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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 드립백 무궁화
  • 1,500
  • 2021-02-19
  • : 757
 국민학교 처음 들어가서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타령 하는 노래를 배워서 그 멜로디가 삼십 년 지난 지금까지도 안 잊힌다. 국가주의 애국사상 강요라 하면 막 경기를 일으키는 나라서 무궁화가 오래도록 안 예뻐 보였다. 사실 꽃만 보면 나름 독특하고 화려한 매력이 있는데. 상징이란 때론 폭력적이다. 그런데도 왜들 그렇게 사물을 공동체와 연관 짓고 싶어하는지, 국화 말고도 교화, 교목, 교조까지 온갖 자연물을 집어삼킨 이름들이 많다. 내가 알던 학교의 교화는 매화인데, 학교 교사 중앙 출구 바로 앞에 오래된 커다란 꽃나무 하나가 있었다. 무식하게 봄에 꽃이 하얗게 피니 벚꽃인 줄만 알았는데 가을 되니 누렇게 익은 살구가 툭툭 떨어지더라 ㅋㅋㅋ 살구나무랑 매실나무가 묘목이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려 잘못 심은 거란 소리가 있었다...ㅋㅋㅋ
 별로 안 좋아하는 꽃이름 붙어서 꺼리고, 알라딘은 싱글이지 블렌딩은 좀, 하며 또 꺼리다가 드립백 무궁화 하나 책 사이에 넣어 주문했다. 커피스탬프가 9개라서 1개 더 모으고 싶었단 말이지! 하나만 더하면 적립금! 하면서 샀다. 
 어제 이 헤밍웨 에게 살짝 다친 마음 위로하려고 아침에 드립백 까니까 냄새는 솔솔 좋았다. 드립주전자로 물부어 우리니 맛은 그냥저냥 삼삼한 평범 무난한 커피였다. 그런데...식품 포장지와 라벨 읽는 게 취미이다 보니 이 커피도 유통판매만 알라딘인 걸 발견했다 ㅋㅋㅋㅋ 여러분 알라딘 원두는 직접 로스팅해 팝니다만 드랩백도(적어도 무궁화는) 외주입니다.... 세이코커피라는 피비 오이엠 전문 커피 회사 생산품이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뭔가 알라딘커피팩토리에서 움파룸파님들이 콩 하나하나 골라내고 엄청 큰 팬(?)에다 볶고 맷돌로 갈아서 커필름에 주르륵 담고 이마 훔치는 거 상상했단 말이다....(월급은 커피원두....ㅋㅋㅋ면 안 되지) 
 알라딘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상품 정보에 생산업체와 유통판매업체를 별도로 표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그리하여 당분간 알라딘 커피야 빠이...그래도 새 원두는 다음 달 쿠폰 나오면 살 것 같긴 하다....그건 확실히 알라딘커피팩토리에서 볶아 담은 것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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