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참을 수 없는
  • 예멘 모카 마타리 내추럴
  • 18,000원 (5%↓)
  • 2025-09-11
  • : 155
예멘 커피가 많이 궁금했는데 구하기도 마땅치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었다. 예멘 커피를 취급한다던 남성역의 카페에 가 보았지만 이제는 팔지 않는다고…그런 걸 보면 별로 인기가 없고, 3대 커피 어쩌구 해도 맛은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예멘은 나라 상태가 개판인 정도로 알고 있었다. 수십년 전에 분단 국가였다가 통일했다고 학교 다닐 때 통일국 사례로 많이 들었는데, 우리도 통일했다 저 지경된다 그러면 통일에 대한 인식만 나빠질 걸 우려해서 그런지 요즘 교육과정에선 예민의 예짜도 언급 안 하는 것 같고… 아이들하고 1인당GDP 공부하다 검색해보면 최하위 최빈국 대다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 나라들인데, 걔들보다 더 심각한 위치에 예멘에 있었다. 국민 일년 연봉 50만원도 안 되는 나라라니… 카트 씹고 퉤퉤 뱉는 것도 어디서 읽었는지 봤는지 하여간에 그랬고…
الجمهورية اليمنية
(예멘 공화국)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나무위키를 참고하시길…

그런데 특이한 동네 커피들 가끔 소개해주는 알라딘이 (난 여기서 부룬디, 멕시코 이런 원두 사 먹었을 때 나름 참신했다.) 이달에 예멘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가격도 다른 원두랑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월요일에 로스팅 한 건데 내가 배송을 늦게 받겠다고 해놨고, 어제 금요일에 나한테 왔다. 이 정도면 가스도 좀 빠졌겠지…

커피맛은 잘 알지못하지만 아침에 드립 내려 먹어보니 언젠가 먹어본 맛, 향… 산미는 거의 없고 쓴맛이 너무 쓰지 않고 (다크초콜릿이래 커핑노트는) 향은 단향이고 (꿀이래는데 이건 좀 꿀은 아니지) 건크랜베리는 크랜베리다, 하면 그런가? 한 맛이었다. 로스팅을 약간만 세게 한 거라 구수하고 초콜릿 같은 조금 쓴맛, 단맛 위주였다. 무난하고 나쁘진 않았다. 이렇게 위시리스트 하나를 성취하고…

막상 바라던 걸 소유하거나 겪어 보면, 별 건 아니네…할 때가 많다. 족발 먹고 싶어! 하다가 겨우 먹고 보면 맛이 있긴 한데 뭐 그렇게까지 원할 것이었나… 싶기도 하고…

바라는 걸 가지는 건 때때로 어렵지 않지만, (때로는 끝까지 못 겪게 되기도) 바라던 때의 간절한 마음과 이룬 순간의 기쁨을 오래도록 지속하는 건 많이 어려운 일 같다. 좋은 학교에 가도 가보니까 애들도 다 고만고만하고 배우는 거도 그냥 그렇고 별 거 아니네… 사랑하는 사람과 혼인이든 동거이든 같이 오래 지내길 바라다 이뤄도 시간이 지나면 열정 없는 사이가 되는 일도 많고… 가지고 싶던 가방이나 신발을 사게 되어도 옷장이나 신발장에 처박아두는 건 다들 그런 줄 알잖아…

욕망에 대한 책을 몇 권 모아서 그 중 하나 읽고 있는데 일단 지금 보는 책은 잘 못 골랐다. 망했다. 욕망은 욕망할 때 제일 가슴 뛰는 일이지 그걸 채우려고 시도하면 아 이런 걸 굳이 바랐었다니… 하는 게 인간인 건 알겠다. 책에서 이런 소리는 안 한다. 마음이 아닌 몸이 원하는 소리를 들어라! 이딴 소리나 함… 하여간에 바라던 걸 가까이 하게 된 이후에도 즐기는 마음, 계속 같은 걸 지속하길 바라는 마음, 얻게 되어 감사한 마음, 돌아보며 다시 기뻐하는 마음, 결국 마음이겠다. 히히 내일도 예멘 커피 마실 수 있어 당분간 마실 수 있어… 행복회로를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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