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시드니 스미스 작가의 전작 <괜찮을거야>(Small in the city)가 좋아서
원서 출시 때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외국 그림책 예약구매를 한 건 이 책이 처음인 거 같아요.
역시나. 이번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도....ㅠ.ㅜ 어찌 이리 그림이 멋진지.
그냥 멋지다기보다...어딘지, 울컥하게 되는 그림이랄까요.
내용도 울컥하는데, 원서로 보면서 줄거리 모르고 그림만 볼 때도 울컥했어요.
어쩐지 흐린 날씨에, 날씨가 흐려서 더 눈부시게 느껴지는...겨울 햇빛.
원서는 겉싸개, 더스트 자켓이 있고 있고,
더스트 자켓을 벗기면 강물의 물결 그림입니다.
보통 이런 책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겉싸개가 사라지고, 표지 그림은 없어지는데요.
(도서관에서 대부분 겉싸개를 없애기 때문에 겉싸개까지 만들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겉싸개가 사라지고 저렇게 제목도 없이 강물그림만 있는 표지가 되면...음...곤란할테니까요)
이번에 책읽는곰 출판사에서 멋진 아이디어를 냈어요.
원서의 앞 면지는 강물빛 단색인데요.
그 면지에 표지 그림을 살렸더라구요.
오! 편집자& 디자이너 만세!
시드니 스미스 작가의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도 바다에 비치는 햇살들,
윤슬의 아름다움 때문에 한숨을 내쉰 독자들 많죠~~~
이번에는 강물의 윤슬입니다.
어후~ 저 눈부신 빛!
저 페이지야, 작가가 맘 먹고 그린 거라고 해도,
장난감 말 잔등위로 퍼지는 저 아침 햇살...
슬쩍 지나갈만한 페이지에도 빛을 저렇게 그리다니..
저는 책 내용은 둘째치고 책속에 가득한 빛 때문에 내내 눈이 부시더라구요.
아이의 귀를 통과해 비치는 저 빛은 또 어떤가요.....
또 하나 제가 헉 숨을 들이킨 장면은 이 장면이었어요.
말을 더듬는 주인공은
학교에 갈 때마다 교실 맨 뒷쪽에 숨듯이 앉아 속으로 바랍니다.
오늘은 말을 할 일이 없기를....
....아무도, 나를 쳐다보는 일이 없기를.
아이들은 내가 말을 더듬으면
말을 더듬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얼마나 겁을 먹는지, 힘겹게 말을 하는 내 얼굴이 얼마나 찌그러지는지를 비웃으며 쳐다보니까요.
아이들이 앞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이리도 선명하게 보이던 교실 풍경이,
내가 말을 해야해서 아이들이 나를 쳐다보면 순식간에 흐려집니다.
뿌옇게 변하는 풍경.
이건 주인공의 심정을 수사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닙니다.
눈물이 차올라서, 혹은 당황해서 정신이 까마득해지면 실제로. 저렇게 시야가 흐려진다는 거...
혹시 겪어보지 않은 운좋은 분이 계시려나요.
이 장면에서 저는
<괜찮을거야>(Small in the city)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유리로 된 대도시의 건물 벽에 비친, 주인공의 모습...
작은 아이의 모습은 유리 창문마다 나뉘어 비치는 바람에 저리도 혼란스럽고 어지럽습니다.
Small in the city....도시 속의 작은 존재가
차갑게 빛나는 도시 속에서 자기를 온전하게 추스리고 나다울 수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드니 스미스는 주인공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정말 그림으로 잘 표현하는 작가 같아요.
(이렇게 멋진 책,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의 이벤트에서 선물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