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세상입니다.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고 선택이 많아졌다고 하나 뭔지 모를 불안감이 주변을 떠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혼란스럽습니다. 정치는 끊임없이 서로를 비방하며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고 경제는 매일이 살얼음판입니다. sns는 개인의 선택을 무한정 확장시켰지만 무료함과 공허함을 남겨두었습니다. 무엇보다 빈약한 자기 존중감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를 발전이나 진보라 말하지만 어떤 이는 인간 본연의 목적이 상실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란 존재, 스스로를 안다고 말해왔지만 사회적 물결에 흔들리고 휩싸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불안한 감정이 다가오며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갑니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 앞으로 가야 할 길, 마음을 다독이며 자신에 주어진 본성을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중용은 인간의 본성과 덕, 교를 강조한 유교 사서중 하나로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용의 중심은 본성입니다. 본성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잠재력과 핵심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주자는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을 통해 우리 안에 이미 선하고 올바른 방향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性(성)은 이치를 뜻하며 본래 하늘이 내려준 명령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과 만물은 이치를 통해 강건함, 유순함, 인의예지신의 덕을 갖추게 됩니다. 중용의 성은 본성을 의미합니다. 또한 본성을 따르면 마땅히 해야할 길이 道(도)입니다.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는 본성을 따를 때 드러나는 올바른 삶의 방식이자 경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겐 저마다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기에 배움을 통해 조절하고 다듬어서 개인의 본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가 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입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감정을 통해 표현됩니다. 중용은 中(중) 和(화)를 통해 감정과 삶의 조화를 풀어갑니다. 주자는 인간의 정을 감정이라 말하며 감정이 아직 드러나지 않는 상태가 본성이며 이때가 어떠한 치우침이 없으므로 中(중)이라 부릅니다. 중은 감정이 생기기전 순수하고 공정한 마음입니다. 和(화)는 감정의 올바른 발현이며 상황과 이치에 맞게 조절하고 표현하는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중은 곧 천하의 이치인 본성이고 화는 본성을 따르는 도, 인간이 가야할 길을 의미합니다. 감정은 수시로 발현되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지만 감정이 일어난 원인을 안식하고 공감하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감정에 흔들릴 때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주자철학의 깊은 묘미가 엿보입니다.
sns는 극히 자기중심적인 정보전달 시스템입니다. 꾸며진 겉모습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받아들입니다. 진실 여부는 거의 고려되지 않습니다. 때론 공허한 존재감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기위해 삶의 대부분을 투자해야합니다. 문제는 비윤리적 행동과 양심의 가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중용은 신독을 통해 자기 양심의 중요성과 보이지 않는 습관의 차이를 강조합니다. 愼獨(신독)은 홀로 아는 곳에서 더욱 삼간다는 의미입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비방적인 말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들에겐 국민의 의지보단 자신의 표면적이익이 가장 중요합니다. 못된 말은 피곤함과 불편함, 사회적 기피를 안겨줍니다. 실상이 이러할 진데 보이지 않는 곳에선 얼마나 음흉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말들이 오고가겠습니까? 신독은 외부의 시선이 있든 없든 항상 자신을 경계하고 두려워함을 의미합니다. 홀로 아는 곳에서는 더욱 삼간다는 신독은 중용의 가장 핵심 문장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개인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세상이 없었고 혼란스럽지 않았던 인류사가 극히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선조인들은 언제나 고전을 통해 삶의 본질을 일깨우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했습니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본성에 집중했고 자신에 주어진 길을 고민했습니다. 고전은 방황하는 마음에 따듯한 위로를 건네주지만 간혹 죽비와 같은 깨달음을 전달합니다. 혼탁한 세상일수록 자신을 돌봐야합니다. 중용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수양을 통해 정도의 길을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 책은 신독과 중화의 힘을 시작으로 삶의 방식을 뜻하는 도의 이해, 인, 의 효와 덕을 중심으로 한 중용의 실천적 철학, 보다 깊은 중용의 완성을 위한 실용적 지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중심으로 한 풀이와 저자의 해석, 실천적 방안과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통해 배움의 길을 확장시킵니다. 내 마음이 가두고 있는 본성은 무엇인가? 저자의 표현처럼 내면의 나침반으로서의 중용의 실천적 지혜를 성장의 디딤돌로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