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의 작품에는 내가 쓰고 싶었던 모든 것이 있다."— 샤를 보들레르 —
에드거 앨런 포는 그의 저서 《글쓰기의 철학》에서 작품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작품을 시작할 때 구상한 ‘효과’를 작품의 끝에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계산했다. 즉, 독자가 마지막 문장을 덮을 때 어떤 감정과 충격을 남길지를 미리 설계한 뒤, 그에 맞게 플롯과 분위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단편을 읽다 보면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치밀한 추리, 압도적인 심리적 압박, 서서히 잠식하는 음울한 정서를 탁월하게 직조해내는 표현력—이 점에서 포의 단편들은 현대 스릴러 · 추리 · 심리 호러의 원형이자 시초라 할 만하다. (특히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은 세계 최초의 본격 추리소설로 불리며, 이후 셜록 홈즈와 아가사 크리스티로 이어지는 탐정 문학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짧은 분량 속에 압축된 공포 · 미스터리 · 상징성은 단순한 서사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포가 직접 밝힌 대로, “효과”를 위한 철저한 계산이 작품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에, 그의 단편들은 강렬하고 독창적으로 다가온다. 현대의 수많은 추리 · 스릴러 · 호러 작품이 그에게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포 단편선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고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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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작품은 <베르니스>.
주인공의 집착과 광기, 그리고 치밀하게 설계된 심리적 긴장이 극적으로 드러나면서도, 에드거 앨런 포의 오싹한 미스터리 환상 문학을 너무 무섭지 않게 경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