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반드시 낫는다
2025.7.19.(토) 09:00
90년대만 하더라도 암에 걸리면 곧 죽는 줄로 알았다. 암 수술을 했다면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지레 겁을 먹고,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2025년, 암으로 사망한 부고를 받기도 했지만, 주변에 수술 후 비교적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부모님이 자연사에 가깝게 하늘나라로 가셨기에 내게도 암은 유전적 요인이 적을 거라 믿고 산다. 끊지 않은 담배 탓에 가끔 폐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생활하며 곧 잊는다.
『암, 반드시 낫는다』를 선물로 받아 읽는다. 의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서가로 읽다 보니 비판적으로 읽기는 어렵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뿐이다. 다만, 저자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에서 치료 비용으로 얼마를 요구할지는 의문이 남는다.
INTRO에서 암 판정을 받고 선택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갑자기 찾아온 암 앞에서 절망하지 말자, 제대로 알아야 암을 이길 수 있다며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 한다. 더불어 치유의 여정에서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며 저자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의 협진 프로그램과 진료 개요를 밝히고, 진료 전 내 몸에 독소가 얼마나 쌓여 있는지 체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암이 발견되면 수술해야 한다는 상식에 가까운 일은 추후의 일이다. 27개 독소 점검표에서 10~15개 항목 이상이라면 독소를 해독하는 것이 좋다는 데 다행히 2개만 해당한다.
“한의학에서는 병을 없앤다거나 고친다고 하지 않고 ‘다스린다’라고 표현합니다”(p.27)라는 문장으로 암을 대하는 저자의 관점을 본다. 암 환자의 대부분은 몸의 구조가 틀어져 있다고 보고 머리뼈와 턱관절을 이해하기, 척추와 면역계는 긴밀하게 관련되니 ‘바른 자세’를 생활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암 치료는 인체 구조를 이해하고 몸 전체를 교정하여 바로잡는 것에서 시작된다”(p. 44)라고 말한다. 암 치유의 목적은 몸의 재건에 있다는 선언에서 한의학의 입장을 본다. 암 치료의 첫 단계는 틀어진 몸을 바로잡는 것이다.
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과로와 스트레스, 약물남용(우리는 건강보조식품을 포함해 약을 많이도 먹는다)에 비중을 두고 논리를 풀어간다. 저자는 병원의 암 치료가 오히려 치유를 저해한다고 말한다. 암 치료를 진행할수록 신체 면역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항암제의 사용으로 정상적으로 생성되어야 할 백혈구와 혈소판이 감소한다. 암 치료는 건강한 세포 생성도 방해하니 완전한 치료는 결과 제거가 아닌 원인 제거에 있단다.
해독을 통해 혈액을 정화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일에 중점을 둔다. 간을 통한 해독 방법, 신장을 통한 해독 방법, 대장을 통한 해독 방법, 피부를 통한 해독 방법을 소개한다.
치료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치유를 방해한다며, 암진단은 사망선고가 아니고 암 치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일 수 있다고 위안한다.
책의 중반부에 여러 나라에서 의학이 통합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소개한다. 서양의학이 외과 수술 기술, 병리학, 공중보건, 예방의학, 약물치료 등으로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음을 소개하며, 인간의 건강과 질병의 개념을 하나의 전체로 보지 못하고 부분으로 보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 의료계에서 명상, 해독, 자연치유가 인기를 얻고 인체는 부분이 아닌 전체로 보려는 경향성을 가진다. 인도 고전 의학 ‘아유르베다’도 전체성, 인간과 자연의 조화, 개인과 집단의 조화를 강조하기 때문에, 건강이라는 것도 결국은 생명의 근원과 조화를 이루는 상태여야 한다고 하였다. 만성질환 개선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려 한다. 일본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생태주의 의학에 관심을 두고 증상이란 정상적인 과정이며 약물치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해독과 면역에 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후반부에 소개하는 ‘암을 낫게 하는 핵심 요법의 실체’에는 양생법(골격, 피의 상태를 살펴 맞춤식 식사와 처방을 내리는 생활 습관 교정), 턱관절 교정(이 부분은 생소하다), 추나요법(어긋나 있거나 뒤틀린 뼈와 관절, 근육을 밀거나 당겨 바른 자리로 돌려놓는 치료법), 청혈요법(간 해독 요법)과 청장 요법(항문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 온열요법(암과 각종 질병은 체온이 낮아진 냉증에도 그 원인이 있다 p.117), 두시요법(두시는 검은콩을 삶아 발효시킨 한약재의 일종이다), 풍욕(속옷까지 모두 벗고 전신을 공기에 노출하기 등), 도포요법(한약을 미세분말과 발효 처리로 배합하여 넓은 피부 표면에 바르는 방법) 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암, 반드시 낫는다』는 치료 체험인의 사례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도 함께 구성하고 있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모든 질병을 낫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확한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주는 의사를 만난다면 질병은 적극 치료된다는 희망을 품는다. 따라오는 비용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이 소개하는 방법과 한방병원을 찾아보는 일이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암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인류에 대한 측은지심을 가질 만큼 성숙하지 못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