다.
하지만 때로는 저런 실패와 이런 어려움이 다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더 큰 행복과 지혜를 얻기 위해 스스로 나를 깨는 과정으로서 마주얻는 경험이라고..그러니 더 여유있게 적극적으로 부딪혀 보자고 ..
그런 생각에 힘을 주는 에피소드를 읽으며 맘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총 4개의 챕터 속에 12개정도의 수필들이 모여있는 이 책은 여러 방면의 명사들이 자신에게 의미있던
대화나 명언을 회고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내용들이 짧고 간결하여 읽기 쉽다. 감동도 있는 편이다.
다만 여러명에게 글을 청탁하여 모은 기획인만큼 내용의 완성도와 감동은 천차만별이다.
몇 편 외에는 심심하게 넘어가는 것이 아쉽다.
차라리 무게있는 글 몇편을 좀더 중점적으로 잡아 이쁜 삽화와 함께 잘 편집하는게 더 울림이 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