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불안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 육아에 지친 부모, 노후를 걱정하는 중장년층까지 '불안'이라는 단어는 모든 세대를 지배하는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심리학자 최영원의 『불안해도 괜찮습니다』는 불안을 삶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나침반으로 다시 읽어냅니다. 불안장애를 겪은 뒤 아들러 심리학을 통해 회복의 실마리를 찾은 저자의 개인적 체험 위에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대중적으로 풀어냅니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불안을 없애려 할수록 오히려 불안은 더 강하게 우리를 붙잡습니다. 불안 루프입니다. 불안을 부정할수록 불안이 강화되는 역설의 구조입니다. 그런데 『불안해도 괜찮습니다』는 이 불안을 결함이 아니라 생존의 신호이며, 변화를 향한 알람이라고 합니다.
아들러는 감정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가진 행동의 한 형태로 이해했다고 합니다. 아들러의 관점에 따르면 불안은 단지 감정의 부산물이 아니라, 우리 내면이 보내는 목적지향적 신호입니다.
발표를 앞두고 느끼는 불안은 망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불안을 나의 적으로 삼을 것인가, 나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으로 삼을 것인가 그 선택의 문제를 짚어줍니다.

이처럼 불안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합니다. 불안의 뿌리가 열등감이 아니라 자기보호에 있다고 말이죠. 흔히 열등감에서 불안이 비롯된다고 생각해왔지만, 불안은 내가 나를 지키려는 방법이었던 겁니다.
불안은 나약함의 징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입니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는 건 실패를 예견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그 일에 진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불안을 몰아내는 게 아니라 그 불안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읽는 일입니다.
저자는 아들러의 또 다른 명제를 상기시킵니다. 인간은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해석하는 존재라는 것. 현실을 바꿀 수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해석함으로써 바꿀 수 있습니다. 불안을 다스리는 힘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비롯된다는 이 심리학적 토대가큰 안정감을 줍니다.
불안의 상당 부분은 비교에서 비롯됩니다. SNS를 켜면 누군가의 '좋아요'가 내 하루의 행복을 위협합니다. 아이들은 어릴 적 어른의 관심을 끌고 싶을 때 무엇이 칭찬받을 만한 행동인지 어른의 반응을 통해 배운다고 합니다.
저자는 불안의 근원을 타인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는 과정에서 찾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진짜 우리의 욕망인지, 혹은 타인이 만들어놓은 욕망의 틀 속에서 살아가는 것인지 묻습니다.
아들러식으로 말하자면 '과제의 혼동'입니다. 타인의 과제를 내 과제로 착각할 때 불안은 증폭됩니다. 이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과제 분리' 즉,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SNS에서 타인의 행복한 일상을 보며 '나만 뒤처진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을 느낄 때, 그 감정은 사실 타인의 기준을 내 안으로 끌어들인 결과입니다. 저자는 "이런 순간에 나만의 기준이 있나요?"라고 되물으라 조언합니다. 오늘의 비교 사회를 사는 이들에게 작은 정신적 해방구로 작용합니다.

아들러와 프로이트를 비교하며 불완전함에 대한 해석을 보여줍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과거의 상처와 무의식에 지배받는 존재라고 보았고, 아들러는 인간이 과거가 아닌 미래에 설정한 목적을 향해 스스로를 끌고 가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세계관과 아들러의 목적론적 인간관의 차이를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프로이트식 접근은 "나는 과거의 희생자야"라는 태도로 이어지기 쉽지만, 아들러식 접근은 "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야"라는 태도를 가능하게 합니다.
불완전함은 과거의 상처가 아니라 미래로 향한 동력입니다. 불안을 피하지 않고 내 편으로 삼는 법을 배우는 순간, 불완전함은 더 이상 결함이 아니라 가능성의 시작이 됩니다.
『불안해도 괜찮습니다』는 불안을 해석하는 구체적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작가는 불안을 단순한 감정이 아닌 언어로 다룹니다. 나는 왜 불안한가? 대신 불안은 지금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로 질문을 바꿔보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불안 이후의 세계, 즉 자기 수용의 영역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아들러가 강조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단순히 인간관계 차원의 개념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것은 곧 삶의 안전망이자 고립과 불안을 가라앉혀 줄 심리적 피난처라고 합니다.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 만성적 불안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입니다. 저자는 불안 극복의 해법을 공동체적 회복에서 찾습니다. 불안을 줄이려면 완벽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함께 불안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겁니다.

『불안해도 괜찮습니다』가 제안하는 마지막 단계는 '불안의 동반자화'입니다. 불안은 성장의 증거라는 문장은 책의 결론이자 선언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불안하더라도 멈추지 않는다면 이미 충분히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책은 불안을 없애주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과 함께 살아가도록 돕는 책입니다. 최영원 작가는 자신이 불안을 겪은 사람으로서, 불안을 부정하지 않고 생활 속 실천법으로 전환하는 법을 안내합니다.
하루 한 장씩, 40일간의 심리 리추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불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기술을 매일의 짧은 장 안에서 다룹니다. 불안은 나의 적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내면의 언어입니다. 그 언어를 해독할 줄 알게 되는 순간, 삶은 훨씬 덜 흔들리고 훨씬 더 나답게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