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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 메러디스 메이
  • 16,020원 (10%890)
  • 2019-11-05
  • : 717

 

 

 

 

 

 

 지구에는 사람뿐 아니라 여러 동, 식물이 산다. 동물 안에 곤충이 들어갈까. 곤충은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데 아주아주 옛날에는 컸다고 한다. 크기가 작아져서 오래 살지 못하게 된 건 아닐까. 오래 살지 못하는 만큼 아주 많은 알을 낳는 거겠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이어왔겠지. 벌은 어떨까. 사실 난 벌을 잘 모른다. 아는 건 그저 벌이 사라지면 사람도 살기 어렵다는 것 정도다. 이제는 이 말이 어울릴 듯하다. ‘그 많던 벌은 모두 어디에 갔을까’다. 곤충에는 무리지어 사는 게 있는데 개미와 벌이 그렇지 않나 싶다. 그밖에도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게 있던가. 잘 모르겠다. 벌과 개미는 많이 닮았구나. 일벌이 암컷인 것처럼 일개미도 암컷이겠다. 벌과 개미는 모계사회구나.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는 그리 좋지 않을 듯하다. 거의 알만 낳을 테니 말이다. 이건 내가 사람이어서 그런 걸지도. 벌 수컷도 그리 좋지 않다. 결혼 비행을 하고 나면 죽고 겨울에는 벌집에서 쫓겨난다. 그건 벌과 개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사람이 간섭하면 안 되겠구나. 벌만 말해야 하는데 개미도 말하다니.

 

 이 책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는 소설이 아니다. 처음에는 소설인지 알았는데, 작가인 메러디스 메이가 쓴 산문이다(산문 소설). 어린 시절을 썼다고 해야겠구나. 지금 메러디스는 저널리스트면서 벌치기도 한다. 이야기는 메러디스가 다섯살인 1975년부터 시작한다. 들어가는 글은 1980년이지만. 메러디스가 다섯살일 때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고 엄마와 메러디스 그리고 동생 매슈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 살게 된다. 메러디스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사는 건 잠시일 거다 여겼다. 아빠가 와서 자신들을 데리고 가리라 믿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가 메러디스와 동생을 돌봐야 했는데, 엄마는 방에만 있었다. 어쩌다 한번 나와서는 메러디스와 매슈를 힘들게 했다. 아이를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는 건 아니다.

 

 엄마는 아빠와 헤어지고 자기 삶은 실패했다고 여긴 걸까. 어릴 적 상처 때문에 다시 일어서지 못한 건지. 메러디스는 대학에 가게 됐을 때 엄마가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맞은 일을 알게 된다. 함께 사는 할아버지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다. 메러디스는 할아버지가 한 사람 더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좀 혼란스러워했다. 그때 할아버지는 여왕벌이 새끼를 돌보지 않고 유모벌이 대리 부모라는 걸 알려준다. 유치원도 부모가 가서 말하기도 하는가 보다. 메러디스가 유치원에 다닐 때 아빠와 함께 하는 공부 시간이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가 함께 가겠다고 한다. 메러디스는 할아버지를 좋아하고 아빠 대신 온다고 해서 기뻤지만 조금 걱정했다. 할아버지는 유치원에 가는 날 수염도 깎고 잘 차려 입었다. 할아버지가 말할 차례가 왔을 때는 멋지게 말하고 벌 이야기도 했다. 메러디스한테는 할아버지와 벌이 부모나 마찬가지였다. 피붙이는 아니었지만 할아버지는 메러디스와 매슈를 자기 손자처럼 여겼다.

 

 할머니도 나름대로 메러디스와 매슈한테 마음 썼지만, 딸인 엄마를 더 생각했다. 어쩌면 그건 엄마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엄마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해설지도 모르겠다. 할머니도 예전 남편한테 맞았다. 헤어져서 다행이구나. 할머니가 다시 결혼한 사람은 배관공에 벌치는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는 결혼할 마음이 없었는데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살지 않았다면 메러디스와 매슈가 더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건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메러디스가 처음부터 벌을 좋아한 건 아니다. 메러디스는 벌이 사람을 쏜다고 여기고 죽이려 했다. 그때 할아버지는 메러디스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하고, 사람이 벌을 건드리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다. 그때부터 메러디스는 벌한테 관심을 가지고 할아버지와 벌통을 보러 가거나 벌떼가 나타났다는 전화가 오면 할아버지를 따라갔다.

 

 벌이 늘어나거나 살던 곳이 안 좋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데 그때 모두가 함께 결정한다고 한다. 집은 따듯한 봄에 옮겼다. 벌은 일을 나누어서 한다. 이런 건 다들 조금 알지도 모르겠다. 벌이 사는 사회야말로 공동체구나. 어릴 때 메러디스는 엄마가 자신과 동생을 돌아보리라 여겼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가 알코올 의존증이나 약물 중독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가. 할머니 할아버지 옆집에 살게 됐을 때는 엄마가 메러디스를 심하게 대했다. 그때 메러디스는 중학생으로 사춘기였다. 사춘기 때 겪는 일도 누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1980년대 미국도 성교육을 제대로 안 했나 보다. 할아버지는 메러디스가 앞날을 생각하게 이끌어 주었다. 메러디스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가려 했다. 아빠는 여름마다 만났다. 멀리 있어서 그렇게 많은 도움은 되지 않았겠지만 멀리에라도 있어서 괜찮았겠지.

 

 이제는 벌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는 그걸 1980년대에 알았구나. 그때도 세상은 빨리 바뀌었겠지. 벌에 부저병이 생겼을 때 메러디스는 꿀을 얻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할아버지는 메러디스한테 벌이 꿀만 만들지 않고 과일이 열매 맺게도 한다고 알려준다. 맞다 벌은 사람이 먹는 많은 채소 과일을 맺게 한다. 벌이 사라지면 사람은 먹을 게 없어질 거다. 벌이 줄어드는 까닭은 잘 모른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생기는 기후변화 영향이 크지 않을까. 화학약품이 들어간 살충제, 그게 지구를 안 좋게 만들겠지. 벌은 번식력이 커서 조금만 도와주면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메러디스는 자신이 일하는 곳 옥상에 벌통을 놓았다고 한다. 사람은 지구에 사는 생물과도 힘을 합쳐서 살아야 한다. 사람은 지구 주인이 아니다. 할아버지는 돈을 벌 생각으로 벌을 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벌과 살려고 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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