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그림책을 <제이그림책포럼>에서 하는 서평이벤트를 통해서 받았습니다.
요즘 저는 사실 서평이벤트에 참여할 시간이 없어요.
업무가 유난히 많은 때라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걸요.
하지만,
'굳이' 하고 싶었어요.
바쁘지만, 굳이 책을 읽고 싶었고
일 얘기 아닌 이야기를 적고 싶었고,
그리고. 이 눈동자가 자꾸만 끌렸어요.

이 책은 반려견 또또와 함께 사는, 살았던 이야기입니다.
어찌보면, 앞부분은 뻔한 줄거리입니다.
또또는 가족이에요. 내 동생이에요. 우리는 함께 있으면 즐거워요....
그런데 어느 날, 또또가 토하고 앓아 눕습니다.
시골집으로 이사 와서 건강하게 잘 지냈는데...왜?
새로운 사료를 먹었거든요.
제일 좋은 거, 제일 맛있는 거 먹이려고
일부러 비싼 수입 사료를 사서 정성껏 먹였는데. 그 사료가 곰팡이 균이 든 원료로 만들어진 것이었죠.
또또는...그렇게 떠나갑니다.
표지 가득 또또의 얼굴.
몇 페이지 넘기다보니 또 또또의 얼굴이 나옵니다.
저는 처음 흘낏 봤을 땐 두 그림이 같은 줄 알았어요.
본문 그림으로 표지를 만든 줄 알았죠.
그런데 다시 보니...느낌이 확 다르네요.
어디가 다른지, 아시겠나요?

네. 눈동자가 달라요.
아래 또또는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읽어내는 또또의 순수한 눈이고요.
표지의 또또는....
본문에는 없지만, 아마 사료를 먹고 난 후가 아닐까 싶어요.
책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어요.
또또가 왜 사료를 안 먹으려고 했는지.
그제야 알았어요. 또또가 왜 알면서도 그 사료를 먹었는지.."
내가 안 좋은 것을 줄 때조차도
나에게 신뢰를 표현하며 내 마음을 다독이며 받아 먹었던 순간의 표정.
마치 눈물이 글썽글썽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애정으로 더욱 더 깊게 빛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앞 면지는 봄에 시골집으로 이사오는 그림이고,
뒷 면지는 겨울 눈밭 위에서 또또와 아이가 함께 노는 장면입니다.
분명히..
또또는 가을에 떠났는데,
왜 면지의 겨울 속에는 또또가 있을까요?
분명히..가을에 묻었는데,
왜 책 뒷표지에는 '강아지 또또와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잊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돼 있을까요?
가을에 떠났지만
겨울에도 보내지 않았거든요.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나는 또또에게 일어난 일을
오래 오래 기억할 거에요.
내가 또또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니까요."
아이는 약속을 지키고 있네요. 겨울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억하는 것이...
떠난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아마 떠오르는 일들이 있으실 거에요. 저도 그렇습니다.
기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