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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s bookshelf
  • 기쁨의 책
  • 로스 게이
  • 16,200원 (10%900)
  • 2025-07-29
  • : 1,996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기쁨”을 담고 있다. 기쁨을 모아놓은 책이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하지 않은가. 

작가가 '기쁨을 모으려 한 의도'에 이미 마음을 빼앗겨, 서문을 읽는 순간부터 나는 콩깍지가 씌인 듯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떠오른 것은, 필리프 들레름의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고봉만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21)이었다. 배경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일상의 작은 기쁨을 발견하고 기록하며, 삶을 천천히 음미하게 만드는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로스 게이는 마흔두 번째 생일부터 마흔세 번째 생일까지, 1년간의 일상에서 발견한 기쁨을 기록했다. 그 기쁨은 특별하거나 거창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소한 순간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작가는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순간조차도 글에 색을 입혀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묘사해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기쁨만을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기록 속 기쁨에는 슬픔과 불안, 상실의 그림자가 겹쳐 있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그 순간들이 더욱 선명하고 값지게 다가온다. 그는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찬란하게 묘사하며, 기쁨이란 삶 곳곳에서 빛을 발견하는 행위임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아침 공기의 선선함, 책장을 넘기는 소리, 문득 들려온 웃음소리조차 작은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사실. 특별한 날의 일기보다 더 소중한 것은, 어쩌면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일지도 모른다.

** 오늘 수집한 기쁨들:
하루가 저물고 특별히 되새길 일이 없을 때 느껴지는 잔잔한 평온,산책길에서 만난 강아지의 경쾌한 발걸음,강렬한 색채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들꽃,맑은 하늘 위로 흘러가는 새하얀 구름,그리고 진한 커피 한 잔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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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매일 기쁨을 하나씩 1년동안 쓸 것. 내 생일인 8월 1일에 시작해 이듬해 같은 날 끝낼 것. 초고는 빠르게 쓸 것. 손으로 쓸 것. 규칙들 덕분에 작업이 나를 위한 규율이자 하나의 연습이 되었다. 매일 기쁨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기.

*

p.84 
오늘 아침에 산책하는데 그 집의 크루아상과 키슈 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마치 추락하는 사람처럼 눈을 감고 손을 뻗었다.

*

p.171
이 글을 쓰며 떠오른 사실인데, 내가 가장 흠모하는 책은 그 책을 만졌던 사람들의 흔적이 담겨있는 책이다ㅡ접힌 페이지들이나 책갈피로 쓴 오래된 영수증(언제나 사랑스러운 하나의 여담), 밑줄과 감탄부호들, 게다가 오래된 도서관 책에 이것들이 표시되어 있을 때!

*

p.174
한 발 더 나아가면, 나는 공유하려는 충동이 다음을 암시하는지 궁금하다ㅡ이건 그냥 하나의 가설로, 이걸 법칙으로 만들 충분한 증거가 있을지는 의심스럽다ㅡ우리의 기쁨은 우리가 그걸 나눌 때 늘어난다는 것.

▪︎



🔹️책의 내용, 표지 그림, 그리고 표지 종이의 질감까지ㅡ모든 디자인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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