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록스 핑크와 리치 핑크의 그림책 『에이디와 나』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뇌의 언어로 재해석합니다.
주인공 소피는 유난히 머릿속이 바쁩니다. 어른의 시선에서 보면 산만함 그자체입니다. 하지만 소피의 세계는 풍요롭고 다채로운 사유로 가득 차 있지요.
이 책의 매력은 문제 대신 가능성을 본다는 데 있습니다. ADHD를 단순히 통제 불가능한 존재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이는 친구 에이디는 소피가 세상을 경험하는 하나의 창이자 상상력의 동반자입니다. ADHD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그려냅니다.
플래티넘 셀러 싱어송라이터인 록스 핑크 저자는 2021년 성인 ADHD 진단을 받은 뒤 ADHD Love라는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ADHD는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 즉 다르게 빛나는 뇌라는 메시지입니다.

에이디(AD)라는 상상 속 친구의 존재가 흥미롭습니다. 소피에게만 보이는 이 친구는 사고의 폭풍처럼 쉴 새 없이 말을 걸고, 새로운 생각을 불러옵니다. 어른들은 그를 ADHD라 부르지만, 소피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소피에게 에이디는 단지 재미있는 친구일 뿐입니다.
이 책의 에이디는 자기 존재의 일부입니다. 즉, ADHD를 떼어내야 할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나의 일부로 그려냅니다. 다름은 결함이 아니라 색깔입니다.
"죄송해요, 선생님. 에이디는 가끔 정말 무시하기 힘들어요……"라는 소피의 말은 변명이 아닙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혼돈을 어떻게든 설명하려는 절박한 시도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육 시스템은 소피에게 얼마나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교실은 보통의 아이들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문제로 분류됩니다.
ADHD는 고쳐야 할 병이 아닙니다. 그저 특별한 두뇌일 뿐입니다. 저자는 ADHD 진단 이후 자신의 창작력이 오히려 강화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다중 사고, 즉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특성이 놀라운 시너지를 냈기 때문입니다.
이는 ADHD를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다양한 집중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으로 재정의하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그의 예명 RØRY로 발표된 음악들에는 그 내면의 과잉이 감정의 밀도로 승화되어 있습니다.
『에이디와 나』에서 진짜 주인공은 어쩌면 이해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교장선생님의 시선, 친구의 수용, 그리고 스스로를 인정하는 소피의 변화는 모두 다정한 이해라는 공통된 정서를 바탕으로 합니다. 단순히 감정적 위로를 넘어서는 힘을 보여줍니다.

서울대학교 김붕년 교수는 이 책의 해설에서 다정한 이해와 알맞은 교육이 만나면 반드시 희망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ADHD를 가진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약이 아니라 관계, 꾸중이 아니라 인정입니다.
우리 사회는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를 문제아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에이디와 나』는 그 문제의 프레임 자체를 해체합니다. ADHD를 가진 아이는 망가진 존재가 아니라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에이디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사회적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감각에 예민하고, 어떤 사람은 숫자보다 그림이 편하고, 어떤 사람은 조용한 곳보다 시끄러운 곳에서 집중이 더 잘 됩니다. 이 모든 것이 다양성입니다.
이제 교육의 기준은 얼마나 똑같이 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다르게 살아도 존중받는가로 옮겨져야 할 때입니다. ADHD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다양함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시대의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