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에그몬트 서곡

악스트 2024년 5.6월호 리뷰 중 리디아 데이비스 소설집 '불안의 변이' 소개 글이 흥미롭다.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서평이다.

Meandering Landscape with River, 1906 - 1907 - Piet Mondrian - WikiArt.org


River view with a boat Sun, 1907 - Piet Mondrian - WikiArt.org


* 이 글을 쓴 김유림의 시집 세 권을 찾아둔다.




나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이야기가 가진 실험적인 형태나 특징적인 문체가 다음과 같은 인식으로부터 비롯했다고 생각한다: 삶의 어떤 지점에든 닻을 내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는 삶의 중요한 문제들이 실은 ‘나’를 배제한 채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글이 ‘삶의 핵심’이라는 이름의 강 속으로 가라앉지 않게 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거의 지독하다고 할 만하다.

‘삶의 핵심’이라는 이름의 강 속으로 문장이 가라앉기 시작한다고 해서 그것이 핵심의 핵심, 그러니까 ‘삶의 핵심’이라는 강의 핵심에 다다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우연일 뿐. 이것이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이 시종일관 보여주는 냉소적인 유머를 설명해준다. 강은 흐르고 있고, ‘삶의 핵심’도 흐르고 있다.
이 강의 어느 지점에 문장을 가라앉혀야 원하던 목표 지점에 안착하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며, 설령 그 지점을 알아낸다고 해도 문장을 원하는 지점에 안착시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 김유림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