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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몬트 서곡

백세희 작가의 별세 소식을 조금 전에 읽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래 글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중 '21주 남이 나로 살아본 것도 아닌데 -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구'의 마지막 부분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Jongjoon Moon님의 이미지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블룸스버리서 영문판 출간 https://v.daum.net/v/20220711174743775 영어역자는 안톤 허.





어쨌든 나는 들어주기만 하는 걸 못 견디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고, 나에 대해 묻지 않는 사람과는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한쪽만 들이붓는 건, 그냥 벽보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남보다 자신이 낫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피곤하다. 그 에너지에 앓아 눕게 된다. 그러면 나라도 입을 좀 다물면 좋으련만, 나는 질세라 떠든다.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더 주목받을 이야기를 만들어서라도. 사실 그 자리엔 나와 그 사람 둘 뿐인데.

둘 중 누가 더 피곤할까?

나지? 나겠지. 아마도 나일 거야.

그래서 오늘도 이틀째 앓아눕는다.

나도 내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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