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가구의 증가, 빠르고 신속한 정보전달, 관계의 연속성에 대한 질문이 숙제로 다가온다. 혼자 있다는 것이 자유를 의미할까? 자유에 대한 생각은 타인으로 부터의 자유일까? 혹 타인의 시선이 주는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것일까? 하지만 외롭다. 본능적으로 관계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은 소외를 죽음과 같은 공포로 느낀다. 결국 생존하기 위해서 관계가 필요하다. 관계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인 동시에 서로를 연결하는 가지와 같다. 우린 그 가운데 잎을 열고 꽃을 피운다.
모든 생명이 성장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 역시 성숙하기 위한 시간이 요구된다. 시간은 개인의 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SNS는 보다 폭넓은 관계 형성이라는 의미를 두고 시작됐지만 결국 허무함과 공허, 자책, 타인의 시선이라는 불필요한 감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개인은 좋아요, 댓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한다. 사진, 글, 동영상은 실시간으로 감정을 부추기며 개인은 자신을 잃어버릴까봐 매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결국 SNS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개인의 감정을 통해 유지된다. 깊은 관계를 두려워하는 현실에 맞선 SNS의 가상현실은 얕은 관계를 통해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만들어 온 것이다.
왜 우리는 외로울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가? 저자는 급격한 SNS의 발달이 깊은 사고의 시간을 빼앗아 같다고 말한다. 이젠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숙이며 눈을 떼지 않은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개인을 상징하고 개인은 스마트폰에 의해 하루를 유지한다. 스피디한 콘텐츠는 쉬운 감각을 사용하기에 특별한 감정이나 감흥 없이 순간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생명력은 단 몇 초에 불과하다. 뇌는 실시간으로 도파민을 분비하며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찾아다닌다. 결국 한계에 부딪힐 때 공허함과 무료함, 죄책감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는 비단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령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현상이다. 고적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불필요한 시대. 산업구조의 혁신이 결국 인간에 주어진 느림의 미학을 파괴하고 급격한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때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있다는 것은 외로움을 덮어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시간이다. 무료함을 시간낭비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SNS가 어떤 위기감을 전해주고 있는지 되물어보고 싶다. 사고와 창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공간 속에서 일어난다. 빠른 정보가 빠른 시대를 반영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가 디지털 문화를 힘들어하는 이유도 내재된 속성이 여전히 느리기 때문이다.
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SNS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이보다 더 좋은 디톡스는 없는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어려운 것은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존심일 지킬만한 자아가 부족해 타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실시간 관계라는 얕은 속성이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라고 강조한다. 관계는 서로의 신뢰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어야 믿음이 생긴다. 댓글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순간이 반복된다면 관계가 아니라 고통에 가깝다. 이를 위해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야한다.
시간은 빠르게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빠른 사회가 필요이상의 효율성을 자져다 주었지만 반면에 적지 않은 고통도 안겨주었다. 이젠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SNS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생각이 사라지고 상상력이 무의미해진다면 우린 무엇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현대인은 스마트폰이 인간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바꿔왔는지 실체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상상이상으로 인간의 내외면적 삶의 구조를 바꾸어놓을 것이다.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은 각인된다. 결국 인간에 주어진 자유와 독립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인가? 이젠 기꺼이 외롭다는 감정을 수용하자. 그리고 자신에 주어진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사고를 키울 때다. 외로움과 고독은 수시로 삶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