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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기억의 풍선
  • 제시 올리베로스
  • 13,140원 (10%730)
  • 2019-09-01
  • : 2,299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5.24.

그림책시렁 1811


《기억의 풍선》

 제시 올리베로스 글

 다나 울프카테 그림

 편집부 옮김

 나린글

 2019.9.1.



  나이를 먹기에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떠올리려는 마음이 옅기에 잊습니다. 오늘 새롭게 하루를 짓는 그림이 없기에 그만 어제를 까무룩 잊어요. 시골에서 내도록 흙을 만지면서 논밭일을 돌보는 어르신은 호미나 낫을 손에서 놓자마자 그만 멍하니 하늘바라기를 하는 몸으로 가라앉곤 합니다. 삶을 짓는 보람을 찾는 흙일 뿐 아니라, 맨손으로 흙을 만지고 풀을 쓰다듬고 풀벌레와 나비를 만나고 바람을 쐬고 빗줄기를 헤아리면서 기운을 차리게 마련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손수 할 일’을 잃을 적에 마음도 몸도 확 주저앉습니다. 《기억의 풍선》을 돌아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하고 온갖 이야기를 하고, 아이는 할아버지나 엄마아빠랑 갖은 이야기를 하는 나날을 즐겁게 맞이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자꾸 하나둘 잊는다지요. 아이는 할아버지가 또 잊고 다시 잊어서 섭섭하고 싫은데, 할아버지가 왜 잊기만 하는지 몰라요. 엄마아빠도 매한가지입니다. 곰곰이 보면, 할아버지는 이제 ‘일’이 없거든요. 둘레에서 ‘늙은 어버이’더러 일을 그만하라고 말리곤 하는데, ‘일’을 그만하면 누구나 바로 확 꺾입니다. ‘일’이란, 몸마음을 일으키고, 삶을 일구며, 생각이 일어나는 바탕이에요. 행주질이나 걸레질 하나가, 설거지와 그릇 갈무리 하나가, 호미질과 낫질 하나가, 바로 스스로 일어서는 길입니다. 흙내음을 되찾아야 마음을 되찾습니다. 나무를 쓰다듬어야 ‘나’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JessieOliveros #DanaWulfekotte #The Remember Balloons (2018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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