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나는 들어주기만 하는 걸 못 견디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고, 나에 대해 묻지 않는 사람과는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한쪽만 들이붓는 건, 그냥 벽보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남보다 자신이 낫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피곤하다. 그 에너지에 앓아 눕게 된다. 그러면 나라도 입을 좀 다물면 좋으련만, 나는 질세라 떠든다.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더 주목받을 이야기를 만들어서라도. 사실 그 자리엔 나와 그 사람 둘 뿐인데.
둘 중 누가 더 피곤할까?
나지? 나겠지. 아마도 나일 거야.
그래서 오늘도 이틀째 앓아눕는다.
나도 내가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