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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 경험의 멸종
  • 크리스틴 로젠
  • 17,820원 (10%990)
  • 2025-05-20
  • : 72,607



경험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위협적이고 슬픈 것인지 자각하게 한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책을 읽지 않고도 글을 적을 수 있는 기술이 이미 성큼 우리 삶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읽지 않고도 읽은 것처럼 글을 적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독서의 의미를 모른 상태로 책을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간추려 놓은 내용 요약이 책의 진가를 전부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읽어가는 문장에는 작가가 호흡하는 것과 응시한 것들이 무엇인지 독자는 비로소 공감하기 때문에 요약한 책 내용과 줄거리는 결코 책을 전부 이해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른 것이다. AI의 도움을 받지 않고 시간을 공들여서 한 땀씩 수를 놓듯이 읽는 독서의 의미를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기에 저자가 우려하는 것들을 깊게 공감하게 된다.

직접 경험하여야 나의 것을 발견하고 도전하고 지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자아를 확립하게 된다. 과학의 발전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환대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선별하고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생활한다.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고 밑줄을 긋고 여백에 생각들을 메모하면서 읽는다. 재독할 때 펼쳐드는 책은 꽤 의미있는 독서 활동으로 이어진다. 불편함이 사라지고 편리함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텅 빈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한다.

불편함이 사라진 공간에는 모든 삶의 능력을 기술에 맡겨버린 텅 빈 인간만이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다시 말하면 생각의 종말, 독서의 종말, 창작의 종말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경고하는 문장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잔상으로 남는다.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마무리는 언제나 책과 함께 한다.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서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에 책을 펼쳐든다. 이 책도 다르지가 않았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매일 책을 통해서 얻기 때문이다. 작가가 발견한 것들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었고 자주 꺼내서 반질반질하게 닦으면서 깊은 호흡을 가다듬는 방향등이 되어주는 것이 책이다.

'경험은 했으되 의미를 놓쳤다'는 T.S 엘리엇 <4개의 사중주>글귀가 의미심장하게 와닿는다. 기술이 요약한 것이 책의 전부가 되지 못한다.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독서의 힘과는 비교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무수히 수놓는 작가의 문장들을 통해 독자가 생각하는 것과 발견하는 것은 천차만별하며 다양한 파장을 일으키는 파급력이 대단한 것임을 매번 발견하게 된다. 일독과 재독의 의미는 엄청난 놀라운 발견이 되고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보물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거듭 고개를 주억거린 문장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놓치지 않도록 무엇을 분별하고 노력하고 생각하는 힘을 고수해야 하는 이유를 확인시켜준 저자이다.

『호모 파버』에서 막스 프리슈는 기술은 세상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경험의 필요성을 없애는 재주가 있다고 전한다. 편리하다고 기술에 의존하면서 놓쳐버리는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자각하도록 이끄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직접 경험이 왜 중요한 것인지 거듭 강조하면서 손에 있는 휴대폰이 당신의 무엇을 빼앗아가고 있는지 경고하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알고리즘, 인터넷 플랫폼, 스마트폰 등을 기술로 명명하는 만큼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노출되는 인터넷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상당히 불편해서 응대하지 않는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행동을 유도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맞춤화 알고리즘을 『필터월드』책을 통해서 이해하고 있어서 동화되지 않고 관찰하는 편이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매번 관찰하는 것이 매번 흥미롭기만 하다. 주도권이 기술에 있는지 자신에 있는지 매번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는 것은 중요해진다. 기술의 공격성에 어떤 대응책을 가질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저자는 제안을 제시한다. 확실한 것은 직접적인 경험을 사랑하고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힘을 가지도록 이끌어준 책이다. 경험의 소멸을 부추기는 기술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자문하도록 이끄는 현대인에게 필독서이다.

경험의 소멸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다. 19


직접 경험은 우리의 첫 번째 선생님이다- P11
손에 성경보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때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P13
기술이란 컴퓨터, 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 기구는 물론,...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인터넷 플랫폼을 의미- P12
경험의 소멸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다. - P19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맞춤화한 정보를 계속 제공해 실시간으로 행동을 유도한다- P16
디지털 기술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훨씬 더 공격적인 도구-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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