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지 않아
눈사람 영혼은 자기 몸을 가지지 못했어요
겨울이라 해서
눈사람 영혼은 지난 겨울에 왔던 곳을 찾아왔는데
지난 겨울보다 덜 추웠어요
잠시라도 눈사람 영혼은
어딘가에 들어가 쉬고 싶었어요
어느 집 창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눈사람이 보였는데,
그건 눈사람 인형이었어요
그래도
눈사람 영혼은 살며시 그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집에는
눈사람 인형한테 인사하는 아이뿐 아니라
눈사람 인형을 발로 툭툭 치는 고양이도 있었어요
눈사람 영혼은 그곳에서 봄이 올 때까지 쉬었어요
눈사람 영혼은 추운 걸 좋아하지만,
그 겨울만은 따스하게 보냈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