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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앤의 작은서재
  • 내가 예뻐진 그 여름 3
  • 제니 한
  • 15,120원 (10%840)
  • 2025-07-21
  • : 820





"아직도 널 사랑해." 제러마이아의 말투에. 내가 원한다면 그는 여전히 나와 결혼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모든 삶 속에는 당시에 느낀 것보다 더 중대한 순간이 있다. 돌이켜 보며 "그때가 바로 인생이 바뀌는 두 갈래 길 앞에 선 순간이었는데, 전혀 몰랐네."라고 말하게 된다. 나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중대하다는 것을 아는 순간도 있다.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하든지 큰 영향을 끼치는 순간이, 인생의 두 가지 갈래 중 하나로 향하게 되는 순간이. 죽기 살기로 덤벼야 하는 순간이.

그때가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중대한 순간. 그때보다 더 중대한 순간은 없었다. _270p.

<내가 예뻐진 그 여름>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연인이 된 벨리와 제러마이아. 둘의 연애는 순탄한 것 같았지만 어떤 계기로 그들이 잠시 헤어졌던 며칠간 제러마이아가 바람피운 것을 알게 되고, 이에 크게 실망한 벨리는 이별을 생각하지만 그들이 함께한 시간은 '이별'이란 말로 쉽게 정의할 수 없었다. 제러마이아 역시 간절한 바람을 담아 청혼하게 되고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놀랍도록 차갑기만 하다. 심지어 콘래드와 마주치게 된 벨리는 자신의 마음에 아직도 첫사랑이었던 콘래드가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고... 결혼 준비하는 과정은 오롯한 벨리의 차지, 제러마이아는 결혼식조차도 아버지의 돈으로 해결하고 싶어 한다. 이들의 결혼 무사히 진행될 수 있을까?

벨리와 동생의 결혼 준비를 보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는 콘래드, 그는 벨리의 첫사랑으로만 남을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벨리를 붙잡아야 하는 걸까? 피셔 형제가 사랑한 벨리, 벨리가 피셔 형제에게 느끼는, 느꼈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벨리의 남편은 과연 누가 되었을까? 사실 3편에선 텐션이 살짝 떨어진 느낌이랄까? 벨리의 결혼식 진행 과정이 조금 늘어지는 기분이었고 콘래드의 방황도 길었고, 제러마이아의 활약은 그에 비해 약한 느낌이었달까? 아쉬운 감은 있지만 여름 하면 떠오르게 될 소설이 될 것 같다.

우리는 내가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사귀기 시작했다. '사귄다'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그저 함께 있었다. 모든 일이 너무나 쉽게, 너무나 빠르게 일어나서 늘 그래 왔던 느낌이었다. 우리는 한때 친구였다가, 키스를 했고, 정신 차리고 보니 나는 그와 같은 대학에 지원하고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비롯해 다른 모든 사람에게(제러마이아에게도, 특히 엄마에게도) 그 대학은 좋은 학교라고, 집에서 몇 시간밖에 안 걸리니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늘 그곳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부 사실이었다. 하지만 가장 솔직한 이유는 그와 가까이 있고 싶었다는 것이다. 여름만이 아니라 모든 계절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 _12~13p.

콘래드를 올려다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쩜 좋아. 아직도 널 사랑해.'

콘래드에 대한 감정을 안전하게 치워 둔 줄 알았다. 어릴 적 타고 놀던 롤러블레이드나 시계 보는 법을 처음 배우고서 아빠가 사 준 작은 금 시계처럼. 하지만 묻었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감정은 거기 내내 존재했다. 그동안 내내. 콘래드를 마주 보기만 하면 살아났다. 그는 내 유전자의 일부였다. _51p.

문득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를 결코 놓을 수 없으리라는 절대적인 확신이 들었다.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동안 내내 따개비처럼 콘래드에게 붙어 있었고, 떨어져 나올 수 없었다. 사실, 모두 내 탓이었다. 콘래드를 떼어 낼 수도, 제러마이아에게서 멀어질 수도 없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될까?

다음 날이 결혼식인데. _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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