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와이의 한인 이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하와이 여행을 앞두고 읽은 소설 '블루 하와이'와 '사진 신부 진이'를 읽게 되면서였다. 1900년대 초, 일제의 탄압을 피하고 돈을 벌기 위하여 제물포항을 떠난 배는 1903년 1월 하와이의 오아후섬에 도착하게 된다. 그 이후 하와이에 도착한 남성이 결혼을 위하여 한국에 자신의 사진을 보내면, 사진을 보고 남성을 선택한 여성이 하와이로 이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된다. 이 부분이 한국의 하와이 이주의 시작이다.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의 삶은 쉽지 않았을 텐데, 하와이연가를 읽으면서 한센병에 걸려 가족과 떨어져 강제로 칼라우파파로 격리된 사람에 대한 일도 알게 되었다. 한국의 소록도처럼 하와이에서는 한센병에 걸린 사람을 칼라우파파로 격리시켰고, 이 과정에서 영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한국인도 격리당하게 되었다. 하와이연가의 기획 과정과 제작 과정을 글과 사진을 알게 되면서 이진영 감독이 한국인으로서 신념을 가지고 벽을 하나하나 돌파하고 애정으로 하와이연가를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족한 제작비로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리처드 용재 오닐과 조수미에게 이메일을 보낸 이진영 감독과 그에 화답한 예술가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와이에 여행을 갔을 때, 자신이 한국어를 잘 모른다며 부끄러워하던 Korea-American이 생각났다. 비록 미국의 여권을 가지고 있고 하와이에서 살며 한국어가 서툴다고 하지만 내가 쓰는 영어보다 훨씬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던 그 모습이 떠오르면서 하와이에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자는 자신의 조상이 한국이라는 땅에서 왔음을 잊지 않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